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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85화 (85/226)

Chapter 85 - 85.첫 퀘스트는 보람차게!

강철산이 벽에 부딪힘과 동시에 바로 강철산의 앞까지 이동했다.

"12번."

대형 방패와 메이스를 대검으로 바꿔 어깨에 걸쳤다.

"자, 계속해보자고. 날 죽이고 싶은 거잖아?"

"으아아아아!"

벽에 박혀 있던 강철산이 포효와 함께 대검을 휘둘렀다.

카아아앙!

가볍게 대검을 한손으로 휘두르며 강철산의 공격을 막았다.

"왜 그래? 나 같은 애송이도 막을 수 있는 공격은 왜 하는 거야? 날 죽이고 싶다면 좀 더 진심을 내봐."

연속으로 강철산에게 도발을 걸었다.

뿌득뿌득하고 강철산이 이빨을 갈고 팔뚝에는 굵은 혈관이 두드러질 정도로 힘이 담은 채 이어서 대검을 휘둘렀다.

"죽어어어어어엇!"

도저히 대검을 휘두른다고 생각할 수 없는 빠른 속도의 연속 베기가 나를 덮쳤다.

하지만 그 정도 속도는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었다.

카카카카카카캉!

강철산이 휘두르는 검격을 짧게 각도를 바꿔가며 대검의 면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도중 일부러 옆구리 부분이 비게 틈을 보였다.

"…! 디스트로이 엣지!"

내가 만든 틈을 보고 입꼬리를 올린 강철산이 횡베기 스킬을 사용하여 내 옆구리를 노렸다.

평범한 일반 헌터가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 위력이 담긴 강철산의 스킬.

하지만.

터업!

20살이 되기 전까지 최대한으로 스텟을 올리며 중후반 수준의 스펙을 쌓은 나에겐 맨손으로도 막을 수 있는 위력이다.

상당한 마력을 담아야 가능하지만 마력만 충분하다면야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었다.

"뭐… 뭐라고!?"

그리고 그 결과는 담은 마력 이상의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강철산은 자존심 때문에 어떻게든 실력 차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자신의 초필이 막힐 때도 나도 초필을 썼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납득하고 있겠지.

하지만 스킬을 사용한 자신의 검이 내 맨손에 막힌다는 건 강렬한 충격을 강철산에게 주었을 거다.

"너… 넌 대체 뭐야! 뭐냐고 이 괴물 새끼야아아아앗!"

"누가 괴물이라는 거지? 난 루벨트 엘드라다."

대검의 면으로 강철산의 머리를 옆으로 강타했다.

뻐어어억!

"커허억!"

"엘드라를 이끌어갈 내가 겨우 너 같은 놈에게 당할 리 없잖아?"

'1장 보스한테 깨지면 개쪽이지.'

"말도… 말도 안 돼. 너 같은 놈이 이제 막 20살이 된 새내기 새끼라고? 웃기지 마!"

강철산은 절찬 재능과 실력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현실도피를 하고 있었다.

"으아아아!"

강철산이 내 손에 잡힌 대검을 휘둘러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허나 단단히 잡힌 내 손은 강철산의 대검을 놓지 않았고 강철산이 더 발악하기 전에 내가 쥔 대검을 강철산의 어깨에 쑤셔 박았다.

푸우우우욱!

"끄아아아아악!"

강철산의 비명이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강철산. 넌 스트렌저가 돼서 수많은 민간인을 다치게 하고 목숨을 빼앗아 왔다. 이제 그 죗값을 치를 때가 됐군."

게임에는 그저 가볍게 텍스트로만 나온 사실이지만 현실에서는 뉴스에서도 스트렌저 강철산이 나와 경찰이나 민간인 그리고 몇몇 헌터가 다치거나 사망한 사건이 보도되곤 했다.

솔직히 그런 보도를 볼 때마다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애초에 뉴스에서 누군가가 죽는다는 거 자체가 좋은 소식이 아니니까.

스트렌저 특유의 이동 능력 때문에 원작을 따라가지 않는 이상 찾고 싶어도 강철산을 찾을 방도는 마땅히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한 행동 덕분에 예정보다 빠르게 강철산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게 바로 여태껏 열심히 살아온 보답이라는 걸까.

여기서 강철산을 만났을 때 나는 순간 고민했었다.

강철산을 지금 이 시점에서 쓰러뜨려도 되는 걸까?

너무 원작과 괴리되는 게 아닐까? 하고.

하지만 새삼 생각해보니 스트렌저가 될 운명이었던 후붕쿤을 내 편으로 만든 것부터가 이미 많은 괴리가 일어나고 있겠지.

오히려 지금 강철산을 쓰러뜨리면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강철산이 나타나는 건 지금이 아닌 좀 더 나중에 들어갈 D급 던전에서다.

저번 이벤트 때 심상치 않은 힘을 내뿜었던 주인공을 대비하여 D급 던전에서 주인공들보다 먼저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주인공 일행을 기다린 다음 맞서게 되는 스토리였다.

적어도 일어나려면 지금으로부터 3주는 있어야 하는 강철산과의 결투 이벤트.

그걸 지금 끝내버리면 어떤 영향을 끼칠까 걱정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리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강철산은 기껏해야 1장 보스에다 하는 짓도 거의 민폐 수준.

실력도 1장에서 쓰러질 정도니 그리 높지 않아 스트렌저 조직 안에서도 그리 높은 지위는 아닐 거다.

오히려.

그래, 오히려 강철산을 지금 여기서 쓰러뜨리면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생겨 좀 더 내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즉 강철산을 여기서 쓰러뜨려도 문제없고 나중에 처리해야 할 귀찮은 문제도 미리 해결돼서 좋은 일밖에 없다.

그러니.

"어차피 네가 저지른 죄를 뉘우칠 거란 생각은 안 해. 그러니… 이대로 얌전히 쓰러져라."

나는 강철산을 쓰러뜨리기로 했다.

"으아아아아아아!!!"

결정을 내린 내 분위기를 알아차린 걸까.

강철산은 패닉에 빠지며 마구잡이로 마력을 내뿜었다.

"내가! 내가 죽을까 보냐! 겨우 이런 곳에서!"

퍼어어엉!

"읏…!"

순간적으로 불길한 마력을 마구 내뿜으며 폭발시키는 강철산.

그 여파로 내 몸이 잠시 뒤로 날아갔다.

"끄윽! 으아아아아!

강철산은 자신이 쥐고 있던 대검을 놓고 어깨에 박힌 내 대검을 억지로 뽑았다.

난폭하게 뽑아 강철산의 어깨에서 피가 철철 흐르지만 강철산은 그런 것 따윈 아랑곳하지 않은 채.

유메와 예슬이가 있는 쪽으로 뛰었다.

"앗!"

"꺄악!"

한쪽 어깨에서 피를 철철 흘린 채 필사적인 얼굴을 하며 돌진해오는 강철산의 모습을 보고 유메와 예슬이가 경악했다.

아마도 두 사람을 인질로 잡아서 도망갈 시간이라도 벌려는 수작인 게 뻔히 보였다.

다른 자라면 당황과 동시에 행동이 느려져 대처를 못 했겠지만 난 강철산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강철산이 두 사람에게 도달하기 전에 더 빠르게 박차며 나는 두 사람 앞에 서서 강철산을 막아섰다.

"어딜 가는 거야? 아직 결판이 안 났잖아."

"크윽…!"

"허튼 수작으로 유메랑 예슬이를 인질로 잡으려는 게 뻔히 보이더군. 내가 그런 걸 두고 볼 줄 알았어?"

"루, 루벨트…."

내 이름을 감동하며 부르는 유메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려왔다.

지금 이것만으로 여기서 호감도 이벤트를 하러 온 보람은 확실히 있었다.

설마 강철산이 이리도 호감도 이벤트에 도움을 주다니.

보답으로 고통스럽지 않게 단번에 쓰러뜨리는 자비 정도는 배풀 수 있을 거 같았다.

"비켜! 으아아아아아아!"

처음 봤을 때 그 자신만만한 강철산은 없다.

지금 있는 건 그저 스펙 차를 처절하게 깨닫고 절망하며 발악하는 찌질한 악당이 한 명 있을 뿐이었다.

강철산이 드높게 내 대검을 들어 아래로 내리치려고 했다.

그보다 먼저.

"3번."

카타나를 꺼내고 스킬을 사용했다.

"텐라이류 순뢰."

전기의 마력이 몸을 감쌌다.

신속을 자랑하는 스킬이 검집에서 카타나가 뽑힘과 동시에 발동됐다.

푸른 전기가 감싼 칼날이 위로 휘둘러지며 대검을 올려 든 강철산의 팔과 함께 목을 벴다.

수많은 민간인을 죽게 만들고 그를 막으려는 경찰과 헌터들의 목숨을 빼앗은 악명 높은 스트렌저 강철산의 목이 땅에 떨어져 데구르르 바닥을 굴렀다.

하지만 그 육체가 계속해서 남을 일은 없다.

휙! 하고 카타나를 휘둘러 피를 털어내고 검집에 넣었을 땐 파스스하고 강철산의 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스트렌저는 최종보스에 의해 힘을 선사 받아 존재가 달라진 자들이다.

존재 자체도 변형되어 죽게 되면 몬스터처럼 먼지가 되어 사라지게 된다.

그들이 남긴 피도 살도 모두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루, 루벨트."

"유메야, 괜찮아? 예슬이 넌 어때?"

뒤를 돌아 미소를 지으며 둘의 안 부를 물었다.

부를 때는 유메의 이름을 먼저 불러 유메를 의식하고 있다는 걸 은은히 풍기는 게 중요하다.

"난 괜찮아."

"나도… 괘, 괜찮아."

김예슬은 얼떨떨한 느낌으로 먼지가 되어 사라진 강철산이 쓰러진 곳을 멍하니 바라봤다.

스트렌저가 쓰러지는 모습은 처음봤기에 신기해하는 것도 당연하다.

사람의 형태를 한 게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거니까.

하지만 김예슬은 바로 정신을 차리며 나에게 말했다.

"루벨트! 빨리 시훈이랑 리제를 도와줘!"

강철산이라는 위협도 없어졌다.

그리고 눈앞에는 강철산을 쉽게 쓰러뜨린 내가 있고 아직 시훈이랑 리제는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를 상대하고 있다.

김예슬로서는 강한 내가 좋아하는 시훈이를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이겠지.

"걱정 마, 둘은 괜찮을 거니까."

뒤를 돌아 시훈이와 리제 쪽을 바라봤다.

"시훈! 지금입니다!"

"고마워! 필드 전개!"

마침 리제가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의 빈틈을 만들고 기회를 잡은 시훈이가 초필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의… 블레이즈 임팩트!"

화르르르르륵!

시훈이가 몬스터와 스트렌저에게 특공효과가 있는 화염을 두른 검을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에게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앙!

-꾸에에에에에엑!

귀를 울리는 강한 폭발음과 함께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의 마지막 포효가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시훈이의 오의를 정통으로 맞은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는 그대로 빛을 내뿜으며 먼지가 되어 소재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시훈이… 멋지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시훈이를 바라보는 김예슬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훈아! 너도 호감도작 성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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