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82 - 182.영접! 요루기츠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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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야기츠네 신사로 향했다.
야기츠네 신사는 주말에도 그런대로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며 들리고 있었다.
그 비중의 대부분은 헌터.
실제로 야기츠네 신사에 기도를 하면 1할 이상으로 마력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니 찾는 것도 당연하겠지.
게다가 최근엔 요루기츠네님 신상까지 세워져서 효과도 더 높아졌다.
우리 도시 관광스폿! 이라는 잡지에서도 야기츠네 신사가 실릴 정도니 쓸데없는 과소비나 잘못된 투기로 돈을 모두 버리지 않는 이상 망할 일은 없겠지.
신사에 들어와 바로 신사 내 가옥으로 들어갔다.
가옥 문을 여는 열쇠는 이미 소지하고 있으니 이젠 일일이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드르륵하고 문을 열자 타다닥하고 아야메와 카구라가 날 반겼다.
"어서 오세요, 서방님!"
"어서 와, 루벨트!"
나를 반겨주는 두 사람을 향해 바로 팔을 활짝 펼치자 두 사람이 동시에 내 품에 안겼다.
몰캉하고 두 사람의 거대한 말캉몰캉 장래 아기맘마 주머니의 감촉은 언제 느껴도 최고다.
물론 겨우 가슴 감촉을 느끼는 걸로 끝이 아니다.
"아야메, 카구라."
이름을 부르자마자 두 사람은 알아서 혀를 내밀며 준비를 했고 나는 두 사람과 동시에 혀를 섞으며 반가움을 확인했다.
"츄릅, 할짝, 츄릅…."
"할짝할짝… 루벨트… 할짝."
원래 주말에 야기츠네 신사로 가는 게 예약됐으면 키스를 끝내고 바로 섹스섹스타임에 들어가겠지만 오늘 목적은 그게 아니다.
혀를 떼고 살며시 두 사람에게 떨어진 후 카구라에게 물었다.
"나에게 보여줄 건 대체 뭐야, 카구라?"
"응! 따라와 줘!"
카구라를 따라 가옥 안에 있는 수련실로 향했다.
텐라이류 도장보다 살짝 넓은 정도의 공간.
그 끝에는 여우 모양의 목상이 놓여 있었다.
"저건…."
"그러고 보니 루벨트는 이쪽은 처음 와봤지? 저것도 요루기츠네님 상이야. 뭐, 밖에 있는 요루기츠네님 신상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거야."
"후훗, 밖에 커다란 요루기츠네님 신상이 세워진 덕분에 두 상이 연동하여 수련할 때도 더욱 효과를 낼 수 있어요."
"그렇구나."
크기가 달라도 같은 모양의 신상이 공명하여 효과를 낸다라.
마치 숨겨진 설정을 새로 알게 된 기분이었다.
"루벨트는 거기서 지켜봐 줘! 셋!"
카구라는 밝게 웃더니 수련실 중앙으로 이동한 뒤 헤파이를 작동시켜 전투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짝! 하고 눈을 감으며 합장을 하더니 마력을 끌어올렸다.
"하아아아…!"
평소 대련할 때 냈었던 마력보다도 많은 마력이 넘실댈 정도로 마력을 뽑아내는 카구라가 번쩍 눈을 떴다.
"호신화!"
넘쳐나는 마력이 카구라의 몸을 감싼 순간 변화가 일어났다.
카구라의 머리에 보라색에 안쪽에 하얀털이 난 여우 귀와 기본적으로 보라색이면서도 끝부분이 하얀 여우 꼬리가 튀어나왔다.
그래. 바로 카구라가 중반부가 돼서야 터득할 수 있는 각성폼인 호신화.
일명 여우 모드.
나름 카구라가 블블에서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가 지금 내 눈앞에서 펼쳐졌다.
"어때, 루벨트! 이게 바로… 야기츠네 신사에서 내려오는 비기! 호신화야!"
변신을 끝내고 눈동자를 빛내며 칭찬을 기대하고 있는 카구라.
여우도 개과라서 그런지 뭐랄까… 동물 같은 귀여움이 묻어나 있었다.
"대단해, 카구라! 몸에서 고농도의 마력이 넘쳐나는 게 느껴져! 이런 비기가 있다니…."
"…! 응! 상당한 수련을 하지 않으면 터득할 수 없지만 루벨트를 위해 힘냈어!"
"나를 위해?"
"나도… 나도 루벨트의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루벨트가… 저번처럼 다치지 않도록 루벨트의 곁에서 루벨트를 지켜주고 싶어!"
카구라의 외침에 난 어째서 카구라가 이렇게 빨리 호신화를 터득하게 됐는지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러브!
나를 향한 사랑의 힘이, 내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각성폼을 습득한 계기가 된 것이다.
'카구라…!'
그야말로 감동적인 계기.
내가 사랑하는 히로인이 나를 위해 노력해서 성과를 얻었다.
그것도 나를 위한다는 단 하나의 마음 때문에.
이토록 감동적인 이야기가 또 어디 있을까.
"그렇게나 날 생각해주다니…."
저벅저벅 카구라에게 다가가 상냥히 껴안았다.
"고마워, 카구라. 정말로 기뻐. 사랑해."
"…!!!"
쫑긋! 하고 카구라의 귀와 꼬리가 곤두서다가 흐물흐물 녹아내리듯 주저앉았다.
"나, 나도… 사랑해, 루벨트♡"
귀와 꼬리로 대략적인 반응을 알 수 있어서 그런지 아주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우선 더 꽁냥거리는 건 나중으로 미루자.
카구라가 이런 각성폼을 보여준 건 그저 겉보기로 다 끝내기 위해서가 아니겠지.
분명 자신의 힘을 증명하고 싶을 거다.
카구라에게 떨어져 거리를 벌린 후 나 또한 헤파이를 기동시켜 전투복으로 갈아입어 직검을 들었다.
"그럼 보여줘, 카구라. 지금 카구라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았어! 지금 내 모든 힘을… 루벨트에게 보여줄게!"
카구라의 눈동자에서 투지가 불타올랐다.
카구라의 오른손이 가슴골로 향하고 언제나 그렇듯이 카구라는 가슴골 안에서 부적을 꺼냈다.
파직! 하고 전기와도 같은 이펙트와 함께 꺼내지는 부적.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하곤 달랐다.
촤르르르륵!
카구라의 손에 부적이 들린 순간 추가로 여러 장의 부적이 카구라의 가슴골에서 튀어나와 공중에 떠다녔다.
그야말로 연속 찌찌 부적!
"여우불! 란(亂)"
퍼퍼퍼퍼퍼펑!
카구라의 손에 든 부적만이 아닌 공중에 뜬 부적에서도 동시에 불꽃이 일어나 나를 향해 발사됐다.
각성폼인 상태에서 쓸 수 있는 카구라의 광범위 공격이다.
왼손에 마력을 두르고 다가오는 공격을 요격하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여러 개의 여우불이 나와 가까워진 순간 검을 휘둘렀다.
휘두르는 검의 궤적이 차례차례로 여우불을 베어나간다.
하지만 그저 검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다 처리할 만큼 여우불의 숫자는 적지 않았다.
그걸 보조하기 위해 반대편에서 사각을 노리고 오는 여우불을 마력을 둘러 강화한 왼손으로 쳐낸다.
여우불을 베어내고 쳐내면서 느낄 수 있었다.
예전보다도 훨씬 마력이 담기고 위력이 강화된 여우불.
강철산 수준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카구라가 새로운 힘을 보여준다고 해서 일부러 맞거나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서 억지로 띄워줄 순 없다.
애초에 그건 지금껏 노력한 카구라에 대한 모독이고.
'내가 믿을만하고 듬직한 남자라는 인식은 바꾸고 싶지 않으니까.'
내 여자에겐 언제나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남자라는 거다.
아, 잠자리에서 쾌락에 약한 남자 코스프레 할 땐 빼고.
"대단해, 카구라. 전보다 훨씬 강해졌어."
"내 공격을 다 쳐내고 그런 소리 하는 거야, 루벨트?"
"아무리 카구라가 날 지켜준다고 해도 나도 카구라를 지켜주고 싶으니까 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잖아? 그보다… 겨우 이걸로 수련의 성과가 끝난 건 아니지?"
"당연하지!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카구라가 더욱 마력을 끌어올리며 외쳤다.
"와라! 염호!"
화르르르륵!
공중에 떠다니는 부적 3개가 합쳐지더니 불로 형성된 여우가 나타났다. 그리고 이어서 카구라는 더욱 마력을 끌어올리며 외쳤다.
"뇌호!"
파지지지직!
다시 부적 3개가 합쳐지며 전기로 형성된 여우가 카구라의 앞에 나타났다.
카구라의 각성폼의 특징 중 하나.
이중 속성이 발현한 결과다.
블블을 처음 시작할 때 대부분의 유저는 의문을 가졌다.
카구라는 불꽃 속성이고 여우불이라는 기술도 쓰는데 왜 찌찌 부적을 꺼낼 때는 번개 이펙트인 걸까?
그건 바로 이 각성폼의 떡밥이나 다름없었다.
설정집에 따르면 야기츠네 무녀의 기술은 본래 불꽃과 전기.
각성폼으로 호신화를 가능하게 되면 온전하게 2개의 속성을 쓸 수 있게 된다는 숨겨진 설정이 있었다.
찌찌 부적의 전기 이펙트도 사실 카구라가 전기 속성을 나중에 쓸 수 있다는 잠재력을 나타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뭐, 전기 속성 기술은 각성폼이 아니면 못 쓰지만.'
그래도 각성폼은 선택해도 바로 다음 행동을 할 수 있기에, 중반부에 물속성 적이 등장하면 치사키와 함께 단번에 적을 쓸어버리는 단골 애용 캐릭 중 한 명이 된다.
"가라!"
불과 전기로 이루어진 2마리의 여우가 나를 향해 덮쳐들고 뒤에서 카구라가 이어서 여우불을 쏘아낸다.
게다가 이 염호와 뇌호는 그저 달려들기만 하는 단순한 공격 스킬이 아니다.
내 쪽에서 칼을 휘둘러 공격하면 회피해서 다음 공격을 노리는 일정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이게 그저 마력만 이용된 공격마법과 부적을 이용한 주술의 차이다.
단숨에 상대하는 인원이 3명이 되는 기술.
전투에 있어서는 상당히 유용한 기술이다.
이걸 상대하는 게 그저 그런 적이었다면 단숨에 제압하거나 해치울 수 있었을 거다.
물론 난 일 대 다수를 상대로 하는 훈련도 해왔다.
'검으로는 힘들겠네.'
"5번."
무기를 마법용 지팡이로 만들고 대응을 시작했다.
"리스트릭션 배리어!"
우선 구형의 결계를 펼쳐 염호를 가뒀다.
"뭣!?"
"파워 실드!"
마력을 담은 실드의 강화판 마법을 펼쳐 뇌호의 공격을 일시적으로 막고.
"멀티 매직 미사일!"
카구라가 쏘아낸 여우불의 개수에 맞게 마력의 탄환을 쏘아내 요격한 다음 파워실드를 없앰과 동시에.
"템페스트 버스트!"
퍼어어어엉!
강렬한 바람의 폭발을 일으켜 흔적도 없이 뇌호 날려버렸다.
"아…."
짧은 시간에 모든 공격이 파훼된 것을 보고 카구라가 입을 쩍 벌리고 날 바라보고 있다.
좀 심했나?
그래도 괜히 여기서 미안해하는 반응을 보이면 안 된다.
"대단해, 카구라. 회피도 할 수 있는 소환수… 아니 식신이라고 해야 하나? 그걸 2마리나 소환해서 후방에서 공격하다니. 이거라면 싸움에 큰 유리함을 점할 거야!"
"고마워… 하아, 그래도 루벨트에겐 금방 막혀버렸어."
"풀 죽을 필요 없어, 카구라. 지금 이 스킬을 얻은 지 얼마나 됐어?"
"응? 어… 이틀?"
"그렇다면 앞으로 더 스킬을 갈고닦고 숙련도를 기르면 그만이야! 카구라라면 더 강해질 수 있어. 분명 이 스킬이 갈고 닦아지면… 나도 대응하기 까다로울 거야."
"저, 정말?"
"정말이고 말고. 그리고 카구라랑 같이 파티를 짜면 정말 편해질 거 같은데?"
"그, 그렇지! 헤헤…."
카구라가 강해지기 위한 근원은 나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그러니 그 점을 강조해서 기운을 북돋으니 카구라는 바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분위기도 좋다.
카구라의 실력도 조금이지만 확인도 했다.
물론 카구라의 각성폼에는 더 큰 기술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 수련실 안에서 쓰기에는 수련실이 망가질 수 있으니 못 쓰겠지.
그렇다면 카구라의 볼일도 끝났으니 어디 각성폼의 카구라를 상대로 사랑의 시간을….
"네?! 아, 깜빡했다! 죄, 죄송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응?"
갑자기 카구라가 혼잣말을 하더니 날 바라봤다.
"저, 저기 루벨트! 요루기츠네님이 대화하고 싶으시대!"
"요루기츠네님이? 무슨 소리야?"
"사실… 호신화를 완성하고 요루기츠네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어!"
"그게 정말이야? 대단한데?"
게임에서도 요루기츠네의 힘은 빌릴 수 있어도 목소리를 듣게 되는 전개는 없었다.
"게다가 그… 요루기츠네님이 내 몸을 빌려 직접 말을 전할 수도 있게 됐어!"
연이어서 내가 모르는 전개가 이어졌다.
설마 신이 빙의까지 할 수 있게 되다니.
카구라는 원작보다도 훨씬 강해질 가능성이 보였다.
"그래서 말인데 요루기츠네님이 루벨트에게 꼭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 아, 혹시 감사인가?
야기츠네 신사가 이렇게 성황을 이루게 된 것도 내가 후원했기 때문이니까.
"알았어. 음, 나도 신과 대화하는 건 처음이니까 긴장되네."
"시작할게! …후우우우."
카구라가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
마력이 아닌 영력이라고 짐작되는 신비한 기운이 카구라의 몸에 모이기 시작하고.
카구라가 다시 조용히 눈을 떴다.
카구라가 나에게 보낼 리가 없는 날카로운 눈빛을 하며 팔짱을 끼고 인상을 약간 찌푸리며 날 노려봤다.
"루벨트 엘드라…."
"요루기츠네님이신가요?"
내 물음에 요루기츠네가 살짝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래… 여의 평온을 깨뜨리는 짐승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