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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64화 (64/226)

Chapter 64 - 64.이벤트는 순조롭게!

'이걸로 끝이다! 건방진 애송이 새끼!!!'

강철산은 오의를 사용하며 자신을 도발하고 얕본 루벨트가 철저하게 부서지고 한심한 모습을 보일 거라고 확신했다.

루벨트의 실력은 강철산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강했다.

황금의 기린아라고 불리기 어울리는 정도였다.

그렇기에 강철산은 루벨트가 더 성장하기 전에 지금 여기서 부숴버리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도발로 인해 분노한 것도 있지만 자신이 오의를 써서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철산은 루벨트를 위험시했다.

콰아아아아앙!

굉음이 울려 퍼졌다.

강철산의 손으로도 제대로 직격했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건방지긴 했지만 그래도 제법이었다, 애송이. 다음에 태어나면 그 건방진 성격은 고쳐라.'

루벨트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마음이 조금 너그러워진 강철산.

하지만 그런 마음은 오의를 거둬들이고 보인 루벨트의 모습을 보고 경악으로 변했다.

"뭐, 뭐라고!?"

대검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커다란 방패를 들고 옆에는 유메를 껴안고 있는 루벨트.

어디 하나 부서진 곳도 상처 입은 곳도 없이 생채기 하나 없는 모습이었다.

'마, 말도 안 돼! 내 오의를! 막아냈다는 거냐!'

오의란 사용자가 심혈에 심혈을 기울여 기술을 갈고 닦아야만 얻을 수 있는 신비.

아무리 루벨트가 황금의 기린아라고 불린다고 해도 이제 막 20살이 됐다고 하는 루벨트에게 막혔다는 건 크나큰 충격이었다.

"자, 그럼…."

루벨트가 방패를 헤파이에 집어넣고 유메에게서 손을 뗀 다음 자세를 취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내 차례군."

"읏…!"

도발 당해 끓어올랐던 흥분이 가라앉고 강철산은 오싹함을 느꼈다.

'일단 여긴 물러나야….'

강철산은 스트렌저가 된 후 사용 가능한 공간전이를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타악!

루벨트가 땅을 박차며 강철산에게 접근했다.

"엑셀 러쉬."

그리고 근접한 순간 루벨트는 바로 격투계 스킬을 사용했다.

마력으로 강화하여 속도를 올린 채로 주먹을 내지르고 다리를 휘두르며 다방향에서 적을 공격하는 스킬이었다.

퍼퍼퍼퍼퍼퍼퍽!

"크헉! 억! 으으윽! 아아악!"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팔, 배, 등, 허리, 다리, 얼굴 등 온몸을 여러 방향에서 가격당하는 강철산.

한 방 한 방이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확실하게 강철산에게 대미지를 주어 공간전이를 못하게 막고 있었다.

"이 애송이가아아앗!"

어떻게든 루벨트의 공격에서 벗어나려고 막무가내로 대검을 횡으로 휘두르는 강철산.

하지만 루벨트는 떨어지지 않고 몸을 숙이며 강철산의 대검을 피했다.

그리고 자세를 다잡고 강철산의 복부를 조준하며 강력한 한 방을 먹이는 스킬을 사용했다.

"붕권!"

뻐어어어어억!

"커허어어억!"

루벨트의 붕권을 맞고 강철산은 성대히 뒤로 날아가 공원에 있던 나무에 부딪혔다.

콰아앙!

"크윽! 으으윽! 이… 망할 애송이가…!"

빠득빠득 이를 갈며 복부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강철산.

동시에 눈앞에 있는 루벨트가 결코 얕봐선 안 되는 강자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바로 그때.

강철산은 다른 헌터들이 공원을 향해 접근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칫!"

부우우웅!

쩌적!

강철산이 허공에 검을 휘두르자 허공의 공간이 깨지며 틈새가 나타났다.

"이봐, 애송이…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부숴주마. 이 정도로 이겼다고 생각 마라!"

루벨트에게 대검을 겨누며 긴장을 풀지 않은 채 강철산은 틈새 사이로 사라졌다.

강철산이 실컷 발린 다음 도망갈 때 악당이 흔히 내뱉는 대사를 외치며 사라졌다.

공간전이로 도망가기 전에 붙잡아 더 패줄 수도 있었지만.

그래선 강철산이 더 날뛰어서 주위에 피해가 갈 수도 있고.

가능하면 내가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블블 스토리 흐름에 맞게 진행되는 편이 좋으니 가만히 지켜봤다.

강철산이 사라진 걸 확인하고 유메를 돌아봤다.

"유메야, 괜찮아?"

"괜찮아! 루벨트 덕분에… 무사해."

"다행이다. 아. 아깐 끌어안아서 미안해. 혹시 오의를 막을 때 여파가 일어날까 봐."

"그, 그랬구나!"

유메는 나한테 안겨진 걸 떠올렸는지 약간 얼굴이 빨갰다.

"강철산! 어딨냐!"

"모두 경계해!"

그때 마침 신고를 받고 헌터지부에서 최대한 빨리 달려온 헌터들이 공원에 도착했다.

"뭐야, 없잖아?"

"하지만 흔적이 있어?"

"이봐! 저기 생도가 있다!"

헌터들은 정말로 빠른 시간 내에 왔다.

다만 내가 그보다 빨리 강철산을 쉽게 격퇴했을 뿐이지.

그 후.

나와 유메는 헌터들에게 여러 질문을 받았다.

강철산은 어디에 있느냐.

몸은 무사하느냐.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냐 등등.

물론 우린 그들이 궁금해하는 걸 모두 알려줬다.

"네가 강철산을 물러나게 했다고?"

"정말이야?"

"어떻게 생도가…."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헌터들.

하지만 내가 루벨트 엘드라라고 밝히자 의구심은 눈에 띄게 없어졌다.

"루벨트 엘드라라면…."

"황금의 기린아로 불리는 그…?"

"진짜 엄청난 후배였네."

어디 누구인지도 모르는 놈이라면 모를까 명성이 자자한 나니까 조금 의구심이 들어도 신빙성이 있다고 헌터들은 판단했다.

그리고 질문이 끝나고 나는 바로 복구작업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복구작업원.

그건 흔히 스트렌저가 날뛰어서 주변 기물을 파괴했을 때 건물이나 주변 지형들을 복구하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강철산이 날뛰는 경우가 많아 그들의 일감이 늘어났다.

"안녕하십니까, 도련님."

"잘 부탁해요."

"네!"

엘드라 소속의 복구작업원 팀장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유메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더 쇼핑할 상황은 아니고… 이만 돌아갈까? 내가 바래다줄게."

"어… 으, 응!"

전화를 걸어 리무진을 부르고 유메와 함께 탔다.

유메의 집으로 리무진이 이동하는 도중 잠깐 동안의 침묵 시간.

타이밍을 잰 다음 나는 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런데 정말 다행이야. 강철산한테 도발이 먹혀서. 효과는 제대로 봤네."

"효과?"

"응. 덕분에 화나서 움직임이 단조로워졌고… 무엇보다 강철산의 관심이 유메한테 가지 않고 나한테 집중했으니까."

"아… 그래서 그렇게 도발한 거였구나."

"맞아. 하지만 너무 도발해서 설마 오의까지 사용할 줄은 몰랐어."

사실 쓸 걸 기대하고 계속 놀렸다.

덕분에 유메를 끌어안은 채로 강력한 공격에서 유메를 지켰다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지.

"미안해, 괜히 위험하게 만들고."

"아, 아니야! 진짜! 진짜 사과하지 마! 루벨트가 지켜줬잖아!"

"그래?"

"응! 그러니까 사과 안 해도 돼. 오히려 루벨트 덕분에 아무런 피해가 없었는걸."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아참, 유메가 걸어준 보조 마법도 정말 도움이 됐어. 스트렝스 걸리니까 그 강철산도 날려버릴 수 있었고."

"정말? 그래도 그건 루벨트가 원래 강해서 그런 걸 거야."

"내가 강한 건 맞지만 유메의 보조 마법이 없었으면 못 했어. 고마워, 유메. 보조 마법도 그렇고 사람들 피난시키고 헌터들에게 신고해줘서."

계속 유메가 해준 행동에 대한 감사를 전한다.

그로 인해 유메가 더욱 쑥스러워하고 풋풋한 분위기를 형성해 나에 대한 호감도가 더 오르기 쉽게 만든다.

그리고 어느 정도 무르익은 분위기가 형성될 때.

"저기… 루벨트. 오늘…."

"아, 도착했다."

"어?"

딱 맞게 리무진이 유메의 집 앞에 도착했다.

"유메야, 무슨 말 하려고 했어?"

"…아니, 그냥 오늘 고맙다고."

"응, 나도 오늘 고마웠어. 그럼 아카데미에서 만나자."

"응…."

아쉬운 표정을 짓는 유메.

이대로 유메를 붙잡고 보쌈해가는 것도 좋을 거 같지만.

유메를 상대론 그런 강압적인 방식은 쓰고 싶지 않다.

오히려 더욱 초조하게 만들고 나에 대한 호감을 더욱 증폭시켜서.

유메 쪽에서 먼저 나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식으로 함락한다.

그래도 그냥 헤어지는 건 할 수 없지.

"유메야, 괜찮다면 다음에 또 같이 쇼핑할래?"

"어?"

"오늘은 스트렌저가 나타나서 도중에 끝난 감이 있었으니까. 유메, 너만 괜찮다면 다음에 또…."

"응! 하자! 나도 다음에 또 쇼핑하고 싶었어!"

아쉬웠던 유메의 얼굴에서 활기가 가득 피어났다.

역시 유메는 이런 밝은 표정이 어울린다.

"그래, 일정은 나중에 정하자. 잘 들어가."

"응! 루벨트도 잘 들어가!"

밝게 작별인사를 나누며 유메와 헤어졌다.

역시 답답한 러브코미디처럼 애매하게 끝나는 것보단 다음 일정을 정하는 게 훨씬 낫단 말이지.

저택으로 돌아가는 도중 전화가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다.

그냥 전화도 아닌 영상통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루벨트으으읏! 우리아드으으으을!]

통화를 받으니 눈물을 또랑또랑 흘리는 아버지의 얼굴이 나타났다.

[루벨트으으읏!]

아버지만이 아니라 옆에 어머니도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소식 들었단다! 스트렌저랑 대치했다고!? 다친 데 없니? 우리 소중한 아들!]

"아."

내가 강철산이랑 싸웠던 소식이 아버지 어머니에게 전해진 모양이다.

"네. 괜찮아요. 오히려 제가 그 스트렌저를 압도했어요."

[정말이니?]

[우리 아들이 스트렌저를 상대로 압도했어?]

"당연하죠. 제가 누구 아들인데요. 이 루벨트 엘드라. 성대하게 첫 스트렌저와의 싸움에서 맹활약을 했습니다. 다친 곳 하나 없고요. 하하하하!"

자신 있게 웃어 보이니 어느새 눈물을 흘렸다는 듯이 부모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하하하! 여보 내가 뭐랬소! 우리 아들이라면 걱정 없다고 했지 않나!]

[어머! 당신! 저도 루벨트라면 해낼 거라고 믿고 있었답니다! 오호호호!]

[그래! 파티! 파티를 여는 거다! 루벨트가 스트렌저에게 이긴 기념 파티다!]

[그거 좋은 생각이에요, 당신!]

"아버지, 어머니. 파티를 열 거면 일주일 후면 안 될까요? 기념인 파티인 이상 기간을 더 들여 성대히 하고 싶네요."

[우리 아들이 원한다면 그래야지!]

[맞아요! 이런 기념적인 파티는 몇 시간 준비로 끝낼 수준이어선 안 돼요! 당장 지금부터! 준비해요, 당신!]

[그래, 여보! 하하하하!]

[오호호호호!]

즐거운 가족회의가 끝난 후 잠시 기다리니 저택에 도착했다.

그리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루벨트 니이이이이임~!"

저택 앞에서 엘리가 나에게 뛰어들어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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