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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121화 (121/226)

Chapter 121 - 121.중간고사는 수월하게!

디아스 선생님과 인공던전을 빠져나오고 시험을 본 학생들이 쉬는 대기실로 향했다.

"아, 루벨트."

"수고하셨습니다, 도련님."

"오호호호! 수고하셨어요, 루벨트 님!"

"루벨트! 어서 와!"

대기실에 들어가니 다른 인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루벨트, 너도 현직 헌터가 와서 시험 봤어?"

"응. 시훈이 너도?"

"그렇다니까 설마 중간고사에 이런 서프라이즈가 있을 줄이야. 현직 헌터분들 진짜… 강하시더라."

시훈이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푸념했다.

뭐, 아무것도 모르는 생도 입장에서는 순조롭게 나가던 시험에서 갑자기 이길 수 없는 상대가 떡하니 나타나니 푸념하고 싶겠지.

"그래서 빵점이라도 맞았어?"

"설마 빵점이겠어! 나 엄청 잘하고 있다고 칭찬까지 받았는걸! 무려 B급 헌터 중에서도 유망하다고 소문난 델렌 씨가 말해줬다고! 아참. 루벨트 넌 누구였어?"

"디아스 선생님."

"뭐?"

"디아스 선생님. 우리 담임."

"지, 진짜로? 디아스 선생님이? 분명 디아스 선생님은 등급은…."

"A지. 뭐, 어쩌겠냐. 내가 뛰어나서 디아스 선생님이 배정될 수밖에 없는데."

"윽… 사실이긴 해도 일부러 그렇게 짜증 나게 말하기야!"

그치만 너 놀려먹는 게 재밌는걸?

그런데….

치사키는 왜 저렇게 축 늘어져 있는 거야?

"치사키, 왜 그래?"

"아빠…."

"응?"

"내 상대 아빠였다고! 무슨 실력 다시 보겠다고 엄청 빡세게 대련해서 힘들어…."

치사키의 대련 상대는 초대된 사범님이었나 보다.

사범님도 실력을 따지자면 A급 상당이니 초대될 거라곤 생각했지만 설마 치사키를 직접 상대할 줄이야.

딸인 치사키를 엄청 이뻐하는 사범님도 검사로서 대련할 때는 정말 진지하니 치사키가 얼마나 고생했을지는 상상이 갔다.

"수고했어."

"수고했으면 상 받고 싶은데…."

치사키가 기대가 담긴 시선을 보냈다.

이거 나중에 힘들었던 만큼 기분 좋게 만들어달라는 거 같은데… 뭐, 이 정돈 들어주지.

"나중에."

"아싸!"

내가 허락하니 치사키는 바로 기운을 차렸다.

혹시 이 말 꺼내려고 일부러 축 늘어진 척을 한 건가?

만약 그렇다면 치사키의 성적인 영악함이 많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었다.

"사범님은 어딨으셔? 인사 좀 드리고 싶은데."

"다른 생도들 시험도 있다고 그냥 던전에 있겠데."

"그렇구나."

아무래도 디아스 선생님이 나랑 같이 나온 건 나랑 할 때만 보스 역할을 맡은 거라 추측됐다.

"그보다! 사제는 우리 담임쌤이랑 했다면서! 어땠어? 쌤 강했어?"

호기심에 초롱초롱 눈빛을 빛내며 물어오는 치사키.

이런 모습은 입학식 때랑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야 파권이란 이명에 어울리는 실력이셨어. 나도 몇 대 맞고 얼마나 아프던지."

사실 안 아팠지만.

"루벨트 님?!"

"루벨트!? 마, 맞았다니, 괜찮은 거야!?"

"다친 데는 없는 거야!?"

엘리, 유메, 카구라가 허둥지둥 놀라며 나에게 물었다.

"하하, 괜찮아. 주먹이 맵긴 했지만 디아스 선생님도 조절해주셔서 크게 다치진 않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미소를 지으며 3명에게 감사를 하자 모두 약간 얼굴을 붉혔다.

응. 이 나에게 반해 있다는 이 풋풋한 느낌의 표정.

아주 좋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제대로 나에게 호감과 애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직접 보는 것만큼 흐뭇하고 뿌듯한 것도 거의 없지.

"오늘은 모두 수고했으니 학교 끝나고 파티라도 하는 건 어떨까?"

"오? 파티! 좋지! 파티하자! 파티!"

"시훈이도 예슬이 부르는 건 어때?"

"예, 예슬이도?"

"그래."

슬며시 시훈이에게만 들릴 정도로 자그맣게 말했다.

"축하파티라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 만들 수 있잖아?"

"꿀꺽… 초, 초대해볼게! 아, 그러고 보니. 마리아도 부르는 건 어떨…까?"

"물론 좋지."

시훈이가 말하지 않았으면 그냥 내가 알아서 초대했을 거지만.

역시 같은 자원봉사 동아리라고 시훈이는 마리아를 챙기려는 낌새를 보였다.

"연락처는 내가 아니까 내가 알아서 말 걸게."

"아, 응."

축하 파티라면 노래도 빠질 순 없지.

"후우, 아이카 힘들어…."

"설마 마지막에 현역 헌터가 나올 줄이야…."

마침 시험을 끝내고 온 아이카와 아나스타샤가 대기실에 들어왔다.

"아이카, 아나스타샤."

"아! 루벨트 님!"

"무, 무슨 일이신가요!"

말을 걸자 두 사람은 바로 힘들어하던 기색을 없애고 방긋 미소를 지었다.

"오늘 시험 끝난 기념으로 축하 파티할 예정이거든. 괜찮다면 둘도 와줘서 노래도 불러줬으면 하는데 안 될까?"

"루벨트 님과…!"

"파티…! 물론 괜찮죠!"

"아이카는 언제든지 노래 부를 준비 됐답니다~."

"다행이다. 그럼 방과후 잠시 남아줘. 다 같이 가야 하니까."

""네!""

아이카와 아나스타샤까지 확보한 후 대기실에 반 모두가 모이자 우리는 모두 교실로 이동했다.

아무래 아카데미가 거대하고 최첨단 시설을 겸비하고 있어도 단번에 학년 전체를 볼 수 없고 시간을 나눠서 시험을 본다.

시험이 끝난 학생들은 각자 아카데미에서 자유시간을 가지게 된다.

자유시간에 내 여자들과 함께 즐겁게 담화를 나누다 마리아가 있는 반의 시험이 끝났을 거라고 예상된 시간.

나는 잠시 자리를 비우고 핸드폰에 등록된 마리아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여, 여, 여보세요! 루벨트 님…!]

"안녕, 마리아. 시험은 잘 끝났어?"

[아, 네! 잘 끝났답니다. 지금은 대기실에서 다른 급우들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구나. 마리아, 혹시 방과후에 시간 있어?"

[시간 말인가요? 오늘은 자원봉사 동아리도 쉬기에 시간은 많답니다.]

"다행이네. 그럼 오늘 여는 파티에 오지 않을래?"

[파, 파티요?!]

"응, 아는 사람들을 불러서 중간고사 끝난 기념 파티를 열려고 하거든."

[초대해주시는 건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런 자리에 제가 끼어도 될지….]

"그냥 가벼운 파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딱히 엘드라 가문과 관련된 성대한 파티 같은 게 아니니까. 그리고…."

마리아의 성격이라면 송구스러운 마음에 거부하려고 하지만 다 방법이 있다.

"마리아는 태어난 고아원을 담당하는 교회에서 일하고 있지?"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파티에 와서 음식도 조금 가져가는 건 어때? 아무래도 파티를 열면 음식이 남게 돼서 말이야. 버리기도 아까우니까 교회로 가져가는 건 어때?"

[그, 그래도 괜찮나요?]

고아원 식구들에게 맛있는 파티 음식을 먹게 해준다는 조건을 마리아가 거절할 리 없다.

내 지원으로 고아원의 삶이 편안해졌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럼. 오히려 내가 지원하는 고아원에 더 지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니까 와줬으면 하는데…."

[알겠습니다! 저도 파티에 참가할게요!]

"응. 그럼 수업 끝나고 반에 남아줄래? 시훈이랑 같이 데리러 갈게."

[네!]

통화를 끝내고 교실로 돌아가니 교실 문 앞에서 리제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통화는 끝나셨습니까, 도련님."

"응."

"…오늘 점심시간엔 옥상에 올라가지 않으실 겁니까?"

"아무래도 모두 시험 보느라 지쳤을 테니까. 오늘은 사양하려고."

"…그렇습니까."

리제가 약간 아쉬워하는 거 같았다.

"아쉬운 거야?"

"네."

리제는 솔직하게 서슴없이 말했다.

"도련님 덕분에 제 성향도 성인이 되기 전과는 달라졌으니까요."

"미안해, 리제. 대신 내일부터는 잔뜩 사랑하자."

"알겠습니다. 애초에 도련님의 성욕을 생각하면 오늘 참는 게 한계일 테니까요."

아니, 나 그렇게까지 성욕에 미친 사람은 아닌데?

안 그러면 20년 동안 어떻게 참아왔겠어.

그래도 참기 힘든 건 똑같겠지만.

방과 후 시간이 되기 직전 디아스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와 반 전체에게 말했다.

"중간고사 모두 수고했다. 결과는 바로 내일 나올 거다. 이만 해산!"

간결하고 짧게 해산을 선언하는 디아스 선생님.

'흠, 이왕 파티하는 건 디아스 선생님도 부를까?'

"시훈아, 잠시만."

"응? 응."

시훈이에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교실 막 나간 디아스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디아스 선생님."

"엘드라? 무슨 일이냐."

"이번에 제가 중간고사 끝난 기념으로 파티를 열려고 합니다. 디아스 선생님도 어떠신가요?"

"흠, 파티라… 미안하지만 이번엔 사양하마."

"선약이라도 있으신가요?"

"그래."

디아스 선생님은 끄덕하고 고개를 움직이며 말했다.

"교사진들끼리 회식이 있을 예정이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초대해준 건 고맙다."

디아스 선생님은 다시 뒤를 돌아 복도를 걸어갔다.

이 기회에 좀 더 디아스 선생님과 친해지려고 했지만 뭐, 직원 모임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

아직 시간은 많으니 다음 기회를 노리자.

다시 교실로 돌아온 다음 시훈이와 함께 마리아가 있는 반으로 향했다.

"디아스 선생님도 초대하려고 했었어?"

"응. 그런데 오늘 교사진들끼리 회식 있다고 하네."

"루벨트, 너 진짜 대단하다. 오늘 시험 보면서 대련했었잖아. 난 아직 디아스 선생님이 좀 무서운데."

무뚝뚝한 모습만 내비치니 조금 무서운 인상이 시훈이한테 많이 남아있나 보다.

"무섭긴 오히려 멋진 느낌 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기도 한데… 아, 도착했다. 여기가 마리아가 있는 반이야."

1학년 D반. 마리아와 블블의 히로인 중 한 명인 강설화가 있는 반이다.

교실 안으로 들어가니 다른 학생들은 다들 귀가했는지 마리아만 남아있었다.

"마리아."

"아! 루벨트 님! 시훈! 기다리고 있었어요!"

우리를 보자마자 마리아는 방긋 웃으며 다가왔다.

그런데.

"마리아?"

"네! 왜 그러세요, 시훈?"

"그 보따리는 뭐야?"

마리아는 손에 큰 보따리를 쥐고 있었다.

"아, 이건… 귀가할 때 쓸 물건이에요! 루벨트 님의 호의를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요!"

아무래도 저 보따리는 음식 담을 용기를 담기 위해 준비한 모양이었다.

"마리아."

"네! 루벨트 님!"

"헤파이에 담으면 되지 않아?"

"…아!"

너무 신이 나 미처 떠올리지 못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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