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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60화 (60/226)

Chapter 60 - 60.이벤트는 순조롭게!

"으어어어…."

"시훈아, 괜찮아? 오늘 기운 없어 보여…."

시훈이에게 훈련을 시킨 다음 날.

어제 숙련된 정도로 초필을 쓸 수 있게 된 시훈이가 혼이 빠진 듯이 쉬는 시간에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시훈이를 유메가 걱정하며 상태를 물었다.

"어제 으윽…! 루벨트한테 훈련받아서 힘들어… 루벨트 훈련 진짜 빡세게 해… 어어어."

"그, 그랬구나?"

"흐음~ 어쩐지~ 좀 강해진 냄새가 난다 싶었더니 사제한테 훈련받았구나."

마침 근처에 있던 치사키가 싱긋 웃고 있었다.

"강해진 냄새?"

"강자한테 나는 특유 냄새가 있거든~ 뭐, 시훈이 너는 그리 강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수준은 있게 된 냄새가 나서. 어떤 훈련한 거야? 응? 사제랑 어떤 훈련한 거야?"

"그게…."

시훈이는 약간 하소연하듯이 어제 한 훈련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했다.

"와! 뭐야! 재밌었겠다! 사제~ 왜 나도 안 부른 거야~. 응?"

"치사키가 끼면 훈련이 안 될 게 뻔하니까."

도중부터 시훈이는 내팽개치고 내가 상대다 스트렌저~하면서 나한테 덤벼들 게 뻔했다.

"쳇, 그래서 흐응~ 오의 쓸 수 있게 됐구나. 좋아, 그럼 대련 때 한판 하자고. 어떤 오의인지 나도 궁금…."

"대련 때 오의 쓸 리가 없잖아, 치사키."

"아참, 그랬지."

치사키는 여전히 전투광이다.

"친구를 위해 행동하는 루벨트 님도 멋져요!"

"고마워, 엘리."

힐끔하고 김예슬 쪽을 살폈다.

김예슬은 힐끔힐끔 뒤쪽에 있는 우리를.

정확히는 시훈이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시훈이가 기운 없어 보여 말은 걸고 싶어도.

주변에 나는 물론이고 유메나 치사키가 있어서 쉽사리 말을 걸 수 없다는 느낌이다.

아예 사정을 모르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즉 김예슬의 관점으로 봤을 때 쉽사리 말을 걸 순 없겠지.

호감을 품고 있는 상대인 시훈이.

하지만 옆에는 사이가 좋아 보이는 소꿉친구인 유메도 있을뿐더러 쉽사리 히죽히죽거리며 말을 거는 치사키도 있다.

히로인이었던 만큼 두 사람은 상당히 미인이다.

혹시 시훈이랑 매우 친한 게 아닌가 조마조마한 마음과 말은 걸고 싶어도 우리 주변에 끼어들기 어려운 분위기 때문에 그저 쳐다보는 수밖에 없는 상태.

게다가 시훈이는 정신적으로 녹초가 돼서 그런 김예슬의 시선도 눈치 못 채고 있다.

이럴 때는 내가 도와줘야지.

"야, 시훈아."

"왜."

"오늘…."

"후, 훈련은 당분간 괜찮을 거 같아!"

"훈련한다는 말 안 했다."

"아니었어?"

나도 내 여자들이랑 떡치는 시간이 소중한데 계속 널 돌보겠냐.

초기 기반만 잡아주면 넌 알아서 성장할 녀석이잖아.

"너 오늘 동아리는 나갈 수 있어? 지쳐 보이는데."

"응? 뭐, 그야. 머리는 아직 지치지만… 몸은 루벨트 네가 포션 제대로 줘서 멀쩡하니까. 당연히 나갈 거야."

힐끔하고 다시 김예슬 쪽을 보니 귀를 쫑긋 세우고 우리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자그맣게 시훈이에게 속삭였다.

"그럼 예슬이에게 가서 오늘 동아리 간다고 말이나 좀 해."

"어? 왜?"

"야, 예슬이 쪽은 보지도 않냐? 너 오늘 아침부터 늘어져 있으니까 걱정하고 있잖아."

"진짜?"

시훈이가 휙하고 김예슬 쪽을 보니 김예슬은 휙하고 고개를 돌렸다.

"방금 고개 돌린 거 봤지? 너 신경 쓰고 있으니까 가서 오늘 동아리 간다고 안심시켜줘라. 예슬이가 나름… 너 마음에 두고 있는 거 같으니까."

"진… 짜?"

눈을 깜빡이며 기쁘면서도 아직 믿기지 않은 사실을 깨달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 둔감속성은 주변에서 직접적으로 알려줘야 진도가 빨리 나간다.

"그럼 내가 그런 눈썰미도 없을 거 같아? 가능성 있어 보이는 지금이 기회니까 빨리 가."

"으, 응!"

어제 리무진을 타고 돌아갈 때 나와 리제가 김예슬과 잘 되는 걸 적극 도와준다는 말을 들은 다음 날.

김예슬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놀라겠지.

원작의 주인공이라면 에이 그럴 리가… 하면서 소극적인 대응을 하겠지만.

"갔다 올게…!"

나와 만나면서 청춘과 연애에 대한 갈망이 많은 시훈이는 내가 등을 떠밀자 바로 행동에 나섰다.

시훈이가 저렇게 연애에 적극적이게 된 것도.

잘난 내가 고등학교 시절 때 여자들에게 인기 있던 모습을 계속 봐서 부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조금 미안해지네?

힘내라, 시훈아!

김예슬에게 다가가 오늘 동아리 활동할 수 있다고 말하는 시훈이와 기뻐하는 김예슬.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점심시간.

엘리는 미소를 지으며 카구라에게 물었다.

"카구라, 학교 끝나고 나중에 시간 괜찮을까요?

"응? 시간?"

"네. 선도부 활동은 언제 끝나요?"

"어… 오늘은 아마 5시쯤이면 끝날 거 같은데."

"잘됐네요. 그럼 5시에 같이 리제랑 함께 야기츠네 신사로 가요."

"어? 리, 리제랑 같이 우리 집에?"

갑작스러운 일정에 카구라는 당황했다.

그리고.

"네, 아야메 씨와 함께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요."

'아.'

다음 이어지는 말에 카구라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거 서열 정하기다!'

평소에 로맨스류의 소설을 잘 읽는 카구라.

그리고 그런 로맨스 소설에는 주로 중세풍이나 혹은 귀족 사회가 남아있는 근현대풍이 많았고.

카구라가 좋아하는 가난한 히로인이 주인공인 소설에는 꼭 라이벌이나 대항마 같은 귀족 여식 캐릭터가 자주 등장했다.

그중 악역영애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몰래 주인공을 불러 제 분수를 알게 한다는 장면을 카구라는 수없이 봐왔다.

'루, 루벨트 앞에서는 괜찮다고 해도… 역시 엄마랑 같이 나한테 겨, 경고를 넣기 위해…!'

-감히 루벨트 님에게 꼬리를 치다니… 용서 못 해요! 이딴 신사 따위 내가 무너뜨려 주겠어요!

덜덜덜덜덜!

순간 뇌리에 스쳐 지나간 불길한 상상에 카구라는 몸을 떨었다.

"카구라? 괜찮으세요? 안색이 안 좋은데…."

"아, 아니야! 괜찮아! 정말이야!"

"그래요? 그럼 선도부 끝나면 같이 신사에 가요."

"으, 응!"

카구라는 거절할 수 없었다.

혹여 엘리의 심기를 건드리면 어떻게 될지 몰라 두렵기 때문이었다.

엘리가 상냥하고 대범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건 알아도.

사랑하는 남자가 걸린 일에는 여성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법.

과거 엘리가 했던 말을 믿고 싶어도 자신들 모녀와 엘리의 관계를 생각하면 불안한 생각이 안 들 수 없었다.

"아, 자, 잠깐 나 화, 화장실 좀 갔다 올게!"

"네? 이제 곧 수업 시작인데…."

"그, 급해서!"

후다닥 교실 밖으로 나간 카구라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아야메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 어, 어, 엄마!"

[카구라? 이 시간에 무슨 일이니? 지금 아카데미 아니니?]

"비, 비, 비, 비상사태야!"

[뭐?]

방과후.

카구라는 선도부가 끝난 후 엘리, 리제와 함께 자신의 집은 야기츠네 신사로 향했다.

"야, 야, 야 야기츠네 신사에 어서 오세요!"

그리고 토리이 아래에서 아야메가 말을 더듬으며 가뜩 긴장한 상태로 세 사람을 맞이했다.

"어머, 안녕하세요, 아야메 씨. 만나서 반가워요."

"안녕하십니까, 아야메 님."

"저, 저도 만나서 저, 정말 반가워요! 에, 엘리 님! 리, 리제도!"

카구라의 연락을 받고 카구라만큼이나 불길한 생각을 하고 긴장한 아야메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응대했다.

"자, 아, 안으로 드세요."

야기츠네 신사의 가옥에 들어간 후.

엘리는 리제와 함께 다다미방 대접실에 앉았다.

테이블 너머 반대편에는 카구라가 앉고 잠시 후 아야메가 차와 간식을 들고 테이블 위에 내려놨다.

"벼, 변변치 않은 거지만 드셔주세요."

'황급히 내려가서 사 온 최고급 전병이랑 녹차! 부디! 부디 입맛에 맛기를…!'

"어머, 고마워요."

엘리는 미소를 지으며 차려진 전병을 먹은 다음 녹차를 마셨다.

"후르릅… 맛있네요."

"그, 그러세요!"

"다행이다!"

삐줏삐줏 어색한 느낌이 가득한 야기츠네 모녀.

리제는 그런 둘의 모습을 간파하고 있었지만 구태여 지적하진 않았다.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오,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와도 돼!"

"후훗,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오늘 신사에 찾아뵌 건 다름이 아니라…."

""꿀꺽!""

"친목회를 열고 싶어서예요! 오호호호호!"

당찬 웃음과 함께 내뱉어진 말에 카구라와 아야메는 동시에 물었다.

""치, 친목… 회?""

"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루벨트 님의 여자! 함께 루벨트 님을 보필해야 할… 이른바 저의 새자매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여러분과 친해지고 싶어요! 아, 물론 리제하고는 최고로 친하지만요!"

방긋 웃으며 선언하는 엘리는 추가로 말을 이어나갔다.

"실은 글래스너가가 소유하는 별장으로 초대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래선 두 분에게 너무 부담이 갈 거 같아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답니다."

"그, 그러셨군요."

"친목회… 그래, 친목회였구나."

"네! 앞으로 새자매가 될 사이! 우리 모두 사이좋게 지내봐요! 오호호호호!"

""아하, 하하하.""

카구라와 아야메는 안도하며 엘리를 따라 웃었다.

"친목을 쌓기 위해서는 대화! 대화예요! 주제는… 그래요! 두 분 모두 루벨트 님의 어린 시절 얘기 듣고 싶지 않나요? 루벨트 님의 귀여웠던 모습이라든지 어려서도 멋진 모습이라든지… 저는 잔뜩 알고 있답니다!"

"드, 듣고 싶어!"

"서방님의… 어릴 적 얘기…."

"서방님?"

"으읏! 아니, 이, 이건 그게…."

"오호호호! 벌써부터 루벨트 님을 아내로서 보필할 마음을 가지셨다니! 훌륭해요, 아야메 씨!"

"아, 아하하. 그, 그렇나요?"

"네! 리제도 그렇게 생각하죠?"

"네, 엘리 아가씨."

"그럼 첫 얘기는 저와 루벨트 님의 첫 맛남에 대해서…."

처음에는 긴장과 당혹감 그리고 불안함이 가득했던 카구라와 아야메.

하지만 밝은 미소와 함께 즐겁게 루벨트의 매력적인 점이나 루벨트와의 추억을 얘기하는 엘리의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엘리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며 중간중간 감탄과 감상을 말하며 엘리와 친목을 쌓아갔다.

같은 시각.

"루벨트? 바, 방금 뭐라고 했어?"

[그러니까 오늘 주말에 같이 쇼핑하자, 유메.]

"어, 으으으응!?"

서유메는 루벨트의 제안에 매우 놀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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