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화 〉15화. 백아영 (15/648)



〈 15화 〉15화. 백아영

"아이고, 이 멍청한 새끼야."

술 취해서 한 실수를 다음 날 아침에 깨닫듯이, 토요일 아침이 돼서야 내가  짓을 깨달아버렸다.

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미인계에 넘어가 버리다니.

어쩌겠냐. 이미 끝난 일인데.

좋게 생각하면 교수랑 인연이 생긴 거다. 내가 잘하면 될 일이다. 할 공부가 더 늘었을 뿐.

"하아..."

주말에는 정규 수업이 없다. 대부분의 학생은 쉬거나 부족한 훈련을 하거나, 친구들하고 놀러 가겠지만, 나는 할 일이 많았다.

일단 먼저 들려야 할 곳은 암시장, 그다음은 보육원이다.

맞다. 생각해보니 일요일에 루미하고 약속도 있었지.

"할  진짜 많네."

복잡하다. 이럴 땐 정리를 해줘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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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1. 강해져야 함. (나 자신의 안위를 위해)

2. 히로인들 꼬셔야 함. (죽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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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목표는 두 가지다. 히로인을 꼬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의 무력도 중요하다.

일단 이번 주말에는 히로인 공략에 집중하자.

수련은 저번 주 내내 하기도 했고, 아직 목숨이 위험할 만한 사건이 오려면 시간이 꽤 남았다.

"돈도 벌어야겠는데, 어쩌지."

정보를 팔아볼까? 근데 누구한테 팔아야 하지? 정보 길드에 파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 치밀한 놈들이 정보의 출처가 정확하지 않은 내 정보를 믿어줄 리가 없다.

일단 무대뽀로 가는 수도 있지만, 굳이 도박하고 싶지는 않다.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지 뭐. 일단 나가야겠다."

어차피 퇴학 엔딩 당하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대충 생각을 마치고, 나갈 채비를 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


아카데미 주변 상가.

엄청난 인프라가 형성돼있는 양지와 반대로, 건물의 골목 사이 음지는 어두컴컴하고 음산했다.

"여기 어디일 텐데..."

게임에서 조금씩 보인 정보를 종합했다.

대형 건물의 위치, 게임에서 묘사된 그림자의 위치와 각도, 전봇대 하나하나까지 게임에 한번이라도 등장했다면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얼추 비슷한 곳까지 찾아왔다.

끼익-

"찾았다."

23번 건물과 24번 건물 사이 골목.

열리지 않는 문 중 유일하게 열리는 문. 밤에만 여는 주점으로 둔갑해 있지만 사실 암시장 출입증을 파는 곳이다.

밝은 대낮인데도 술집 안 분위기는 밤 같았다. 어두운 공간을 은은한 조명 하나만이 밝히고 있었다.

뽀득뽀득

바의 건너편에는 백발이 지긋한 노인이 잔을 닦고 있었다.

노인은 슬쩍 눈을 흘겨서 나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후, 요즘은  애새끼들도 다 찾아오는군. 이봐, 어디서 듣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좋은 꼴 보기 싫으면 돌아가라."

노인의 말을 무시하고 바에 앉아서 칵테일 한잔을 주문했다.
"됐고, 아무 칵테일이나 한 잔 줘봐. 도수는 최대한 높게."
미리 준비해온 현금 150만원을 바 위에 올려놨다.

노인은 돈을 보더니 말없이 칵테일 한 잔을 주고 돈을 챙겨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칵테일 잔 아래에는 작은 코인 하나가 놓여있었다.

"참 쓰잘데기 없는 방식이야."

코인을 챙기고 술집을 나와 거리로 향했다.

방금까지 있던 곳과 전혀 다른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흐른다.

그런 분위기의 중심인 삼로백화점. 그곳의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쪽문은 관계자  출입금지라고 쓰여 있었다. 무시하고 문을 열고 지하로 향했다.

지하상가의 입구 쪽에서 덩치 둘이 길을 막고 있길래 코인을 보여주자 몸을 비켜줬다.

퀴퀴한 냄새가 감도는 지하상가에는 문을 열어두고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상가들이 즐비했다.

'어디보자, 약국이 어딨지?'

내가 찾아온 곳은 '약국'

당연히 감기약을 사러 온 건 아니다.

"찾았다."

 떨어져 버릴  같은 허름한 간판의 약국이다. 암시장에서 약국이란 상호를 쓰는 가게는 여기밖에 없다고 읇조렸던 기억이 난다.

덜컹. 삐리링삐리링-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자 흰색 가운을 입은 약사가 날 반겨줬다.

"오랜만에 손님이구만요. 어서오십쇼. 뭐 찾으러 오셨습니까?"

"... 그, 미약을 좀…."

"아이고, 잘못 찾아오셨네. 저희가 수면제나 마약은 취급해도 미약은 안 건드립니다요. 다른 건 어찌저찌 넘어가도 미약으로 걸리면 진짜 끝이거든요."

"다 알고 온 거에요. 오늘은 무슨 종류가 있나 구경만 하러 왔습니다."

"저희도 돈 되는 거 좋죠. 미약도 팔고 싶은데 미약은 진짜 유통도 힘들고 마진도 얼마 안 남아서... 여기는 마약 전문입니다요."

"박현석 씨 소개받고 왔어요. 오늘은 그냥 뭐가 있나 구경만 하러 왔습니다."

"에이씨, 그럼 진작 말했어야지. 망할 꼬맹아. 캭, 퉤."

"..."

칙. 칙.

약사는 바닥에 침을 뱉더니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꼬나물고 불을 붙였다.

"쓰읍, 후우."

당황스러운 반응이다. 참고로 박현석은 나중에 미약을 사용하다가 잡혀가는 엑스트라다.

"미안하게 됐수. 협회에서 위장 손님들을 많이 보내서, 내가 실례를 했으니 이거 하나 받아봐."

담배를 꺼낸 주머니와 반대 주머니에서 웬 청심환을 내밀길래 받았다. 먹고 긴장 풀라는 건가?

"체험판이요. 10단계 중에 3단계 정도 되니까  번 써보고 오슈."

무슨 단계인지는 묻지 않아도 알 거 같다.

"...가격은요?"

"그거 한 알에 30만원. 더 좋은건 더 비싸긴 한데, 일단 써보면 돈이 아깝지 않을걸?"

체험판이라니까 일단 챙기자. 공짜는 언제나 좋다.

"형태는 티 안 나는 가루약도 있고 뭐 여러 가지 있긴 한데... 손님 얼굴을 보니 합의 없는 성관계를 해야  처지는 아닌 거 같아서 그걸로 드린 건데, 바꿔드려?"

"아니요. 그냥 이걸로 가져가겠습니다."

"이런 데 오길래 싹수없는 새낀 줄 알았는데, 의외로 예의가 바른 청년이었네. 이러면 아까 내가 욕한  미안해지지."

"네?"

뭔 개소리야 갑자기. 분노조절장애라도 있나?

"자, 이것도 같이 가져가."

"아니, 체험판이라면서  통이나 줘도 되는 거예요?"

"그건 진짜 청심환이야. 먹으면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안정되지."

"..."

"낄낄낄..."

미친 노인네 같으니라고.

뭐, 청심환이든 체험판이든, 언제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져간다고 손해는 아니니까.

"또 오슈. 어차피 체험판을 한 번  손님들은 다시 찾아오지만."

음침한 약사를 뒤로하고 암시장을 빠져나왔다.

"... 뭔가 찝찝하네."

다시 오기는 싫은 분위기였지만, 인생 혹시 모른다. 약사하고 얼굴을 트어놓는 정도는 해놓는 게 좋겠지.

일단 다음은 보육원이다.

보육원은 진짜로 봉사를 하러 가는 거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생성됐던 게이트는 엄청난 인명피해와 자산손해를 입히고 사라졌다. 도시 한복판이 휑한 벌판이 되어버렸고, 그 땅에 빅토리아 아카데미가 설립됐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만큼, 주변 상가는 원래부터 발달해있었고, 외곽으로 가면 보육원이나 판자촌 같은 시설도 많이 있었다.

내가 갈 곳은 '햇빛보육원'.

부모님들이 헌터 활동을 하다가 게이트나 던전에서 사망해서 생긴 고아들을 돌보는 보육원이다.

그리고 히로인 '백아영'이 주말마다 봉사를 다니는 곳이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어린애들이 좋아할 만한 과자를 몇 개 사고,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화로 밝혔다.

암시장을 가기 위해 입었던 사복도 벗고 아카데미 정복으로 갈아입었다.

건물은 하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서 입구의 벨을 눌렀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보육교사로 보이는 여성이 나왔다. 빅토리아 아카데미 정복으로 갈아입고 와서 그런지 경계심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아까 전화드린 사람인데요. 그,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싶다고."

"아! 이호연 씨 맞으시죠? 어서 오세요."

보육원 안은 깔끔히 정돈된 상태였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아이들과 보육교사의 표정이 밝은 걸 보니 분위기도 좋은 것 같았다.

"이 쪽이 원장실이에요. 안에 들어가셔서 얘기해보세요."

"네."

똑똑.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착한 인상의 아저씨가 원장실에 앉아 있었다.

"어서 오세요. 아이쿠, 호연 씨. 목소리가 어려 보인다 했는데, 빅토리아 아카데미 생도였어요?"

"네, 전화로 말씀드린 것처럼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후원을 하고 싶어서요. 시간이 되는대로 봉사활동도  거예요."

"저희야 감사하죠. 안 그래도 요즘 후원금이 줄어서 어떡하나 싶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니라, 차라도  잔 내드릴까요?"

"차는 괜찮아요. 혹시 바로 아이들을 볼  있을까요? 제가 어떤 아이들에게 후원하는지 알고 싶어서요."

"스읍, 아이들 돌보는 일은 원래 외부인한테는 안 시키는데... 마침 지금 한 분 계시기도 하고, 호연 씨는 아카데미 생도분이니까 믿겠습니다. 따라오시죠."

"감사합니다."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는 사실 쉽지 않다.

아이들을 돌보다가 힘들다고 중단하기라도 하면 보육원 아이들이 받는 상처가 매우 크기도 하고, 아이들을 향한 범죄위험도 있다.

한눈에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아카데미 생도복 덕분에 쉽게 넘어가서 운이 좋았다.

"마침 유명한 헌터분도 봉사활동으로 이곳에 와계십니다. 자! 얘들아! 새로운 형아가 왔어요!"

보육원의 마당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몰린다.

아이들 사이에는 백아영이 나를 보며 '저건 누구지?'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걸 보니 인기가 많나 보다.

"얘들아, 안녕?"

용기 내서 인사를 했는데, 반응이  시원찮다. 아직 아카데미 생도복을 보고 놀랄 나이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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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퀘스트가 전송되었습니다.』

[투철한 봉사 정신!]

백아영은 자신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행위 그 자체를 즐거워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백아영과의 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녀에게 호감을 얻으세요!

- 보상 : 랜덤 능력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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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럴 줄 알고 준비해온 필살기가 있다.

"허허, 아직 아이들이 호연 씨가 어색한가 봅니다. 원래 처음에는 이래요."

"괜찮습니다. 얘들아, 이거 볼래?"

화르륵-

손 위에 3개의 불덩어리가 타올랐다.

무서운지 가까이 오지 않던 아이들도 모두 시선을 이쪽으로 집중했다.

"자, 갑니다?"

왼손에 있던 불덩어리 하나를 위로 던지고, 오른손에 있던 불덩어리를 위로 던짐과 동시에 방금 던졌던 불덩어리를 받는다. 다시 오른손에 있던 불덩어리를 던지고, 방금 던졌던 불덩어리를 받는다.

쉽게 말해 불덩어리로 저글링을 보여줬다.

"우... 우와!"

"머야! 형아, 대박!"

"오빠! 4개로는 못해요?"

저글링 하려고 아침에 30분이나 연습했다. 사실 마나로 조금씩 컨트롤하면서 손에 떨어뜨리면 돼서 그렇게 어렵진 않았지만,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괜찮았다.

"형이 과자도  왔는데 먹을 사람?"


*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아이들도 지쳐서 건물 안에서 쉬고 있다.

"고생했어요. 호연 씨."

"아니에요. 아영 씨가 더 고생했죠."

"풋. 저글링만 1시간 넘게 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퀘스트 완료!』

나랑 백아영은 보육원 건물 안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쉬고 있다. 같이 아이들과 놀아주다보니 자연스럽게 친근해졌다.

"호연 씨는 왜 봉사를 오신 거에요? 후원도 하신다고 들었는데 아카데미 생이 후원할 돈이 있어요?"

백아영은 태생부터 선한 사람이다. 오늘 같은 봉사활동도 순전히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아직은 품위지원비를 쪼개서 하고 있어요. 봉사는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품위지원비 그거 얼마 안 나오잖아요. 아카데미 생이면 공부할 시간도 없지 않아요?"

"되게 캐물으시네요. 크크. 뭔가 이상한 기분이에요. 저 같은 학생한테 관심가져서 뭐 하시려구요. 이거 범죄아니에요?"

"저도 아카데미 졸업한지 얼마 안됐거든요? 흥이네."

"농담이었어요. 농담."

"호연씨는 참 신기해요. 보육원에서 만났던 봉사자들은 모두 저를 보면 아이들에게 흥미가 뚝 떨어지던데, 호연씨는 저보다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당연히 노린 거다. 게임에서 보기도 했고, 퀘스트에서도 힌트가 있었다. 백아영은 자신처럼 순수하게 봉사정신으로 봉사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을 원한다.

물론 나는 아니지만, 조건을 안다면 연기는 할  있다.

적당히 친해지기도 했고, 이쯤에서 감성팔이를 할 때가 됐다. 아플 정도로 건조한 눈을 괜히 비비면서 빨갛게 만들었다.

"실은, 저도 고아거든요. 그것도 게이트에서 부모님을 잃었어요."

"아, 그래서 햇빛보육원에... 죄송해요. 호연 씨한텐 상처일 텐데 저만 생각하면서 꼬치꼬치 캐물었네요."

"잘 기억도 안 나는데요. 뭐."

내가 할  있는 최대한의 슬픈 눈으로 말을 이어갔다.

"저도 이런 보육원 출신이었거든요. 어떻게든 죽기 살기로 노력해서 빅토리아 아카데미에 입학했어요. 입학만 하면 모든  다 잘 풀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

"금전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정서적으로도 되게 힘들었어요. 남들이 웃을때 웃지 못하고, 카페에서 음료수 하나 시킬때마다 잔고가 있나 걱정하고, 친구들하고 비싼  한 번 먹으면 당분간 물만 마시면서 버티고. 큭, 말하다보니 결국 금전문제네요. 뭐, 어쨌든 그런 감정을 다른 아이들한테는 느끼게 하기 싫었어요."

연기하는 나도 울컥할만한 사연이다. 물론 설정상 이호연의 부모님은 게이트에서 돌아가셨고, 고아 출신이 맞다. 보육원 출신도 맞을거다.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저 애들은 잘못이 없잖아요."

피식. 옅은 미소와 함께 감정선을 건드리는 마지막 대사까지.

백아영의 눈에 촉촉한 습기가 차기 시작하고  바라보는 눈길에 따스함이 더해졌다.

"호연 씨.... 걱정하지마세요.  잘될거에요. 제가 꼭 도와드릴게요."

스트라이크!

★ 히로인 상태창

[백아영]

- [ 호감도 : 50 ]
- [ 성욕 : 30 ]
[ 식욕 : 20 ]
[ 피로도 : 70 ]

현재 상태 : 아카데미 후배와의 인연에 매우 기뻐하는 중

미친, 오늘 처음 만났는데 호감도가 50이다.  정도면 연기할만하지.

"시간이 늦었네요. 아영 씨도 피곤해 보이시고, 이만 갈까요?"

"네. 그런데 호연 씨 신입생이라고 하셨죠?"

"네. 맞아요."

"그럼 곧 보겠네요. 후후."

"네? 어디서요?"

"아니에요~. 다음에 또 봐요!"

총총

신나보이는 걸음으로 백아영은 보육원을 나섰다.

다음에 언제 만날지는 나도 안다. 곧 있을 던전실습때 협회 소속 헌터들이 지원을 온다. 치유계 헌터인 백아영이 지원을 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도 갈까."

보육원을 나섰다. 애들이랑 놀아주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그냥 돈만 보내고 봉사활동은 오지 말아야 하나.

"형아! 잘 가요!"

"오빠! 다음에는 5개도 꼭 보여줘!"

뒤를 돌아보니 나를 제일 열심히 따르던 아이 두 명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그래! 다음에 보자!"

뭐, 백아영한테 의심당하면 안되니까, 몇  정도는 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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