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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다-2화 (2/226)

Chapter 2 - 2.포석은 확실하게!

루벨트 엘드라.

약간 웨이브가 들어간 찰랑이는 금발.

루비와도 같은 붉은 눈동자.

그리고 주변 엑스트라가 보면 꺄아아아악! 루벨트 님이야! 라고 환호를 지르는 빼어난 외모!

흔한 창작물의 부잣집 도련님 요소를 모두 가진 세계최고 재벌의 후계자이자 외동아들인 루벨트 엘드라!

그게 바로 나다!

20살 되기까지 섹스를 못 하는 것만 빼면 뭐든지 가능한 나다.

그리고 나는 20살이 되기까지 내가 원하는 최고의 아카데미 생활을 위해.

덤으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엘드라가의 재력을 사용하여 진행하기에 방해하는 자는 아무도 없고.

나의 부모님인 루퍼스 엘드라와 그레이스 엘드라는 그저 어머~ 우리 루벨트가 다양한 일을 벌이는구나~ 엄마아빠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하렴~

란 태도라 뭐든지 해도 좋다!

매일매일 귀여운 엘드라 진영의 히로인.

리제와 엘리의 호감도작도 쌓아가면서 지금부터 진행하고 있는 계획과 노력에 대해 설명하지.

그 첫 번째.

바로 내 자신의 전투실력을 높이는 거다.

블레이즈 블러드.

줄여서 블블에서 등장하는 아카데미는 일명 헌터 아카데미.

여러 던전에 출몰하는 몬스터나 요괴를 해치워 던전 안의 몬스터들이 밖에 나오지 못하게 막는 영웅들을 기르는 육성학교다.

설정상 나이 어린 미성년자들을 차출할 수 없다는 식으로 입학 가능한 나이는 성인부터.

물론 입학할 수 있는 건 '각성'하여 마력이 일깨워진 선택된 자들밖에 없다.

참고로 각성은 20살을 넘기기 전에 그 징조를 보인다고 하며 20살이 넘어도 각성하지 못하면 가망이 없다는 거고.

이 각성에는 유전적인 영향도 많이 있다고 한다.

어차피 입학해야 하는 훌륭한 헌터가 되는 것이 목적인 아카데미.

그리고 그 아카데미에서 던전에도 들어가며 마지막에는 최종보스까지 쓰러뜨려야 하니.

실력을 어렸을 때부터 키우는 건 매우 중요했다.

다행히도 이 몸뚱이는 재능 넘치기에 세계 각지에서 불러온 유명한 헌터들에게 과외를 받으며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실력을 키울 수 있어도 단련하는 과정이 힘들긴 마찬가지지만 이것도 전부 내가 원하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니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

두 번째.

그건 바로 미리 내가 따먹고 사로잡을 히로인들을 더욱 쉽게 손에 넣기 위한 사전 준비다.

블블 달성률 100%를 자랑하기에 히로인들의 설정이나 뒷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중에서는 내가 어릴 때부터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히로인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야기츠네 카구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야기츠네 카구라는 혼자 남은 어머니와 함께 신사를 운영하는 무녀 캐릭터.

참고로 매우 몸매가 좋다.

이벤트를 통해 알려진 그녀의 배경 사정은 이러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헌터가 되어 조금 위태위태한 신사의 경영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게 계기였다.

즉.

돈 문제다.

나는 이걸 조금 위태위태한 신사의 경영을.

과거에는 아직 그나마 나은 신사의 경영 상태를 더욱 몰아넣었다.

정체는 들키지 않고 주변 기업과 상가의 압박.

여러 나쁜 소문을 퍼트리고 때로는 매수를 해서 야기츠네 신사의 사람들은 모르도록.

모녀가 유지하고 있는 선대로부터 내려온 야기츠네 신사의 경영을 매우 위태롭게 만들었다.

가볍게 더 타격을 입힌다면 완전히 신사가 망하게 되는 상태까지 몰린 야기츠네 신사.

그 단계까지 간 순간.

나는 직접 신사를 들렀다.

당시 17살.

여러 포석을 완성시키고 히로인들의 사전 공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었을 때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우연히 들린 손님을 가장하면서 신사에 들러 주변을 둘러봤다.

어떻게든 청소유지는 하고 있기에 언뜻 보면 깨끗해 보이는 신사.

하지만 사람을 고용할 돈도 부족해져 신사에 남아있는 건 야기츠네 모녀뿐.

자세히 보면 신사 안의 자잘한 시설 등은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사람의 발길이 끊겨 매우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얼마나 빠듯하면 딸인 야기츠네 카구라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주인인 야기츠네 아야메가 직접 신사를 청소하다가 내가 온 걸 보고.

"아! 어, 어서 오세요."

운세 뽑기 쪽으로 황급히 발걸음을 옮겨 운세 뽑아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라고 나름 필사적으로 호객행위를 할 정도였다.

내가 했지만 좀 미안함이 들 정도로 처량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처량하면서 나름 필사적인 야기츠네 아야메의 모습을 볼 때 계획을 실행시켜 아주 잘 됐다는 생각 또한 했다.

왜냐?

야기츠네 카구라 못지않게 어미인 야기츠네 아야메 또한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유부녀 취향이면 야기츠네 카구라보다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로 야기츠네 아야메는 미인이었다.

상의는 하얗고 하의는 빨간 무녀복.

그 무녀복 너머로도 확연히 알 수 있는 커다란 가슴과 볼록한 골반.

남편을 일찍 잃고 홀로 딸을 키운 중년 여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동안.

딸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검보라색의 생머리와 눈동자.

블블에서도 스탠딩 일러로 잠시 등장할 때도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직접 실물을 보니 완숙하고 농염한 매력을 풀풀 풍기고 있었다.

원래는 리제, 엘리, 그리고 블블의 히로인들을 따먹을 생각이었지만.

야기츠네 아야메를 본 순간 딱히 그런 제한을 두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여자는 다따먹자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과의 성적 행위는 20살이 된 후 가능합니다.]

하아, 진짜 이 메세지창만 아니었어도 바로 작업 들어가서 농염한 야기츠네 아야메랑 바로 하는 건데.

"그럼 하나 뽑을게요."

"5000메니가 되겠습니다."

…딱히 가격은 상관없는데. 다른 신사에 비해 10배 뻥튀기는 심하지 않나?

그 정도로 몰아넣은 게 나긴 해도.

"비, 비싸시나요? 그럼 4000… 아니 3000메니로…."

게임에서는 분명 나긋나긋하고 차분한 분위기인 캐릭이었는데 매우 안쓰러워졌다.

아, 돈 많은 루벨트로 태어나서 진짜 다행이네.

처량해져서 바로 5000메니를 주고 바로 운세를 뽑았다.

운세는 대흉이었다.

내 운세를 어느샌가 나와서 옆에서 흘깃 본 야기츠네 아야메가 화들짝 놀랐다.

"아앗! 바, 밧줄! 밧줄에 묶으면 나쁜 운세도 다 액막이가 된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밧줄에 대흉 운세 종이를 묶고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운세를 뽑은 다음 가볍게 신사의 모금함에 동전을 넣고 종을 울리고 소원 비는 시늉을 했다.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는 야기츠네 아야메는 내가 기도를 끝내자 이 신사가 얼마나 유서 깊고 좋은 신사인지를 설명했다.

"야기츠네 신사는 수백 년 전부터 대대로 내려온 아주 효험이 있는 신사예요. 여러 헌터들도 곧잘 저희 신사에 와서 요루기츠네 님의 가호를 받아 가기도 한답니다."

요루기츠네는 야기츠네 신사에서 모시는 여우신의 이름이다.

게임에서도 이 신사에서 기도하면 일시적인 마력 강화 버프가 걸린다.

[요루기츠네의 가호가 부여되었습니다. 마력이 24시간 동안 0.1% 상승합니다.]

메세지창도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효과는 있는 거겠지.

…근데 버프가 신사 흥행과도 연관 있나?

원래라면 10퍼 강화인데.

야기츠네 아야메의 설명을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요. 오, 그런 역사가. 놀랍군요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그러니까 야기츠네 아야메는 더욱 신나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최근 손님이 너무 없어서 사람이 고팠던 걸까.

설명하면서 약한 흥분하고 있는 모습이 더욱 처량함을 증가시켰다.

"설명 잘 들었습니다. 매우 유서 깊고 좋은 신사 같네요."

"네! 야기츠네 님은 정말! 정말로 좋은 신사랍니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뜸하지만 그건 분명! 분명 잠시뿐이랍니다. 가능하시다면 모쪼록 다시 들려주세요! 그리고 친인척이나 지인들에게도 부디 추천… 추천을… 정말 효험있어요…!"

깍지를 끼며 간절히 부탁하는 야기츠네 아야메.

경제가 한계일 정도로 위태로우면 그렇게 나긋나긋하고 포근한 캐릭터도 이리도 처량하고 간절해진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여기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거다.

"신주(神主)님이시죠?"

"네? 아, 네. 제가 야기츠네 신사의 무녀이자 신주를 맡고 있답니다."

"괜찮으시다면 상담 하나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상담이요? 네, 네! 제가 해줄 수 있는 상담이라면야 뭐든지."

마음에 들어 손님을 한 사람이라도 늘리려는 처절함이 느껴졌다.

신사 안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고 나는 야기츠네 아야메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후, 후원이요?"

"네."

그건 바로 내가 직접 이 야기츠네 신사를 후원하고 돕고 싶다는 제안.

야기츠네 아야메는 내 제안을 듣고 아리송한 반응을 보였다.

뭐, 당연하겠지.

갑자기 성인도 안 돼 보이는 애가 나타나 투자한다고 말하면 누구든 의심하지.

"신주님의 설명을 듣고 얼마나 이 신사가 멋진 곳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도하니 정말로 효험이 있는 기분도 들고요. 아참. 제 소개가 늦었군요."

자리에서 일어나 우아하게 허리를 숙이며 일명 신사 인사법을 하며 자기소개를 했다.

"제 이름은 루벨트 엘드라라고 합니다."

"에, 엘드라? 그 세계최고 재벌인… 엘드라 가문…!"

세계최고의 재벌인 엘드라 가문의 이름은 3살 먹은 애도 알 정도로 유명하다.

"네. 그 엘드라 가문입니다."

"어, 어째서 엘드라 가문에서 우리 신사를…."

"이유는 방금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야기츠네 신사는 제 눈으로 판단했을 때.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신사라고 느꼈기 때문이죠."

겨우 신사 경영 유지할 정도의 푼돈으로 개꼴리는 무녀 모녀 덮밥을 먹을 수 있는데 왜 망설여?

"말로만 끝나면 믿기 어려우시겠죠. 지금 당장 그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즈, 증거요?"

"네."

품에서 휴대폰을 꺼내 통화를 걸었다.

"리제."

[네, 도련님.]

"지금부터 난 야기츠네 신사를 후원한다. 우선 신사 안의 시설이 노후화된 게 꽤 보이니까 지금 당장 정비업자들을 보내."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아직도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야기츠네 아야메를 향해 매력적인 부잣집 도련님 스마일을 보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한번 맛보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재벌의 힘을 보여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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