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벌리고 안아
"네? 아, 아니요…"
"왜 더듬어. 똑바로 대답하지."
"그러니까 저 처음인데."
"그래."
"네."
그의 일렁이는 눈빛이 두려워져 고해성사하듯 당신이 처음이라 고백했다.
무혁은 눈에 힘을 풀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리 벌리고 나 안아."
세영은 그의 명령대로 순순히 다리를 벌려 그의 하반신을 끌어안았다.
중심이 벌어지며 선단이 여린살에 빈틈없이 밀착했다.
"흐음!"
"무서워?"
홍분했던 짐승은 이제야 그녀가 부들부들 떨고 있다는걸 발견했다.
"으음, 홋, 네…."
"예뻐,"
"네?"
심장이 쿵. 떨어졌다.
심장의 파편이 조각조각 떨어져 다시 무럭무럭 부피를 키우고는 전신 곳곳에서 힘차게 박동했다.
"최성수 대리 앞에 선 이런 모습 보이지 마."
또 최성수 대리님의 얘기가 나왔다.
생각을 곱씹기도 전에 무혁의 페니스가 점점 부드러운 살을 무참히 쑤셔 대기 시작했다.
성기의 마찰에 애액과 프리컴이 게거품을 이루고 난잡스럽게 쑤석거리는 적나라한 파열음을 일으켰다.
열릴듯 말듯 쉽게 진입 할 수 없는 좁은구멍을 깨달은 무혁은
그녀의 비부를 손가락으로 활짝 열고는 선단에 힘을 가했다.
"흐으 읏!"
선단조차 머금지 못했건만, 전신이 벅차오르며 핏줄을 타고 용암이 솟구쳤다.
세영은 발작하듯 몸부림 쳤지만, 맹수의 손아귀에 갇힌 몸은 그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퍽!
무혁이 다시 구멍으로 돌진하자 두텁고 뭉툭한 선단이 내벽을 짓누르며 안으로 점점 침범했다.
옹골찬 틈새에 장대한 것을 쑤셔 넣으며 터질듯 몸부림치는 세영만큼이나 무혁 역시 터질 것 같았다.
좁은구멍을 넓혀 제 길을 찾으려는 짐승의 둔기와 안락한 제 집을 침범받지 않으려는
내벽의 조임이 싸우듯 뒤엉켜 욱신욱신 쥐어짜고 욱여 넣으며 세력을 위시했다.
하지만 옹송그리며 자리잡은 흉흉한 기둥이 이내 지리를 파악하고 깊게 돌진하는 순간,
그를 막아 내려던 본능적인 질벽의 수축은 맥없이 풀리고 말았다.
이완되어 벌어진 분홍빛 살점이 제 공극을 파고드는 도관에 엉망으로 눌어붙어 그렇지 않아도
무한한 돌기의 자극으로 혈기 왕성한 생식기를 야살스럽게 빨아 댔다.
무혁은 교태를 부리는 음순 덩어리를 사정없이 찍으며 그녀의 깊은 곳을 뚫고 또 뚫으며 달려갔다.
황홀경에 못 박힌 세영은 사타구니를 부르르 떨며 자지러졌다.
무혁은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더욱 속도를 박차 출납했다.
"흡, 헛, 하읏!"
고음의 스타카토로 끊어지는 새된 신음 마저 포식하며 짐승은 한 번씩 지독하게 매혹적인 미소를 쏟아 냈다.
"애부터 낳아도 좋잖아. 안그래? 다른건 다 원하는대로 해줄테니까."
날것 같은 그의 말투가 익숙하지 않았다.
가면을 벗어 던진 무혁의 본성은 길들일 수 없는 야생성을 드러냈다.
"하웃, 읍!"
대답을 종용하듯 휘몰아치는 그의 마찰열에 비부가 용암을 흘려 댔다.
좁디 좁은 틈새 사이로, 퍽! 기어코 합일한 그가 자궁 경부에 선단을 비비적거리며 낮게 웃었다.
차무혁의 미소가 지독하리만큼 달콤해 침샘이 젖어 들었지만, 그는 그녀의 타액 마저도 샅샅이 약탈했다.
근육으로 단련된 탄탄한 허벅지 힘으로 그는 반복적이게 허리를 튕겨 댔다.
맞붙은 성기가 점점 강하고 빠르게 비벼지며 음욕의 부피를 키웠고
쾌락에 점점 잠식되던 세영은 예고없이 집어삼키는 황홀경의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하아, 아앙, 아으 웃!"
쫄깃한 속 벽은 돌기를 바짝 세우고 연동 운동에 빠져들었다.
무혁은 맥동하는 질의 연속적인 발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힘으로 경부를 짓이기며 마찰에 열을 올렸다.
무혁에게 매달리듯 안겨 있던 세영은 사지를 늘어뜨리고 범람하는 쾌락에 신음 했다.
발작하는 시각 세포가 작열하며 눈앞에는 섬광이 번쩍거렸다.
마비된 청각은 멀리에서 승전고를 울리듯 둔탁하게 웅웅 거리는 비음만을 감지했고
색정적인 밤꽃 향에 절은 후각은 오직 차무혁의 냄새만 흡인했다.
모든 감각이 생식기에서만 선연하게 피어올랐다.
애액으로 게거품을 일으키며 찌걱거리는 소리, 페로몬에 절인 생식기의 냄새,
벌름거리며 아가리를 쩍 벌린 채 페니스를 씹어 대는 말초적인 장면,
발정기를 맞아 흘레붙은 짐승이 흘리는 체액의 짙은 맛, 수억 개의 신경 세포를 타고 뻗쳐 드는 짜릿한 충돌.
기지개 켜듯 상체를 유연하게 일으킨 무혁이 세영의 두 다리를 번쩍 들고 출납에 박차를 가했다.
퍽! 퍽!
맥없이 쩍 벌어진, 그러나 여전히 좁디 좁은 구멍속으로 충돌하는 순간,
자궁 경부에 맞붙은 음경이 탐욕스럽게 씨를 쏟아 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아낌없이 먹어 치우려는 아귀의 탐식이 게걸스러운건지,
마지 막한 방울까지 낭비하지 않도록 꾸역꾸역 쏟고 싸지르는 남경이 탐욕스러운건지 판가름을 내릴 수 없었다.
무혁은 파정을 마치고도 왕성한 승전기를 중심부에 꿰뚫어둔채 그녀의 입술을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잘게 떨며 신음하는 세영의 사지를 팔다리로 얽고 다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남자의 생동하는 음경이 욕망을 쏟아 내고도 참회하지 못하고 다시 더 큰 탐욕을 부풀렸다.
생명의 근원이되는 곳에서 해야 할 의무를 잊고 쾌락에만 심취해
서로의 성감대를 비비고 부딪치고 문지르고 쥐어짜며 음탕하게 뒤엉켰다.
아플까 봐 조심스러운걸 짐승에게 기대해서는 안되었다.
비단 남성기를 처음으로 받아들이는 세영만 버거운 것이 아니었다.
여성의 대지에 처음 발을 내디딘 무혁 역시 생경한 유락에 감격했다.
텅빈 공간이 비로소 생기를 담았다.
정액과 애액으로 가득 찬 동굴을 누비는 짐승의 허릿짓은 점점 더 과격해졌고
절정의 순간순간 비명을 내지르는 여린 생명은 농익은 남자의 육체가 전하는 말을 똑똑히 새겨들었다.
너는 곧 나의 새끼를 수태하게 될 것이라고.
네번의 교합끝에 까무룩 잠들었던 세영은 무겁게 젖은 속눈썹을 깜빡이며 눈을 떴다.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무혁의 얼굴에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잠든 차무혁의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새벽 무렵까지 서로를 품었던 기억이 있는데 무혁의 팔을 베고 잠든 모양이었다.
아직도 몇 시간 전 일을 떠올리면 다리 사이가 얼얼했다.
차무혁이 침대 위에서 이토록 원초적이고 야성적인 짐승일거라고는 차마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불과 일주일전만 해도, 아니 어제까지만해도 세영 역시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지난번 휴게실에서 몸을 섞었을 땐 떨리고 취해서 경황이 없었다면
확실히 오늘은 속궁합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걸 알수 있었다.
남자 경험이 없다고해도 확신할 수 있었다.
지칠 줄 모르고 수 없이 들이닥치던 무혁의 날 것 같은 모습을 아는 사람이 저뿐이라는 사실에 흐뭇해졌다가
다시 세영을 만나기 전 다른 여자들도 이런 감상을 느꼈을거라고 생각하자 마음 한구석이 찌르르 아팠다. 바보처럼.
벌써 질투가 들었다.해서 이로울 것 없는 생각은 안하는게 상책이다.
세영은 다시 그의 조각 같은 얼굴을 가만히 감상했다.
체액으로 엉망이 된 두 사람의 몸이 맞붙어 있다는 사실이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런 완벽한 남자가 어디에 또 있을까.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알아가는 재미도 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