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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63화 (63/226)

Chapter 63 - 63.이벤트는 순조롭게!

주인공의 첫 초필 사용 튜토리얼 이벤트.

그 시작은 유메와 쇼핑하면서 일어났다.

물론 쇼핑이라고 해서 가게 안에서 벌어지는 건 아니다.

가게를 둘러보다가 휴식 삼아 공원을 둘러볼 때 스트렌저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이벤트다.

1장 보스로 나타날 스트렌저와 조우한 다음 어떻게든 초필을 써서 물러나게 만드는 전개의 이벤트.

그리고 지금 우리의 눈앞에는 그 1장 보스 스트렌저.

강철산이 커다란 웃음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강철산.

대검을 무기로 쓰는 1장의 보스이며 스트렌저로 타락한 계기는 강함과 파괴를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C급에서 놀던 그럭저럭 실력 있는 헌터였지만 원래 가지고 있단 강함을 갈구하는 마음과 함께 난폭하고 무언가를 파괴할 때 쾌감을 느끼는 성향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성향을 이용당해 쉽게 스트렌저로 타락해버린 강철산의 취미는 갑자기 나타나 주변 물건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빌런에 딱 맞는 성격의 소유자다.

"크하하하! 오늘도 딱 부수기 좋은 것들이 많군! 하아아앗!"

콰아아아앙!

강철산이 등에 멘 검을 꺼내 바닥을 후려쳤다.

굉음과 먼지와 파편이 흩날리고 사람들은 스트렌저의 마력과 더불어 파괴적인 그 광경을 보고 패닉에 빠졌다.

"스, 스트렌저다아아아!"

"헌터! 헌터를 누가 불러!"

"꺄아아아아악!"

"아, 아앗! 아…!"

비명을 지르는 사람, 도움을 구하는 사람, 겁에 질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사람.

스트렌저가 갑자기 나타난 순간 일반인들이 보이는 반응이 단숨에 일어났다.

"크하하하!"

그리고 그런 반응을 보고 강철산은 더욱 좋아했다.

강철산이 좋아하는 파괴에는 그저 물질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화의 파괴.

평온의 파괴.

그로 인해 일어난 사람들의 공포와 비명 또한 강철산은 좋아했었다.

스트렌저가 되면서 파괴적인 성향이 더욱 강해졌기에 말하자면 파괴의 취향이 더욱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루, 루벨트…!"

시훈이가 내가 만들어낸 유사 스트렌저 마력에 경계하고 놀랐던 것처럼.

유메 또한 스트렌저를 앞에 두고 긴장과 불안의 기색을 띤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시훈이하고는 다르게 적개심이라기보다는 두려움 쪽이 강한 반응.

스트렌저를 처음 겪는 생도라면 이게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유메, 정신 차려. 괜찮아. 내가 있잖아."

"…! 으, 응!"

하지만 유메는 내 말에 바로 정신을 차렸다.

내가 여태까지 보여준 믿음직스러운 모습과 나에 대한 호감도가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가자! 유메!"

"응!"

""셋!""

유메와 함께 헤파이를 작동시켜 전투복으로 갈아입으며 무기를 들었다.

나는 평소와 같은 하얀색 정장과 강철산의 무기에 비슷한 대검을 들고.

유메는 아카데미 생도복과 오늘 산 화이트 프리즘을 들었다.

"응?"

헤파이를 작동시키면서 생겨나는 마력의 파장을 느끼고 강철산이 이쪽을 바라봤다.

"뭐야? 헌터? 아니… 그 옷을 보니 아카데미 생도군! 하하하하! 좋아! 좋아! 오늘은 부술 맛이 있는 녀석이 근처에 있었어!"

우리를 보고 강철산은 기뻐했다.

파릇파릇한 헌터 새싹을 즈려밟을 즐거움이 늘어났다고 신난 거겠지.

뭐, 그런 즐거움을 얻을 순 없겠지만.

"유메, 버프 부탁해."

"스트렝스! 인챈트 실드!"

내 지시에 유메가 바로 근력 강화와 방어 부여 마법을 걸었다.

"그래그래, 그깟 버프 실컷 발라봐라. 내가 전부 쳐부숴 주지!"

우리가 아카데미 생도라는 걸 알고 자신만만해하는 강철산.

확실히 강철산은 현실적으로 강한 부류에 속한다.

애초에 RPG 1장 보스.

즉 파티를 맺어서 다굴로 패야 쓰러뜨리는 보스니 겨우 2명뿐인 걸 보면 엄청 쉽게 보이겠지.

하지만 그건 평범한 초반 스펙을 가진 인물이니까 그런 거고.

중후반쯤에 다다를 스텟을 가지고 있고 현재진행형으로 성장하고 있는 나라면 충분히 강철산을 혼자서 상대할 수 있다.

"넌… 스트렌저 강철산이군."

"하하하! 날 알고 있나 본데? 나도 유명해졌나 보군!"

"툭하면 나타나서 기물파손을 해대니 안 알려지는 게 이상하지."

"제법 입이 돌아가는 녀석인데? 날 앞에 두고 겁도 안 먹고 배짱이 두둑해!"

"당연하지. 널 상대로 겁먹을 필욘 없으니까."

"뭐? 좀 건방진 새낀데? 나처럼 대검을 쓰니 좋게 봐주려고 했더니 안 되겠어."

꽈악하고 강하게 대검을 쥔 강철산의 팔뚝이 핏줄이 두드러졌다.

"너한텐 우선 나에게 건방을 떨면 안 된다는 걸 알려주지! 하아아악!"

쾅!

강철산이 공원바닥을 박차며 한 손으로 대검을 나를 향해 아래로 휘둘렀다,

카아아아앙!

물론 겨우 한 손으로 휘두르는 대검 공격은 나도 마찬가지로 한 손으로 대검 검면을 써서 막아냈다.

"뭣!?"

전력을 다한 게 아니라곤 하나 자신의 공격을 쉽사리 막아낸 나를 보고 강철산의 눈이 크게 뜨였다.

"뭘 그리 놀라는 거지?"

"너 이 자식…! 뭐야! 어떻게 내 검을 이리 쉽게…!"

"그야 내가 너보다 강해서겠지! 하압!"

부우우우웅!

팔을 휘둘러 검면에 밀착한 대검 채로 강철산을 날렸다.

"크윽!"

바로 바닥에 착지하며 나를 노려보는 강철산.

그 사이에 바로 유메에게 외쳤다.

"유메! 여긴 내가 맡을 테니까 사람들 대피를 부탁할게!"

"응! 조심해!"

이미 버프를 걸어줬으니 지금 유메가 할 일은 일반인을 피난시키는 게 최선이다.

"여러분! 어서 공원에서 벗어나 주세요!"

유메는 일반인들에게 말을 걸고 다리에 힘이 풀린 사람들에게 다가가 부축하며 내 말을 따라줬다.

"너… 평범한 생도가 아니군. 아카데미 생도 따위가 날 날려버리는 건 말도 안 돼. 넌 대체 누구냐."

방자하게 웃으며 날 깔보던 강철산은 바로 눈매를 접히며 노려봤다.

이럴 땐 바로 통성명을 해주는 게 국룰이지.

"나는 루벨트. 루벨트 엘드라다."

"루벨트… 엘드라라고? 핫! 과연. 네가 바로 그 황금의 기린아라고 불리는 놈이었군. 어쩐지. 평범한 생도는 아니었어."

"스트렌저도 날 아나 보군."

"넌 우리의 성가신 적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게다가 최고 재벌인 엘드라의 후계자를 모를 리 없지."

"그렇게 말하는 거 치곤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군. 스트렌저는 상당히 정보력이 부족한 건가? 아니면… 네가 요주의 인물 얼굴도 기억 못 할 정도로 멍청하거나."

"뭐라고?"

강철산의 이마에 핏줄이 두드러졌다.

도발해서 강철산의 주의를 나에게만 집중시키기는 성공했다.

"핫, 황금의 기린아라고 주위에서 떠받들어주니까 참 거만하군. 좋아…!"

우우우우웅!

강철산이 더욱 마력을 끌어올리자 흉흉한 기운이 강철산의 몸 주위로 피어올랐다.

"그 거만한 태도를 지금 당장 부숴주지! 겨우 몸 날린 것 정도로 우쭐하지 마라!"

쾅! 하고 다시 땅을 박차며 나에게로 돌진한 강철산은 마력을 두른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디스트로이 엣지!"

디스트로이 엣지.

파괴력에 치중된 횡 베기 스킬.

블블에서는 쿠단을 맨 앞에 세워 어그로를 끌어 막기가 정석인 공격이다.

물론 그건 게임에서 이야기고 여기는 현실.

그러니.

타악!

뻔히 보이는 횡베기는 높게 뛰어서 피했다.

"뭣!?"

설마 회피할 줄은 몰랐는지 놀라는 강철산.

양손으로 대검을 쥐고 기본적인 대검 공격 스킬을 사용했다.

"파워 엣지!"

부우우우웅!

"크윽!"

강철산은 서둘러 대검으로 내 공격을 막았다.

카아아아앙!

"으으윽!"

쩌적!하고 강철산의 발아래의 바닥에 금이 갔다.

중후반부 스텟을 가진 내가 대검스킬로 내리치면 그 정도 현상은 당연했다.

바닥에 착지하며 계속 검에 힘을 담아 강철산의 대검을 눌렀다.

"왜 그러지? 내 태도를 부숴주는 게 아니었나?"

"이… 자식이! 으아아아!"

난폭하게 양손으로 검을 잡아 휘둘러 이번에는 강철산이 나를 날려버렸다.

역시 1장이라도 보스는 보스인지라 사람을 날릴 정도의 힘은 가지고 있다.

날려졌다고 해도 나는 바로 사뿐히 착지하며 미소를 지어 도발했다.

"스트렌저도 별거 아니군. 아니, 네가 약한 건가?"

"으득…! 보자 보자 하니까 이 망할 새끼가… 날 깔보고 있어?"

내 실력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면서도 도발에 바로 넘어와 앞뒤 가리지 않고 날 쓰러뜨릴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다혈질적인 강철산의 성격이 아주 잘 드러나고 있었다.

"루벨트! 피난 다 끝냈어!"

그때 사람들의 피난을 끝낸 유메가 나를 향해 외쳤다.

"그리고 헌터지부에도 연락했어! 곧 다른 헌터들이 와줄 거야!"

"고마워, 유메. 잘했어. 하지만 딱히 부를 필요는 없었어."

"어?"

"저놈은 나 혼자로도 충분하니까."

"이 새끼가아아아아아!"

분노가 폭발한 강철산의 마력이 부풀어 올랐다.

"필드 전개!"

흉흉한 마력이 주변을 감쌌다.

"루벨트!"

걱정이 가득 서린 외침으로 내 이름을 부르는 유메.

그런 유메를 돌아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 날 믿어, 유메. 저 떡대가 너한텐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할 테니까."

"아…."

"날 앞에 두고 한눈을 팔아! 죽어라! !"

우우우우웅!

"오의!"

콰아아앙! 하고 강철산이 하늘 높이 뛰어오른 다음.

"디스트럭션!"

대검을 기반으로 형성된 거대한 검보라색의 흉흉한 마력의 칼날을 내리 휘둘렀다.

"스파이크!"

분명 아무런 방비도 없이 정통으로 맞으면 나라도 상처를 입을 1장 보스의 필살기.

하지만.

바보도 아니고 저런 걸 그냥 맞을 리 없잖아?

"8번, 6번."

대검이 없어진 대신 양팔 양다리에 건틀렛과 각반이.

그리고 손에는 방패가 쥐어졌다.

"필드 전개."

마력을 끌어올리며 필드를 전개한 다음 뒤로 물러나 유메가 있는 곳까지 이동해 방패를 들지 않은 손으로 유메를 끌어안았다.

"루벨트!?"

당황하며 놀라는 유메지만 거기에 반응하지 않고 절찬 나를 향해 휘둘러져 다가오고 있는 강철산의 초필을 향해 들어 올리며.

"오의! 이지스 실드!"

'절대방어'효과를 가진 초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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