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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짐승의 교미 (15/40)

15화. 짐승의 교미

안전벨트를 풀어주는 무혁의 얼굴이 세영의 얼굴 가까이로 다가왔다.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그가 하던 행동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해요." 

가까운 거리 때문에 그의 숨결이 인중에 닿았다. 

턱이 바들바들 떨리는걸 간신히 이를 꽉 깨물며 침을 삼켰다. 

"저는" 

머리가 핑글 핑글 돌았다. 

이대로 차무혁을 제주도로 보내 버리면 안된다는 사실만이 분명했다. 

"이사님이랑 자고 싶어요."

이런 말을 남자에게 먼저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래서 술을 마시라고했던 거구나. 

하지만 얼마나 쉬운 여자로 보일까 걱정되는 건 차치하고 

송서림과 함께 보낼 그를 떠올리면 3주 동안 넋놓고 혼자 기다릴 자신이 없었다. 

하루를 기다리는 일조차 혼자 롤러코스터를 탄것처럼 힘이드는데, 결단이 필요했다. 

어쩌면 연애경험이 많은 지혜의 말대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손해 볼 건 없다. 섹스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고, 다녀와서도 할 시간이 난다는 보장이 없고, 

아, 이럴 바엔 차라리 둘이 잘 맞지 않는다는걸 확인사살 당하고 빨리 포기하는것도 나쁘지 않을 테고, 

섹스로 그를 붙잡고 싶다는 미련한 생각도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었고. 

무혁은 신기한 생명체를 바라보듯 세영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견딜수 없어 세영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잠시 그녀의 표정을 살피던 그가 물었다. 

"이것도 테스트야?"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테스트라고 말을 하자니 영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결혼 상대를 섹스로만 평가하는 여자로 보일 것 같았다. 

물론 섹스도 평가 항목 중에 하나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단지, 지금 그녀가 해볼 수 있는 노력은 그게 전부였을 뿐이다.

"그럼. 뭐죠? "

"뭐겠어요. 섹스하고 싶다고요. 당신이랑.

그러니까… 테스트라기 보단… 

연애 나 사랑처럼 결혼하기 전에 겪어야 할 단계니까요.

우리는.… 3개월 안에 서로를 알아봐야 하기도하고… 

지난번엔 휴게실이라 불편했고… 이사님은 3주 동안 출장을.."

주절주절 두서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동안 무혁은 조수석 문을 쌩하니 닫고 운전석에 올라탔다.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고 차를 빼는 무혁을 보며 세영은 절망했다. 

도대체 무슨 객기를 부린 건지. 

이대로 헤프게 구는 세영을 버리고 송서림과 결혼하는걸 보면 얼마나 비참해질지 상상도 가지않았다. 

숨이 턱턱 막혔다. 

억울했다. 먼저 아이를 낳아달라고한건 차무혁이었는데 왜 섹스를 하자는말에 이리도 냉랭하게 반응하는 건지. 

어차피 아이를 낳으려면 그걸 해봐야 하는거 아니냐고요!

부끄러움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지만, 슬프게도 달리는 차에서 뛰어 내릴 수는 없었다. 

세영은 차가 성북동의 단독 주택 차고에 멈춰서고 나서야 이곳이 그의 집이라는걸 깨달았다. 

가슴이 미친 듯이 박동했다. 차무혁 곁에 있으면 너무 떨려서 아무래도 제 명에 못 살것 같다. 

운전석에서 내린 그가 조수석으로 돌아오기 전에 세영은 안전벨트를 풀었다. 

무혁이 문을 열어 주자마자 세영의 손을 잡아끌었고 여기가 어디냐는 걸 묻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그의 손에 잡힌 채 걸어가고 있었다. 아니 끌려가고 있었다. 

IⅢ. 짐승의 교미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키스가 시작되었다. 

세영을 벽에 밀어붙인 무혁이 암흑 속에 서 그녀의 입술을 집요하게 빨아들였다. 

"홉, 아아, 아아."

숨이 막힐듯한 끈질긴 키스에 고개를 살짝 틀어 봤지만, 

무혁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턱을 제자리로 돌리고 혀를 더욱 깊이 채웠다. 

벽에 두 팔을 기댄 채 세영을 꼼짝없이 품 안에 가두었다. 

먼저 자자고 한건 세영이었으면서 벗어날 구멍없이 그녀를 밀어붙이는 무혁의 키스에 몸이 오들오들 떨렸다. 

지난번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던 차무혁과의 밤이 궁금했다. 

그땐 휴게실이기도 했고 취했던터라 떨리던 기억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나치게 과묵하고 금욕적인 무혁이 섹스를 어떻게 할지 도무지 상상도 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불꺼진 현관에서의 키스만으로도 그의 섹스가 어떨지 짐작되었다. 

날 것 같은 차무혁. 수컷을 눈빛만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차무혁이 돌아온 것이다. 

발정기를 맞은 암컷에게 구애하고 제 영역으로 끌어들여 새끼를 밸 때까지 교미하겠다는 듯이. 

그런 원초적인 욕망을 드러내며 품에 갇힌 암컷의 입술을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하아. 하아." 

빈틈없이 혀를 얽는 키스에 입이 더욱 벌어지고 그 벌어진 틈새를 그는 놓치지 않았다. 

혀를 빨고 천장의 요철을 느른하게 문지르며 새어 나오는 타액을 모조리 삼켰다. 

이런 들짐승을 앞에두고 겁도없이 왜 그런 말을 한걸까. 

세영의 말이 무혁을 단단히 자극 한건지 이성의 끈이 툭 끊어진 그가 눈을 뚫어 질 듯 응시하며 세영의 입을 헤집었다. 

키스만으로도 졸도 할 것 같았다. 

다리가 무너져 내려 그대로 주저앉고 싶었지만, 무혁은 쓰러질 기회 조차주지 않았다. 

한참만에 입술이 떨어져 나가고 그가 손끝으로 그녀의 입술을 문질렀다. 

발갛게 부은 입술이 마음에 든 건지 피식 웃었다. 맙소사. 

그의 볼에 길게 보조개가 패었다. 

한번도 웃는 모습을 본 적 없어서 무혁에게 보조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볼이 길게 팬 모습이 지독하게 섹시했다. 숨 막히는 미소를 견뎌 낼 재간이 없었다.

7년만에 처음 본 미소라니. 그를 웃게하는게 나자신 이라니. 

겹겹이 밀려드는 감격스러운 모습에 세영은 무혁과 몸을 섞기도 전에 이미 그에게 빠져들고 말았다. 

사소한 행동에도 의미를 붙이며 사랑에 빠지고있다. 

아마도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랬던 것 같다. 

무혁은 세영을 가볍게 어깨에 들쳐겠다. 

50kg은 족히 나가는 세영을 종잇장처럼 어깨에 메고 성큼성큼 걸었다. 

옥스퍼드 셔츠 속으로 느껴지는 그의 넓고 탄탄한 어깨가 안락했다. 

현장에서 단련된 몸이라서 그런걸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는 만들 수 없는 날것의 근육질 몸이 그녀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불꺼진 거실을 지나 복도를지나 침실로 들어선 무혁이 조명을 켜자마자 그녀를 침대 위에 내동댕이 쳤다. 

엉망으로 널브러진 자세를 바로 잡을 새도없이 무혁은 그녀의 바지를 팬티와 함께 뜯듯이 벗겨 냈다. 

모든 게 눈 깜짝 할 순간에 일어났다. 

세영이 음부를 손으로 가리는 시간보다 무혁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처 박는 시간이 빨랐다.

"이, 이사님. 저, 잠깐 씻고 ..” 

잠시 고개를 들어 세영의 얼굴을 힐긋 본 무혁이 대꾸 할 가치도 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며 다시 그녀의 비부로 얼굴을 묻었다. 

무혁은 중심을 가린 그녀의 두 손을 왼손으로 가볍게 잡고는 옆으로 치워 냈다. 

무혁의 손에 꽉 잡힌 두 손을 꼼지락거렸지만, 벗어날 수 없다는 건 자명했다. 

뜨겁게 성기를 응시하는 그의 눈빛에 그대로 녹아 버릴 것만 같았다. 

무혁은 세영의 음순에 코를 박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깊은 떨림이 느껴져 사타구니가 바짝 조여들었다. 

암컷의 발정기 냄새를 확인한 수컷은 제가 들어갈길이 어딘지 찾기라도 하는 듯 

그녀의 이곳저곳을 손으로 벌리며 살폈다. 

대음순을 벌리고 냄새를 맡고 음핵을 쑤셔 보더니 

이내 길을 찾은 그가 질구를 벌려 보였다. 

벌겋게 익은 속살이 느른하게 벌어졌다. 

무혁은 다시 한번 볼이 깊게 팰 정도로 미소를 머금고는 상체를 일으켰다. 

지독하게 원초적이고 과도하게 매혹적인 눈빛을 일렁이며 무혁이 그녀의 후드 티를 단번에 벗겨 냈다. 

브래지어만 입은채 멀뚱히 누워있는 세영을 내려다보며 그가 옥스퍼드 셔츠의 단추를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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