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5 - 125.유혹은 대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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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주말.
마리아 약속한 대로 난 마리아가 살고 있는 교회가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향했다.
"여기가 그곳이군."
블블에서도 마리아가 고아원 출신이라는 건 나온다.
하지만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블블이니 마리아가 사는 고아원은 언급만 될 뿐 직접 가는 이벤트는 없었다.
즉 나는 블블에서 못 본 새로운 맵 개방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곳이 나에게 현실이라는 건 알고 있어도.
'이런 식으로 즐기는 것도 즐겁게 사는 방법이지.'
오로지 이 세계가 내가 플레이했던 블블이 기반인 세계라는 걸 아는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고아원은 교회에서 대략 걸어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지어져 있었다.
"루벨트 님! 어서 오세요!"
고아원의 앞에서 수녀복을 입은 마리아가 나를 맞이했다.
"안녕, 마리아."
마리아의 수녀복 버전.
전투할 때 입는 꼴리는 수녀복이 아닌 평범한 수녀복 버전의 마리아는 보기 신선했다.
'DLC로도 평범한 수녀복 버전은 있었지만… 20년 만에 보는 거니.'
마리아가 입은 수녀복은 평범하게 온몸을 가리는 수녀복이었다.
하지만 수박만 한 마리아의 가슴은 평범한 수녀복도 매우 꼴려 보이게 했다.
"수녀복도 잘 어울리네."
"그,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마음을 담아 칭찬하니 쑥스러워하며 마리아가 얼굴을 붉혔다.
"아! 들어와 주세요. 원장님도 기다리고 계세요."
"알았어."
마리아를 따라 고아원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없네?"
"오늘은 정기적으로 있는 소풍 날이에요. 대부분은 지금 인솔 교사님과 함께 밖에 나갔답니다. 그래서 지금 고아원에 있는 건…."
"마리아 누나."
"마리아 언니."
설명을 하던 도중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남녀가 마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요한, 시이나. 이제 아르바이트 가는 건가요?"
"응."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야?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두 사람에게 소개할게요. 이분은 루벨트 님이시랍니다."
"루벨트?"
"아! 그 뉴스에 나온 사람! 황금의 기린아 맞지?"
"네, 맞아요."
내가 누군지 알고 놀란 두 사람은 바로 마리아에게 질문했다.
"어째서 그런 사람이 여기에 온 거야?"
"혹시… 마리아 누나의…."
"아, 아니에요! 송구스럽게 그럴 리 없잖아요, 요한!"
"그럼 왜 이렇게 유명한 사람이 여기 온 건데?"
"맞아, 마리아 언니. 진짜 언니 남친 아니야?"
"그… 크흠. 두 사람에게도 얘기해야겠네요."
헛기침하며 마리아는 나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루벨트 님은 실은 예전부터 저희를 지원해주시고 있었답니다. 오늘은 얼마나 고아원의 상태가 좋은지 보러 오신 거예요."
"뭐? 진짜?"
"이 사람이 우릴 지원한 사람이었어?"
"네. 그래서 지금부터 원장님을 뵈러…."
""감사합니다!""
마리아의 말에 채 끝나기도 전에 요한과 시이나는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루벨트 씨가 주신 지원금으로 저희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요!"
"애들도 배고파하지 않고 지금은 소풍도 갈 수 있게 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마음이 상냥한 마리아가 돌봐온 애들이라 그런지 심성이 고아 제대로 감사할 줄 아는 애들이었다.
"그 감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지원한 보람이 생기네. 아르바이트 있다고 했지? 어서 가봐."
""네!""
휙 고개를 든 두 사람은 우리를 지나쳤다.
두 명의 뒷모습을 잠시 본 다음 마리아에게 말했다.
"착한 애들이네."
"네.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 모두 착해요."
"이럴 거면 좀 더 일정을 미룰 걸 그랬어. 다른 애들도 보고 싶었는데."
"죄, 죄송해요. 이미 정해진 소풍날을 바꿀 순 없어서."
"아니, 탓하는 게 아니야. 그리고 만나는 거야 다음에 또 오면 되잖아? 원장님이 기다리실 테니까 가자."
"네!"
마리아를 따라 원장실로 들어갔다.
원장실에는 중년의 수녀가 앉아 있었다.
"어머! 어서 오세요. 루벨트 엘드라 님. 이 고아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테레사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테레사 수녀님."
원장실에서 테레사 수녀님과 몇 분 정도 대화를 나누었다.
내용은 직접 만나서 정말로 기쁘다.
지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등 그런 감사를 전하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인자한 미소를 지은 테레사 수녀님은 마리아를 보며 말했다.
"마리아, 루벨트 님에게 고아원을 구경시켜드리렴."
"네, 테레사 수녀님."
원장실을 나가 마리아를 따라 고아원을 둘러봤다.
평소 아이들이 함께 식사하는 곳, 어린아이들이 유치원 대신 수업을 받는 곳, 놀이터, 기도실 등등.
소풍을 가거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아이들이 없는 빈 고아원을 둘러봤다.
지원금을 보낸 덕에 어디든 전부 깨끗하게 청소하고 관리된 게 잘 보였다.
"여기는 아이들의 방이에요. 어린아이들은 5명씩 같은 방에 자고 큰 형제자매들은 각각 방을 가지고 있답니다. 아, 그래도 큰 형제자매들 방에는…."
"알고 있어, 마리아. 다들 사생활이 있는 공간에 침범하는 건 싫어하잖아?"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대신… 그 제 방으로 안내할게요."
"괜찮아?"
"네. 오히려 루벨트 님 덕분에 저도 이렇게 잘살고 있다고 보여드리고 싶답니다."
마리아를 따라 마리아의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제 방이에요."
마리아의 방은 깔끔한 여자의 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으면서도 여성스러움 풍기는 물건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조금 큰 사이즈의 옷장이었다.
"마리아는 옷을 사는 게 취미라고 했었지?"
"아, 네. 귀엽거나 예쁜 옷을 보면 사고 싶어져서… 낭비까지는 아니어도 쌓이고 말더군요. 보시다시피 옷장도 조금 넓은 걸로 장만했답니다."
쑥스럽게 웃은 마리아는 살며시 옷장을 만지며 말을 이어갔다.
"이 옷장을 살 때도 테레사 수녀님에게 정말 많이 부탁드렸답니다. 그때가 그립네요. 마력이 각성한 후라서 헌터가 돼서 옷장값은 제가 나중에 낼 거라고 조금 고집을 부렸었답니다."
"고집을 부리는 마리아라니 상상이 안 가는데?"
"후훗, 저도 고집 정도는 부리는 평범한 여자인걸요."
그 대화를 끝으로 잠깐 침묵이 일어났다.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마리아는 조금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왜 긴장하고 있는지 짐작은 갔다.
남자와 방에 둘이서만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애초에 '자신의 방에 나를 들였다'라는 상황 자체가 마리아가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일 거다.
침묵을 가지던 마리아가 입을 열었다.
"루벨트 님."
"응."
"전… 정말로. 정말로 루벨트 님에게 감사하고 있답니다. 루벨트 님 덕분에 이런 생활을 보내고… 형제자매들도 행복하답니다."
"그 말은 몇 번이나 했잖아?"
"몇 번을 해도 부족할 정도예요. 그래서 전… 제 나름대로 루벨트 님에게 보답을 드리고 싶어요. 그저 이렇게 저희가 지내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는 제 마음이 충분치 않답니다."
"그래? 난 정말 괜찮지만… 알았어. 그럼 혹시 지금 마리아가 나한테 줄 보답이 있는 거야?"
"…네."
천천히 마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벨트 님은 신사시지만 여성을 좋아하시지요?"
"뭐… 나도 남자니까."
"그리고 하렘을 구축하실 생각이시고요."
"응. 엘리도 허락해줬으니까 물론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많은 여성을 책임질 생각이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에요. 그리고 루벨트 님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분이시니 하렘을 선언하시더라도 루벨트 님이라면 걱정 없다고 저도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 마리아."
"하지만 그… 가끔은 책임을 지지 않고 루벨트 님의 욕망에 따라 행동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마리아?"
"부디 괜찮으시다면 제가 그…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욕망의 배출구가 됐으면 한답니다."
펄럭! 하고 마리아가 자신의 수녀복 치맛단을 과감하게 들쳤다.
"마… 리아?"
치마 안에 드러난 광경에 난 눈을 크게 뜨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허벅지 중간까지 드러난 마리아의 하얀 스타킹과 드러난 뽀얀 마리아의 살결.
그리고 중요 부위만을 아슬아슬하게 가린 하이레그 티팬티가 드러났다.
그 광경은 수녀복 안은 알몸이라고 생각해도 마찬가지일 정도로 엄청난 노출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루벨트 님… 제가 루벨트 님에게 드릴 보답은 바로 저의… 몸이랍니다. 루벨트 님이 원하신다면 부디…."
들쳐진 수녀복 안의 마리아의 피부에서 송글송글 맺힌 땀이 흘러내렸다.
지금, 이 순간이 오기 전까지 흥분으로 인해 흘리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부디 제 몸을 마음대로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책임 같은 건 생각하지 않으셔도 되니 마음껏 제 몸으로… 루벨트 님의 욕망을 토해내 주시길 바랍니다. 평소 사귀는 분들에게는 못했던 행위를 전부 저로 해소해… 주세요."
마리아가 생각한 보답이란 자신의 몸을 이용한 무책임 성욕배출 서비스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이 방에 온 순간부터 그런 분위기는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나 직접적으로 자신의 몸을 이용해 날 유혹하며 보답하겠다고 말할 줄을 몰랐다.
그래도 명색이 수녀인데 이런 야한 보답을 스스로 한다고 말하다니.
마리아는 원래부터 야한 소질이 듬뿍 있는 게 아닐까 고찰하게 될 정도다.
게다가 저런 아슬아슬한 티팬티까지 입다니.
전생의 커뮤니티에 우스갯소리로 있던 소리가 사실은 진실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성녀 혹은 수녀는 음란한 게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