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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131화 (131/226)

Chapter 131 - 131.신기술은 유용하게!

"가, 갑자기 뭘 묻는 거야!"

"사랑 이야기인데?"

"그니까 그걸! 콜록! 왜 묻는 건데."

"당연히 친구인 네가 예슬이랑 잘나가는지 궁금해서지. 말했잖아. 내가 너랑 예슬이 잘 되게 도와준다고."

"그야 그렇지만…."

"일단 너랑 예슬이가 어느 정도 나갔는지 알아야 내가 조언이라도 해줄 거 아니야."

"정보가 없으면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없으니까요."

"유메, 너도 궁금하지?"

"어… 응. 솔직히 궁금해."

'내 편은 아무도 없구나!'

이시훈은 오늘 들어 가장 큰 소외감을 느꼈다.

"그래서 진도 어때? 키스는 했어?"

"키, 키스라니…! 너!"

"했어, 안 했어? 빨리 말해."

"키, 키스야 당연히 했지!"

"오. 그래? 언제 했어! 자세히 말해 봐."

"매우 흥미로운 주제네요."

"시훈아, 들려줘!"

"너희 진짜…!"

이시훈은 부끄러워서 말하기 싫었지만 3명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내뱉었다.

자원 봉사활동을 끝내고 각자 귀가하는 도중 이시훈은 김예슬의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

김예슬도 그런 이시훈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고 이시훈은 용기를 내서 김예슬의 손을 잡고 귀가했다.

풋풋하게 서로 얼굴을 붉히며 걸어가는 이시훈과 김예슬 그렇게 걸어가며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두 사람.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면 김예슬의 집까지 도착하게 됐다.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돌아가려는 이시훈을 김예슬이 불러 멈췄다.

"시훈아!"

"응? 왜 예슬…"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 순간.

쪽! 하고 김예슬은 이시훈의 볼에 입을 맞췄다.

화아아악! 하고 빨개지는 이시훈의 얼굴 마찬가지로 김예슬의 얼굴 또한 새빨갛게 홍조가 나타났었다.

"잘 들어가!"

"으, 응."

이시훈은 집으로 들어가는 김예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멍하니 입술의 감촉이 아직 남은 볼에 손을 대며 가만히 서 있었다.

"그게 내 첫 키, 키스야. 다 들었지!"

그런 에피소드를 부끄러움을 참아가며 토해냈고 얘기를 들은 루벨트, 유메, 리제는 매우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 뭐야! 그 얼굴은! 뭔데! 뭐 이상하냐!"

"아니, 시훈이 네 얘기에는 이상한 건 없거든? 오히려 진짜 풋풋해서 뭐랄까 아빠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느낌의 얘기야."

"그 평가는 또 뭐야!"

"일단 끝까지 들어."

"윽."

"시훈아. 나는… 나는 키스를 얘기한 거거든? 뽀뽀라고 말한 적 없다? 설마 너 뽀뽀도 볼키스라고 말하는 거야? 진짜로?"

"…."

이시훈은 루벨트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사실 키스도 한 적 없어서 분한 마음에 뽀뽀 에피소드도 키스로 취급한 것이었다.

그런 이시훈의 속마음을 오래 지내온 루벨트는 바로 알아차렸다.

"왜 쓸데없이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하는 거야, 시훈아. 안쓰럽다, 야."

"시끄러! 그, 그러는 너는 얼마나 나갔는데! 너도 하렘차렸다고 해도 여자애들도 많으니까 나랑 비슷비슷한 거 아니야!"

""음?""

"응? 뭐, 뭐야. 다들. 내 말 맞잖아! 유메, 너도! 루벨트랑 그… 뽀, 뽀뽀 정도밖에 안 했으면서!"

"응?! 아, 그게… 그…."

유메는 시훈이의 추궁에 매우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피했다.

"어? 뭐야? 그 반응 뭐야? 설마 더, 더 나간 거야? 크흑! 그래. 키스까지는 했겠지, 루벨트라면 그 정도는 한 거지? 그래도 나도 키스라면 예슬이랑 가까운 날에 꼭…!"

"시훈아."

"왜!"

루벨트는 지금 이시훈이 하고 있는 가장 큰 착각을 정정해주려고 했다.

"착각하는 거 같은데 말이야. 유메랑 리제는 내 여자야."

"누가 뭐래! 그게 왜."

"보통 남자가 내 여자라고 당당히 말할 정도면 어떤 관계까지 나갔을까?"

"어떤 관계라니 그야…."

이시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어떤 결론에 다다랐고.

"서, 설마…!"

눈을 번쩍 뜨며 자신의 친구인 3명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춰 루벨트는 유메와 리제의 어깨를 끌어안았고 리제는 루벨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유메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면서도 루벨트의 가슴팍에 손을 가져갔다.

"허업!"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한 이시훈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으며 반사적으로 주먹을 자기 입으로 집어넣었다.

시훈이가 웃긴 포즈로 경악하고 있었다.

3초간 멈췄던 시훈이는 주먹을 입에서 떼고 바들바들 떨리는 눈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너, 너희… 너희 대체 어, 어, 언제…."

둔감 주인공의 표본이었던 시훈이.

그런 시훈이도 나랑 지내면서 그래도 조금은 개방적이거나 눈치도 빨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하는 거나 연애 진도는 아직도 둔감 주인공 그대로였던 모양이다.

설마 사귄 지 한 달은 넘었을 텐데 뽀뽀로 진도가 멈춰 있다니.

마치 인기 절정인 순정만화가 어떻게든 돈을 벌기 위해 계속 질질 끌면서 억지로 늘린 듯한 진도잖아.

나도 남의 연애 진도에 일일이 참견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상대는 다름 아닌 내 친구인 시훈이고.

나는 사랑하는 여자하고 하는 섹스가 얼마나 기분 좋고 행복한지 뼈저리게 아는 사람이다.

그런 나로선 친한 친구인 시훈이가 빨리 이 행복을 알았으면 좋겠고 되도록 아주 원만하고 능숙하게 거사를 치렀으면 했다.

'그래서 거사 치를 땐 말하라고 했는데…,'

이대로 가다간 거사를 치르는 건 3학년이 될 때 할까 말까 할 정도다.

'우선 시훈이를 도발하면서 진도 나가는 거에 좀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으로 만들어야겠어.'

당황하고 있는 시훈이를 향해 당당히 말했다.

"응? 그야… 이어진 날 바로지."

"이어진 날 바로!?"

"뭐, 좀 진도가 빠르긴 하지만 그래도 난 후회 없어. 그치 유메?"

"응?! 아, 그… 응♡"

"어어어…."

시훈이가 믿기지 않는 눈으로 유메와 나를 바라봤다.

뭐, 그러기도 하겠지.

보통 사귀었다고 하지만 자기가 아는 친구들이 떡치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시훈이에게 현실을 최대한 충격적으로 알려줄 때다.

"유메는 평소에도 귀엽지만… 그날은 더욱 귀엽고 사랑스러웠어. 어떻게 사랑스러웠냐면…."

"마, 말하지 마…!"

시훈이가 귀를 막으며 바들바들 떨었다.

"친구의 그런 적나라한 첫날밤 얘기 듣긴 싫어…!"

"루, 루벨트. 나도 부, 부끄러우니까 그 얘기는…."

"흐음, 난 잔뜩 사랑하는 유메랑 일군 추억을 자랑하고 싶었는데."

"아… 루, 루벨트가 그렇다면 시훈이한테 얘기해도 돼. 시훈이도 나 많이 응원해줬으니까…."

"유메 넌 거기서 꺾이지 마! 좀 더 부끄러워하라고! 그리고 루벨트 너! 이런 데서 그런 얘기하지 마! 여기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흠, 하긴 그러네. 그러면 자리를 옮길까."

"뭐?"

시훈이를 데리고 유메, 리제와 함께 저택으로 돌아왔다.

"어머, 시훈아! 유메! 어서 오렴!"

"하하하! 반갑구나!"

"아, 안녕하세요! 아저씨,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아, 아저씨, 아주머…니."

"이런이런! 유메! 아직도 어색한가 보구나!"

"우리는 어머님 아버님이라고 불러도 되는데! 오호호호!"

"그, 그런… 아직 그… 결혼도 안 했는데…."

"루벨트랑 사귀었다면 그건 결혼이나 다름없단다!'

"맞아, 우리 루벨트는 아주 책임감 넘치고 장한 아이니까! 한 번 책임진 여자는 절대 놓지 않는단다."

"하하하! 그거야 당연하죠, 어머니! 아버지! 유메도 내 아내가 될 거라고요."

"아, 아아아…!"

돌아가는 김에 어머니 아버지에게도 인사를 드렸다.

아직 어머니 아버지를 시어머니 시아버지처럼 대하는 게 어색한 유메의 모습은 여전히 귀여웠고 시훈이는 그런 유메를 조금 동정하듯 쳐다봤다.

인사를 마치고 내 방으로 이동했다.

"저기… 루벨트. 왜 난 저택으로 부른 거야?"

"곧 얘기할 거야. 그전에… 잠시 방 밖에서 기다려줄래. 잠시 유메하고 리제랑 얘기할 게 있어서."

"응? 그, 그래."

시훈이가 잠시 방 밖으로 나가고 나는 유메랑 리제에게 말했다.

"유메야, 리제. 솔직히 말해서… 시훈이의 진도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아?"

"느리네요."

"음… 사, 사람마다 진도라는 게 있으니까. 그래도 뭐… 응. 느리다고 생각해."

"난 말이야. 친구로서 시훈이도 빨리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런데 지금 시훈이 꼴을 보면 행복이 이루어지려면 한참 먼 거 같아."

"동감입니다."

"아무리 시훈이라도 그렇게 늦진 않을 거야. …아마."

"유메, 리제. 난… 난 시훈이가 더 빨리 행복해지길 원해. 그러니까 오늘 시훈이에게 특별 조치를 하고 싶어."

"특별 조치? 뭔데?"

"사실 이걸 하기 위해서는 너희의 협력이 필요해."

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유메하고 리제에게 말했다.

"우리가 하는 걸 시훈이에게 보여주면서… 시훈이에게 섹스란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려주는 거야!"

"뭐!?"

"흠, 역시 그런 방향으로 나가는 거군요."

"시, 시훈이한테 우리가 하는 걸 보여주고 아, 알려주다니! 그건…."

"유메야. 충분히 부끄러운 건 알고 있어. 그래도 난… 시훈이하고 예슬이의 행복을 위해 꼭 시훈이에게 이 조치를 처방하고 싶어!"

"그, 그치만… 으으으."

"도련님. 혹시나 해서 묻습니다만. 설마 저희 둘 중 시훈이를 예습시킨다고 시훈이랑 관계를 맺으라는 소리는 아니시겠죠?"

"설마! 그럴 일은 없어!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왜 시훈이가 내 여자랑 하는 건데!"

"그렇군요."

"휴우, 그, 그런 말은 아니구나."

"당연하지. 그리고 시훈이의 동정은… 예슬이가 가져가야지!"

"어…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예습이 될까?"

"그건 걱정 마, 유메야! 다 방법이 있으니까! 그럼… 둘 다 허락해줄 수 있어?"

"전 도련님이 원하신다면 어떤 것이든 따를 겁니다."

"나, 나도 부끄럽지만 괘, 괜찮아! 루벨트가 원한다면 할게!"

"고마워!"

내 말을 이해해주고 따라주는 여자를 두어서 정말 행복했다.

둘의 허락도 떨어졌으니 바로 핸드폰을 꺼내 시훈이의 예습을 위한 도구를 마련하기 위해.

[여보세요! 무슨 일이십니까, 도련님!]

후붕쿤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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