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 7.첫 경험은 기분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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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렴, 루벨트! 하하하하!"
"새해 복 많이 받으렴, 루벨트! 오호호호!"
"네! 아버지! 어머니!"
리제에게 예고를 한 후 우선 새해맞이 가족식사를 했다.
루벨트 엘드라의 부모.
즉 내 현생 부모인 루퍼스 엘드라와 그레이스 엘드라.
내가 어릴 때 보던 얼굴에 비하면 나이를 먹었지만 매일매일 돈의 힘으로 피부 케어도 빼먹지 않으니 두 사람 다 2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
"새해 선물로 원하는 건 없니, 루벨트? 어디 섬 하나라도 사줄까?"
"어머, 여보 섬보다는 차라리 자회사를 더 주는 게 어떨까요?"
"그것도 좋지!"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변함없이 나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이 대단하다.
그리고 선물의 스케일도 남달랐다.
"저는 섬이 좋아요!"
스케일이 너무 대단하다고 전생 서민 스케일로 거절하는 건 부모의 마음을 상처입히는 법이다.
"하하하! 그럼 이번에는 작은 무인섬을 선물해야겠구나!"
"우리 루벨트가 가지는 섬이니 편의시설 공사도 바로 들어가야겠네~ 로제~."
"네, 마님.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고마워~."
새해 아침에 한 짧은 대화로 많은 건설업자들의 일거리가 늘어났다.
섬은 나중에 히로인들을 일정 이상 함락하고 나면 놀러 가는 것도 좋겠어.
화목한 가족 대화를 마친 뒤 나는 리제와 함께 야기츠네 신사로 새해 참배를 하러 갔다.
내가 지원한 후 3년이 지난 야기츠네 신사는 내가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사람들이 찾아오게 됐다.
그래도 대성황으로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정도가 아닌 동네 조금 인기 있는 신사 정도로 사람들이 오게 됐다.
물론 내가 진심으로 서포트하면 대성황도 가능하지만 일부러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다.
신사 참배함에 돈을 넣고 종을 울리며 박수 두번을 치고 기도를 했다.
[요루기츠네의 새해 기념 가호가 부여되었습니다. 마력이 24시간 동안 15% 상승합니다.]
메세지창에서 나오는 신사의 가호도 게임에서 보던 원래 수치를 되찾았다.
명절 동안 특별히 추가되는 상승 수치도 똑같았다.
참고로 스토리 상 야기츠네 카구라 루트 때 빼고는 이 기간 한정 버프 쓸 기회가 없다.
"아! 루벨트 님!"
"야기츠네 신사에 어서 와, 루벨트, 리제."
참배를 끝내자 야기츠네 모녀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종종 신사에 들를 때도 무녀 복장은 자주 보지만 새해 첫날에 보는 무녀복은 역시 조금 더 특별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나는 더 특별하고 아주 보기 좋은 무녀복을 입는 야기츠네 카구라의 모습을 알고 있다.
지금 입고 있는 평범한 무녀복이 아닌 더욱 대담하고 아주 꼴리는 무녀복을.
아아~ 야기츠네 카구라를 공략할 때 그 복장을 입힌 채로 따먹을 순간을 상상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안녕하세요, 아야메 씨. 그리고 카구라."
"안녕하십니까."
3년간 어느 정도 알게 되니 야기츠네 카구라.
아니, 카구라하고는 말을 터놓게 됐다.
처음에는 은혜를 입어서 존대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게임에서는 카구라가 반말로 하는 말투가 익숙하고 그게 나중에 가서 날 꼴리게 만들 거니 말을 놓으라고 한 것이다.
그게 더 조금 성격이 날카로운 선도부 카구라에게 어울리기도 하니까.
"새해 참배하러 오셨나요?"
"네. 하는 김에 제가 후원하는 이 신사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하려고요."
"루벨트 덕분에 우리 신사는 괜찮아. 예전에 찾아주신 참배객들도 다시 돌아왔어."
"다행이네."
"정말 루벨트 님에겐 얼마나 감사해도 부족하답니다."
방긋 웃으며 미소 짓는 야기츠네 모녀.
완전히 신사 운영에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야기츠네 신사는 내 후원으로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최근 아야메 씨는 좀 더 신사를 좋게 꾸미려는 마음에 후원금으론 부족하니 대출을 해 추가 공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요루기츠네 님 신상을 세운다나?
게임에서도 분명 그걸 세우면 기도 버프가 더 올라가긴 했다.
물론 이런 아야메 씨의 계획도 매달 들어오는 내 후원금이 있기에 가능한 것.
만약 내가 후원금을 끊는다고 말하고 아야메 씨에게 몸으로 성의를 보이라고 하면… 저 분명 거유인 카구라보다 더한 그야말로 폭유인 아야메 씨의 가슴과 몸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
아, 섹스해금이 되니 평소에 계획해놓았던 즐거운 상상이 멈추지 않는다.
정신 차리자.
오늘 내가 집중해야 할 건 리제.
세상에서 제일 가는 최고의 내 전용 메이드다.
"신사 상태가 괜찮다니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아, 그러고 보니 카구라도 이번에 아카데미에 들어가지?"
"그래, 우리 가문은 대대로 마력이 발현되기 쉬워서. 3월부터 아카데미에 입학해. 루벨트랑 리제도 입학하는 거지?"
"맞아. 잘하면 같은 반이 될 수도 있겠네? 그때가 되면 잘 부탁해, 카구라."
카구라에게 손을 내뻗어 악수를 청했다.
"나야말로. 잘 부탁해."
카구라는 악수를 하며 늠름한 미소를 보였다.
"혹시 아카데미에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다른 반이라도 뛰어갈게. 뭐… 곁에 리제도 있고 엘드라 가문인 너에게 내 도움이 필요할진 모르겠지만."
"그 말만으로도 든든해. 아, 도움받으면 카구라가 좋아하는 고기 사줘야겠는데? 울 정도로 먹고 싶어 했잖아?"
카구라의 얼굴이 빨개졌다.
"읏…! 아직도 그때 일 가지고 그러기야!"
종종 만나면 그때 고기가 먹고 싶다는 말을 가지고 약간 카구라를 골리곤 한다.
당황하고 부끄러워하는 카구라의 모습을 카구라 루트가 아닌 실물로 직접 보는 것도 재밌으니까.
참고로 빈곤한 생활을 지내선지 카구라는 원작과는 다르게 좋아하는 음식이 유부초밥에서 고기로 바뀌었다.
빈곤생활 동안 생긴 한이 사람의 식성 또한 변하게 만든 것이다.
"그럼 고기 사지 말까?"
"…삼겹살로 부탁해. 묵은지도 함께."
"하하하! 그래!"
삼겹살 굽고 난 뒤 묵은지 구우면 엄청 맛있지.
신사 참배를 끝낸 뒤 여전히 계속하고 있는 헌터 과외수업을 끝내고.
나는 혼자서 후붕쿤 박사가 있는 지하 연구실로 향했다.
위이이이잉… 띵!
"후붕쿠우우우우운!"
"오셨습니까, 도련님."
후붕쿤 박사를 고용하고 나서 5년.
그 사이에 후붕쿤 박사에 대한 호칭도 바뀌었다.
나도 모르게 대화하는 사이에 후루타를 후붕쿤이라고 부르고 만 적이 있었다.
-후붕쿤? 혹시 저의 별명 같은 건가요?"
-어, 그게 말이지 후루타 박사….
-어쩐지 제 마음에 착착 감기는 별명이군요! 도련님만 괜찮다면 앞으로 친근하게 후붕쿤이라고 불러주세요! 말도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이런 대화를 통해 이제 후붕쿤 박사는 마음속에서도 밖에서도 후붕쿤이 됐고 친근하게 말을 놓게 됐다.
"후붕쿤! 드디어 내가 성인이 됐어!"
"네, 축하드립니다. 그렇다면… 오늘 밤 하시는 건가요?"
역시 후붕쿤 박사.
오래 지내오니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 오늘! 난 리제랑 할 거다!"
"정말로 성인이 되실 때까지 참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참은 게 아니야.
할 수가 없던 거지.
"후붕쿤! 내가 이 날을 위해 준비해 놓은 건 제대로 있겠지!"
"물론입니다."
후붕쿤 박사는 특유의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내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왔다.
"안전하고 기분 좋은 질내사정 섹스를 위한 남성용 피임약과 상대 여성도 아프지 않게 해주는 진통효과도 겸비한 미약향입니다."
"좋았어!"
후붕쿤 박사에게 아이디어를 준 에로 발명품 중 오늘을 위한 것들.
한 달 정도 효과가 지속되는 남성용 피임약과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히 흥분하며 고통을 없애주는 미약향.
둘 다 후붕쿤 박사에게 개발하게 만든 뒤 회사도 차려서 엘드라 산하의 후루타 성인용품점에서 팔고 있는 상품들이다.
"하지만 도련님. 겨우 이 2개로 되겠습니까? 즐기시려면 좀 더 훌륭한 것들도 있지 않습니까. 2구멍 동시 공략 바이브라든지. 강하게 조이면 조일수록 느끼게 만드는 미약절임 로프라든지. 혹은 촉수를 조종해서…."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약간 흥분한 후붕쿤을 향해 허리에 손을 대며 외쳤다.
"후붕쿤!"
"아. 네, 도련님."
"오늘은 리제하고 소중한 첫날 밤이야! 소중한 리제하곤 처음엔 소프트하게 즐기는 게 좋아!"
너무 매니악한 걸 첫날 밤부터 할 순 없지!
"아아, 그렇겠군요. 제 생각이 부족했습니다. 요새 암캐년을 좀 과격하게 다루는 날이 많아서 실수했군요."
"응? 그러고 보니 레이첼이 안 보이네?"
"지금은 구속한 채 바이브를 꽂아놓고 방치하고 있답니다. 보고 가시겠습니까? 지금쯤이면 분수를 사정없이 뿜어대고 있겠군요."
"아니, 괜찮아. 이걸 받으러 잠시 들른 것뿐이니까. 그럼 후붕쿤, 새해 복 많이 받아!"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도련님!"
물건을 챙기고 나는 바로 저택으로 향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저녁을 먹은 후.
방에 미약향을 태우며 리제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리제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시 후 내 방에 들르겠다고 말했기에 지금은 방에 나 혼자다.
"꿀꺽!"
아, 역시 긴장되네.
20년 동안 기다린 날.
그것도 매일매일 곁에 보면서 하루도 귀엽지 않은 날이 없었던 리제하고 오늘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분명 심신을 안정시키는 교육을 받았음에도 심장이 뛰는 게 멈추지 않았다.
똑똑 하고 노크 소리 다음에 리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도련님, 들어가겠습니다."
"그래! 드, 들어와!"
허락이 나자마자 문을 열고 리제가 들어왔다.
아름다운 은발에 10살 때 내가 사준 머리핀을 여전히 차고 있는 리제.
평소와는 다르게 머리에 쓰던 카츄샤를 벗고 몸을 갈색의 망토로 두르고 있었다.
"리제?"
"도련님. 저는 언제나 최고의 메이드가 되려고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이러한 경험은 저도 처음이기에… 실수를 범하게 된다면 죄송합니다. 우선 최대한 조사해서 그… 밤시중에 어울릴 옷을 골랐습니다."
말을 흐리면서도 리제도 긴장했는지 말하는 속도가 조금 빨랐다.
말을 마친 리제는 몸에 두른 망토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스르륵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망토.
그리고.
"아…."
약간 얼굴을 붉힌 채 평소의 메이드복이 아닌.
거의 몸이 다 비치는 하얀색의 시스루 속옷.
일명 베이비돌 란제리를 입고 있었다.
"어떠… 신가요, 도련님?"
약간 불안해하는 기색이 담긴 리제의 목소리가 귀속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