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2 - 82.첫 퀘스트는 보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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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저녁 드실 시간이 다가왔…."
"아, 리제. 어서 와."
리제가 대련실 안으로 들어와 나에게 말을 걸다가 입이 막혔다.
뭐, 그럴 수밖에 없는 광경이 눈앞에 있으니 이해할 수 있었다.
"호옷! 옥! 멍… 으응! 헤윽…!"
리제가 오기 10분 전까지 나는 치사키와 격렬한 섹스를 하고 있었다.
뭐, 일방적으로 내가 박아대고 치사키는 당하기만 했지만.
그리고 섹스를 끝내가 완전히 녹초가 되어 드러누운 치사키의 머리를 무릎베개처럼 허벅지 사이에 놓은 다음 얼굴 위에 자지를 올려놓고 있었다.
치사키는 쉬는 와중에도 자신의 애액과 내 정액으로 범벅된 자지에 밀착돼 냄새를 맡게 돼서 지금도 움찔움찔 몸을 떨고 있다.
기분 좋게 따먹었으니 이 정도는 서비스로 해주었다.
"성대히도 하셨네요. 설마 치사키가 이런 모습을 할 줄이야."
"리제도 나랑 한 뒤에는 비슷하지 않아?"
"저는 조금 더 조신합니다. 저녁은 드실 겁니까?"
"당연하지. 아, 치사키 좀 씻겨줘. 난 알아서 씻을 거니까."
"알겠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헤롱헤롱한 상태의 치사키를 리제에게 맡기고 샤워실로 가서 몸을 씻었다.
다 씻고 식당으로 향했고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자 말끔하게 몸이 씻겨진 치사키가 리제와 함께 식당으로 들어왔다.
참고로 오늘은 어머니 아버지 모두 일 때문에 밖에서 외식을 하고 있기에 지금은 없다.
"치사키, 뭐 하는 거야?"
치사키는 리제의 등 뒤에 숨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아빠가 말했거든. 남자는 짐승이다라고."
"그래서?"
"아빠 말이 딱 맞았어. 사제는 떡칠 때 완전 짐승처럼 응? 날 따먹고 말이야. 이야~ 사람은 겉보기로 보면 안 된다니까~."
치사키가 실컷 나한테 가버렸다는 사실을 정신을 차리고 떠올리니 분해서 장난치고 있었다.
"나도 그건 동감이야. 치사키도 강아지처럼 멍멍하고 짖으며 기뻐하는 건 정말 짐승 같았어. 평소의 치사키랑 완전 달랐지."
"그건 사제가 시킨 거잖아! 그러고 보니 응! 사저한테 그런 거나 시키고! 아주! 아주 못된 사제야!"
"치사키도 싫다고는 안 했잖아. 싫다고 하면 나도 안 했어."
"으…!"
치사키가 반박을 못 하고 입을 다물었다.
"치사키, 음식이 식으니 어서 자리에 앉아서 먹으세요."
"쳇, 네~."
치사키가 자리에 앉고 리제 또한 내 옆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하는 도중 나는 장난기가 발동해 치사키에게 물었다.
"그래서 치사키. 그토록 하고 싶었던 첫 섹스 감상은 어땠어?"
"푸읍! 그걸 지금 묻는 거야, 사제?"
"어차피 치사키는 식사한 다음 돌아갈 거잖아? 그럼 지금 묻는 게 낫지."
"아니, 뭐… 좋았는데. 처음인 사람한테 응? 너무 심하게 한 거 아니야?"
"좋다고 헥헥 댔잖아?"
"그건 사제가 시켜서 말한 거고!"
"정말 내가 시켜서 말한 거뿐이야?"
"…사제, 좀 짓궂어졌어."
아무리 천방지축에다 장난기 넘치는 치사키라도 지금 이 주제로 대화를 하니 별 말을 못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아주 좋았다.
"미안, 오늘은 평소랑 다른 치사키의 모습을 보는 게 재밌어서."
"…."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치사키?"
"뭐가?"
"앞으로도 나랑 할 거야?"
치사키가 시선을 피했다.
"아니, 뭐~ 나도 좋았고? 사제도 나랑 하는 거 좋아했던 거 같고~? 앞으로 해도 좋으려나~."
"그렇구나. 그럼 앞으로 하는데 조건이 있어."
"조건?"
"조건이라고 해도 아주 상식적인 거야."
하나씩 손가락을 펼치며 치사키에게 당부했다.
"하나는 서로 좋다고 할 때 할 것. 치사키가 하고 싶다고 나한테 떼쓰면 안 돼."
"내가 애인 줄 알아! 그 정도는 지키지!"
지키지 못할 거 같으니까 첫 번째로 말한 거다.
"두 번째는 나랑 치사키가 했다는 거 주변에 대놓고 알리지 않기. 주변 분위기 엄청 서먹해질 거 같으니까. 알았지?"
"아니, 사제는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그런 말 할 리 없잖아!"
"우리 사이잖아~? 응? 찐~ 한 사이끼리 왜 이래~? 같은 조르기도 말 안 하기."
"…."
침묵하는 거 보니 찔리는 게 있나 보네.
"알았지?"
"알았어! 그런 거 안 하면 되지! 정말이지! 응! 이 사저를 믿지 않다니! 참 괘씸해! 리제도 그렇게 생각 안 해!"
"최소한의 목줄은 쥐고 계시군요, 도련님. 훌륭하십니다."
"뭘 이 정도 가지고."
"내 편이 아무도 없네!"
"평소 행실이 문제가 아닐까요? 저는 아직도 입학식 때 도련님에게 오의를 쓴 걸 잊지 않았습니다."
"윽…."
치사키 더 이상 반박하지 않고 얌전히 밥을 먹었다.
섹스할 때는 그렇게 정신없이 헥헥 멍멍거리더니 몸 좀 씻는 동안 바로 정신을 차리고 저런 태도를 보이는 걸 보면 치사키의 정신력도 대단한 수준이다.
뭐 다시 섹스하게 되면 색광견으로 돌아가겠지만.
식사를 마친 후 치사키를 배웅했다.
"그럼 잘 돌아가, 치사키. 혹여나 사범님에게 들키거나 하지 말고."
"네네~ 알았어요~. 나도 지쳐서 돌아가면 바로 잘 거거든. 사제도 그럴 거잖아."
"무슨 소리야?"
난 치사키가 보는 앞에서 리제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자신 있게 말했다.
"난 이제 리제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진짜로?"
치사키가 믿기지 않는다는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 표정은 경멸의 시선이 아닌 경악의 시선이었다.
"안 지쳐? 그렇게 했는데?"
"하하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치사키! 즐겁고 기분 좋은 일을 하는 데 지칠 리가 없잖아?"
"와… 괴물이다. 괴물."
치사키는 나에게 보내는 경악과 감탄의 시선이 매우 기분 좋았다.
◈
리제, 엘리, 아야메, 카구라, 안나, 치사키 등 벌써 6명의 여성을 안았다.
주변에 남은 건 이제 유메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유메랑 하고 싶지만 유메의 호감도를 대폭으로 올릴 이벤트는 머지않았다.
그렇기에 아카데미에서 어떻게 더 효과적이고 좋은 연출을 내며 유메를 공략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루벨트, 잠시 시간을 내어주시겠나요?"
아카데미의 현 생도회장 라히샤 룬베르그가 점심시간에 나를 찾아왔다.
"알겠습니다, 라히샤 회장님."
마침 호감도 상승 이벤트를 생각하고 있었을 때 호감도 상승 이벤트의 시작을 알릴 인물이 나타났다.
라히샤 생도회장을 따라 생도회실로 들어갔다.
저번과 다르게 생도회실에는 부회장이나 서기, 회계 등 다른 생도회 임원들이 있었다.
게임에서는 엑스트라라 엑스트라 남녀 같은 얼굴이었지만 현실인 여기서는 제대로 얼굴이 있었다.
"그래서 무슨 볼일이신가요? 라히샤 회장님."
"실은 루벨트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건 아카데미에서 오래전부터 있는 전통인… 퀘스트입니다."
퀘스트.
설정상 원래라면 주인공이 받아야 하는 퀘스트다.
이 퀘스트가 발생하는 시점이 바로 주인공이 첫 초필을 쓴 다음이다.
스트렌저를 물러나게 한 실력과 앞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을 보인 주인공을 향해 내려진 의뢰.
말하자면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메인 퀘스트와 그 외 잡다 서브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시점이 온 거다.
스트렌저인 강철산을 격퇴한 건 시훈이가 아닌 나이기에 라히샤 회장님이 생도회실로 부른 거다.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고 싶군요."
"받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저도 퀘스트가 어떤 건진 알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에 도움을 주고 또한 다른 생도들에게도 도움을 주니 제가 거절할 이유는 없죠."
"고맙습니다. 그럼 이번에 루벨트에 내릴 퀘스트는."
그리고 스토리를 밀기 위해서 하는 첫 메인 퀘스트는.
"다음에 갈 E급 던전. 파이어 보어의 동굴의 보스.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의 갈기와 어금니를 채집해주세요."
유망하다고 해도 아직은 신입생.
그런 입장의 생도에게 처음부터 높은 등급의 의뢰를 맡기진 않는다.
아무리 상대가 황금의 기린아라고 불리는 나라고 해도 그건 예외가 아니다.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의 갈기와 어금니.
말하자면 보스몹 드랍 아이템이다.
블블에서도 처음 퀘스트는 이 파이어 보어의 갈기와 어금니 채집뿐이다.
이게 끝나면 그 후에 받을 생도회에서의 의뢰는 다른 생도들이나 NPC 생도와 연관된 퀘스트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뭐, 나는 많은 여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 바쁘니까 필요한 서브 퀘스트 말고는 받을 생각이 없지만.
참고로 E급 몬스터라고 해도 보스 몬스터의 소재는 언제나 수요가 높다.
게임에서는 휙휙 시간이 지나가서 상관이 없지만 현실에서는 보스 몬스터가 다시 리젠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헌터들도 등급이 높아지면 더 높은 던전으로 가기 일쑤니 오히려 저급 던전의 보스 몬스터 소재가 귀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알겠습니다. 그 퀘스트 받아들이지요."
"고마워요, 루벨트."
"뭘요. 저번에도 말했잖습니까. 아카데미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요."
"듬직하네요."
라히샤 회장님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생도들을 이끌 때는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평소 말할 때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니 안심감을 주는 목소리다.
목소리가 좋아서 블블 제작사에서도 따로 귀 파주는 치유 보이스 같은 상품까지 팔 정도니 말이야.
이런 보이스물은 라히샤 회장이나 다른 인기 캐릭터 이외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캐릭터 상품도 결국엔 인기 경쟁이었지.
"그럼 잘 부탁합니다, 루벨트."
"네."
흔쾌히 의뢰를 받아들이며 나는 생도회실을 나갔다.
그레이트 파이어 보어의 소재 채집.
이 퀘스트의 다른 이름은 유메의 호감도 이벤트.
그래도 소꿉친구 포지션인 서유메를 위한 초기 호감도 상승 이벤트로 마련된 이 이벤트는 초필을 쓰기 위한 강철산 조우 이벤트에 이어서 연속으로 일어나는 호감도 이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