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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16화 (16/226)

Chapter 16 - 16.개선할 것은 신속히!

시훈이와 유메를 입학 전에 기초 훈련시키기는 성공했다.

훈련 일정은 일주일에 2번.

마음 같아서는 일주일 내내 하고 싶지만 아카데미에 입학하면 싫어도 계속 훈련은 하게 될 거고.

서로 각자의 스케줄이 있으니 일주일에 2번 정도가 딱 좋았다.

훈련 시작은 3일 뒤인 다음 주부터.

일정을 세운 뒤에는 넷이서 마저 즐겁게 논 뒤 우리는 헤어졌다.

그리고 조금 이른 저녁.

"후붕쿠우우우우우운!"

난 리제를 먼저 돌아가게 한 뒤 후붕쿤이 있는 연구실로 향했다.

"아, 어서 오세요, 도련님!"

"흐으으으으읍! 으읍! 으으으읍!"

들어가니 연구실에는 후붕쿤하고 안대랑 입에 마개가 씌워지고 속박된 레이첼이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아아, 지금부터 시각, 청각을 차단하고 쾌락을 느끼는 감각을 2배 정도 늘린 상태에서의 조교 반응을 실험하려고 했습니다. 보고 가실 건가요?"

여전히 레이첼로 노는 거 엄청 좋아하네, 후붕쿤.

역시 복수 대상이기도 하지만 많이 쓰니 그만큼 더 쓰고 싶어질 정도로 정이 간 거겠지.

뭐, 매일매일 정기를 주입해주니 좀 일그러진 정이 많이 생기긴 하겠지.

"아니, 됐어."

그거 비슷한 실험 전에 여러 번 봤으니까.

"그보다 후붕쿤! 저번에 마련해놓고 있으란 건 어딨어?"

"물론 준비해놓았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후붕쿤은 연구실 책상 서랍에서 내가 원하던 걸 꺼냈다.

"여기 있습니다, 도련님. 이번에 개량해서 먹으면 바로 내일 효과가 발휘될 겁니다!"

"역시 후붕쿤이야! 실력 하난 확실하다니까!"

"후후후후! 그야 주인님이 스카웃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저니까요! 하지만 도련님. 이곳에 직접 오지 않아도 그냥 저택으로 보내라고 하면 되지 않습니까? 저번도 그렇게 왜 이렇게 직접…."

후붕쿤이 준 물건을 품에 넣고 말했다.

"그야 겸사겸사 후붕쿤 얼굴도 보러 온 거지! 아카데미 다니면 직접 볼 기회도 줄어드니까."

"아, 아아아! 도련님! 저를 그렇게나 생각해주시다니…! 감격! 감격입니다아아아앗!"

후붕쿤은 또랑또랑한 눈물을 흘렸다.

음, 좀 징그럽다.

"으으으으읍! 읍! 으으으읍!"

"이이이익! 시끄럽다, 이 암캐년아! 도련님에게 감동하고 있는데 니 천박하고 더러운 소리 때문에 방해되잖아!"

후붕쿤이 구속된 레이첼의 고간 사이에 발을 대고 덜덜덜 빠르게 다리를 흔들었다.

"흐으으으으응! 응! 으으으으으응!"

그것만으로도 레이첼은 가버렸는지 야릇한 비명을 내지르며 바들바들 몸을 떨고 고간 사이를 축축이 적셨다.

내가 올 때도 한창 즐기려고 하려던 참인가 보니 이만 가봐야겠네.

"후붕쿤! 이만 가볼게! 잘 즐겨!"

손을 흔들고 이만 돌아가려고 할 때.

"아, 도련님! 잠시만요! 꼭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후붕쿤이 날 불러 세웠다.

"뭔데?"

후붕쿤은 평소의 음흉한 미소가 아닌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첫 경험은 만족스럽게 보내셨습니까?"

"…후붕쿤도 머리 좋으면서 당연한 걸 묻네."

씨익하고 이빨을 드러내며 후붕쿤이 만족할 만한 미소와 함께 엄지를 세우며 선언했다.

"당연히 최고였지!"

다음 날.

난 리제와 함께 엘드라가 관리하는 F급 던전으로 향했다.

블블의 학생들이 아카데미를 다니는 건 헌터가 되기 위해.

헌터가 돼서 던전에 들어가 몬스터를 쓰러뜨려 범람하려는 걸 막고 동시에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서다.

블블의 몬스터는 쓰러뜨리면 마석과 확률로 드랍 아이템을 남기고 빛이 되어 사라진다.

그리고 블블 세계관에서는 이 마석이 아주 좋은 에너지원이 되어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흔히 던전이 도입된 게임에서 자주 보는 설정이다.

헌터들이 쓰는 무기나 장비에도 당연히 마석이나 드랍 아이템들이 이용되고 조금 수준이 높은 헌터만 혼자만의 개인 장비를 가진다.

그리고 블블에서는 주인공이 입학하는 시점에서 헌터 아카데미가 획기적인 발명품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지급한다.

마력을 주입해 작동시키면 미리 설정한 옷이 배리어 기능이 탑재된 채로 입혀지며 동시에 안에 보관한 무기가 튀어나오는 팔찌 헤파이.

더 간단히 말하자면 팔찌 안의 아공간에 보관한 옷으로 순식간에 갈아입을 수 있고 무기도 꺼낼 수 있는 변신 장치다.

물론 이 헤파이가 대박이 날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미리 헤파이를 만든 개발사에 두둑하게 투자를 했고.

헤파이에서 아카데미에 지급하기 전에 엘드라가에 완성용 제품을 미리 보내왔다.

그리고 나와 리제는 헤파이의 테스트를 겸해서 던전에 찾아온 거다.

뭐, 나는 리제하고 던전 데이트도 포함한 거지만.

F급 던전은 그리 몬스터도 많지 않으며 몬스터의 수준도 낮다.

어릴 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으며 원작겜 중후반부 스텟을 이미 습득한 나와 날 보필하기 위해 교육을 받은 리제.

F급 던전에서 위기에 처할 일은 없으니 느긋하게 헤파이를 테스트하며 즐길 수 있다.

"그럼 가볼까, 리제."

"네, 도련님."

왼팔찌에 헤파이를 차고 리제와 함께 던전 게이트를 통과해 던전으로 진입했다.

블블의 던전은 미궁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한정된 공간에 있는 또 다른 이세계 느낌이 강하다.

게이트를 지났을 뿐인데 펼쳐지는 색다른 광경.

정글이라는 느낌이 물씬 나는 공간이 우리를 반겼다.

여기서 나오는 몬스터는 고작해야 들개 수준의 위협밖에 없는 F급 몬스터 그린 울프.

나와 리제라면 여유롭게 헤파이를 테스트하며 공략할 수 있다.

"리제, 사용해보자."

"네, 도련님."

던전에 들어오자마자 리제와 함께 왼팔에 찬 팔찌의 버튼을 누르며 시동어를 외쳤다.

""셋(SET).""

빛의 입자가 몸을 감싸며 입고 있는 옷이 팔찌에 보관한 옷으로 바뀌고 눈앞에 무기가 나타났다.

무기를 잡은 순간 옷에 묻어 있는 빛이 전부 사라진다.

"잘 작동되는 거 같네."

내가 설정한 옷은 하얀색이 베이스인 정장.

블블에서 루벨트 엘드라가 입는 전투 디자인 복장 그대로다.

변신의 차이를 알려고 일부러 다르게 입은 반바지와 와이셔츠가 갈아입혀졌다는 감각도 없다.

"리제는 어때?"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리제의 전투복은 여전히 메이드복.

그것도 내가 좋아한다고 개량한 윗가슴을 내놓은 미니스커트 메이드복이다.

허벅지에는 주로 쓰는 2개의 단검을 수납하는 초커가 달려 있고 단검 한 개가 꽂혀 있으며 리제의 오른손에는 남은 단검 하나가 들려있다.

"위화감 같은 건 없고?"

"네, 전혀 없습니다. 저는 평소와 같은 메이드복이기에 갈아입은 느낌도 없군요. 도련님은 어떻습니까?"

"나도 옷이 바뀌었다는 감각이 없어. 변신 성능은 확실한가 봐."

"다음에는 배리어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확인이군요."

리제는 자신이 든 단검으로 가볍게 메이드복의 팔뚝을 두드렸다.

지잉지잉

미세한 소리가 나면서 옷과 함께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마력의 막이 보였다.

이 헤파이의 방어 기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바로 이 마력의 막인 배리어다.

설정상 블블에서는 배리어가 주로 지키는 건 옷이 아닌 피부 그 자체.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알몸이라도 헤파이를 작동시키면 옷을 입은 상태와 동등한 방어력을 지닌다.

그렇기에 게임에서는 아카데미 생도들이 어떤 디자인의 옷을 전투복으로 설정해도 문제없다.

그래서 게임에서는 여러 코스튬을 보여줄 수 있는 구실 그 자체인 설정이 있었다.

이걸로 복장 DLC도 많이 팔아먹었지.

참고로 가장 인기 있던 것들은 국룰인 바니걸, 수영복, 치어리더복, 간호사복 코스튬이었다.

아쉽게도 속옷 코스튬은 없었다.

뭐, 나는 이미 리제의 야한 속옷 차림을 이미 봤으니 미련은 없지만.

옷과 피부를 번갈아 두드린 리제는 확인을 끝내며 말했다.

"배리어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엔 무기 교체 테스트군."

블블에서는 캐릭터들이 쓰는 무기는 각각 하나지만 설정상 헤파이에는 옷도 그렇지만 무기도 여럿 보관할 수 있다.

그 설정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리제의 필살기다.

단검을 벤 다음에 기관총이나 미사일 런처를 꺼내는 연출이 가능한 것도 바로 이 보관 및 교체 기능 덕분이다.

그리고 엘드라가에서 영재교육을 받으며 더 쉽게 최종보스를 쓰러뜨릴 수 있게 스스로 다양하고 유능한 헌터들에게 과외수업을 받은 나는 다룰 수 있는 무기도 많다.

그렇기에 바로 이 무기 교체 기능은 나한텐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2번, 3번, 4번, 5번."

부웅! 부웅! 부웅! 부웅!

마력을 발동시키며 설정한 시동어를 읊으니 손에 잡히는 무기들이 바뀌어 간다.

기본적인 직검에서 카타나, 마도 지팡이, 단검, 총 등.

우선 설정한 무기들을 차례대로 다 교체해본 뒤 베이스 무기로 설정한 직검으로 다시 되돌렸다.

"무기 교체도 제대로 작동됐어. 리제, 공략하러 간다."

"네, 도련님."

리제와 함께 정글 안을 지나가니 몇 분 지나지 않아 그린 울프 무리와 조우했다.

-크르르르!

이 정글에 적응하며 진화한 건지 녹색의 털을 가지고 있는 그린 울프가 4마리.

우리에게 이빨을 들이대며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리제, 나는 왼쪽의 2마리를 맡을게."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오른쪽을 맡겠습니다."

리제와 함께 이쪽에서 먼저 나서서 그린 울프 무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크르르르!

그린 울프들이 우리가 움직이는 걸 보고 바로 입을 크게 벌리며 공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린 울프는 F급 몬스터.

기껏 해봐야 야생동물보다 조금 강한 정도의 몬스터다.

그리고 마력을 각성한 헌터들은 일반인을 훨씬 뛰어넘는 신체능력을 갖게 되고.

촤아아악!

-크라아아앗!

마력이 각성한 후 블블의 지식까지 이용하여 단련을 쌓은 나와 나름 전투교육도 톡톡히 받은 리제에게 F급 몬스터는 준비운동도 안 된다.

그린 울프가 반응하지 못하는 속도로 휘둘러진 내 검과 리제의 단검이 신속하게 그린 울프들을 베어 넘겼고.

퍼어어어엉!

그린 울프 무리는 자그마한 폭발과 함께 빛이 되어 마석을 남기고 사라졌다.

"군더더기 없는 훌륭한 솜씨입니다, 도련님."

"리제도 잘했어. 들어온 김에 던전 보스도 잡아버리자."

"네."

던전의 더 깊숙한 곳으로 리제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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