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25화. 던전 실습 (2)
백아영은 날 보고 슬쩍 입꼬리를 올리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짠. 놀랐죠? 서프라이즈랍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환하게 웃는 백아영의 얼굴은 꽤나 귀여웠다.
여성의 섹시하고 선정적인 매력과는 다른 매력. 지켜주고 싶고 보호해주고 싶은 매력이 있는 여자다.
"와, 진짜 놀랐어요. 아영 씨를 여기서 만나다니. 뭔가 느낌이 이상하네요."
"밖에서 만날 때랑 느낌이 좀 다르죠? 이게 어른의 느낌이랍니다."
어린 나에게 어른의 모습을 보여줘서 기쁜 표정이었다.
오히려 더 지켜주고 싶은데.
협회 소속 헌터들은 협회에서 지급한 단정한 정장을 입어야 한다.
물론 통상의 정장과 달리 활동하기 편하고 여러 인챈트까지 달린 만능 옷이다.
오피스 걸 룩인 정장을 입었는데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정말 재능의 영역이다.
"확실히... 정장 차림의 아영 씨를 보니까 진짜 어른 같아요. 보육원에서 봤을 때는 누나 같아서 아영 씨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았는데, 이제 어떻게 불러야 할지 막막하네요."
그래도 어른 대우를 해주면 좋아할 것 같아서 분위기에 편승해줬다.
"아이참, 무슨 소리에요. 하던 대로 해요. 그래야 나도 편하니까."
백아영의 왼쪽 가슴에는 승천하는 용이 그려져 있는 협회의 마크가 박혀있었다.
용이 쥐고 있는 여의주의 색깔은 노란색.
여의주에 색에 따라서 협회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노란색은 3번째다.
말이 3번째지, 빨강은 협회장이고 주황은 바로 밑의 임원들이다.
쉽게 말하면 대기업 회장이 빨간색이고 임원들이 주황색이다.
노란색인 백아영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치유의 마력 속성이 희귀하기도 하고, 백아영의 능력이 워낙 출중했다.
숨만 붙어있으면 살려낸다는 언급이 있었으니 말 다 했지.
"알았어요. 지난 주말에 보육원에 갔더니 아영 씨가 왔다 갔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주말에도 보육원 가실 거에요?"
"아, 당분간은 못 들릴 것 같아요. 꼭 참여해야 할 던전 공략 헬퍼 신청이 있어서요."
"아하...."
지금 아카데미에 파견 나온 것처럼 백아영은 다른 길드에도 헬퍼로 파견을 나간다.
"호연 씨는 이게 첫 번째 던전 실습이죠? 던전 실습 3번 후에 시험을 본다고 하니까, 앞으로 세 번은 더 볼 수 있겠네요."
싱긋 싱긋.
참 웃음이 많은 여자다. 이런 여자가 그런 변태 같은 성벽을 가지고 있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러게요. 세 번 동안 잘 부탁드려요. 제가 약해서 자주 뵐 것 같거든요."
"어머, 너무 많이 오면 블랙리스트랍니다."
대화를 받아주면서 생각했다.
'아영 씨, 다음 수업 때 던전 폭주해서 이제 한 번 밖에 못 봐요....'
그리고 그때가 백아영을 공략할 시간이다.
*
1조에서 10조가 첫 번째 던전에 진입했다.
난 13조였으니 두 번째 투입조였다. 우리 조원들과 모여서 앞 조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다은과 남자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아서 루미와 단둘이 구경을 했다.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바라보자 커다란 홀로그램 스크린이 첫 번째 투입조들을 비추고 있었다.
"와, 신기해요. 저렇게 보이지 않는 눈이 참가자 한명 한명의 뒤를 따라다닌대요."
"그러게. 우리도 저기 들어가면 저게 따라오는 건가?"
"그렇겠죠?"
마법사들이 쓰는 아티팩트 같은 거 라는데, 자세한 원리는 나도 모른다.
루미는 둘이 있을 때가 더 편하다는 티를 팍팍 내면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와, 확실히 7조가 눈에 엄청 띄네요."
"뭐, 엘리스가 있으니까."
10개의 조가 하나의 던전에 떨어진다. 떨어지는 위치는 모두 다르고 출구는 하나다.
하지만 정밀한 계산으로 위치를 선정하기 때문에, 출구를 찾는 것은 모두 비슷한 난이도라고 한다.
7조는 엘리스를 필두로 엄청난 속도의 돌파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엘리스는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횡으로 검을 휘둘렀다.
캬르륵!
던전의 조무래기 역할인 고블린들이 가볍게 썰려나 갔다.
고블린들의 피가 낭자하고 몸이 두 동강이 나면서 목숨이 끊어졌다.
치이익-
엘리스의 검이 지나간 자리는 고블린의 살이 타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
"와. 제대로 본 건 처음이에요. 저게 그 유명한 마검사네요."
"... 그러게."
마검사라니 더럽게 오글거린다 진짜.
게임에선 주인공이 마법사가 되는지 검사가 되는지에 따라 엘리스도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냐가 달라진다.
주인공이 마법에 비중을 두면 엘리스도 '배틀메이지'라는 멋있는 이름으로 불린다.
여긴 현실이니까 그럴 일은 없었다.
내가 마법사인데도 엘리스는 그냥 마검사였다. 배틀메이지가 어감이 더 좋은데, 아쉽네.
확실히 엘리스를 표현할 단어는 마검사가 맞다.
마법과 검술을 다 사용하면 마검사지. 뭐겠어.
마검사들은 보통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헌터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처음에는 몰라도, 나중에는 둘 다 어느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애매해지는 탓이다.
하지만, 엘리스는 다르다.
검술과 마법에 대한 파괴적인 재능.
그 둘 중 하나만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세기의 천재라고 평가받았을 텐데, 전부 다 가지고 태어난 이기적 유전자.
아직은 검에 마법을 담아서 물리적인 힘으로 마법을 때려 박는,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이지만 적중했을 때 파괴력을 증폭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나중에 더 성장해서는 검을 휘두르면서 무영창으로 마법을 쏟아내는 밸런스파괴 성능을 보여준다.
"그게 진짜 멋있었는데...."
"뭐가요?"
"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엘리스가 있는 7조는 압도적이었다. 너무 압도적인 속도라서 다른 팀들과 마주치지 않고 탈출할 것 같았다.
루시의 8조도 나쁘진 않았다.
루시는 후방에서 끊임없이 불화살로 딜링과 견제를 동시에 하고 있었다.
7조는 압도적으로, 8조는 다른 조에 비해서 앞서가고 있었다.
"그래도 루시가 2등이야."
"루시네 조원는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어릴 때부터 루시가 있는 공간은 항상 화기애애했어요. 저는 아니지만요. 헤헤."
"사람들이 네 매력을 몰라서 그래. 나는 너 같은 타입이 좀 더 편하고 좋더라."
대화 도중에 자아 성찰을 하길래 좋은 말로 돌려줬다.
"네, 넷? 아, 저도! 저도 호연 씨가 참 좋아요."
"응?"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오...."
루미는 갑자기 고백 아닌 고백을 하더니 빨간 리본 머리끈으로 묶은 머리를 괜히 건드리면서 딴청을 피웠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루미는 백아영과 다른 의미로 보듬어주고 싶은 매력이 있다.
★ 히로인 상태창
[루미]
- [ 호감도 : 66 ]
- [ 성욕 : 60 ]
- [ 식욕 : 10 ]
- [ 피로도 : 25 ]
같이 술을 마신 뒤로 호감도랑 성욕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제일 먼저 공략할 것 같은 히로인이 문수린이 아니라 루미가 될 줄이야.
그나저나 호감도가 66이면 고백하면 받아 줄 정도로 좋아하는 건데, 뭔가 진도가 나갈 기미가 안 보인다. 저번에 술 먹었을 때 자고 일어나보니 모텔이었으니, 내가 먼저 술 먹자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
찐따인 루미가 먼저 고백하다니 그런 일은 상상도 안 한다.
"오! 7조는 벌써 공략이 끝났어요."
루미의 말을 듣고 화면을 쳐다보니 엘리스의 조가 공략을 끝냈다.
엘리스는 무표정으로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면서 메디컬 체크를 받고 있었고, 다른 조원들은 '버스를 타서 좋긴 한데 점수가 잘 나오려나...' 같은 생각을 하는 얼굴이었다.
곧 이어 루시의 8조도 공략을 마쳤고, 다른 조들도 하나하나 공략을 끝내기 시작했다.
남자 이병훈도 슬슬 우리 조의 자리로 모였다.
"남다은 양은 어디 갔을까요? 이제 슬슬 준비해야 될 것 같은데."
"내가 한 번 찾으러 가볼게."
"흠, 내가 계속 돌아다녔을 때는 없었는데. 어디 구석에서 쉬고 있는 거 아닐까?"
이병훈의 조언대로 학생 대기실을 벗어나 사람이 없을 만한 곳을 돌아다녔다.
그러자 모퉁이 뒤에서 남다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걱정 마. 언니가 지는 거 본 적 있어? 오늘도 1등 할 거야. 언니 이제 곧 가봐야 해서, 이따 또 연락하자."
"맞아! 언니. 사랑해!"
"...응. 나도 정말 사랑해."
평소의 남다은에게 들을 수 없는 다정한 목소리. 정말 소중한 사람을 대하는 따뜻함이 담겨있었다.
슬쩍 모퉁이 옆으로 얼굴을 반쪽만 내밀었다.
남다은이 눈물을 글썽이며 홀로그램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상통화인지 그녀의 눈앞에 떠올라있는 한 여자아이의 얼굴도 보였다.
여자아이가 입을 열 때마다 남다은은 웃음을 보였다.
평소에 무표정과는 다른 감정이 풍만한 표정이었다.
무표정일 때도 조각 같은 매력이 있지만, 남다은의 외모는 웃을 때 더욱 빛났다.
"...."
저 여자아이는 남다은의 여동생이다.
★ 히로인 상태창
[남다은]
- [ 호감도 : 11 ]
- [ 성욕 : 10 ]
- [ 식욕 : 30 ]
- [ 피로도 : 83 ]
그녀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피로도는 그녀가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알아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훔쳐보던 걸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남다은을 공략하려면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아파졌다.
*
자리로 돌아왔다. 루미와 이병훈이 남다은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지만, 못 찾았다고 대답했다.
곧이어 남다은이 도착했다. 남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나는 눈가에 남아 있는 약간의 물기를 눈치 챌 수 있었다.
첫 번째 투입조의 공략이 완전히 끝나고, 두 번째 투입조가 들어가기 전까지 휴식 시간을 부여받았다.
내 눈앞에는, 던전 실습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첫 번째 투입조 생도들의 모습이 보였다.
부상자들은 백아영에게 가고 있었다. 한 조에 4명씩 10조에 불과하니 백아영 혼자서 부상자를 돌볼 수 있었다.
"괜찮아요. 천천히, 눈 감고 심호흡하세요. 금방 끝나있을 거에요."
"크읍, 하아, 하아, 하아...."
개 중에는 심한 상처를 입은 생도도 있었다.
말 그대로 던전 '실전' 훈련이다. 학생의 뒤를 감시하는 눈이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케어하긴 하지만,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11조부터 20조까지 빨리 준비해라!"
"이제 슬슬 준비하자."
"넷!"
"오케이."
"...."
11조부터 20조에 속한 학생들은 각자의 조를 담당하는 교수를 찾아갔다.
우리 조의 교수는 A클래스 담임 교수 김진혁이었다.
김진혁은 우리를 건물 지하로 안내했다.
"따라오는 동안 대화는 나누지 마라. 곧 도착할 테니 불안해하지도 말고."
얼마 가지 않아서 지하 공간의 한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법진이 그려진 포탈이 존재했다.
여기서부턴 나도 아는 설정이다. 아카데미에서 준비한 이동 포탈로 들어가면 시험을 위해 관리하는 던전으로 이동한다.
"너희 조에 할당된 위치 좌표로 이동하는 포탈이다. 바로 들어가면 된다."
나는 솔직히 무서워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옆을 보니 루미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들어가면 알게 되겠지만, 그곳이 어딘지부터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는 너희가 판단해라. 미리 제공되는 정보는 단 하나도 없다."
어떤 던전인지, 어떤 마물이 존재하는지, 어떻게 탈출해야 하는지 전혀 방법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알아내는 능력과 판단력 등이 모두 평가대상인 것이다.
김진혁은 마지막 안내를 마치고는 포탈의 앞에서 비켜섰다.
남다은은 찰나의 고민도 없이 바로 포탈로 들어갔고, 이병훈도 따라 들어갔다.
"우리도 빨리 가자. 루미야."
"네, 넵. 조금 긴장되네요."
루미와 같이 조심스럽게 포탈로 발을 내디뎠다. 환한 빛이 몸을 감싸고 잠깐 머리가 어지러워진 뒤, 눈을 뜨자 방금 있던 방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 보였다.
마력이 풍만한 대기와 축축한 흙바닥. 천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동굴 형태의 던전이었다. 남다은과 이병훈은 먼저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런 동굴 형태의 던전이 실습 훈련에 나왔다면 길을 찾는 난이도 자체는 쉬운 편이다. 일단 앞으로 가다 보면 언젠가 출구가 나오니까.
물론 그렇게 돌파하면 점수가 개판이겠지만.
일단 내가 우리 조의 조장 같은 느낌이다. 이럴 때 아무도 나서지 않으니 내가 지휘를 해야 한다.
"얘들아, 일단 앞으로 가자. 출구를 탐색하려면…."
파앙-!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남다은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
"야! 우리도 빨리 따라가자고!"
이병훈도 그 뒤를 따라서 발을 놀렸다.
"호연 씨, 빨리 가요!"
"어, 응. 가자."
이상하다. 내가 조장이 아니었나?
*
"아씨, 더럽게 빠르네! 진짜."
우리 셋은 남다은의 뒷꽁무니를 따라잡기도 바빴다.
몬스터가 나와도 남다은의 속도는 전혀 줄지 않았다.
크애애애애액!
동굴형 던전에 주로 서식하는 크롬뱃.
주로 10마리 이상 무리 지어서 생활하며 커다란 날개로 적을 위협한 뒤에 빠른 속도로 접근해 강철같이 단단한 날개로 타격한다.
보통 크롬뱃 15마리 정도면 4명의 생도가 합공해서 5분 정도는 귀찮게 잡혀있어야 한다.
강한 적은 아니지만 속도가 빨라서 귀찮은 상대였다.
하지만 우리의 앞에는 남다은이 있었다.
남다은이 잠시 발을 멈춘 뒤에 검을 뽑았다.
삭-! 차자작-
검을 든 남다은이 순간적으로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칼을 내린 자세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원래 자리에 서 있었다.
후드득
그리고 무자비하게 난도질당한 크롬뱃들의 시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와, 저게 남다은 양의 가속..."
루미가 영혼이 빠져나간 듯 중얼거린다.
아니, 하나도 안 보이는데 이거 맞아?
남다은은 별 감정 없이 검에 묻은 피를 털고, 검을 허리춤에 넣고 다시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는 언밸런스지만, 불평할 틈도 없으니 빠르게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5분 쯤 달렸을까? 슬슬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음, 버스가 달달하긴 한데 말이야."
종종 나오는 몬스터는 남다은이 썰고있고, 길도 쉬운 일직선형이다.
이건 보통 버스도 아니고 남다은의 특급버스다.
남다은 버스가 좋긴 하다. 근데...
"네, 그렇긴 한데요...."
"이봐, 이런 식이면 우리는 하나도 점수를 못 받을 거 같다고!"
이병훈의 말대로, 이런 식이면 우리가 점수를 못 받는다.
아까 엘리스의 조원들에게 애도를 표했는데, 그게 내가 되게 생겼다.
남다은도 저렇게 던전을 깨버리면 협동 점수에서는 최하점을 받겠지만, 그 외 점수에서 만점을 받겠다는 마인드로 저러고 있는 거다.
"하아, 일단은 빨리 따라잡자."
"네. 알겠어요!"
다행히도 남다은은 한 공터에서 멈춰있었다.
우리도 재빨리 그 뒤를 따라서 공터에 들어가자, 10갈래로 뻗어있는 통로들이 보였다.
남다은은 여기서 어디로 들어가야 빨리 끝낼 수 있나 고민하는 것 같았다.
남다은이 다시 몸에 마력을 끌어올린다.
어딘지 모르겠으니 운에 맡기고 아무 데나 뛰어들려는 거다.
나는 남다은이 뛰쳐나가기 전에 재빨리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것 같아."
남다은이 슬쩍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드디어 버스 승객이 나설 차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