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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37화 (37/226)

Chapter 37 - 37.입학식은 보람차게!

"다들 보았겠지! 헤파이에는 엘드라가 보여준 것처럼 자신이 설정한 복장으로 바로 갈아입고 주무기를 교체할 수 있다. 이것은 앞으로 이 헌터 업계에서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거다. 단! 전위를 담당하게 될 생도는 마력 배리어에만 의존하지 말고 장비도 확실히 고르도록! 그리고…."

쥬라 디아스 선생님은 치사키를 혼낸 후 생도들을 향해 헤파이에 대한 기능을 다시금 설명했다.

그리고 추가로 대련에 생도끼리 오의를 겨루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도 했다.

"으으… 왜 나만 혼나는 거야. 사제도 썼잖아."

"난 방어용이잖아."

디아스 선생님도 그걸 아니까 난 안 혼낸 거지.

맞서서 다른 공격용 초필 쓰면 똑같이 혼났겠지만.

"도련님, 수고하셨습니다."

리제가 다가와 나에게 타올과 생수통을 건넸다.

역시 리제는 준비성 좋은 최고의 메이드야.

"고마워, 리제. 꿀꺽꿀꺽!"

"아, 치사해. 사제만 마시기야?"

치사키가 물을 마시는 나를 가늘게 뜨며 노려봤다.

"푸하, 마시고 싶다면 마셔."

반 정도 마신 생수통을 건네자 치사키는 바로 히죽히죽 웃었다.

"오~ 땡큐! 꿀꺽꿀꺽꿀꺽!"

간접키스 때문이라도 망설일 줄 알았는데 바로 마셔버리네.

원래 저런 성격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사범님도 맘고생이 심하겠어.

"루벨트 님!"

""루벨트!""

리제에 이어 엘리와 다른 애들도 다가왔다.

"멋진 모습이셨어요, 루벨트 님!"

"역시 루벨트는 강하네."

"으, 응! 멋졌어."

"소문으로 강하다는 건 알았지만… 정말 뛰어났어, 루벨트."

내 실력에 감탄하는 말들의 향연.

사랑하는 엘리는 물론이지만 친구인 시훈이랑 유메, 그리고 따먹을 예정인 카구라에게 칭찬받는 것도 좋지만.

역시 블블 캐릭터들에게 내가 칭찬받는다는 사실에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왜 사제만 대단하다고 하는 거야? 나도 굉장하지 않았어?"

순수하게 물어보는 치사키의 물음에 다들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치사키를 향해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리제였다.

"치사키의 실력도 굉장했습니다."

"오, 역시 그렇지!"

"하지만 루벨트 님에게 오의까지 쓰시는 모습을 보고 저희가 솔직하게 호의를 담아 칭찬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윽…."

가차 없는 리제의 팩폭에 치사키도 양심에 찔리는지 시선을 돌리더니 바로 생수통을 돌려줬다.

"다, 다른 생도들 구경이나 해볼까~."

그리고 도망쳤다.

양심에 찔리는 모습을 보면 천성이 나쁜 건 아니다.

히로인이기도 하니까.

그래도 흥분하면 확 저지르는 성격이 문제인 거지.

뭐, 게임에서는 그게 또 매력 포인트인데다가 해당 루트 들어가면 완전히 애교쟁이가 돼서 갭모에가 좋단 말이지.

오후에는 주로 처음 헤파이를 만지는 생도들을 위한 자유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나와 치사키의 대련을 보고 불타오른 상급 생도들이나 동급 생도들도 자신들도 헤파이를 가지고 대련해보겠다고 담당 교사에게 가서 신청을 하고 그것을 구경하는 걸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교사진들도 첫날만큼은 조금 풀어줘도 좋다고 생각했는지 그것을 말리진 않았다.

다만 오의는 결코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그리고 어느새 시간이 흘러 오후 3시 10분.

오후의 수업이 다 끝나고 쥬라 디아스가 교실에 모인 생도들에게 말했다.

"오늘 헤파이를 가볍게 만져보고 요령은 다들 알았을 거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실습 교육에 들어간다. 모두 준비는 단단히 하고 오도록! 그리고! 덴라이는 남아라!"

"으아아아… 잘못했으니까 용서해주세요, 선생님!"

"잘못했으면 얌전히 설교를 받아라!"

그리고 치사키만 남고 우리는 아카데미를 나왔다.

청소는 고용된 직원들이 하기에 생도들이 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신입 생도들이 이렇게 바로 나오지만 내일부터는 대부분의 생도들이 동아리 활동을 위해 아카데미에 남을 거다.

오전에 설명받았듯이 모든 생도들이 유능한 헌터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마력 각성자여서 뛰어난 신체능력을 가졌으니 다른 쪽으로 취업할 가능성은 크다.

대표적인 건 스포츠 선수.

헌터들로만 이루어진 스포츠가 따로 존재하여 격한 경기모습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2학년 때부터는 전투에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동아리에만 전념하는 생도도 있을 정도다.

그리고 그런 생도의 선택을 아카데미에서도 존중한다.

동아리에 전념을 하건 안 하건.

어쨌든 매년마다 새로운 부원은 모아야 하기에.

입학식 다음날에는 오전 수업 시간 중 한 시간을 양보받아 다양한 동아리가 홍보 올 예정이다.

그러니 이렇게 수많은 생도들이 한꺼번에 집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기숙사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건 올해에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여러분은 이후 예정이 있습니까?"

리제가 걸어가는 도중 모두에게 물었다.

"딱히 없네요.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후로 스케줄은 한가하니까요."

"나도… 딱히 없어."

"저녁에 반찬을 사서 돌아가는 것밖에 없다.

"나도 그다지? 아참! 루벨트! 가는 김에 오락실 들리는 게 어때! 이번에 맹연습했다고!"

"그렇군요."

모두의 의견을 들은 리제는 내가 부탁한 일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그럼 엘리 아가씨, 유메, 카구라. 여자끼리 함께 노는 건 어떻습니까? 시훈이는 도련님과 놀 거 같으니."

"저희끼리 말인가요? 으음… 저는 상관없어요."

"어… 응! 나도 괜찮아."

"같은 아카데미에 같은 반. 친목을 다지는 것도 나쁘지 않지."

리제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리제는 내 쪽을 돌아보며 꾸벅하고 고개를 숙였다.

"도련님, 그럼 잠시 곁에서 떨어지겠습니다."

"그래, 리제. 모두랑 잘 놀다 와. 시훈아, 우린 오락실이나 가자."

"아싸! 그러자고!"

여자와 남자.

리제 일행과 나와 시훈이로 나뉘어 헤어지기로 했다.

"루벨트 님! 시훈! 다시 만날 내일을 기대할게요!"

"내일 보자, 루벨트. 그리고 시훈."

"루벨트, 시훈아, 내일 만나…."

마지막으로 유메가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하게 헤어지려고 할 때.

휘우우우웅! 하고 강한 바람이 불었다.

리제, 엘리, 카구라는 치마를 잡으며 막을 수 있었지만.

마침 팔을 뒤로 향하며 인사를 하고 있던 유메는 미쳐 바람을 막지 못했고.

펄럭!

유메의 치마는 성대하게 위로 젖히고 말았다.

그리고 내 눈에 유메의 속옷이 들어왔다.

와, 검은색 레이스.

게임에서는 리본이 달린 하얀색이나 노란색 속옷을 입었는데.

나와 만나서 속옷 취향에도 영향이 간 걸까.

지금 유메는… 화려한 걸 입는구나.

지금 입고 있는 검스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치마가 다시 내려가려고 할 때쯤에는.

화아아아악…!

유메의 얼굴은 사과처럼 새빨개졌다.

"꺄아아아아악!"

그리고 유메는 비명을 지르며 우리에게서 도망쳤다.

"유메!?"

"뒤쫓읍시다."

"기, 기다려, 유메!"

유메를 따라 엘리와 리제, 카구라가 뒤쫓았다.

싸다구를 날리는 게 아니라 부끄러워서 도망가는 모습이 마음이 상냥한 유메다웠다.

"어, 음, 그… 루, 루벨트?"

그리고 내 옆에서 같은 것을 보았을 시훈이는 매우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 어떡하지?"

"사고여서 어쩔 수 없었지만 내일 만나면 사과하자."

"…그러자."

내일 유메에게 사과하자고 약속하며 우리는 오락실로 향했다.

"으으으… 이제 시집 못 가… 왜 거기서 바람이 분 거야…."

아카데미 근처의 한 카페.

다른 일행에게 따라잡힌 유메는 위로를 받으면서 카페로 들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성 친구에게 속옷을 보였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부끄러워 자리에 앉자마자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입학식이어서 대, 대담한 속옷을 입어버렸는데! 그걸 루벨트가 봐버렸어! 야, 야한 여자라고 생각하면 어떡해! 아아아아아!'

게다가 개인적으로 더욱 부끄러운 이유가 있었기에 유메는 마음속으로 미칠 지경이었다.

"그… 괜찮아, 유메! 기운 차려!"

카구라는 어찌 위로할지 말이 안 나와도 어떻게든 유메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했다.

"윽… 하지만. 오늘은 그 대담한 걸 입고 와버렸는데! 그걸… 그걸 보여버렸단 말이야! 루벨트도 시훈이도 야한 애라고 생각할 거야. 으으…."

여자끼리 있기에 그나마 속으로 생각했던 걸 털어놓는 유메.

그런 유메를 리제는 유심히 보고 있었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겠군요.'

"시훈이는 몰라도 도련님은 유메가 야한 애라고 하면 오히려 좋아할 거 같습니다만."

""뭐!?""

리제의 발언에 유메와 카구라가 깜짝 놀라며 리제를 바라보았다.

"도련님도 상당한 색골이니까요."

""응!?""

이어지는 발언에 유메와 카구라는 연속으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곁에서 루벨트를 모시는 메이드 리제.

그런 리제의 입에서 루벨트가 색골이라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새, 색골? 루벨트가?"

"그게 무슨 말이야?"

거기에 더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루벨트와는 상당히 괴리가 있는 발언에 호기심까지 생겨났다.

유메에게 있어서 루벨트는 만능에다가 의지가 되는 호감 있는 친구.

카구라에게 있어서는 신사의 가치를 알아주고 구원의 손길을 뻗어진 감사한 은인이자 신경 쓰이는 남자다.

공통적으로 루벨트는 신사적이고 상냥하고 멋지다는 인상을 받았기에 리제의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두 사람은 잘 모르겠군요. 도련님은 무척이나 색골입니다. 야한 짓을 구태여 거부하지도 않고 오히려 좋아하시죠."

"그, 그래?"

"루벨트… 가?"

"네. 게다가 정력도 무척이나 넘쳐나십니다."

"저, 저, 저, 정…!?"

"려, 려, 려, 력…!?"

이어지는 충격적인 발언에 입이 쩍 벌어져서 닫히지 않는 유메와 카구라.

"그렇죠? 엘리 아가씨?"

"어머, 저에게 얘기를 넘기는 건가요? 뭐… 루벨트 님은 매우 정력도 체력도 뛰어나신 분이세요. 그날 밤도… 꺄앙!"

루벨트와의 뜨거운 밤을 떠올리며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저으면서 기쁨의 비명을 지르는 엘리.

"아, 아아…."

"어어어…."

그 모습에 유메와 카구라는 싫어도 유추할 수 있었다.

루벨트는 적어도 엘리하곤 확실하게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루벨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두 여인의 마음에 충격이 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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