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11 - 211.던전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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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벨트의 자위가 끝날 때쯤 쥬라 디아스는 너무나도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루벨트의 어마어마한 사정량과 기세도 그랬지만 그 뒤에 밝혀진 사실은 쥬라 디아스의 상상을 완전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
우선은 정액에 관한 냄새.
6번씩이나 싼 루벨트의 정액은 일종의 자그마한 웅덩이를 만들었다.
쥬라 디아스는 정액 냄새를 직접 맡은 적은 없지만 밤꽃냄새라든지 처음 냄새를 맡으면 고약한 느낌이 날 거라는 인터넷 지식은 있었다.
하지만.
'귤향…?'
루벨트의 정액 웅덩이에서 풍기는 건 맡아도 딱히 싫은 느낌이 나지 않는 귤 냄새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만약 정말 정액에서 귤 냄새가 난다면 인터넷에서도 귤향이 난다고 하지 고약한 냄새라고 하지 않을 터.
그렇기에 쥬라 디아스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루벨트에게 물었다.
"엘드라, 한 가지 묻는다만."
"후우. 네, 뭔가요?"
자위를 마친 뒤 아주 익숙하다는 듯이 마법을 사용해 정액을 처리한 루벨트는 개운한 표정을 지으며 쥬라 디아스의 말을 기다렸다.
"본디 남성의 정액에서는 귤향이 나는 건가?"
"네? 아, 아아… 그건 아니에요. 제 경우에는 약을 먹어서 이렇거든요."
"약?"
루벨트는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얼추 설명했다.
정액 맛을 바꾸는 약, 남성용 피임약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쥬라 디아스는 말을 더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군."
겉으로는 약간 당황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다양한 생각이 쥬라 디아스의 머릿속을 휘몰아쳤다.
'그런 약이 세상에 있다고? 정액의 맛과 향을 바꾸는 약이? 그보다 남성용 피임약까지 있다니 그런 걸 뭐 하러… 아니, 엘드라는 성인이고 글래스너라는 약혼자가 있으니 안전을 위해서라면 그럴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 엘드라는 미약으로 인해 6번 정도 해소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몸 그렇다면 설마…!'
"엘드라, 혹시 글래스너도 크흠, 너의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는 거냐?"
"네. 하하, 엘리가 있어 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렇… 군."
'역시 매일 엘드라의 상대를 하고 있는 거냐, 글래스너. 저, 저런 커다란 물건을 받아들이고 있는 거냐, 글래스너! 6번 할 때까지 어울려주고 있는 거냐, 글래스너…!!!'
쥬라 디아스의 안에서 엘리에 대한 평가가 수직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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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 갇힌 지 4일이 지났다.
4일간 디아스 선생님의 반응은 꽤 변화가 생겨났다.
처음에 내 자위를 볼 때는 경악과 당황, 그리고 약간의 호기심이 가득했다.
게다가 나에게 정액 냄새에 관한 걸 물어보니 남성 경험이 없다는 확실했다.
뭐, 일에만 집중하는 타입이라 연애 관련은 전혀 경험 없는 느낌이었지만.
이틀이 됐을 때.
우선 오전에 식사를 마치고 디아스 선생님과 주변 순찰 및 몬스터와의 조우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서 자위를 시작했다.
이때는 디아스 선생님은 자지만이 아니라 내 얼굴까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바로 연기실력을 발휘할 때.
자위로 인해 기분 좋은 느낌과 함께 어쩐지 괴롭거나 떨떠름한 느낌을 추가해준다.
지금 상황은 누가 뭐라 해도 평범하지 않은 상황.
그것도 안전을 위해서라지만 담임 선생 앞에서 하는 딸딸이!
평범함 수치심만이 아니라 디아스 선생님 안에 있는 모범생인 나를 의식해서 연기한다.
디아스 선생님의 안에서는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가 수치나 부끄러움만이 아닌 이런 상황을 만든 자신에 대한 자책과 디아스 선생님을 향한 죄책감이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겠지.
물론 표정만으로는 그런 생각을 들게 할 수 없으니 물리적인 현상도 보여준다.
바로 늦게 싸기.
일부러 사정하는 시간을 늦추면서 이런 표정으로 인해 자위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아무리 필요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 시간이 많이 걸리면 디아스 선생님도 불안함을 느끼겠지.
그야 지금은 대처를 하고 있지만 상황이 어찌 지나갈지 모르는 법.
디아스 선생님 입장에서는 내 자위가 빨리 끝났으면 싶을 거다.
그리고 내 짐작은 바로 3일째 디아스 선생님의 말로 인해 정답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엘드라, 미안하지만 보통 자위하는 평균 시간은 이 정도인가?"
내가 자위를 하며 3번째 사정을 한순간 디아스 선생님의 물음.
그 물음에 죄송하다는 느낌이 잘 들 수 있도록 약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평소에는 더 빨라요. 이런 상황인데 제가…."
"아니, 사과할 필요는 없다, 엘드라. 이런 때 평소처럼 하는 것도 이상한 법이지. 나야말로 괜한 걸 물었군."
디아스 선생님은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나에게 물었다.
"엘드라, 어떡하면 사정이 빨라질 것 같지?"
"네?"
"난 진지하게 묻고 있다. 혹여 내가 도울 수 있는 거라면 돕지."
"디, 디아스 선생님! 하지만…."
"지금은 긴급상황이다.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지. 어서 말해 봐라, 이건 선생으로서의 명령이다."
"윽…."
여기서 마음 같아서는 대딸해주세요! 섹스하죠!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런 말을 한순간 디아스 선생님의 호감도가 내려갈 게 훤히 보인다.
설화 때는 그나마 자신으로 인해 미약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과 치료에 자신의 냉기가 필요하다는 충분한 명분이 있었지만 디아스 선생님의 경우 이 명분이 부족하다.
그러니 우선 시작은 좀 덜 야하면서도 분위기를 탈 수 있는 요구로 한다.
"그럼 디아스 선생님."
"그래, 뭘 원하지 엘드라."
"…뒤에서 안아주시면 좋겠어요."
"뒤에서 안아?"
"디아스 선생님이 뒤에서 안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거 같아요."
내 말에 디아스 선생님은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이내 풋하고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그렇게 하지."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디아스 선생님은 내 뒤로 이동한 다음 부드럽게 나를 껴안았다.
옷을 입고 있는 상태지만 그 너머로 느껴지는 디아스 선생님의 온기와 등에서 느껴지는 매우 부드러운 감촉은 충분히 나에게 흥분을 가져와 줬다.
"이러면 되나, 엘드라?"
"네, 고맙습니다."
탁탁탁탁! 하며 입으로 하아하아하고 더욱 흥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일부러 늦춘 것보다 더 빨리 정액을 3발 싸냈다.
그걸 보고 디아스 선생님은 확실히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디아스 선생님. 이제 떨어지셔도 돼요."
"알았다. 흠, 하지만 엘드라…, 전부터 생각했지만 다 끝났다고 해도 너의 물건은 여전히 건강하군."
"아, 그건… 미약의 효과를 억제하는 정도로만 하고 있으니까요."
"…평소에는 더 쌀 수 있다는 말인가?"
"크흠, 네.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어요."
"대단하군. …원한다면 이대로 더 해도 된다."
"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사양할 필요 없다. 이번엔 평소보다 빨랐으니… 한두 번 정도 더 해도 괜찮다. 그게 너에게도 더 좋겠지. 걱정 마라 이대로 밖의 감시는 할 수 있으니."
디아스 선생님도 3일 동안 계속 봐서 내 자지에 익숙해졌는지.
아니면 내 죄책감과 괴로워하는 표정에 동정심을 느낀 건지 몇 번 더 자위해도 된다는 제안을 했다.
물론 이런 고마운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다.
나는 이어서 2번 정도 더 정액을 싸내고 그날 자위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디아스 선생님은 외투를 하나 벗은 상태로 날 뒤에서 껴안아 자위를 도와주게 됐다.
조금씩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디아스 선생님과의 관계에 난 마음속으로 웃었다.
'이대로 흘러 가면 4일 후쯤에 원하던 결과가 나오겠군. 그럼 탈출을 6일 후쯤으로 해볼까.'
디아스 선생님의 공략과 함께 탈출계획을 구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은 바로 다음 날.
5일째 되는 날에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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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벨트를 뒤에서 껴안을 때 쥬라 디아스는 생각했다.
루벨트 엘드라는 역시 선량한 남자다.
'이런 상황에서 뒤에서 껴안아달라는 말을 하다니.'
남자가 성욕에 약하다는 건 인터넷의 지식으로 충분히 알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다 보면 남성이 성적으로 적극적이고 분간 못할 때가 많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루벨트는 미약까지 몸에 돌고 있고 며칠이나 자신에게 자위를 보이는 그런 생황임에도 죄책감이나 미안함에 사정이 느려지기까지 한 남자다.
'표정에 너무 잘 드러나 있었지.'
그런 상황에서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엘드라에게도 그리고 지금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도 안 좋다고 생각했기에 쥬라 디아스는 각오를 다지며 루벨트에게 제안을 걸었었다.
'그런데 끝까지 날 생각해서 이런 부탁을 하다니.'
혹시 루벨트가 성관계를 맺어달라고 말할 시 쥬라 디아스는 어쩔 수 없다며 몸을 허락할 생각까지도 했었다.
'엘드라의 말에 따르면 남성용 피임약의 효과는 한 달이라고 했으니.'
거기다 매달 복용하고 있으며 현재 마지막으로 복용한 지 일주일밖에 안 지났다고 했었다.
적어도 임신할 걱정은 없다.
그 점이 쥬라 디아스에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됐었다.
루벨트가 자위하는 동안 쥬라 디아스는 루벨트를 계속 뒤에서 껴안았다.
그로 인해 느껴지는 루벨트의 체온. 가까이서 들리는 루벨트의 신음과 귀를 대면 확실하게 울리는 심장소리.
루벨트가 자위하는 동안 쥬라 디아스는 루벨트의 흥분과 고동을 느꼈다.
그 행위가 왠지 모르게 쥬라 디아스의 심장까지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쥬라 디아스에게 루벨트 엘드라라는 수컷을 머릿속에 맴돌게 만들었다.
감시를 하면서 껴안는 동안 쥬라 디아스는 몇 번이고 생각했다.
과연 이걸로 괜찮은 걸까.
루벨트는 여전히 사양하고 있는 게 아닐까.
좀 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루벨트의 사정돕기가 이틀째 되는 날에는 그 생각이 점점 커져 나갔다.
그리고 던전에 갇힌 지 5일째 되는 날.
던전에서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