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3 - 83.첫 퀘스트는 보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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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벨트, 회장님한테 왜 불려 간 거야?"
교실로 돌아오자 시훈이가 바로 나에게 물었다.
"생도회에서 나에게 퀘스트를 부탁하기 위해 부른 거였어."
"퀘스트?"
"다음에 갈 E급던전의 보스 몬스터의 소재 채집 의뢰."
"그렇구나. 응? 우리 다음에 E급 던전 가는 거야?"
생도회나 나 같은 경우는 일정을 대부분 알고 있지만 시훈이 같은 일반 학생은 당연히 학교 행사나 일정을 알 수 있을 리 없다.
"그런가 봐."
미소를 지으며 시훈이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도 던전에서 예슬이한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 봐, 시훈아. 최근 분위기 좋더만."
같은 동아리 활동 하면서 접점도 많고 나도 리제도 뒤에서 밀어주니 시훈이도 원작보다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시훈이와 김예슬의 관계는 나날이 좋아지는 게 훤히 보이고 있었다.
"…! 아, 알았어!"
시훈이도 내가 도와주고 있다는 건 알고 있으니 솔직하게 내 말에 수긍했다.
그래, 열심히 예슬이랑 잘 이어져 시훈아.
난 유메랑 진도 더 나갈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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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있어서 각 장마자 주제라는 있다.
1장 2장 3장 4장 등등 각 장에 알맞은 보스가 등장하고 강철산은 바로 1장의 보스다.
1장의 튜토리얼에서 나오는 보스.
그렇기에 가장 쓰러뜨리기 쉽고 레벨이 낮은 보스다.
하지만 아무리 레벨이 낮은 보스라고 해도 플레이하는 주인공의 레벨도 마찬가지로 낮다.
즉 강철산을 쓰러뜨리기 위한 레벨이 될 때까지 중간중간에 퀘스트를 깨거나 혹은 던전에 들어가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해야 한다.
내가 받은 퀘스트도 강철산과 싸우기 전에 스토리상 깨야 할 기본적인 퀘스트다.
기본적인 레벨링 퀘스트가 끝나고 1장 마지막에는 본격적인 강철산 퇴치 스토리에 들어간다.
그런데 설마.
"크하하하하! 또 만났구나! 이 망할 애송이 새끼!"
이렇게 빨리 강철산과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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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히샤 회장님에게서 의뢰를 받은 지 며칠 후.
예상한 대로 아카데미에서는 F급 던전으로 간 것처럼 이번에는 E급 던전으로 각 반을 보내게 됐다.
게임에서는 F급 던전에서 논 다음 그냥 평범한 대화 이벤트와 튜토리얼을 거친 다음 바로 E급 던전으로 넘어가도 뭐 게임이니까~ 란 인식을 가지지만 지금은 엄연히 현실이다.
실상 생각해보면 이번에 E급 던전을 가는 건 당연했다.
게임에서는 순식간이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F급 던전을 간 이후로 꽤 시간이 지나 있다.
그동안 생도들도 실전 위주의 수업을 하고 매일매일 대련 시간을 가지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애초에 F급 몬스터는 각성한 헌터한텐 해치우기 쉬우니 1학년이더라도 이토록 아카데미에서 생활하여 실력을 키웠으니 E급 던전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5인 1조가 되어 우리는 조를 짜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합을 살짝 바꾸게 됐다.
이번 조합은 나, 리제, 유메, 시훈이, 김예슬로 팀을 짰다.
게임에서는 그냥 마음대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만 짰지만 이번에는 가능한 다른 조합으로도 해보라는 선생님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헌터로 활동하려면 다양한 사람들과 파티를 짤 수도 있으니 그것에 대한 사전 연습.
그 외에도 같은 아카데미, 같은 반의 생도끼리의 연계와 친밀감 형성에도 목적을 두고 있다.
결국 헌터도 일반 인구에 비하면 수가 적으니 아카데미에서 주선해 좀 더 친밀히 인맥을 쌓으라는 배려였다.
이런 지시를 내리는 것도 아직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E급 던전이게 가능한 지시였다.
"잘 부탁해, 루벨트."
"그래. 잘 해보자고. 아참, 이번에 한심한 모습 보이면 안 된다?"
"알고 있어."
힐끔하고 시훈이가 예슬이 쪽을 바라봤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만큼 호감을 쌓은 증거다.
아주 좋아.
그건 그거고 시훈이가 긴장을 풀지 않기 위해 하나만 더 말해두자.
"만약에 칠칠하지 못한 실력을 보이면 다음 주말에 저택에서 특훈시켜줄게."
"…특훈?"
"그래, 특훈. 시훈이 넌 특훈시킨 만큼 성과가 나오니까. 오의 훈련할 때보다도 더 강하게…."
"기대하고나 있어, 루벨트! 특훈 따윈 필요 없다는 걸 똑똑히 보여줄게!"
시훈이의 긴장감과 의욕이 대폭 상승했다.
파이어 보어의 동굴에서 나와 시훈이가 전위, 리제가 중위, 김예슬과 유메가 후위를 맡았다.
유메와 김예슬이 각각 보조 마법과 실드를 걸어 최소한의 안전 보험을 건 다음 시훈이와 내가 앞장서서 몬스터를 쓰러뜨렸다.
"하아아압! 블레이즈 슬래쉬!"
시훈이가 마력을 듬뿍 담아 파이어 보어를 일격에 스킬로 베어냈다.
블레이즈 슬래쉬는 시훈이가 처음에 쓰는 주인공 전용 블레이즈 계열 스킬 중 초급 스킬이다.
시훈이도 아카데미 생활을 성실히 보내면서 실력을 쌓았기에 시훈이의 일격에 파이어 보어는 바로 빈사 상태에 빠졌다.
피유우우웅!
푹!
-꾸에에엑!
그리고 그런 빈사 상태의 파이어 보어를 내가 화살을 쏴 마무리를 지었다.
"잘했어, 시훈아. 실력 많이 늘었는데?"
"나도 그냥 아카데미에서 놀고만 있던 건 아니니까! 근데 루벨트, 전위인데 왜 활을 들고 있는 거야?"
"이 정도 수준의 던전이라면 무기 연습하는 데도 좋을 거 같아서. 걱정 마, 위험할 거 같으면 바로 무기 바꿀 거니까."
내가 영재교육을 받으면서 익힌 무기는 아주 다양했다.
하지만 다양한 만큼 쓰지 않으면 실력이 무뎌질 수도 있으니 이런 기회를 활용하여 다양한 무기의 숙련도를 키우는 건 중요했다.
"그렇다면 뭐… 근데 왜 등에 멘 화살은 안 쓰고 계속 마나 애로우만 쓰는 거야?"
"이 화살을 쓸 정도로 강한 적이 없으니까."
게임에서는 화살이 무한정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다.
그러니 미리 준비된 화살통 안의 화살 대신 마력을 엮어서 만든 화살을 평타로 대신 사용했다.
"그보다 빨리 소재나 줍자. 마침 떨어졌네."
"응!"
시훈이가 소재를 주으러 앞으로 가는 동안 잠시 뒤를 바라봤다.
리제는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앞은 물론 후위 쪽도 경계를 하고 있다.
유메는 카구라 때의 일에서 교훈을 얻은 건지 여전히 긴장을 떼지 않은 눈으로 같은 파티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김예슬은.
"…."
빤히 시훈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 아까 스킬을 쓴 시훈이를 보고 멋지다…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딱 그런 생각을 하는 얼굴이다.
시훈이 녀석.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 예슬이의 마음도 이미 차근차근 사로잡고 있군.
보기 흐뭇해진다.
시훈이는 제대로 김예슬의 호감도를 올리고 있으니 나도 순조롭게 이대로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를 마주할 때 유메의 호감도작을 순조롭게 하면 그만이다.
이번 유메의 호감도 이벤트는 어찌 보면 정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개다.
블블에서는 이 이벤트 때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가 유메를 향해 돌진하자 주인공이 몸을 날려 유메의 앞으로 이동해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의 돌진을 막으며 부상을 입는 이벤트다.
물론 그건 유메의 회복스킬로 체력을 회복한 다음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를 쓰러뜨릴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몸을 날려서 지켜주었다는 것.
유메는 저번에도 그렇고 언제나 날 지켜주는구나… 라는 독백을 하면서 더욱 주인공을 향한 호감이 증폭한다는 이벤트였다.
뭐, 이런 초반 이벤트 푸쉬까지 넣었지만, 후반에 다른 히로인 루트로 가면 단숨에 호라모젠젠 히로인이 되고 만다.
'난 유메를 그런 히로인으로 만들 생각은 없어.'
노리는 건 오로지 하렘이다.
지금은 3p밖에 해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모든 히로인을 한꺼번에 밤을 지새고 싶은 목표도 있으니.
'그러기 위해! 정력도 무진장 키워왔다고!'
"루벨트, 다시 진행하… 왜 주먹 쥐고 떠는 거야?"
"결심을 다잡고 있는 거야, 시훈아. 그냥 개인적인 거니까 신경 쓰지 마."
"어, 응."
우리는 순조롭게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이번에는 우리 조가 가장 먼저 들어갔고 스펙상 가장 뛰어난 내가 있기에 그 어떤 파티보다도 빠르게 나아갈 수 있었다.
어차피 순서가 느리더라도 퀘스트 때문에 빨리 갈 예정이었지만.
"모두, 이제 곧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가 있는 곳에 도착할 거 같으니까 긴장해."
블블에서 미니맵이 있듯이 현실에서는 헤파이가 내비게이션 비슷한 기능을 한다.
처음 온 장소는 주변을 스캔에서 최대한 주변 지형을 알려주고 이번 던전 같이 이미 정보가 등록된 던전은 전체 지도와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내비는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가 있는 동굴의 끝자락에 도착한다는 표시를 보여주고 있었다.
E급 던전이라도 보스 몬스터.
게임 중후반대 스텟인 나와 나를 따라 어릴 적부터 수련해온 리제를 제외하고는 평균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는 파티 인원.
시훈이와 김예슬 그리고 유메는 더욱 긴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한 긴장감을 가진 파티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크하하하하! 또 만났구나! 이 망할 애송이 새끼!"
-꾸르으으으윽!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의 옆에 서며 사악한 웃음을 짓고 있는 강철산을 보았다.
"저 사람은…!
"가, 강철산!?"
"스트렌저가 어떻게 여기에!"
"도련님."
강철산의 등장에 리제를 포함에 파티인원들은 경악하고 리제 또한 긴장하며 나를 불렀다.
강철산이 무기인 도끼를 나에게 겨누며 선언했다.
"오늘 여기서! 너를 죽여주마! 저번처럼은 안 될 거다!"
아무래도 블블 스토리와 다르게 강철산이 이곳에 나타난 건 아무래도 나 때문인 것 같다.
언젠가 이렇게 될 거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도 빠르게 내 행동으로 인해 기존 스토리에서 벗어난 전개가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