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87화 (87/226)

Chapter 87 - 87.시동! 유메의 고백 대작전!

이시훈은 매우 복잡한 심경이었다.

루벨트, 리제, 그리고 유메.

세 사람은 이시훈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소중한 친구였다.

유메는 어릴 적부터 알아 온 소꿉친구고 루벨트와 리제는 고등학교 때부터 안 사이지만 만난 시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만큼 친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했다.

리제는 루벨트 이외에는 좀 많이 무뚝뚝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친구를 생각하는 상냥하고 친절한 마음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유메는 가끔 칠칠하지 못한 행동을 한다거나 할 때 주의해주거나 늦잠 자버릴 뻔하면 전화로 깨워주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루벨트.

얘기가 통하고 같이 게임할 때는 즐겁다.

세계최고 재벌이라고 해서 흔히 미디어에서 나오는 아니꼬운 재벌 같은 느낌이 아니었다.

자신의 위치가 좋은 위치라는 건 알면서도 남을 배려하고 이끌어갈 줄 아는 인격자였다.

특히나 아카데미에서는 루벨트에게 수많은 도움을 받았다.

자신과 유메가 아카데미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따로 저택에 불러서 공부를 시켜줬다.

오의를 쓸 수 있게 특훈을 시켜줬다.

무엇보다도 지금 가장 관심 1위.

김예슬과의 진전에 큰 도움을 줬다.

혼자서는 김예슬이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도 제대로 분간이 안 갔을 거다.

하지만 루벨트가 직접 알려주고 자신을 불어넣어 줬길래 자신도 좀 더 적극적으로 김예슬에게 다가가고.

이시훈의 눈에도 보일 정도로 김예슬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고 이시훈은 김예슬과 훈훈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루벨트가 없었다면 내년이 돼서야 알아차렸을지도 몰랐다.

그런 이시훈에게 있어서 루벨트는 정말로 고맙고 친한 친구였다.

그리고 그런 루벨트에게는 엘리 글래스너라는 어엿한 약혼자가 있다.

아카데미에서 처음 알았을 때는 놀라기도 했지만 루벨트니까 약혼자가 있어도 당연하지 라고 받아들였다.

게다가 엘리는 딱 봐도 루벨트가 너무너무너무 좋다는 걸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루벨트를 대하고 있었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생각이 드는 재벌 약혼자 사이.

이시훈은 마음속으로 부디 루벨트도 엘리랑 잘 되기를 이라고 바랐다.

그런데.

'유메가 루벨트한테? 정말로…?'

점심시간 유메가 루벨트에게 건넨 말.

둔한 이시훈이라도 데이트 신청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루벨트는 그런 유메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야 겉으로는 보답하고 싶다는 거니 그대로 받아들였겠지라고 이시훈은 생각했다.

바로 옆에 있던 엘리가 큰 반응을 하지 않은 것도 루벨트와 같은 생각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아니면 루벨트가 받아들여서 마지못해 가만히 있다던가… 그, 그럴 가능성이 커…!'

이시훈은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여성들의 신경전이라는 단어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친구로서 이건 그냥 두고 볼 순 없어…!'

이시훈은 용기를 쥐어짰다.

친구이자 은인인 루벨트가 약혼자와 행복한 생활을 보내도록.

그리고 소꿉친구인 유메가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걸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유메가 루벨트에게 호감을 가진 건 어찌 보면 납득이 가기에 유메에겐 안 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람으로서 도리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이시훈은 방과후 집에 돌아온 뒤 유메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마 직접 마주 보고 말하기엔 좀 쥐어짠 용기로도 부족했다.

[여보세요? 시훈아, 왜?]

"유메야… 너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무슨 생각이라니?]

"오늘 유메 너… 루벨트에게 데이트 신청했잖아. 그것도 엘리가 있는 앞에서! 무슨 생각인 거야!?"

[아….]

"아무리 그래도 약혼자가 있는 앞에서 그러면 안 되지! 그보다 유메, 너 언제부터 루벨트를…"

[시훈아.]

어떻게든 용기를 쥐어짜며 유메를 잘 타이르려고 했지만 마음처럼 잘 되진 않았다.

타이르려다가 유메의 마음이 언제부터 그랬는지 궁금해 반사적으로 나온 호기심의 물음을 다 내뱉기 전에 자신을 부르는 유메의 목소리에 이시훈은 말이 막혔다.

[나, 있지. 이번 주말에 루벨트한테 내 마음을 전할 거야.]

"유메야!?"

이어지는 폭탄 발언에 이시훈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루벨트를 언제부터 좋아했냐면… 분명 고등학교 때부터 쭉 좋아했었어. 시훈이 넌 잘 몰랐겠지만.]

'진짜로? 그때부터?'

"어… 하지만 엘리가 있는 앞에서…."

[그리고 이번 일은 엘리도 받아들여 줄 거야.]

"받아들여?!"

[응. 그러니까 나도… 그때 그런 말한 거야.]

'받아들인다는 무슨 소리야? 어떻게 받아들인다는 거야? 서, 설마…!'

이시훈의 머릿속에서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아무리 약혼자가 있다고 해도 루벨트를 향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게 된 유메.

하지만 마음이 착한 유메는 어떡해서든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 했다.

그렇기에 미리 약혼자인 엘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부디 자신이 루벨트의 마음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미련을 뿌리칠 수 있도록 오늘 같이 데이트를 열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거다.

루벨트의 약혼자인 만큼 마음이 넓은 엘리는 그 마음을 이해해주고 유메가 루벨트에게 고백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고백해서 말끔하게 차여 미련이 없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냥 마음이 착한 루벨트는 그저 유메가 보답을 하는 줄 알고 간 날에서 유메에게 고백을 받아 당황!

루벨트는 당황하면서도 상냥하게 유메의 마음을 거절하고 유메는 눈물을 머금고 어떻게든 미련을 버릴 수 있게 된다는 스토리였다.

'유, 유메… 그런 각오까지 한 거였구나…!'

이시훈은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마음씨 고운 유메의 슬픈 실연 스토리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흐윽! 으윽! 유, 유메야…!"

[어? 시, 시훈아? 울어? 왜?]

"힘…내! 으, 흐윽! 응원할게! 크흑…!"

[으, 응원? 고마… 워? 근데 왜 우는….]

'더 이상 통화 못하겠어! 아아, 유메야…!'

"미안, 이만 끊을게! 부디 마음 잘 전해, 유메야…! 크흐으으윽!"

[시훈아? 대체 왜 그….]

뚝! 하고 이시훈은 샘솟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통화를 끊었다.

"유메야… 힘내…! 실연을 뛰어넘는 거야! 크허어어엉!"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소중한 소꿉친구의 서글픈 실연의 미래에 이시훈은 부디 유메가 실연의 아픔을 뛰어넘어 다시 미소를 되찾기를 빌며 울었다.

한편.

"응원한다니… 아, 설마 시훈이도 엘리나 루벨트한테 하렘에 대해서 들었나? 그래서 내 각오를 전하니까…."

'시훈이도 하렘을 받아들이고 날 응원해준 거야. 근데 울기까지 하다니… 시훈이도 참 오버라니까.'

유메는 이시훈이 사정을 이해하고 훈훈하게 자신을 응원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메가 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며칠 후 주말이 찾아왔다.

그동안 아카데미는 꽤 소란스러웠다.

그도 그럴 듯이 아카데미 생도가 스트렌저를 완전히 쓰러뜨린 거니까.

물러나게 한 걸로 표창식까지 열었는데 그다음 날 바로 나, 리제, 시훈이, 유메, 김예슬이 모여 다시 표창식을 열게 됐다.

그리고 기념사진까지 찍어 이 사진은 대대로 아카데미에서 명예로운 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장식이 될 거라고 했다.

이사장님도 매우 흡족하는 미소를 지으며 이사장을 하면서 이리도 뿌듯하고 기쁜 일은 없다고 기뻐할 정도.

그 후에도 아카데미로 기자들이 몰려온다거나 다른 반 애들이 강철산과의 전투를 물으러 온다든지 분주한 나날을 보냈었다.

유메도 그 사이는 딱히 나에게 따로 말할 타이밍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고 해서 유메가 불안해하거나 불만이라는 기색은 없었다.

그도 그러겠지.

나랑 데이트하는 주말이 다가오는 기대감에 그런 불만이나 불평은 충분히 억누를 수 있으니까.

나 또한 유메하고 좋은 데이트를 보내기 위해 플랜도 짜고 도중도중에 아야메와 카구라를 동시에 상대한다거나 안나와 네토라세 플레이를 한다거나 엘리하고 리제하고도 한 번씩 한다는 등 유메랑 하게 될 때 더욱 능숙하게 유메가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숙련도를 올렸다.

치사키는 나름 나랑 하고 싶어하는 눈치지만 저번과 같이 치사키가 먼저 말을 걸 때까지 기다리는 태세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토요일.

유메하고 데이트하는 날이 찾아왔다.

"그럼 갔다 올게, 리제."

"네. 잘 갔다 오세요, 도련님."

리제의 배웅을 받으며 나는 저번과 같이 유메와 만났던 장소로 이동해 유메와 만났다.

"루벨트! 오, 오늘은 내가 제대로 보, 보답할게!"

유메는 얼굴을 붉히고 수줍어하면서도 흥분과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응, 기대할게. 아, 오늘 옷도 정말 예뻐, 유메야."

"읏…! 고, 고마워…."

오늘 유메의 스타일은 과하지 않게 프릴이 달린 상의와 치마 세트였다.

"루, 루벨트도 오늘 멋지다."

"그래?"

내가 오늘 입은 건 간단한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정도다.

물론 다 브랜드품이라 엄청난 고가품이기도 한다.

"그럼 오늘은 어떻게 나한테 보답할 거야?"

"일단 나름 생각했는데…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말해줘! 바로 바꿀 테니까! 따, 따라와 줘!"

유메는 유메 나름대로 고백하기 전에 정말로 나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데이트 플랜을 짠 거 같았다.

그리고 유메가 날 데려간 곳은.

"여긴…."

"아카데미에 입학한 후로 우리끼리 놀지도 못했잖아? 그러니까… 오랜만에 어때?"

게임 센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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