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27화. 계획
츄릅. 쮸웁. 응접실 안에 야한 물소리가 울려 퍼졌다.
임솔 교수가 내 가랑이 사이에 무릎 꿇고 자지를 물고 있는 소리다.
"우음... 츄웁. 쭙...!"
"으으..."
갑자기 왜 이런 상황이 된 걸까?
던전 실습이 끝난 다음 날이었다.
저번에 교환한 연락처로 임솔 교수에게 연락이 왔다.
- 네 던전 실습 훈련 영상을 보고 나서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오늘 방과 후에 연구실로 찾아와.
나는 방과후에 별 생각 없이 임솔에게 찾아갔다.
저번에는 못 봤던 조교의 안내를 받아 연구실로 들어오자마자 강제로 바지를 벗겨졌다.
놀라서 왜 그러냐고 소리쳤더니 빨리하고 연구해야 하니까 벗으란다.
굳이 매일 받을 생각은 없었는데... 임솔은 히로인이 아니기도 하고.
그래도 올 때마다 이런 걸 해준다면 다음에는 미약이라도 들고 와볼까.
진도 팍팍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츄르릅... 쪽. 하아, 하아, 쮸웁!"
두 번째라 그런가, 처음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임솔의 볼이 쏙 들어가면서 자지를 강하게 흡입하며 혀로 귀두를 자극한다.
천재들은 이런 것도 빨리 배우는 거야?
자동으로 발끝이 휘어지는 쾌감에 슬슬 쌀 것 같다.
싸기 전에 이리저리 허리를 들썩였다.
귀두로 볼을 찔렀더니 볼이 툭 튀어나온다.
진짜 내 자지가 이 여자의 입안에 있다는 게 실감이 든다.
'좋네....'
이게 풍류고, 이게 인생이다.
평생 이러고 있어도 좋을 텐데.
"츄릅! 쪽. 빨리 싸아..."
펠라를 만끽하면서 세상을 다시 되돌아보고 있는데 임솔은 그냥 빨리 싸기나 하라는 것 같다.
임솔의 입 주위로 침이 흐르는 걸 보니 내 큰 물건을 계속 입에 물고 있는 것도 힘든 것 같다.
"쌀게요."
"쭙. 쭙. 쿠읍! 쿨럭. 쿨럭."
직전에 신호를 주지 않고 싼다는 말과 동시에 싸버렸더니 임솔의 목 안까지 정액이 들어갔는지, 심하게 헛구역질을 한다.
비록 미약에 취해있긴 했지만 루미는 다 빨아주던데, 먹어달라고 하면 좀 그런가?
"교수님, 죄송한데 쌀 때 입 떼지 말고 계속 빨아 먹어주시면 안 돼요? 그게 훨씬 흥분되는데."
"...."
"그렇게 하면 연구를 더 힘내서 할 수 있을지도…. 라고 할 뻔~. 장난입니다."
무릎 꿇은 임솔의 눈이 무서워져서 바로 꼬리를 내렸다.
임솔은 마법으로 주변을 정리하고 무릎을 피고 일어났다.
"크흠, 그래서 오늘은 무슨 연구 때문에 부르셨어요? 제 던전 실습 훈련 영상을 보셨다면서요."
"오늘은 네 마력 운용에 대해서 연구해보려고 해. 사실 처음부터 이게 목적이었는데, 전에 네 개안을 보고 흥분해버려서 까먹었지 뭐야."
그래도 마법 얘기를 하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단순한 사람은 이래서 다루기가 좋다.
*
깔끔하게 옷을 갖춰입고 임솔과 연구실에 왔다.
"일단, 네 마나 용적이랑 마나 회로가 나이에 비해서 엄청 작은 편인 건 알지?"
"네. 알고 있어요."
뛰어난 마나 운용 능력에 비해 너무 적은 마나 용적. 좁은 마나 회로.
임솔은 그 언밸런스를 지적하고 있다.
일단 지금도 나는 신입생 중에서 스탯이 낮은 편에 속한다.
- [이호연]
▶ 근력 : 35
▶ 체력 : 37
▶ 민첩 : 36
▶ 내구 : 37
▶ 마력 : 40
- 고유 권능 : 전투 감각
- 스킬 : 개안
- ??? : ???
생도들의 스탯을 대충 구분 지어 보자면.
30~40 정도가 하급~중급 수준의 1학년 생도들이다.
내 스탯이 딱 여기 즈음에 위치한다.
스탯이 40~50이라면 1학년 중에서도 상급 생도들.
예를 들면 엘리스나 루시.
남다은은 이 중에서도 어나더 레벨이다.
혹은 현역 헌터 중에서도 하급 헌터들이 이 정도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애초에 가장 높은 마력 스탯이 잘 쳐줘봤자 중상급. 하지만 마력 운용 능력은 최상급이다.
아마 마력 팔찌 사건 때 임솔이 내 마나 운용을 칭찬했던 걸 기억해보면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 하, 다른 불가사리들이 그 말 들으면 널 죽이려고 할지도 몰라. 참고로 네가 직접 풀었던 그 팔찌, 나도 그거 차고 마나 운용 힘들어.
임솔 교수는 잘나가는 현역 마법사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한다.
그 정도의 사람이 내 마력 운용을 인정했는데, 정작 마나 용적은 초보자만도 못하니 그 괴리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 마력 운용은 특전으로 받은 반칙 비슷한 거고, 내가 마법을 제대로 시작한 지는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보통은 오랜 시간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그렇기에 내 마나 용적은 작은게아니라, 아직 넓어지지 않은 거다.
이유는 절대적인 훈련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혹시나 해서 그런데, 너 진짜로 마법 배운지 한 달밖에 안 된 건 아니지?"
"음..."
여기서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진짜 한 달도 안 되긴 했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분명 뭔가 오해가 생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오래 배웠다고 할 수도 없다.
내 마력 회로와 마나 용적이 내 훈련 시간을 말해주고 있으니까.
"맞아요. 진짜 한 달도 안 됐어요. 그래서 회로랑 용적이 작은 거고요."
그냥 솔직히 말했다.
이런 일로 굳이 거짓말을 해서 나중에 부스럼이 되긴 싫었다.
"와, 진짜 미친놈이네... 하긴, 그 정도 재능이니까 내가 이런 일까지……."
방금 불안한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착각인가. 임솔 교수 앞에서는 무조건 천재인 척을 해야겠다.
그 후로 임솔은 나한테 마력을 넓게 펴보라는 둥, 파이어 볼을 만들어서 쏴보라는 둥 이해할 수 없는 주문을 했다.
저걸 본다고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바라는 대로 해줬다.
호오, 호오오 같은 감탄사를 내뱉는 걸 보니 도움이 되는 건가?
"확실히 이질적인 마나 운용 능력이야. 구체형 마력을 만들 때 낭비되는 마력이 아주 적어. 게다가…"
어쩌고저쩌고 말을 하고 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대충 한 시간 정도 그렇게 어울려주니 만족한 듯 실험이 끝났다.
사실 내가 너무 지치기도 했다. 한 시간 내내 마나를 사용하는 건 마나량이 적은 나에겐 고통이었다.
"다음에 올 땐 영약이라도 하나 구해다 줄게. 남자가 이렇게 허약해서 되겠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안 그래도 요즘 무력의 성장이 너무 더뎌서 고민이었는데, 비싼 영약을 사준다니 역시 가슴이 큰 사람은 통이 크다니까.
임솔 교수에게 인사를 하고 연구실을 나왔다.
이제 뭐 하지?
"음, 기숙사 가서 공부나 하자."
천재인 척을 하려면 책이라도 더 읽어야지.
*
빅토리아 아카데미의 이론 수업은 항상 지루했다.
"그때, 등장한 게 던전 외부에서 던전 내부 마나를 측정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로 던전에 투입하기 전부터 미리 던전의 규모를…."
'다 아는 내용이구먼.'
솔직히 실전 수업이 아닌 이론 수업은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실용적인 내용도 수업하긴 한다.
하지만 원작 게임을 해보기도 했고 유명한 논문들을 거의 다 읽어버린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없었다.
그래서 이론 수업 땐 앞으로의 계획을 구상하곤 했다.
일단 요즘 가장 고민하는 건 어장관리다.
접점이 생기는 히로인들이 늘고 있다. 차근차근 공략에 가까워지는 건 당연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여긴 현실이다.
게임처럼 [문수린과 데이트] 버튼을 누르면 [데이트 완료!] 가 아니다.
예를 들어 문수린과 데이트를 하면 그 시간에는 다른 히로인들과 데이트를 못 한다.
게다가 누군가 그 광경을 보고 소문을 낼 수도 있고, 다른 히로인들과 직접 만날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순간 공략 끝이다.
내가 개쓰레기라는 악평을 뒤집어쓰는 한이 있더라도 공략을 이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다른 히로인들이 허락을 해야 하는 일이다.
'아, 진짜 머리 아프네.'
그래도 희망을 걸어보자면, '공략'이라는 게 반드시 연인관계를 의미하진 않는다.
일례로 원작에서 남다은 루트는 엔딩까지 연인관계가 되지 않는다.
연애 감정보단 자신과 여동생을 구해준 구원자 느낌? 사랑보단 존경과 동경을 느끼는 거다.
물론 할 건 다 하긴 하더라.
결국 중요한 건 히로인이 나를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몸까지 허락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 히로인을 내게 의존시킨다???
노트에 필기하는 척 낙서를 끄적였다.
괜찮은데?
나를 정말 소중한 사람으로 생각해서 다른 여자가 있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럼 다 해결이잖아.
솔직히 맘만 먹으면 가능할 것 같은 히로인이 몇몇 있다. 위기에 빠지는 히로인들이다.
아마 그런 이벤트가 제일 먼저 일어나는 히로인이 루시였던 것 같은데… 아카데미에 침입한 마인이 루시의 몸을 노리고 접근하는 사건이다.
일단 사건이 일어나고 고민해보자. 마인이 나타난다고 해서 루시가 바로 위험해지는 건 아니니까.
히로인을 생각하다 보니 고민할 거리가 하나 더 생각났다.
이 몸에 빙의하고 특전을 받은 이후, 나는 크게 놀라거나 흥분하지 않는다.
사고나 행동에 영향이 갈 정도의 자극은 특전인 [뚜렷한 정신력]으로 커버가 된다.
근데, 꼭 성적인 접촉이 있을 때는 안 그러더라.
처음에 루미랑 할 때도 그랬고, 임솔 교수가 빨아줄 때도 자제력이 없어지는 것 같다.
아니, 없어진다기보단 그게 남자의 평균이니까 그때만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표현하는 게 맞지 않나?
이것도 내가 주인공이라 그런 건가? 잘 모르겠다.
- 주인공은 성욕을 못 참아???
쓰고나서 보니까 너무 찐따 같은데. 중2병이 노트에 끄적여 놓은 것 같다.
에이, 누가 볼 것도 아닌데 뭐 어때.
*
루시와 루미는 [놀자 동아리]라고 이름 지은 동아리의 동아리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루미~ 여기 먼지 좀! 콜록콜록."
"앗, 루시. 거기서 뛰면 안 돼!"
동아리 인원은 단 세 명.
루시와 루미의 얼굴을 보고 음침한 생각을 하는 남자들이 가입신청을 했지만, 그런 신청은 루시가 다 잘라버렸다.
"루미, 그냥 이호연도 부르면 안 돼? 걔도 우리 동아리잖아."
"정말, 호연 씨가 우리 동아리 방도 구해주고 담당 교수님도 구해줬는데 우리가 청소는 해야지."
"그래그래, 알았어. 대신 좀만 쉬었다 하자. 더는 못해."
루시는 손에 들고 있던 빗자루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스마트 워치를 켰다.
루미는 스마트워치로 에브리데이를 실행시켰다.
빅토리아 아카데미 생도들끼리의 커뮤니티다.
유용한 정보는 물론 재밌는 볼거리도 많이 올라온다.
"오, 루미 이거 봐봐. 이거 이호연이잖아."
"어, 어디? 나도 보여줘!"
"학생회 홍보부 신설. 신입생 두 명 스카우트. 라고 쓰여 있네. 봐봐. 이거 엘리스랑 이호연 사진."
글은 추천을 100개 이상 받아서 맨 위로 올라온 상태였다. 입학식 때 찍힌 엘리스와 이호연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댓글도 폭발적이었다.
- 진작 이렇게 홍보했어야지. 남정네들이랑 아줌마들 나와서 홍보하던 거에 비해 훨씬 낫네 ㅅㅂ
- ㄹㅇ ㅋㅋ 이 두 명에 학생회장님까지 나와서 셋이 화보 찍으면 전 세계 헌터 지망생 다 여기로 모일 듯.
- 와, 남자 존나 부럽네. 저런 얼굴로 태어나면 지나가는 여자 아무나 붙잡고 밥 먹으러 가자 해도 바로 따라오겠지?
- 더러운 얘기 좀 하지 마세요; 님이 그러니까 인기가 없는거임.
- 사진
- 링크
- 이번에 던전 실습 훈련 영상 링크임. 한 번 보셈.
루시는 홍보부에 들어갔다는 사실 하나로 유명인이 되어가고 있는 동기를 보고 있으니 느낌이 신기했다.
"학생회라니, 엄청 바쁘겠지?"
"그렇지 않을까? 홍보부면 할 일도 많을 것 같아."
"루미, 그러다가 호연이 우리 동아리 나가는 거 아니겠지? 최소 인원은 채워야 하는데…."
"서, 설마. 안 그럴 거야. 응. 믿고 있어."
"아, 우리도 좀 착한 신입 부원 안 들어오나? 그러면 이런 걱정도 없잖아."
"그렇지만, 들어온다는 사람마다 루시 네가 다 거절했잖아."
"루미 넌 진짜 너무 착해. 그 놈들은 눈에 마구니가 가득했다니까?"
"푸, 그게 뭐야. 푸흡…."
루시의 이상한 개그 센스는 루미가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이었다.
"어쨌든, 제대로 된 애가 오기 전까지 신입 부원은 없어. 초대 동아리 회장으로서 명령이야."
"네네, 알겠습니다."
내심 신입 부원을 바라지 않던 루미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초대 회장이면 명패 같은 것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루시는 스마트워치로 회장님 명패 가격을 검색하고 있었고, 루미는 루시의 특이한 행동이 익숙하다는 듯 웃으면서 보고 있었다.
똑 똑 똑
"어? 누구지?"
"호연 씨 아닐까? 잠시만요!"
"루미, 누군지 물어보고…."
벌컥.
루미는 루시의 말을 듣지 못한 채 문을 열었다.
그곳엔 순수한 얼굴의 백금발 소년이 서 있었다.
"여, 여기가 놀자 동아리 맞나요? 친구를 사귀고 싶은 사람은 오라고 해서…."
꿈벅꿈벅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듯한 초롱초롱한 눈동자.
루시가 보기에 그 깨끗한 눈망울은 소년이 순수하게 친구를 사귀기 위해 왔다는 증거 같았다.
"으음~."
"왜, 왜 그러세요?"
루시는 소년에게 다가가 눈을 마주치고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윽고 싱긋 웃었다.
"좋아! 합격! 자네를 오늘부터 놀자동아리 부원으로 임명한다!"
"네, 네엣? 뭐 서류나 그런 건…."
"괜찮아 괜찮아. 이 회장님이 알아서 해줄게."
"저, 저기 루미? 그, 호연 씨의 말도 들어봐야 하는 게…"
루미가 루시의 말에 급하게 반박하듯 말을 꺼냈다.
"어, 그런가? 으음… 일리가 있네. 독재정치는 안 좋은 법이야."
루미는 저 순수해 보이는 소년이 뭔가 꺼림칙했다.
신입부원을 바라지 않기도 했지만, 아싸인 루미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음침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하, b 클래스구나? 거기 수현이 있지 않아? 나랑 친하거든."
"네. 있어요. 저랑 친하지는 않지만요."
"나랑 동갑인데 왜 존댓말 해? 말 편하게 해도 돼!"
하지만 이유 없이 사람을 의심할 순 없다.
게다가 루시는 좋아하는 것 같고.
'그래, 호연 씨도 괜찮다고 하면 괜찮을 거야.'
루미는 찜찜함을 뒤로 하고 백금발 소년에게 대접할 음료를 준비했다.
"앗, 루미! 나도 도울게!"
"그럼 어제 샀던 쿠키를 꺼내줄래?"
"오케이! 쿠키는 나한테 맡겨!"
루시와 루미가 간식거리 준비에 한 눈이 팔린 사이.
순수한 눈망울로 둘을 보고 있던 소년이 루시의 몸을 위아래로 훑는다.
아까의 순수한 얼굴이 거짓말인 것처럼 욕망으로 가득한 눈매였다.
하지만, 순수한 소녀들은 그 더러운 욕망을 눈치채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