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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14화 (14/226)

Chapter 14 - 14.호감도작은 틈틈이!

다음 날.

리제와 함께 시훈이하고 유메랑 놀기 위해 시가지에 나왔다.

"루벨트~ 리제~ 여기야~."

약속 장소에서 유메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 시훈, 유메."

"안녕하세요, 시훈, 유메."

"응! 안녕!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거 오랜만이다!"

"거의 2주만 아니야? 크리스마스 때 놀려고 했는데 퇴짜맞고."

유메 옆에서 시훈이가 약간 툴툴 대며 말했다.

"크리스마스 때는 엘드라 가문의 파티가 열려서 말이야. 원래는 너희도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기업 대표들이 모이는 곳에 너희가 오면 불편할 거 같아서."

"아아~ 뭐. 그러긴 하겠네. 우리 같은 서민이 그사이에 끼면 좀 붕 뜨겠네."

"기업 대표들이 모이는 파티라니… 왠지 답답할 거 같아."

"그렇게 답답하진 않아. 적어도 나한텐."

"그야 루벨트 넌 엘드라의 후계자잖아. 다들 네 눈치를 봐서 압력도 못 넣을 텐데."

"하하하하!"

"와, 부정 안 하는 거 봐."

그야 사실이니까?

"어쨌든 오늘은 실컷 재밌게 놀자고. 어디부터 갈까? 약속했던 오락실?"

"그래! 빨리 루벨트 널 내가 쓰러뜨려 주겠어!"

"시훈아, 아직 포기 못 했어? 루벨트한테 그렇게 져놓고?"

"유메, 넌 조용히 해! 남자에겐… 포기하지 못하는 게 있다고! 특히 게임에선!"

"에휴… 리제는 누가 어떻게 생각해? 시훈이가 이길 거 같아?"

"유메, 어째서 답이 뻔히 정해져 있는 물음을 하는 거죠?"

"아, 미안."

"리제! 유메! 너희 둘 다 그러기야! 두고 봐! 오늘은 내가 루벨트를 이길 거니까!"

"오늘도 격의 차이를 보여줄게."

넷이서 같이 오락실로 향했다.

나와 시훈이가 하는 대련 게임은 항상 정해진 거기에 우리가 대련을 하는 사이 유메와 리제는 각자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러 갔다.

"오늘에야말로 이겨주겠어!"

"덤벼, 발라줄게."

포석을 위해 블블의 주인공인 시훈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친해지면서 나에게도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그건 바로 대련 게임.

흔히 격겜이라고 불리는 게임이다.

전생에서는 컨트롤이 딸려서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이 쩌는 루벨트 엘드라의 스펙으로 동체시력과 반응속도도 높아져서 커맨드도 전생보다 훨씬 쉽게 입력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실력으로 나름 실력 있는 시훈이를 아예 발라버릴 때는 정말로 기분 좋았다.

고인물들이 왜 뉴비학살을 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시훈이는 원작대로 포기를 모르는 성격이지만 나에게 계속 지는 분함도 있어서 전혀 나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타다다다다다닥!

시훈이가 필사적으로 레버와 버튼을 조작하며 페인트를 걸면서 나에게 공격하려는 소리가 들린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쉽사리 타이밍을 잴 수 없는 속도.

하지만 나는 다르다.

시훈이의 캐릭터가 가볍게 잽을 날리려고 할 때.

아래로 캐릭터를 숙인 다음 어퍼컷을 날려 위로 띄우고 그대로 콤보를 넣었다.

"아아악!"

참고로 내 콤보에 미스란 없다.

단숨에 시훈이 캐릭터의 피가 반이 깎였다.

쓰러져서 아직 일어나지 못하는 딜레이를 이용해.

-그 정도냐?

도발키를 넣어 준다.

이게 진짜 기분 좋다.

"루벨트! 너!"

"꼬우면 잘해, 시훈아."

"이이이익!"

시훈이가 빡돌모드에 들어갔다.

이 상태의 시훈이는 반응속도도 올라가 나도 즐겁게 겨룰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시훈이도 여러 번 나와 게임을 했기에 어느 정도 내 패턴을 예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시훈이랑 게임을 하면 항상 퍼펙트로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격겜을 하는 게 재밌는 거다.

모든 라운드를 다 이기면 정말로 시시해지니까.

서로 2승2패의 상태.

마지막 라운드.

나와 시훈이는 서로 피가 얼마 없는 상태.

타다닥!

시훈이는 캐릭터가 근접한 상태에서 점프 공격 커맨드를 입력했지만 그보다 먼저 캐릭터를 숙여 공격을 피했다.

"아아악!"

이 뒤에 전개를 예상한 시훈이의 비명이 들린다.

응~ 질러도 안 봐줘.

딸깍딸깍딸깍!

어떻게든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발악하는 시훈이.

하지만 그렇게 당황할 때의 시훈이의 타이밍은 아주 잘 알기에.

타닥!

시훈이의 캐릭터가 착지하는 순간 가드할 수 없는 타이밍을 노려 아래 약공격으로 마무리를 했다.

파악!

-끄아아아악!

"끄아아아악!"

-GREAT!

자신의 캐릭터가 지면서 의자에서 일어나 머리를 쥐어싸매며 패배자의 비명을 지르닌 시훈이.

아, 이 비명 또한 내 마음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하, 한 판 더!"

"싫어. 시훈이 너 한 판이라고 하고 계속하잖아."

"진짜! 진짜 한 판만 더!"

"안 돼."

"아, 왜!"

"유메랑 리제도 있잖아. 둘이서만 놀러 왔으면 모를까 두 사람도 있는데 계속하려고?"

"하, 한 판 정도는 괜찮지 않아?"

애절하게 바라보는 시훈이.

그 눈빛이 좋았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 줬다.

"한 판만이다?"

"아싸! 이번에야말로 내가 발라주겠어!"

그리고 시훈이하고 한 판만 더 하고 리제와 유메가 있는 곳으로 갔다.

물론 이긴 건 나다.

"젠장! 젠장…!!! 거기서! 거기서 미스만 안 했다면! 야, 루벨트! 진짜 한 판만 더…!"

"응~ 안 돼."

유메와 리제는 틀린 그림 찾기를 하고 있었다.

"와! 다 깼다! 리제 덕분이야!"

"아니요, 유메도 많이 찾아서예요."

"헤헤. 그래?"

둘은 사이좋게 틀린 그림 찾기를 해서 막 클리어한 걸로 보였다.

"아. 시훈아, 루벨트. 대련하고 왔어?"

"그래. 물론 이긴 건 나지."

"엄청! 엄청 아슬아슬하게 이긴 거거든! 내가 발린 거 아니다!"

"응응, 그렇지~."

"유메, 너 안 믿는 거지! 진짜라니까!"

"알아~ 나도 몇 번이나 시훈이가 루벨트한테 아슬아슬하게 매번 지는 거 봤는데."

"으윽…!"

"역시나 도련님입니다."

"다음엔 어디 갈까?"

오락실에는 넷이서 모일 때마다 거의 항상 오니 아쉬워서 계속 있을 필요는 없다.

게다가 계속 있으면 미련을 질질 흘려대는 시훈이가 또 한 판만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아! 그럼 노래방 가자! 노래방!"

유메가 방긋 웃으며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좋아! 그럼 다음엔 노래 점수 대결이야, 루벨트!"

시훈이는 진 게 분해서인지 다른 방식의 대결을 걸어왔다.

"난 모든 노래 100점 자신이 있는데 시훈이 넌 그럴 자신 있어?"

"모, 모든 건 해봐야 안다고!"

"저도 찬성입니다."

만장일치로 바로 우린 노래방으로 향했다.

2시간 정도 예약을 하고 서비스로 음료수와 과자가 우리가 들어간 방으로 들어왔다.

"루벨트~ 우리도 이제 어른이니까 술 시키는 게 낫지 않아?"

"익숙지도 않은 술 마시다가 써서 인상 찡그리는 얼굴이 눈에 선해. 얌전히 음료수나 마셔."

참고로 난 어제저녁 가족 식사에서 아버지에게 첫술을 와인으로 배웠다.

전생에서는 술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마신 적이 없었기에 와인은 그날 처음 마셔봤다.

소주나 맥주보다 부드럽고 단맛이 강하다는 묘사는 많이 들었는데 결국은 술.

생각했던 것보다 써서 순간 인상을 찡그릴 뻔했다.

영재교육으로 배운 포커페이스 기술을 최대한 발휘했다.

뭐, 많이 마시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사범님과 뇌명주 마시는 약속도 있으니 최대한 빨리 익숙해지자.

"맞아, 시훈아. 나이만 성인 됐다고 괜히 겉멋 부리려고 하지 말고. 그러다가 괜히 술 마셨다고 나중에 후회하면 돈 아깝잖아."

"알았어, 알았어. 진짜 유메 너도 우리 엄마도 아니고 잔소리 좀 그만해."

"이건 잔소리 수준도 아니거든? 정말~ 나이만 어른이라니까?"

"노래! 노래 부르자! 나부터 부른다!"

"말 돌리는 거 봐."

그리고 우리는 노래방에서 즐겁게 노래를 불렀다.

시훈이는 열정적인 락을 중심으로 리제와 유메는 최근 유행하는 가요를.

나는…

"아아아아~."

성악을 불렀다.

-100점! 와아! 대단해요! 당신은 노래킹!

훗, 이 루벨트 엘드라의 스펙에 걸리면 성악 100점 따윈 껌이지.

짝짝짝짝.

"대단하십니다, 도련님."

"와! 나 공연 보러 온 줄 알았어!"

리제와 유메가 박수하며 내 뛰어난 노래 실력을 칭찬했다.

시훈이도 기세는 적지만 손뼉을 치며 물었다.

"…노래 진짜 잘 부르긴 한데 왜 노래방 와서 성악이야?"

"평범하게 노래만 부르면 심심하잖아? 한 곡쯤은 이렇게 인상 깊은 걸 불러줘야지."

이어서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고 상대가 부를 때 탬버린 등을 치면서 흥을 돋우며 놀기를 1시간.

"아, 나 화장실. 으음, 배가 좀…."

"다녀와."

시훈이가 배를 어루만지며 방을 나가자 힐끔하고 리제에게 신호를 보냈다.

"저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갔다 와, 리제."

리제도 방을 나가고 안에는 나와 유메만이 남았다.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어… 루, 루벨트는 뭐 부를 거야?"

"시훈이랑 리제가 돌아올 때까지 쉬려고. 유메, 너는?"

"어? 나, 나도 좀 많이 불러서 잠깐 쉴래."

"그러자."

그동안 호감도를 잘 쌓아서 그런지 유메는 나랑 있을 때는 게임 원작에서 시훈이에게 했던 거처럼 살짝 말을 더듬고 소심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시훈이에게는 약간 더 활발하고 잔소리하는 성격이 됐지만.

게임에서 보이는 풋풋한 연심을 품고 있는 반응이 나에게 오는 건 아주 좋았다.

사실 유메가 나에게 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같이 고등학교에 다니며 3년간 정말로 신사적이고 잘해줬으니 말이야.

자기한테 잘해주는 남자를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

반대도 그렇지만.

"그러고 보니, 유메야."

"응? 왜, 왜?"

"내가 어울릴 거 같다는 머리로 했네?"

저번에 만났을 때.

나는 3년 동안 해온 호감도작의 결과를 시험하기 위한 목적도 겸해 유메에게 새로운 머리 스타일을 추천해봤다.

그건 바로 한쪽 옆머리 쪽을 땋는 스타일.

블레이즈 블러드의 서유메 루트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선물한 머리 장식을 받고 기뻐하면서 바뀌게 되는 머리 스타일이었다.

나는 저번에 유메에게 땋은 머리를 고정할 때 쓰기 좋은 머리 장식을 선물하며 한번 머리 스타일을 추천해줬다.

그리고 유메는 내가 추천한 머리 스타일을 하고 왔다.

호감도 없는 남자가 추천한다고 해서 여자는 머리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

이건 유메가 나한테 제대로 호감이 있다는 증거였다.

"아, 응. 한번 머리 한쪽만 땋아봤어. 어때?"

"예뻐. 진짜 잘 어울리는데? 나도 선물한 보람이 있어."

"그, 그래? 헤헤, 다행이다."

유메가 쑥스러워하며 볼을 긁적였다.

어디 그럼… 추가로 확인 겸 호감도작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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