소설리스트

〈 30화 〉30화. 준비 (30/648)



〈 30화 〉30화. 준비

펠릭스를 만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나만의 공간에 오니 이제야 안심이 된다.


주머니에 숨겨서 가져온 마도구를 꺼내 정보를 확인했다.



────[ 수신 구슬 ]────

▶ 등급 : 중하


▶ 수신 마법이 부여된 마력구슬이다. (일회용)

▶ 송신 구슬에서 위치 좌표를 송신하면 수신할 수 있다. (일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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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쉽게 마도구를 주더니, 일회용이었네.

내가 이걸 가지고 교수들한테 가져가면 바로 끝나는 건데. 나도 마인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보니 방심한 모양이다.

물론 가지고 갈 생각이야 없지만.

이번 일 해결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

송신 구슬을 다시 옷걸이에 걸려있는 생도복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흠…."


근데 펠릭스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의외로 강해진 펠릭스를 상대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마인이라고  속성에 약하다던지 하는 편의주의적 설정은 없다.


"…아, 이왕이면 폼나게 이기고 싶은데."


만약 도저히 내가 이길 방법이 안 나와도 괜찮긴 하다.

아쉽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린 후에 내가 제일 먼저 달려가 곤죽이 되도록 처맞으면서 시간을 끌어주면 되니까.

물론 루시를 위해 희생하는 느낌은 이쪽이  나긴 하는데, 이왕이면 내가 혼자 죽이고 구해주고 싶다.


상황이 끝난 후에 케어까지 해줘야 분위기가 제대로 살지.


"일단 훈련장이나 갈까…. 아니지. 그거 해야지 그거."


수중에 돈이 없다.


수입이라곤 한 달에 300만원 나오는 품위 유지비 밖에 없는데, 살  너무 많다.

어쨌든, 돈을 벌 구석이 있나 생각을 해봤는데 하나 생각난 곳이 있다.

빅토리아 아카데미 생도 프로필.


쉽게 말해서 SNS의 프로필 같은 거다.


에브리데이는 기본적으로 익명 커뮤니티지만, 프로필을 등록하고 싶으면 등록할 수 있다.


프로필을 등록하는 사람은  가지 부류가 있다.

 번째는 길드나 집안을 드높이기 위해서 프로필을 등록하는 경우. 엘리스처럼 길드가 정해져 있고 순위도 자신 있는 학생들이다.

 번째는 길드 가입 제안이나 후원을 받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시험 등수와 실전 수업 영상들이 스카우트들에게 제공되긴 하지만, 스카우트들이 모든 생도를 체크할  없으니, 간절한 생도들은 자기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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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호연

학년 : 1학년


클래스 : A클래스

나이 : 20


소속 : 학생회

소개 : 1학년 A클래스에 재학 중인 마법사입니다.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여러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밑으로는 영상 첨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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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리  게 없냐.

한  없으니 쓸 게 없다.


루시에겐 미안하지만 1대1 대련 영상을 올렸다. 던전 실습 훈련 영상도 올려놨다. 활약은 나보다 남다은이 더 했지만, 이건 현역 헌터가 보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입력을 마치고 프로필 등록을 눌렀다.

"약간 속물적인 티가 나긴 하는데…. 괜찮아."


아직 성적이 나오질 않아서 어필할 거리가 적다.


그래도 이건 보험이다. 리스크 없는 보험을 안 할 이유는 없지.


원작 스토리를 알고 있으니 괜찮은 길드에 투자를 할 수도 있지만, 자본금이 없다.


"어휴, 훈련이나 하러 가자."

정 돈이 급하면 임솔 교수한테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주지 않을까?


더 친해지면 한번 찔러봐야겠다.






*





훈련동에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어차피 프라이빗 룸으로 갈 거라 상관없긴 한데.

펠릭스를 만나고, 내 예상보다 강해진 놈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무력에 대한 부족함과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실감했다.

히로인들을 공략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아직 내가 게임을 하고 있다는 감성이 남아있는 것 같다.

'아까도 펠릭스가 눈이 돌아가서 날 죽이려 했으면 그대로 죽는 거였어.'


물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가정이지만, 조심성이 없어진 건 사실이다.

지금까지도 진지했지만, 앞으론 더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일을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내 전투방식을 좀 확립하려고 한다.


내 문제점은 적은 마나량.

마법을 사용했던 기간이 적은 만큼 마나 용적과 회로가 크기를 늘리지 못했다.


마나량이 적은 것의 문제점은 말할 것도 없다. 연료가 없는 자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듯이, 마나가 없으니 마법을 얼마  쓴다.


마나 회로가 좁으면 마법을 구현할  문제가 된다.

마력이 오가는 통로가 좁으니 빠르게 마나를 마법으로 구현하기 힘들고, 많은 양의 마나를 한 번에 사용하기도 힘들다.

지금까지는 [마나 감응]의 마나 운용 능력을 이용해 억지로 짜내면서 해왔지만,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할 순 없다.

내가 생각하는 전투방식의 베스트는 속전속결.


그렇기에, 더더욱 남다은의 공간 가속 능력이 탐났다.

그 순간을 기억해낸다.


남다은이 가속 능력을 사용해서 동굴땅쥐를 잡는 장면.

그때는 개안을 켜고 있었으니, 마력의 움직임 하나하나 확실히 기억할 수 있다.

게다가 남다은이 가속 능력을 사용하는 영상은 빅토리아 아카데미 공식 SNS에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분석할 자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렇게 몇 시간이나 영상을 보고 기억을 되짚으며 남다은의 마나 운용을 정리했다.


"와, 머리 아프네 진짜."

남다은의 가속 능력은 몸을 가속하는 능력이 아니다.

몸을 중심으로 한  형태의 마나결계를 만들고, 결계 안의 공간 자체를 가속하는 것이다.


단순히 인간의 몸을 가속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관절 인형을 빠르게 움직이는 것보단, 동그란 축구공을 빠르게 움직이는  더 쉬운 것과 같은 이치다.


몸의 마나 회로를 따라 마나를 빠른 속도로 순환시키며 가속도로 인한 힘을 만들어 내는 게 기본 틀이다.


하지만 이러면 몸에 과부하가 너무 심하게 와서 자폭기가 돼버린다.


그렇기에 공간까지 같이 가속한다.


몸 주변의 마나까지 같은 경로와 속도로 가속하고, 반동의 주체는 몸 바깥의 마나가 되도록 마나를 컨트롤 해야 한다.


정밀하고 치밀하게 짜인 스킬이다.


허공에 있는 마나를 가속해 질량을 부여하고 몸에서 나오는 반동을 빈 공간으로 돌리는 일.


웬만한 사람들은 설명해줘도   일이다.

하지만 나는 세계관 최강 마법사가 공인한 재능러였다.


내가 이래 봬도 다른 불가사리들이랑 차원이 다른 놈이라고,

"스읍-"

호흡을 깊게 들이쉬고, 날숨을 내뱉는다.


마나가 몸의 회로를 따라서 가속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마나 회로의 적응을 기다리면서 마나를 순환시킨다. 익숙해질 때 즈음 속도를 늘리고, 다시 익숙해질 때 즈음 속도를 늘렸다.


웅웅-


그 흐름에 내 주변의 공간도 편승시킨다.


처음 해보는 운용이지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해낼  있었다.


 몸 바깥의 마나도 똑같은 속도까지 끌어올린다.


그 기세를 이어가다가 완전히  형태의 공간을 지배했을 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으로 끌어올렸다.

슈우우웅-


몸을 둘러싸는 결계 주변에 바람이 휘몰아치고, 몸의 마나 회로가 비명을 지른다.


컨트롤의 문제를 벗어난 물리적인 문제. 아무리 좋은 엔진을 달아도 자동차가 작으면 낼 수 있는 속도의 한계가 있는 법이다.

더이상 속도를 내면 내상을 입을  같았다.

내  뒤에서 순환하고 있는 마나에게 축적한 가속도와 반동을 넘기면서, 몸을 앞으로 쏘아냈다.


파아앙-!

순식간에  몸이 몇십 미터 앞까지 도달했다.


"후우..."


『스킬 : [가속]을 습득했습니다.』


---------『 가속 』-----------------------

 스킬

▶ 몸 주변의 공간을 가속하고 반동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속도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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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스킬이 만들어지면 양심에 찔리는데."


 세계의 스킬은 이렇게 틱 하면  하고 익히는 게 아니다.


사용법을 완전히 자각하고, 숙달하고 반복해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있는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데...


그걸 고작 한  사용하고 이뤄낸 것이다.


좀 미안하긴 한데, 어쩌겠어.


"어디보자… 몸 주변의 공간을 가속하고 반동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속도를 부여한다…. 응?"

뭐지? 내 생각이랑 다른데?


 분명 상대보다 빠르게 마법을 구현해서 멀리서 조지는 상상을 하면서 스킬을 익힌 건데, 이거 아무리 봐도 근접용 아니야?

"아."


생각해보니 내가 뒤지게 분석한 영상과 기억은 남다은이 다 적에게 접근할 때였다.

"아니 씹, 애초에 다른 스킬이었잖아."


그렇게, 몇 시간 동안 개고생을 해서 빠르게 달리기를 얻었다.






*






훈련을 끝마치고 프라이빗 룸 밖으로 나왔다.


"뭐, 나쁘지 않긴 해. 빨리 도망가면 되잖아."

나는 자기 위로를 하며 기숙사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니면 늦잠을 잤을  빨리 달려갈 수도 있고. 음, 괜찮은데?"

이건 진짜 괜찮지 않나?

띠리링-

쓸데없는 생각을 그만두라는  스마트 워치가 알람을 보냈다.

확인해보니 보낸 이는 문수린 이었다.

수린 누나 : 호연아. 혹시, 토요일에 시간 있어?

토요일이면 내일이잖아. 저번에 밥 먹자는 약속을 지금 말하는 건가? 약속이 없긴 한데, 할 일이 많을 뿐이지.

나 : 네. 내일 약속은 없어요.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순 없다. 어차피 할 일이래 봐야 훈련인데, 나중에 걸리면 수습하기 귀찮거든. 못 먹어도 GO다.

수린 누나 : 휴, 다행히다. 갑작스럽게 말해서 미안한데, 내일 홍보부 일정이 잡혔거든."

나 : 아, 네.

또 혼자 김칫국 마셨네. 근데 오해하는  정상이잖아. 왜 중요한 용건을 먼저  말하는 거냐고요. 이 누나야.

수린 누나 : 응, 내일 오전 9시까지 홍보부 부실로 와줘. 자세한  그때 설명해줄게.


나 : 알았어요.


수린 누나 : 옷은 생도복 잘 챙겨입고 오는 거 잊지 말고, 혹시  약속인 줄 알았어? 미안해. 밥은 꼭 나중에 먹자?


 : ㅋㅋㅋㅋ 넵. 다음에 꼭 맛있는 데로 가요!

누나가 눈치가 좋긴 하네. 혹시 답장할  약간 서운한  티 났나?

홍보부라, 잘생긴 사람의 삶을 드디어 살아보고 좋네.


살면서 모델 일을 할 줄이야.

"잠시만."


이거 홍보부라는 명목으로 나랑 엘리스의 초상권을 무료로 쓰는  아니야?

나랑 엘리스 정도면 인터넷 방송을 해도 달풍선이 얼마나 많이 터질 텐데, 이거 완전 날강도 새끼들…

띠링-


수린 누나 : 맞다, 보수는 품위 유지비가 들어가는 계좌로 선입금해놨어. 소액이지만 성의 표시야.

역시 세계 최고의 명문 빅토리아 아카데미 답네. 실망하게 하질 않아.

"문이 열리네요~. 돈이 들어오죠~."


나는 기분좋게 계좌를 확인했다.

[잔고 : 512만 원]

원래 남아있던 잔고가 12만 원이니까, 500만 원이 입금됐다.


"소액이라면서요. 이것도 스케일이 나랑 다르네."

서민의 입장에서 500만 원이면 고액인데 말이야.


어쨌든 주는  감사히 받는 편이라서, 주말에 쇼핑이나 가야겠다.














*







토요일.

인생 최초로 인플루언서 활동이란 걸 하러 왔다.


두근두근.

홍보부에 가는 동안 가슴이 두근거렸다.

방구석 겜돌이가 모델이 되다니, 진짜 감개무량하다.


"안녕하세요~."

"안녕안녕~ 후배 오랜만이네?"


"오, 우리 홍보부 후배님 얼굴 보기 너무 힘든 거 아니냐고!"

학생회 여자 임원들이 나를 열심히 반겨준다.

아무리 아부해도 제 옆에 여러분들 자리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충 인사를 받아주면서 홍보부로 들어갔다.

저번에 처음 안내를 받고 나서 다시  적이 없으니 이게 두 번 째 방문이긴 하지만, 사람이 가득 차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엘리스와 수린 누나뿐만 아니라 여러 여자가 모여있었다.


일단 엘리스와 수린 누나 쪽을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여기 이분들은 누구신가요?"


조심스럽게 처음 보는 여성들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후배님 안녕? 여기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분들이야. 빅토리아 아카데미의 얼굴이 되는 건데, 최대한 멋있게 나가야지."


수린 누나가 내 소개를 하자마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어쩌고저쩌고 떠들기 시작했다.


"와, 저분이 그 남자 모델 맞으시죠? 미쳤다 진짜."


"그러니까요. 근데 저기서 저희가 손댈 부분이 없는  같은데요? 이미 완벽하게 세팅해오셨네."


"…?"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면서 수린 누나를 바라보자, 수린 누나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으음, 저게 노메이크업 상태예요."


"네? 아니, 네? 에이, 그게 무슨 소리예요."


"…."


"…진짜요?"


"…네."

"…."


갑자기 메이크업 아티스트 들의 의욕이 죽은 것 같다.

하긴 내가 봐도 참 잘 생기긴 했어.

괜히 분칠을 해서 더 망치지 않으면 다행인데.

'음, 그냥 가만히 있어야겠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 표정이 안 좋길래 굳이 뭔가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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