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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34화 (34/226)

Chapter 34 - 34.입학식은 보람차게!

고개를 돌려보면 엘리가 나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생도복의 가슴밴드로 고정하고 있어도 약간씩 출렁이는 바스트 모핑이 아주 예술이었다.

"루벨트 님, 만나고 싶었어요!"

엘리가 내 품에 안겼다.

커다란 가슴은 옷 너머로도 확실히 부드러움을 전해줬다.

…아아! 좋다!

"나도 만나고 싶었어, 엘리."

"루, 루벨트?!"

"루벨트 그 사람은 대체…!"

엘리의 포옹에 놀란 반응을 보이는 유메와 카구라.

나와 리제 말고는 아직 엘리와 만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에게 호감이 높은 두 사람이니 적극적인 엘리의 모습에 당황한 모습이 훤히 보였다.

물론 여기서는 두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엘리를 소개한다.

"엘리, 이쪽은 내 친구인 서유메랑 이시훈. 이쪽은 내가 후원하는 야기츠네 신사의 야기츠네 카구라야."

엘리는 나에게 떨어진 다음 우아하게 살짝 치맛단을 올리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엘리 글래스너. 루벨트 님의 약혼자랍니다."

"뭐, 뭐!?"

"루벨트의…."

"약혼자!?"

"네! 약.혼.자랍니다! 오호호호호!"

아가씨 웃음을 외치며 웃는 엘리.

입학 전.

대화를 통해 내가 여러 여자를 품는 걸 받아들이고 있지만 역시 견제하는 낌새를 보이고 있다.

뭐, 엄청 적대적으로 하지 않고 나와의 관계를 뽐내는 정도라서 귀엽기만 하지만.

유메하고 카구라에겐 귀여운 정도는 결코 아니겠지.

그래도 엘리의 이런 모습은 앞으로도 필요하다.

마지막엔 모두 사이좋게 지내더라도 하렘을 완전히 받아들이며 친해질 때까지는 누가 더 순위가 높은지를 알 필요는 있으니까.

"야, 야! 루벨트! 약혼자라니 무슨 소리야!"

조심히 시훈에게 나에게 물었다.

"말 그대로야. 엘리는 내 약혼자야. 어릴 때부터 정해진 사이지."

"어릴 때부터? 와아, 그거야? 정략결혼?"

"맞아. 그리고 사이도 매우 양호하지."

"와아… 저렇게 예쁘고 너 엄청 좋아하는 거 같은 여자가 약혼자라니. 진짜 굉장하다, 너."

"나는 루벨트 엘드라니까!"

"루벨트한테 약혼자라니… 그런 얘긴 한번도…."

"그래… 약혼자… 윽. 엘드라가라면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유메하고 카구라가 당황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쌓아온 호감도로 인해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확인할 수있어서 지금은 정말 유익한 시간이다.

"여러분, 얘기는 나중에 하고 우선 강당으로 가시죠. 입학식에 늦어버립니다."

"아, 입학식."

"오호호호! 입학식에 늦어선 안 되죠! 가요, 루벨트 님! 리제! 다른 분들도!"

"가자."

입학식이 열리는 강당으로 이동했다.

입학식에서는 헌터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생도들이 일제히 나열된 의자에 앉아 단상을 바라보고 있다.

헌터가 될 수 있는 마력 각성자는 일반인에 비해 수는 적다.

하지만 그런 마력 각성자가 전국에서 오니 프로메테우스의 생도 수는 평범한 고등학교의 학생 수보다 약간 많은 정도다.

단상에선 헌터 아카데미의 이사장.

나이는 분명 60대를 넘겼음에도 전혀 미모에 손색이 없는 연녹색의 단발에 은색의 눈동자를 가진 은퇴헌터.

블블에서는 주로 특별한 이벤트 씬에서만 게스트 캐릭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 캐릭.

시라 케밀지아가 생도들을 향한 훈화를 들려주고 있다.

"즉 헌터란 이 세상을 위해 수많은 자원과 함께 인류의 안전을…."

블블을 플레이할 때도 드문드문 생략되면서 듣는 훈화.

그리운 마음으로 듣긴 하는데 역시 훈화는 듣기가 지루해.

물론 자진 않지만.

"어으… 어…."

게임에서도 첫 연설 대 시훈이는 졸린다는 독백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내 옆에 앉아있는 시훈이는 곯아떨어지기 직전이다.

완전히 자기 전에 팔꿈치로 시훈이를 깨웠다.

툭!

"쓰읍! 어? 응?"

"자지 마. 곧 끝나니까."

"아. 미안."

"그럼 마지막으로 신입생 대표의 말을 마지막으로 입학식을 마치겠다. 신입생 대표…."

"야, 루벨트. 네 차례다."

"무슨 소리야."

"강설화. 단상 위로 올라오도록."

"내가 아닌데."

"응?"

이어진 이사장의 말에 시훈이가 눈을 깜빡이며 날 봤다.

"루벨트… 너가 신입생 대표 아니었어?"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그치만 네가 아니라니…."

시훈이가 내 실력을 엄청나게 믿나 보구나.

뭐, 그렇게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지.

시훈이 앞에서는 그야말로 영재교육을 받고 한시도 노력을 빼먹지 않아서 다져진 내 뛰어난 실력을 항상 보여줬으니까.

시훈이의 예상대로 '원래라면' 내가 단상위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그러지 않았지.

왜냐하면.

"신입생 대표. 강설화입니다. 저는…."

원작대로 신입생 대표가 된 블블의 히로인을 공략해야 하거든.

강설화.

블블 원작에서도 빼어난 외모와 좋은 성능을 보여준 유망받는 기대주 캐릭.

엘드라보다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큰 기업인 진성 기업의 회장의 딸.

승부욕이 강하며 가정환경 때문에 자신이 1등의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것에 집착하는 히로인.

이름에 걸맞게 얼음을 속성 공격을 사용하는 검은 단발에 얼음 속성에 걸맞은 하늘색 눈을 가졌다.

스토리 상 처음부터 가입하지 않고 중반부쯤부터 가입해서 쓸 수 있는 캐릭이지만.

전용 루트에서는 승부욕이 강하고 1등에 집착하던 강설화의 마음이 녹아내려 상냥한 미소를 보여주는 그 갭에 많은 인기를 얻는 히로인이다.

참고로 강설화는 스토리 중반부부터 여러 스트랜져를 쓰러뜨리고 던전을 공략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주인공의 활약에 경계 및 관심을 보이며 접점을 갖게 된다.

물론… 그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생각은 없지만.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강설화의 말이 끝나고 강당에 있는 생도 모두가 박수하며 입학식은 끝났다.

신입생들은 앞으로 담임을 맡게 될 교사의 안내를 따라 교실로 이동했다.

"야, 루벨트. 왜 네가 대표가 아니었던 거야?"

이동하는 도중에도 시훈이가 내게 물었다.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왜 그리 끈질겨?"

"그치만 니가 1등 아닌 게 상상 안 간다고."

"맞아요, 루벨트 님! 어째서 루벨트 님이 아닌 진성 그룹의 여식이…!"

이런 엘리까지 끼어들었다.

"뭐, 이런 경우도 있지. 하지만 다음에는 내가 1등을 차지하면 그만이야."

"그래야, 루벨트지!"

"루벨트 님! 저 응원할게요!"

"고마워, 엘리."

"나, 나도 응원할게, 루벨트!"

"루벨트라면 분명 다시 1등을 거머쥘 수 있을 거야!"

일부러 그런 거라 딱히 분하지도 않은데.

유메랑 카구라도 나를 응원했다.

이것도 착실히 호감도를 쌓은 덕분이지.

참고로 리제는 일부러 내가 성적 떨어뜨린 걸 어렴풋이 알기에 아무 말 없이 따라오고 있다.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계속 익숙한 시선이 느껴진다.

찌릿찌릿한 전기와도 같은 호기심과 투쟁심이 곁들어진 숨길 생각도 없는 시선.

누군지는 너무 뻔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교실 도착하고 간단한 안내 끝나면 바로 달려들겠네.

교실에 도착해 각각 생도의 이름이 새겨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우리의 담임을 맞게 된 주황색 포니테일의 녹색의 눈동자를 가진 현직 헌터 여교사.

쥬라 디아스가 아카데미에 대한 안내를 시작했다.

요약하자면 아무리 여기가 헌터를 육성하기 위한 아카데미라고 해도 교육시설이기에 비중이 적더라도 기본 교양으로서 수학, 역사, 국어 등의 수업은 할 거라는 것.

또한 모든 아카데미 생도가 유망한 헌터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다른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모색할 수 있게 일명 동아리 활동을 추천하고 있다는 것.

절대로 가입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되도록 가입하는 게 스스로에게 좋을 거라는 걸 알렸다.

뭐, 이미 따로 부업을 하고 있거나 나 같은 장래가 결정된 사람에겐 해당 없는 일이다.

"지금부터 자기 소개 시간을 갖는다. 한 사람씩 일어서서 하도록."

차례차례로 일어서서 자신의 이름을 말한 뒤 자신의 특징을 말하거나 목표를 말하거나 그냥 잘 부탁한다고만 말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내 차례가 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자기소개를 했다.

"루벨트 엘드라야. 앞으로 잘 부탁해."

"엘드라라면 그?"

"엘드라 가문의 후계자?"

"황금의 기린아라고 불리는 천재?"

"꺄아아악! 잘 생겼다아아!"

"엘드라가의 후계자는 외모도 남달라!"

내 이름을 듣고 내가 쌓아온 명성과 엘드라가의 위광에 놀라는 목소리와 순수하게 내 외모에 빠진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 듣기 좋다.

"고등학교 때랑 똑같네."

"아하하, 역시 루벨트는 인기 넘친다."

"오호호호, 루벨트 님에게 이런 반응은 당연하죠."

이어서 리제와 엘리의 차례가 다가왔다.

"리제 트와인이라고 합니다. 도련님… 루벨트 님의 메이드입니다."

"저는 엘리 글래스너. 루벨트 님의 약혼자예요! 오호호호호!"

"메이드?"

"약혼자?"

"둘 다 엄청 예쁘잖아. 개부러워…."

"역시 능력 있는 남자는 뭐가 달라도 달라! 꺄아아악!"

아, 정말 듣기 좋군!

교실 안이 시끄러워지려고 하자 탕! 하고 쥬라 디아스 담임이 교탁을 쳤다.

"조용히! 마저 자기소개를 해라!"

자기 소개는 5분 정도 더 지속되고 끝났다.

그리고 정기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10분 동안 휴식시간이 생겼다.

휴식시간이 되자 생도들은 각자 알아서 분위기가 맞는 자들끼리 뭉쳐서 대화하기 시작했다.

혹은 처음에 보고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든 친해지려고 끼어들려는 생도도 보인다.

나 같은 경우도 생도들이 친해지고 싶어지는 부류지만 이미 내 주변에는 약혼자인 엘리, 메이드인 리제, 그리고 시훈이, 유메, 카구라 등 이미 그룹이 형성되어서 쉽사리 끼어들려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있지있지있지, 루벨트 도련님~."

덴라이 사토루 사범님의 딸이자 블블의 히로인.

덴라이 치사키가 서슴없이 우리 사이로 들어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나랑 한 판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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