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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28화 (28/226)

Chapter 28 - 28.엘리의 계략

리제와 둘만 남게 된 엘리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리제를 껴안았다.

"리제~ 오랜만이에요!"

"네, 엘리 아가씨."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껴안는 엘리와 리제.

엘리는 리제에게 볼을 비비며 만남을 기뻐했다.

"정말 새해에는 같이 있고 싶었는데. 올해는 제 성인식이라고 글래스너 가문의 일이 너무 많았어요. 정말 어머님과 아버님도 조금은 융통성을 보여주셨으면 하는데."

"수고하셨습니다, 엘리 아가씨. 도련님의 말씀대로 오늘은 저택에서 편히 쉬어주세요."

"물론 그럴 거예요! 리제하고 얘기하고 싶은 것도 많은걸요!"

볼을 떼고 엘리는 리제를 향해 방긋 짓던 미소를 바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리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어요. 진지하게. 거짓 없이 대답해주세요."

"네, 엘리 아가씨."

"루벨트 님하고… 첫 경험을 치렀어?"

"…네."

약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는 리제.

그 모습을 보고 엘리난 다시 리제를 껴안으며 소리쳤다.

"어머! 정말이야! 축하해, 리제! 드디어! 드디어 루벨트 님이 움직여주셨구나!"

"고맙습니다, 엘리 아가씨."

리제가 자신보다 먼저 루벨트와 했다는 말에도 엘리는 분노하거나 질투하기는커녕 그 사실을 기뻐했다.

그것 또한 엘리와 리제가 여태까지 쌓아온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둘 모두 루벨트에게 높은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가 어릴 적부터 루벨트의 호감이 있는 걸 안 사이.

그리고 각자 서민이 아닌 실질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의 세계에서 지내왔기에 엘리는 리제와 함께 한 약속을 했다.

그것은 바로 같이 루벨트를 언제까지나 보필하자는 것.

오히려 루벨트가 성실하게 자신만을 바라보고 리제를 선택 안 할까 살짝 조마조마할 정도였다.

"언제? 언제 한 거야? 말해줘, 리제!"

"알겠습니다. 우선 차를 내올 테니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아무래도… 그… 얘기가 길어질 거 같습니다."

"알았어!"

엘리와 함께 마실 차를 타고 리제는 엘리와 함께 방 안에 설치된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홀짝하고 홍차를 마신 뒤 엘리는 바로 질문했다.

"루벨트 님하고는 언제 했어?"

"새해… 첫날 밤이었습니다."

"정말? 빠, 빠르네."

"도련님도 성인이 되시길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루벨트 님도 남자시구나… 아니, 안나의 엉덩이를 빤히 보고 있기도 했으니까 분명 성욕은 있으셨겠지. 은근 우리 가슴도 봤었고."

"네. 항상 안나 씨의 엉덩이만 보시다가 관심을 돌려주셔서 기뻤지요."

"응응! 그랬어!"

손뼉을 치며 추억을 회상하는 엘리는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물었다.

"리제. 처, 처음엔 어땠어? 아프지 않았어? 루벨트 님하고 했을 때… 좋았어?"

자그맣게 비밀 얘기를 하듯이 조심스럽게 묻는 엘리.

리제는 메이드인 자신에게도 스스럼없이 대해주는 엘리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도련님도 저를 많이 배려해주셨구요."

"그, 그래? 역시 루벨트 님! 여성을 상냥하게 대하시는 법을 아신다니까! 조, 좀 더 자세히 들려줘."

"네."

리제는 최대한 완곡히 너무 적나라하지 않게 엘리에게 첫날밤에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자신을 위해 진통성분이 들어간 향을 피워줬다는 것.

달콤하고 입맞춤을 해주었다는 것.

진한 입맞춤을 한 후에는 애무에 들어가고.

이윽고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첫 결합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아, 와아. 아아… 오오…! 와아아…!"

엘리는 홍당무처럼 얼굴이 새빨개지며 눈을 크게 뜨고 흥미진진하게 리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리제의 설명이 다 끝났을 때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후우우우우… 얘, 얘기로만 들어도 괴, 굉장하네. 특히 루, 루벨트 님의 물건이 그렇게나 크다니…."

"저도 처음 봤을 때는 정말로 놀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익숙합니다."

"익숙하다면… 그 뒤로도 하고 있는 거야?"

"…거의 매일입니다. 도련님은 정력도 대단하셔서."

"어머, 어머어머. 부, 부러워!"

"덕분에 일정 기간 동안은 도련님을 독점하게 돼서 기뻤습니다."

"리제도 참! 짓궂어! 굳이 그런 말 해야겠어?"

"저도 스스로 그날 밤의 일을 설명하는 건 부끄러웠으니까요."

"알았어! 쌤쌤이로 쳐줄게!"

"고맙습니다, 엘리 아가씨."

얘기를 끝내고 흐뭇하게 웃는 엘리와 리제.

하지만 엘리는 바로 불안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리제에게 물었다.

"저기… 리제? 혹시 루벨트 님이 나하고 하기 싫어하면 어떡하지?"

"네?"

"그야 루벨트 님은 이미 리제랑 했잖아? 아무리 약혼자라도 그… 형식적으로만 하고 싶다고 하면 어떡해?"

혹여나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엘리의 고민을 듣고 리제는 웃음을 흘렸다.

"엘리 아가씨… 그럴 일은 없으니까 안심하세요. 말했잖습니까. 도련님의 정력은 정말로 대단해요. 저 말고도 다른 여성분들을 품을 생각도 가득하답니다."

"어머, 그래?"

"네. 게다가 도련님도 직접 말은 안 꺼내시지만 엘리 아가씨랑 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주 잘 느껴지더군요."

"정말!"

"네."

"하아… 다행이다…. 그래도 루벨트 님도 참. 나랑 리제가 있어도 다른 여성을 품으시려고 하다니. 뭐, 루벨트 님은 그러시는 게 당연하실 정도로 멋진 분이시지만…."

계속 만나오면서 쌓아온 루벨트에 대한 호감은 루벨트가 다른 여성을 품는다고 해도 받아들일 정도로 뿌리 깊게 엘리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장차 엘드라가를 이끌어가실 분이시니까요. 게다가 황금의 기린아로 불릴 만큼 장래 헌터로서도 유망하시니… 당연하겠지요."

그리고 그건 리제 또한 마찬가지였다.

'굳이 아야메 님의 얘기는 지금 꺼내지 않는 게 좋겠지요.'

루벨트가 이미 자신 말고도 야기츠네 아야메를 품었다는 사실은 리제는 분위기를 생각해 생략했다.

"저기… 리제!"

"네, 엘리 아가씨."

"리제의 말을 듣고 나! 결심이 섰어! 나, 나, 나, 나! 오, 오늘! 오늘 루벨트 님이랑 맺어지고 싶어!"

"엘리 아가씨!?"

무척이나 갑작스럽고 당돌한 발언에 리제 또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늘 말인가요? 그래도 오늘은 쉬시고 내일…."

"싫어! 리제의 얘기를 들었더니 나도 한시라도 빨리 루벨트 님과 맺어지고 싶은걸! 게다가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나면 그… 그러한 짓을 할 시간도 없을 거잖아? 훌륭한 헌터가 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해야 하니까!"

'도련님이라면 짬을 내서라도 몰래 하실 것 같습니다만….'

리제는 다시 분위기를 살피며 구태여 딴지를 걸지 않았다.

"리제! 나 루벨트 님이 최대한 기뻐하시는 걸 보고 싶어! 루벨트 님이 무척이나! 정말! 무~척이나 기뻐하시면서 날 품어주시길 원해! 루벨트 님이 좋아하시는 거 리제라면 잘 알지? 알려줘!"

"지, 진정해주세요. 엘리 아가씨의 뜻은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저에게 물으셔도 좋은 대답은 못 얻으실 겁니다."

"어째서? 리제는 루벨트 님하고 매일 하고 있다면서?"

리제는 얼굴을 붉히며 매우 멋쩍은 듯이 말했다.

"그… 따지자면 저도 루벨트 님에게 배려를 받으며 하고 있어서. 루벨트 님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서 거기에 빠지느라 루벨트 님의 취향을 자세히 살펴볼 시간은 없었습니다."

"어머, 어머머! 그, 그랬구나! 그럼 어떡하지? 루벨트 님이 기뻐하시는 걸 잘 아는 분이 리제 말고 누가… 아! 안나는 어때!"

어릴 때부터 엘리 또한 봐온 과거에는 메이드 지금은 메이드장인 안나.

루벨트가 어릴 적부터 눈으로 좇았던 탐스러운 빵댕이의 소유자 안나를 엘리는 지목했다.

"성적 테크닉이라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하지만 도련님의 취향을 노린다면 부족할 겁니다."

"성적 테, 테크닉…! 이, 일단 안나에게도 가르침을 받아야겠어. 하지만 정말 루벨트 님이 기뻐하실만한 걸 아는 사람은 없어? 그… 성적으로."

"…한 분 있습니다."

"정말?"

"네. 어쩌면 그런 면에서는 도련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도련님의 행복을 위해 진심을 담아 조언해주실 분이 계십니다."

"누군데!"

눈을 빛내며 묻는 엘리.

리제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대답했다.

"후루타 박사님입니다."

"후루타 박사님? 아, 나도 알아. 루벨트 님이 직접 스카우트한 무척이나 우수한 분이시라며?"

"네. 우수하긴 정말로 우수하십니다. 여러 방면으로 말이죠."

성적인 도구 개발만이 아닌 이시훈의 피의 조사와 활용.

그리고 여러 무기 개발에도 유능하기에 리제 또한 후루타 요이치로 박사의 실력은 인정했다.

그리고 루벨트와 즐겁게 성적 취향 얘기를 나눌 때의 모습을 바라볼 때는 살짝 질투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도련님과도 즐겁게… 성적인 것에 관해서 얘기를 나누시는 분입니다."

"어머! 그래?"

"네. 그러니 엘리 아가씨가 무엇을 하면 도련님이 기뻐하실지 잘 아시겠지요."

"그럼 당장 후루타 박사님을 만나러 가자, 리제!"

"지금 말인가요?"

"그래! 난 반드시! 오늘 밤! 루벨트 님과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걸! 당장 후루타 박사님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줘!"

"알겠습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리제는 혹여나 연락 없이 찾아가 후루타 요이치로가 레이첼을 상대로 야한 짓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 모습을 엘리가 보고 놀라지 않을까를 염려하여 핸드폰을 꺼내 후루타 요이치로에게 연락을 넣었다.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후루타 박사님."

[이 목소리는… 리제 양이군요. 무슨 일로 저에게 전화를?]

"지금부터 연구실에 중요한 손님과 함께 찾아갈 예정입니다. 부디 실례가 될 만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준비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러시군요. 네, 알겠습니다! 손님에게 실례되지 않을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이 암… 크흠! 레이첼! 방에 들어갈 시간이야!]

[으으으응…!]

리제는 전화기 너머로 자그맣게 들리는 레이첼의 신음을 무시하고 전화를 끊었다.

"연락은 했습니다. 차로 이동하면 15분 정도 걸리니 충분할 겁니다."

"고마워, 리제! 가자!"

"네."

리제는 엘리가 루벨트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후루타 요이치로가 있는 연구실로 엘리를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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