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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156화 (156/226)

Chapter 156 - 156.헤프닝은 유연하게!

마리아가 오의를 사용했던 것처럼 강설화가 필드를 전개하자 주변 풍경은 강설화가 가장 기술을 쓰기 적합한 곳으로 바뀌었다.

바뀐 풍경의 이미지는 바로 피겨 스케이트 경기가 열리는 빙판 위.

빙판 위를 가로지르며 강설화는 다리에 마력을 집중시켰고.

"코큐토스!"

공중을 향해 빙판을 밟으며 몸을 회전했다.

그 모습은 마치 피겨 스케이팅의 악셀 점프를 보는 것만 같았다.

회전이 가해진 강설화의 몸. 그 도중 점점 다리에, 정확히는 스케이트 날에 대량의 마력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전의 끝에 다다랐을 때.

강설화는 얼음의 궤적을 그리며 오른발의 스케이트 날이 바닥에 닿은 순간 왼발을 휘둘렀다.

"블레이드!"

얼음의 마력을 극한으로 다리에 집중시킨 강설화의 오의가 거대 변이 포이즌 스파이더를 덮쳤다.

크게 그어진 얼음의 궤적과 함께 태어난 거대한 얼음의 칼날이 마치 두부를 자르듯 몬스터의 몸을 찢어발겼다.

몬스터를 해치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설화의 오의는 루크치아에게까지 도달하고 있었다.

"읏…! 철벽사(鐵壁絲)!"

루크치아의 손에서 나오는 검붉은 실이 마치 벽과도 같이 촘촘히 짜져서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부딪치는 얼음의 칼날과 강철과도 같은 실로 만들어진 벽.

승리는 강설화의 수치와 분노가 가득 들어간 얼음의 칼날이었다.

쩌어어어억!

철벽의 실다발이 얼어붙으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그걸 끝으로 얼음의 칼날 또한 사라졌다.

"망할 꼬맹이가! 그렇게 아이들이 죽는 게 보고 싶…."

"으아아아아아아!"

갑작스러운 반격에 성을 내던 루크치아를 향해 잘린 철벽사의 사이로 강설화가 빠져나와 루크치아를 향해 돌진했다.

"누가 꼬맹이라는 거야! 이… 망할 할망구가!"

뻐어어억!

강설화의 분노의 오른 스트레이트가 루크치아의 안면에 정확히 박혔다.

겉으로 보기에는 가냘파 보이는 강설화의 손이지만 그 안에는 마력에 각성한 헌터의, 일반인을 초월한 근력이 담겨 있다.

루크치아가 강설화의 주먹을 맞고 뒤로 쭉 날아갔다.

"하아, 하아, 하아."

거칠게 숨을 내쉬며 강설화가 앞을 바라봤다.

그사이 난 자리에서 일어나 강설화의 곁으로 다가갔다.

"좋은 펀치였어."

"…미약 처음부터 소용없었던 거야?"

"아니, 지금도 돌고 있어 내가 참고 있을 뿐이지. 그보다 집중해. 아직 안 끝났어."

"…!"

강설화가 눈을 크게 따며 바로 루크치아가 날아간 앞을 바라봤다.

바닥에 널브러졌던 루크치아는 어느새 일어나 악귀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용서 못 해… 망할 꼬맹이들이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 고아원 아이들은 다 상관없다는 거지! 좋아, 내가 다 죽여주지!"

"아, 안 돼!"

강설화는 방금 일격으로 루크치아를 기절시킬 생각이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2장 보스인 루크치아가 그리 쉽게 쓰러질 리가 없다.

루크치아는 아공간 밖에 있는 몬스터에게 신호를 보내려고 팔을 위로 뻗었다.

하지만.

"소용없다, 루크치아. 네가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그 몬스터들이 고아원을 습격할 일은 없으니까."

"뭐라고? …!? 신호가 끊겼어? 이게 대체…."

"조짐은 예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내 나름대로 조치를 했지."

엘드라 산하에 있는 길드.

노블레스의 길드원들에게 미리 고아원에서 대기를 하며 몬스터의 기색이 느껴지면 바로 대응해달라고 부탁해놨다.

그리고 몬스터의 처리가 다 끝나면 내가 있는 던전까지 와달라고 지시까지 내려놨지.

"대체 어떻게…."

"엘드라를 얕보지 마라, 스트렌저. 네년의 비열하고 저열한 작전을 눈치 못 챌 줄 알았나? 뭐, 설마 미약을 쓴 교미쇼를 할 줄은 몰랐지만. 생각보다 천박한 여자였군."

"이, 이이익…!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인질을 잡지 않아도 네녀석들 따위 나 혼자서도 해치울 수…."

"자신감 넘치는군. 과연 어디까지 가는지 볼까?"

새로운 아이템을 시험할 때다.

헤파이 안에서 오늘을 위해 준비한 아이템.

대 스트렌저 및 대 몬스터 용 버프 아이템을 꺼냈다.

그건 바로 캡슐 형태의 주사다.

몇 년간의 연구에 연구를 더해 만들어낸 후붕쿤의 연구 결정체 중 하나.

원래는 특수한 혈통을 가진 자밖에 다룰 수 없는 힘을 정제하고 정화하고 또 개조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일시적이나마 다룰 수 있게 만드는 아이템이다.

통칭 노블레스 블레이즈.

블블의 원래 이름을 존중하며 내린 이름이다.

푸슉!

목에 주사를 꽂으며 약물을 주입한다.

"엘드라, 방금 뭘 한 거야?"

"보고만 있어 줘."

"하하! 뭐야? 진정제라도 놨니? 하긴 미약이 안 들을 리 없지! 하지만 그 정도로 날 쓰러뜨릴 거라는…."

"왜 진정제라고 생각하는 거지? 이건… 널 확실히 쓰러뜨리기 위한 수단이다."

"뭐라고?"

"5번."

지팡이를 꺼내 바닥에 꽂으며 우선 퇴로를 막는다.

"봉쇄결계 전개."

우우우우웅!

아공간을 중심으로 루크치아가 도망가지 못하게 봉쇄하는 결계를 펼쳤다.

"결계 이딴 결계로 날 가둘 수… 뭐야?"

보통 결계가 아니다.

스트렌저와 몬스터에게 아주 치명적인 결계지.

"뭐야. 이 힘은 너…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식은땀을 흘리며 루크치아가 날 쳐다봤다.

하긴 그럴 만도 하겠지.

갑자기 본능적으로 자신들을 위협할 힘으로 구성된 결계에 갇히고.

"각오해라, 루크치아. 네가 벌인 저열한 짓의 심판을 받을 때다."

더욱 분위기를 내기 위해 내가 일시적으로 부여된 힘을 담아 듬뿍 마력을 내보내고 있으니.

루크치아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존재가 흉흉한 기운을 내뿜으며 다가오는 거와 같은 기분일 거다.

뭐, 루크치아는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죽이진 않겠지만… 혼을 내줄 순 있지.

"3번."

마침 좋은 기회니 지팡이를 넣고 카타나를 꺼내며 루크치아를 향해 달려나갔다.

"오, 오지 마! 오지 말라고오오오!"

촤아악!

루크치아의 손가락에서 검붉은 실이 뿜어져 나와 땅을 가르며 나를 향해 쏘아졌다.

바닥을 가를 정도의 날카로운 절삭력을 지닌 실의 공격.

평범한 무기라면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반격한 순간 몸과 함께 잘려 나갈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 공격이 스트렌저의 공격이라면 지금 나에겐 한없이 약한 공격이 된다.

일시적으로 기운과 융화된 마력을 카타나에 담으며 쇄도하는 실을 향해 검을 뽑았다.

황금색으로 불타는 마력이 감싸진 칼날은 그저 칼이 평범한 실을 자르는 것처럼 루크치아의 실을 끊어냈다.

"마, 말도 안 돼! 나의 절참사가!? 으아아아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지 못하고 패닉에 빠진 루크치아가 연속으로 실을 날려 보냈다.

몇 번을 보내도 소용없다.

루크치아가 날리는 실을 차례대로 베어내며 루크치아와의 거리를 좁혔다.

"오, 오지 말라고 했잖아아아아아아아!"

자신을 멸할 수 있는 존재가 다가오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루크치아가 힘을 끌어모으는 게 느껴졌다.

"망라참사(網羅斬絲)!"

촘촘하게 짜여진 그물과도 같은 실이 단번에 펼쳐져 나를 향해 덮쳐왔다.

이건 기운을 두른다고 하더라도 평범한 공격으로는 베어낼 수 없는 루크치아의 오의였다.

원래라면 필드를 전개해야겠지만 이 아공간 전체가 루크치아의 필드나 마찬가지니 곧바로 발동할 수 있던 거겠지.

"도련님!"

"엘드라!"

"루벨트 님!"

루크치아의 무시무시해 보이는 공격이 나를 향하는 걸 보고 놀라며 날 부르는 세 명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선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지.'

그게 하렘을 이룰 남자가 보여야만 하는 모습이다.

"필드 전개."

우우우우우웅!

기운과 융화된 마력을 대량으로 주변에 퍼트린다.

파지지지지지직!

전기의 마력을 카타나에 담으며 최근 손에 넣으며 완전히 습득한 오의를 루크치아의 오의를 향해 휘둘렀다.

"광천뇌참!"

콰르르르르르르릉!

천둥번개 소리와 함께 황금의 전격이 흉악한 그물을 잘라냄과 동시에 태웠다.

"아, 아, 아아아아…!"

자신의 오의까지 허망하게 파훼되어 루크치아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그토록 남들의 절망을 보며 즐기던 루크치아는 자신의 상상을 뛰어넘은 내 존재로 인해 절망을 깨닫게 된 것이다.

'네가 느낄 절망은 겨우 이 정도가 아니라고, 루크치아.'

멈추지 않고 루크치아의 바로 앞까지 나아간 나는 땅을 즈려밟으며 카타나를 집어넣고 주먹을 쥐며 뒤로 당겼다.

그리고 다음 순간 주먹을 내지르며 루크치아의 복부를 가격함과 동시에 주먹에 담겨 있던 기운을 루크치아의 내부에 불어넣었다.

뻐어어어어엉!

"크헉!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스트렌저에게 있어서 천적인 다름없는 기운을 내부에 심어진 순간 고막이 아파져 오는 비명을 내지르며 루크치아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도련님!"

내 곁으로 리제가 먼저 다가왔다.

"몸은 괜찮으신 겁니까?"

"걱정 마, 리제. 멀쩡하니까. 그보다 루크치아의 구속을 부탁해."

"하지만…!"

"정말로 괜찮아. 아니… 좀 이상이 있긴 하네."

"이상…! 대체 어떤 이상이…!"

다급하면서도 정말로 날 걱정하는 리제에게 난 귓가에 속삭였다.

"미약 때문에 자지에 계속 피가 꿀렁꿀렁 몰려드는 느낌이 생소해. 그리고 몸이 후끈거려."

이게 비아그라를 먹은 남자의 기분이라는 걸까.

"…멀쩡한가 보군요. 구속하고 오겠습니다."

"부탁해, 리제."

리제가 루크치아를 구속하는 사이 강설화와 마리아가 다가왔다.

"결국 이번에도 네가 스트렌저를 쓰러뜨렸네."

"루벨트 님! 감사합니다! 루벨트 님 덕분에 형제자매들이…!"

"강설화 네가 몬스터를 쓰러뜨려 준 덕분이야. 난 루크치아에게 집중할 수 있었어. 그리고 마리아 이런 걸로 감사하지 않아도 돼. 나한텐 당연한 거니까."

"그래도 감사합니다, 루벨트 님!"

기도하듯 양손을 맞잡으며 미소를 짓는 마리아.

좋아. 그렇게 감사하면 나중에 잔뜩 야한 플레이를 해볼까.

"아! 그러고 보니! 너 나 덮쳤을 때 가슴 만졌었지! 가, 가슴까지 만질 필요 없었잖아!"

"아니, 그 정도도 하지 않으면 루크치아를 속이기엔… 윽!"

그때 순간적으로 온몸에 열이 올라와 정신이 어지러웠다.

"뭐, 뭐야? 왜 그래?"

"루벨트 님!?"

"아…."

갑작스러운 열의 상승과 어지러움으로 몸의 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순간 시야가 바뀌더니 초조한 얼굴을 한 강설화가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쓰러진 날 받아서 든 건가?

"야! 엘드라! 왜, 왜 그래! 정신 차려! 엘드라!"

"도련님!"

멀리서 놀란 리제가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거 아무래도….'

노블레스 블레이즈의 부작용 아니면 노블레스 블레이즈를 미약 쓴 상태에서 쓴 부작용이 온 거 같았다.

목숨이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우선 지금 당장 제정신을 유지할 수는 없을 거 같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숨도 가빠지고 더욱 자지에 피가 몰려서 어지러운 정신 사이에서도 매우 꼴릿꼴릿한 감각이 남아있다.

마치 일주일은 금딸한 그런 느낌.

'이거 나중에 정신 차리면… 시원하게 싸질러야겠는데.'

"미안… 잠시 잘게."

"잠깐! 엘드라!"

"루벨트 님!"

"도련님!"

날 부르는 모두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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