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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44화 (44/226)

Chapter 44 - 44.아카데미의 모범

반장 선거를 한 후 점심 바로 전인 4교시.

우리 반은 훈련실로 이동했다.

학기 초에는 여러모로 공지 사항이 많았기에 그것을 알릴 겸 오전에 이론 수업 위주로 이루어졌지만.

이곳은 헌터 아카데미.

오늘부터는 이론이 오전에 살짝 대부분은 실전에 관한 수업이 대부분을 차지할 거다.

애초에 던전에서 실습하는 것도 겨우 한두 시간만으로 끝날 일도 아니니까.

이번에는 먼저 자유 대련을 한 다음 저번 수업에 이어 몬스터와 싸우는 수업을 한다는 디아스 선생님의 말이 끝난 후 생도들은 각자 상대를 찾아 대련을 시작했다.

화르르륵!

"오호호호! 상당한 위력이네요, 카구라!"

쉐에에엑!

"윽! 엘리도 강하잖아!"

대련장 위에서 엘리랑 카구라가 대련하고 있는 걸 지켜보고 있을 때.

"으랴아아앗!"

카아아앙!

"뭐 하는 거야, 치사키?"

치사키가 나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러서 바로 카타나를 꺼내 막았다.

"어제 잘도 아빠한테 일렀겠다! 덕분에 1시간이나 돌덩이 들고 서 있었단 말이야!"

"설마 대련한 걸 아직까지 말하지 않을 줄은 몰랐지."

"말하면 뻔히 혼날 거 아는데 왜 말해!"

그걸 알면서 대련에 초필 썼니?

"뇌명주도 마실 건데 이러기야?"

"그건 기쁘지만! 벌 받아서 생긴 내 분노는 없어지지 않아! 내 기분 풀릴 때까지! 계속 뜰 줄 알아!"

아, 이거 분풀이는 핑계고 그냥 나랑 대련하려고 하는 거네.

뭐, 어울려 줘야지.

그러니까.

"리제."

"…알겠습니다."

리제가 단검으로 치사키를 덮치려는 걸 말렸다.

나를 향한 충성심과 애정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엥~ 멈추는 거야? 이왕이면 2대1도 재밌을 것 같았는데."

리제가 자기 덮칠 거 알고 그냥 방치하고 있었네.

하여튼 전투광이라니까.

"2대2로 할 생각이 있다면 나도 껴도 될까?"

그때 방패와 메이스를 든 주황색 푸른 눈을 가진 덩치 큰 남자.

같은 반 생도이자 블블에서 남자 조연 동료 캐릭이었던 쿠단 페트리스가 말을 걸었다.

"오. 3대1? 더 좋은데?"

"난 2대2라고 말했는데…."

"무슨 볼일이야? 페트리스."

"쿠단이라고 불러줘."

"좋아, 그럼 나도 루벨트라고 불러."

"알았어. 루벨트, 네 실력이 궁금해서 말이야. 특히 넌 이지스 실드를 사용했으니까. 그건 누구한테서 배운 거야?"

참고로 이지스 실드는 블블에서 쿠단이 쓰는 초필이다.

블블 초짜는 일단 쿠단을 파티에 넣고 해라!

라는 공략이 있을 정도로 쿠단은 초반에 매우 좋은 탱커역할을 한다.

"제무란 선생님에게 배웠지."

"제무란 씨였구나… 설마 그 무뚝뚝한 제무란 씨가 누구를 가르치다니…."

제무란은 쿠단도 쓰고 있는 대지호법을 알려준 현직 헌터다.

초필도 쓸 수 있고 실력도 좋기에 엘드라에서 과외선생으로 고용했다.

물론 처음에는 헌터 활동을 하느라 누군가를 가르칠 여유는 없다고 말했지만.

그런 건 헌터활동할 때보다 버는 돈의 3배를 지불하면 되는 거였다.

제무란 씨는 무뚝뚝한 면이 있지만 가르칠 때는 확실하고 자세하게 가르치는 사람이다.

"나도 이지스 실드를 쓸 줄 알지만 루벨트의 이지스 실드는 완성도가 남달랐어. 그래서…."

"나랑 대련하면서 자신을 갈고닦고 싶다는 거지?"

"맞아. 안 될까?"

"물론 되고말고."

원작 캐릭과 친해져서 나쁠 건 없지.

무엇보다 쿠단은 내가 히로인을 사로잡아서 부족할 시훈이의 파티 인원 중 한 명이 되야 하니까.

"이왕 하는 거 1대1로 해보자."

"야! 사제! 나랑 뜨는 건!"

"리제, 치사키 상대 좀 부탁해."

"알겠습니다. 제대로 상대하겠습니다."

스릉!

리제가 단검을 꺼내고 내가 말려서 거뒀던 살기를 다시 흉흉하게 뿜어댔다.

"오… 살기 등등한데? 적대심이 풀풀 풍기고 있어. 히히… 이러면 얘기가 다르지~."

이빨을 드러내며 호전적인 미소를 드러낸 치사키의 관심이 바로 리제로 바뀌었고 둘은 바로 대련장 위로 올라갔다.

"그럼 쿠단 우리도 올라갈까? 넌 어떤 무기로 상대했으면 좋겠어?"

"이왕이면 대지호법의 무기를 쓰는 너와 대련하고 싶어."

"알았어."

대련장에 올라가 쿠단과 같이 왼손에는 대형방패.

오른손에는 메이스를 들고 대련을 시작했다.

필사적이진 않아도 진지하게 임하는 대련.

나와 쿠단은 서로의 공격을 방패로 막고 메이스로 공격을 주고받았다.

역시 방어 특화형 캐릭이라서 그런지 방어가 단단하다.

하지만.

콰아아앙!

"으윽! 공격 하나하나가 다 묵직하군."

애초에 스텟부터가 게임 중후반부급인 내가 쿠단에게 밀릴 일은 없었다.

100이 최대 상한이라고 칠 때.

쿠단이 현재 10정도 수준의 스텟이라고 친다면 나는 70 수준의 스텟을 이미 겸비하고 있다.

게임의 중반부 시기가 될 때쯤에 올스텟 맥스를 찍는 게 목표다.

적당히 땀을 뺐을 때 쿠단이 무구를 거뒀다.

"후우, 내가 졌어. 역시 루벨트는 강하군."

"난 장차 엘드라를 이끌어갈 남자니까."

무기를 헤파이에 집어넣고 쿠단에게 손을 내밀었다.

"좋은 대련이었어, 쿠단."

"나야말로 좋은 경험이었어. 고마워, 루벨트."

악수를 나누며 쿠단과 내가 화목하게 있을 무렵.

파지지지지직!

"진짜 제법인데! 이건 어때! 순뢰 연격!"

"싸움에 미친 광견처럼 날뛰는군요. 엑셀 슬래쉬."

카카카카캉!

옆 대련장에서는 치사키와 리제가 아직도 살벌하게 대련을 벌이고 있었다.

"…말려야 되는 거 아니야?"

"괜찮아. 리제는 자제하는 법을 잘 아니까. 치사키 상대라도 좋게 끝맺어줄 거야. 오히려 저 둘보다는… 저쪽이 더 걱정되는데?"

나는 훈련실에 배치되어 있는 여러 대련장 중 한 곳을 바라보았다.

화르르르르르륵!

쩌저저저저저적!

"허억! 허억! 항복하지 그래? 넘버 원 아이돌인 아이카한테 진 건 전혀 부끄럽지 않거든!"

"하악! 하악!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는 집어치우지 그래? 넘버 원은 너 같은 빈통 머리가 아니라 어른스러운 나거든?"

"헷! 누가 어른스럽데? 지나가는 개가 웃겠네!"

"20살이나 돼서 3인칭 큐트 컨셉은 안 웃기고?"

""….""

화르르르륵!

쩌저저저적!

반장 선거에서 진 분함도 포함에 서로에게 가진 악감정 때문에 폭주 일보직전인 아이돌 2명이 죽일 기세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앗!""

타타타타타탕!

채채채채채챙!

차마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서 죽어라 든지 뒈져라는 아이돌에게 안 맞는 외침은 집어넣고 소리치며 날뛰는 아이카와 아나스타샤

다른 생도들은 험악한 두 사람의 사이에 도저히 끼어들 생각을 못 하고 있고.

"…."

디아스 선생님은 조금만 더 격해지면 호통치며 말리려고 가만히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송에서 본 것하곤 역시 압력이 다르군."

"아이돌 방송도 자주 봐?"

"아니, 토크쇼에서 본 적 있는 정도야. 노래도 잘 부르고 나름 아이돌이 같은 반이라 신기했는데…. 으음…."

방송에서 방긋방긋 웃던 모습만 보다가 서로 죽일 듯이 노려보는 모습을 보니 어색함이 장난 아니겠지.

어쨌든 우선 저 둘을 말리자.

"5번."

마법을 쓸 때 사용하는 지팡이가 내 손에 쥐어졌다.

"루벨트? 뭐 하려는 거야?"

"뭐하긴 우선 저 둘을 말려야지."

"섣불리 사이에 끼면 봉변만 당할 거 같은데…."

"평범한 남자가 그러면 당연히 날카로운 눈초리만 받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야. 보고나 있어."

마력 각성자의 초인적인 육체를 사용해 단숨에 아이카와 아나스타샤가 한창 싸우고 있는 대련장의 위로 뛰어올랐다.

"프로텍트."

낙하하면서 대련장 중앙에 반구형의 방호결계를 펼쳐 두 사람이 더 이상 서로에게 달려들지 않게 막았다.

"둘 다 그쯤 하지 그래. 너무 흥분했어."

"넌…."

"루벨트 엘드라…."

한창 싸우고 있던 도중 찬물을 끼얹어서 인기 넘치는 두 아이돌의 싸늘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대련 중에 끼어드는 매너 없는 남자 아이카는 싫은데~."

"비키실래요? 전 그저 아이카하고 대련하고 있을 뿐인데."

"이게 대련이라고? 조금만 더 하면 서로 초필 쓸 게 뻔히 보이는데? 둘 다 치사키처럼 디아스 선생님한테 혼나고 싶은 거야?"

"아이카는 그런 구분 잘하거든~ 진짜 좀 비켜줄래? 아이카는~ 저 고드름녀한테 따스~함을 스며들게 하는 데 방해야."

"그런 걱정 필요 없으니까 이 장벽이나 치워요. 당장. 저 촛불녀한테 냉정함을 박아넣어야 해요."

둘 다 장벽을 치운 순간 서로에게 달려들 거란 낌새를 한치도 숨기지 않았다.

"하아. 둘 다 어른스럽지 못하군. 이런 방법까진 쓰고 싶지 않았는데…."

프로텍트를 해제하지 않은 채 핸드폰을 꺼내 두 인물을 향해 메세지를 보냈다.

"빨리 이거 안 치우고 뭐 하는 거야~? 아이카, 정말 화낸다~."

"휴대폰은 왜 갑자기 꺼내는 거죠? 장난치지 말고 어서…."

~♪

""응?""

그때 동시에 두 사람의 소매 안에 보관된 핸드폰이 울렸다.

둘 다 자기 주제곡을 알림음으로 설정해놨네.

"아, 진짜 왜 이때."

"사장님도 정말…."

두 사람은 동시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사장님! 지금 아카데미인데 왜 전화를!"

"사장님, 제가 아카데미에 있을 도중에는 연락은 되도록 자제해주시라고…."

가뜩이나 대련이 방해돼서 짜증 나는 통에 온 소속사 사장의 전화.

약간 짜증이 일어났던 두 사람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 갔다.

"네, 사장님?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니, 어떻게 제가 아이카랑 대련하고 있다는걸…."

""네!?""

두 사람은 동시에 깜짝 놀라며 내 쪽을 바라봤다.

지금이면 딱 맞겠지.

바로 프로텍트를 해제하자 슬금슬금 두 사람이 나에게 다가왔다.

"저, 저기… 루벨트 님? 사장님이 바꿔 달라는데…."

"여, 여기 전화 받아주세요, 루벨트 님."

나는 두 사람의 핸드폰을 잡고 말했다.

"협력 고맙습니다."

[아이고! 이걸 가지고 무슨! 제가! 아이카에게 단단히 일러두겠습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루벨트 님! 아나스타샤도 네! 같은 아카데미 생도인데 잘 지내야죠! 그럼요!]

[[그러니 모쪼록! 저희! 저희 소속사를 잘 부탁드립니다!]]

"하하하, 물론입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는 여러모로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여태처럼 문제는 없을 겁니다. 두 사람이 아카데미에서 다투지만 않는다면요. 화목한 게 제일이지 않습니까."

[[옳으신 말씀입니다!]]

두 사람이 각각 소속하고 있는 예능 사무소의 사장들이 모두 나에게 굽신굽신하며 눈치를 보고 있다.

그도 그럴 듯이 내가 깐 포석 중에는 아이카와 아나스타샤에 관한 포석도 있다.

그 포석이 있기에 지금 거대 예능 사무소의 사장이.

예능계에서는 2명의 예능왕이라고까지 칭송받는 두 사람이 나한테는 저자세다.

왜냐고?

내가 바로 두 예능 사무소의 최대 주주이자 스폰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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