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상사가 아이를 낳아달라고 말했다. 이거, 그린라이트인가요? “결혼합시다. 맞선 보고 싶지 않고 보러 나간다고 해도 한세영 씨 같은 여자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세영 씨가 내 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 고백에 대답이 돌아오긴 했는데 그 대답,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이나 지났다?! “날 좋아한다고 했잖습니까.” “그건 7년 전 일이죠.” 신호등 없는 남자가 속도위반을 하기 시작했다. “저는…… 아직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만약 한다면 제 남편이 절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한세영 씨가 연애 건너뛰고 사랑 건너뛰고 아이 엄마는 할 수 없다고 해서 연애해보자고 했잖습니까.” “그러니까…….” “사랑도 해보자고.” 그런데, 사랑은 어떻게 해보는 거지? *** “흡, 헛, 하읏!” 고음의 스타카토로 끊어지는 새된 신음마저 포식하며 짐승은 한 번씩 지독하게 매혹적인 미소를 쏟아냈다. “애부터 낳아도 좋잖아. 안 그래? 다른 건 다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까.” 날것 같은 그의 말투가 익숙하지 않았다. 가면을 벗어 던진 무혁의 본성은 길들일 수 없는 야생성을 드러냈다. “하읏, 읍!” 대답을 종용하듯 휘몰아치는 그의 마찰열에 비부가 용암을 흘려댔다. 좁디좁은 틈새 사이로, 퍽! 기어코 합일한 그가 자궁경부에 선단을 비비적거리며 낮게 웃었다. 차무혁의 미소가 지독하리만큼 달콤해 침샘이 젖어 들었지만, 그는 그녀의 타액마저도 샅샅이 약탈했다. 텅 빈 공간이 비로소 생기를 담았다. 정액과 애액으로 가득 찬 동굴을 누비는 짐승의 허릿짓은 점점 더 과격해졌고 절정의 순간순간 비명을 내지르는 여린 생명은 농익은 남자의 육체가 전하는 말을 똑똑히 새겨들었다. 너는 곧 나의 새끼를 수태하게 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