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도전하는 자세 (1)
"마하야! 100미터는 몇 초 나와?!"
"전국체전은 어떻게 됐어? 이겼어?"
"원래 빨랐던 거야? 아니면 이것도 육상을 해서 그런 거야?"
"배우면 이제라도 잘 뛸 수 있어?"
교실로 들어오는 길. 반 친구들이 이것저것 물어본다.
친구들의 높은 관심은 조금 당황스럽지만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태윤이랑 정석이가 달라붙어 지랄들이다.
"야. 야 저리가! 못 생겼다고 모른 척 할 땐 언제고 뒤늦게 친한척이냐?"
"그래. 사람이 못나도 우리같이 늘 가까이 해야지. 너무 속 보인다."
"니네나 저리 좀 꺼져!!!"
담임 선생님도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았다.
다 지던 게임 우리 반 덕분에 이겼다고 언제 한번 쏘신다는데, 몰래 돈이라도 걸으신 걸까?
"박남수 어딨냐. 이 새끼 놀려줘야 되는데."
"그러게. 씨발년 아까 뭐라고? 끼워달라고 빌지 말라고?"
"됐어. 지나가. 뭘 또 그걸 꼬집어."
"야. 됐고. 오늘 이 새끼 뛰는 거 보니까 존나 흥분되는데. 우리 끝나고 노래방이나 가자."
"좋지. 이럴 땐 공부고 뭐고 다 제끼고 노는 거야."
"다음에."
"아 또 왜!!"
"야. 우리는 뭐 놀고 싶어서 이러냐. 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냐."
핑계도 다양하다...
지면 위로하고 싶어 놀고, 이기면 흥분을 주체 못해 놀고.
아무튼 놀 때 놀더라도 먼저 깔끔하게 마무리 할 일이 있었다.
"감독님 좀 보고. 나 아직 대회 마치고 감독님이랑 제대로 못 봤어."
"다음에 봐. 한상률도 퇴근해야지."
"그래. 운동회 한다고 체육쌤들 얼마나 고생했는데, 어떻게 이 새끼는 지 생각만 하지?"
"하하하! 갔다올게."
교무실로 내려갔다. 지나치는 선생님들이 좋은 말씀들을 건네주신다.
한 감독님도 일단 웃으며 반겨주셨다.
"왜?"
"..."
"뭐?"
"저. 감독님."
"감독은 무슨. 그냥 선생님이지."
역시, 웃는 얼굴 뒤에는 무서운 게 도사리고 있구나.
태연하게 말씀하시지만, 아직도 나한테 화가 안 풀리신 거 같다.
"저... 오늘은 연습 없나요?"
"말하지 않았나? 선수가 의지가 없는데 내가 뭐하러 열정 쏟냐고."
"..."
"자. 그럼 잔치도 끝났고. 나도 회식이나 가볼까?"
"운동장 100바퀴 뛰겠습니다."
감독님이 고개를 들어보이신다.
"왜?"
"근성을 보여드릴게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걸 증명하겠습니다."
"입으로 하는 다짐은 포기하는 것보다 쉽지."
"...죄송합니다."
"마음은 알겠다만, 나는 이미 쉽게 단념하는 모습을 봤다."
"..."
"운동장 100바퀴면 못 잡아도 3~40키론데 그걸 할 수 있다고?"
그래? 아. 그렇게 되는구나. 완전 마라톤인데?
너무 생각이 짧았나...
그럼에도 이제와 물러설 길은 없으니.
"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운동 가르쳐 주세요."
감독님은 씩 미소를 지으며 책상 서랍을 열어 만보기를 꺼내셨다.
"운동회 끝나면,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다 참석하시는 회식이 잡혀있다. 더군다나 난 너 운동시켰다는 죄로 절대 빠질 수 없는 상황이고."
"...이것도 제가 죄송하다고 해야 하나요?"
"일단 나가자."
운동장에 섰다.
우르르 모두가 빠져나가는 가운데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원래 무슨 짓을 하든 아무도 관심 없었는데, 계주 역전이 있어 그런가 새삼 관심을 다 받는구나.
"뭘 봐. 뛰어. 100바퀴 뛴다며. 시간 많어?"
만보기를 쥐어주시더니 한 바퀴를 돌고오자 체크를 하신다.
어쩐지 그럴 의도가 아닐까 싶긴 했지만, 단순 명료하면서도 깔끔하구나.
"오케이. 플러스 마이너스 오차범위 5%정도로 잡아두고. 돌아왔을 때 이 숫자 곱하기 100이 나오면 계속 가고. 아니면 내일 아침 만보기 책상 위에 올려 놔."
"네. 감독님."
"마하야. 저기 보이냐? 아까 저 많은 애들이 널 응원해줬다."
"아까는 시합만 집중하느라 별 관심 없었어요."
"그래 바로 그거다. 모든 잡생각은 날리고 운동에만 집중하는 것. 그것이 선수의 자세다."
아직도 해줄 이야기가 남았지만, 근성을 보였을 때 하도록 하고.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마지막으로 믿어보겠다며 감독님이 물러가셨다.
"좋아. 가자."
심호흡 한번 내뱉고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데, 멀리서 친구들이 다가왔다.
"야 야 스톱. 멈춰 봐."
"넌 오늘도 운동하냐?"
"먼저 가. 나 100바퀴 뛰어야 돼. 이제 97남았어."
"100바퀴?? 왜?"
"전국체전 도망쳤다고 혼나는 중이지."
"야. 한상률 아까 다른 선생님 차 타고 갔어."
감독님은 갔어도 평가는 계속된다.
만보기를 보여주었다. 다 체크되고 있다고 속일 수 없음을 알려주는데.
"에이 이리 줘 봐."
"뭐? 흔들어서 끝내려고?"
"그럼 되는 거 아니냐?"
"하하! 백 번만 흔들어도 인정한다."
태윤이가 먼저 나섰다.
늘 11살 때 쿠퍼액이 뭔지 알았다고 자랑하던 녀석이었다.
"까짓 거 그동안 얼마나 훈련이 됐는데, 백 번 어려워서."
녀석이 혼자 흥분하더니 허공에 막 손을 흔들었다. 역겨운 장면이었다.
"오~ 김태윤. 스냅 좋은데."
"와... 존나 기분 더러워지고 있어..."
"어우 씨발! 장난 아닌데! 어깨 존나 땡겨."
"참어. 3연딸 한다고 생각하라고. 그 단계를 뚫어야 쾌감이 오지."
실질적으로 30몇 번에서 끝나고 말았다. 백번도 못 한다고 조루였다고 무지하게 까이자.녀석이 발광을 한다.
"아! 그럼 니들이 해 봐!"
정석이나 남수 다들 만보기 100번을 채우지 못 했다.
부드럽게 쥐고 본능적으로 흔드는 것과 의도가 있어 힘 주어 흔드는 것을 어떻게 똑같이 생각하는지.
하여튼 병신들... 딸딸이면 다 되는 줄 아나...
"줘. 제대로 뛸 거야."
"이 새끼 진짜... 오늘도 그냥 넘기자고?"
"야. 잠깐만. 너도 해 봐. 넌 100번 되냐?"
"나야 100은 그냥 흔들지."
"씨발년. 그러니까 꼬추가 찢어지지."
"마하야. 마실 거 좀 사다 줄까?"
"됐어. 가. 나 뛴다. 몸 식으면 더 힘들어."
다시 운동장을 달렸다.
친구들도 처음엔 가는 듯 하더니 운동장 구석에 앉아 지들끼리 노닥거리고 장난도 치고 그러며 시간을 보낸다.
"이거 마셔라."
"오 땡큐. 후우우."
"42바퀴 뛰었다."
"그래? 세고 있었냐? 까먹었는데."
남수가 음료수를 사다주고 중간중간 태윤이랑 정석이도 같이 뛰어본다.
태윤이는 다섯 바퀴를 넘자 더는 못 하겠다며 포기하고, 정석이는 김태윤 이기겠다며 일곱 바퀴를 뛰고 주저 앉았다.
나도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60바퀴를 넘자 숫자가 가물가물해지는 거 같다.
얼마나 뛰었지? 몇 바퀴 남았지? 대체 마라톤은 어떻게 하는 걸까... 진짜 마라토너들이 괴물들이다.
그동안 고된 훈련을 맛 봤지만, 운동장 100바퀴는 다른 훈련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건 그냥 기합이지, 땅이 생명을 빨아들이는 거 같다. 그만두고 싶다.
애들이랑 웃고 떠들며 허공에 딸딸이나 치며 숫자를 채워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 시점부터 나 자신한테 승부욕이 생겼다.
"마하야. 잠깐 쉬어."
"그래 너 지금 뛰는 것도 아냐."
"헉... 헉... 야... 나 얼마나 뛰었냐...?"
"아까 우리끼리 샜을 때 75 정도 됐던 거 같은데."
"정확히 77."
"진짜?"
"어. 노트에 체크하고 있었어."
"칠십 칠이라. 스물 세 바퀴 남았네."
"스물 세 바퀴라... 와 젠장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가야겠지?"
"당연하지."
* * *
늦은 시각 회식을 마친 한상률이 이주영과 만나 학교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래서? 백 바퀴를 뛰라고 했어?"
"지가 한다잖아."
"말이 쉽지. 백 바퀴 아무나 하나."
"가보자고."
확률은 반 반.
애당초 운동을 하던 애도 아니고, 힘들다고 포기했어도 이상할 것 없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남아서 뛰고 있으면 기특하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팔십 오! 마하야! 열 다섯 남았어!"
"아우 추워. 야 나도 좀 뛰자."
"그래. 와 갑자기 싸늘해지냐."
두 사람은 운동장이 보이는 교정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구마하는 터덜터덜 달린다고 볼 수도 없는 자세로 축구 골대를 돌고 있고 벤치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후다닥 달려가 그의 주변에 자리했다.
"태윤아."
"어? 선생님. 오셨어요."
"정말 계속 뛰고 있었냐?"
"네!"
친구의 근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표정에 한상률은 굳이 만보기는 확인할 필요 없겠구나 생각했다.
"마하야! 여기 선생님"
"됐어 부르지 않아도 돼."
"네? 왜요?"
"이미 알고 있어."
구부정하던 허리가 바르게 펴진 구마하였다.
자세가 반듯하게 변하자 다시 속도가 오른다.
"쓸데없이 눈치 보기는. 몇 바퀴 남았다고?"
"어. 그러니까 지금 들어오면 열 네 바퀴요."
"주영아 같이 뛸래?"
"됐어. 고기 먹고 온 놈이나 가서 땀 흘리세요."
한상률이 구마하와 친구들 뒤로 따라 잡았다.
"어? 선생님! 저희도 운동하고 있었어요!"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하하. 그래. 잘했다."
"헉... 헉... 오셨어요?"
"고개 들고! 근성을 보여주겠다며!"
"윽. 후우욱!"
"그렇지! 파이팅! 구령 맞춰서. 왼발 왼발!! 호흡 조절해. 할 수 있어!"
김태윤도 가만히 못 있겠다며 같이 가서 달린다.
라스트 열 바퀴. 그리고 또 다섯 바퀴.
이제는 구마하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다들 지쳐가고 있었다.
회식을 마치고 온 한상률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이주영은 피식 웃으며 담배를 꺼내물었다.
"운동부도 없는 학교가 야밤에 뭔 짓들이야."
다섯 명이 줄을 지어 다가오자 이주영이 말해준다.
"라스트 셋!"
"야! 우리 학교에서 담배 피지 마!"
"시끄러. 빨리 뛰기나 해."
97, 98, 99. 라스트 하나라는 소리에 다들 땀을 뻘뻘 흘리며 함성을 지른다.
"으아아! 가자!!"
"오우!"
"가자. 가자! 파이팅!!"
"그렇지! 힘내!"
나머지 하나를 앞두고 한상률은 일행에서 빠져나왔다.
이주영이 넌 왜 멈추냐고 물으니 숨이 차 죽겠다면서 한상률이 손을 내저었다.
"하하. 쉬운 게 아니라니까."
"헉! 헉! 아우 제기랄. 괜히 애들 때문에 흥분해가지고..."
"흥분되지.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이주영이 웃으며 남은 힘을 쥐어짜는 구마하를 쳐다본다.
"확실해. 저 녀석은 스타가 될 자질이 있어."
"헉! 헉. 야! 스타고 나발이고. 나 거기 물 좀. 헉 허억!"
"하하하! 그러니까 애들 지도하는 거 쉽지 않다니까!"
그렇게 마지막 100바퀴.
구마하와 친구들은 흙바닥에 엎어져 해냈다는 함성을 질러댔다.
* * *
"많이들 먹어라."
"네! 잘 먹겠습니다."
모든 걸 마치고, 감독님들이 우리를 데리고 식당을 오셨다.
"감독님도 계신 줄 몰랐어요."
"100바퀴 뛴다길래 구경 와 봤지."
"저... 일단 죄송합니다."
"후후. 됐어. 대신 오늘 활약이 대단했었다며?"
"멋있었지. 여자애들 막 소리 지르고. 남자애들 뛰쳐나가고."
친구들이 허겁지겁 이래서 운동을 하고 고기를 먹는구나라며 불판이 쉬지않고 음식을 들이키는 가운데, 감독님들한테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 고기부페는 대단한 식당이야..."
"암. 고기부페가 있어야지. 마하도 먹어라."
"네."
어느 정도 배가 불렀을 때 다시 운동에 대한 말씀을 시작하셨다.
"다시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네."
"좋아. 어차피 올 시즌은 끝났으니까 지금을 본보기로 내년을 준비하면 된다."
"고맙습니다."
"마하야. 처음 나가보는 대회는 어땠냐?"
"생각보다 빠른 선수들이 많아서 놀랬어요."
"주영이가 그러는데, 너 그날 처음은 재밌어 했었다며."
"..."
"나도 신경을 못 써줬는데, 갑자기 멘탈을 흔든 계기라도 있었던 거야?"
나와 한 감독님은 다른 담임과 학생보다 밀접한 사이였다.
이주영 감독님도 다른 학교 선생님이라기 보단 운동하는 코치님 같은 느낌이다.
친구들을 돌아보니 애들도 끄덕끄덕 고개를 흔든다.
두 분께 개인적인 부분을 털어놓게 되었다.
"실은 저... 제가 운동 하고 싶은 건 다른 게 아니고요..."
"음."
"뭐가 있었어?"
"그냥 여자애들한테 인기 좀 얻고 싶어서 그랬던 거거든요..."
두 분이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돌아보셨다. 마치 그럼 그렇지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지민이 형 있잖아요..."
"지민이 왜?"
"그날 지민이도 왔었냐?"
"어. 응원 온다고. 고3이란 놈이 생각도 없이."
"아니. 그냥... 그 형 보는데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좀 그랬었어요."
"왜? 혜정이 남자친구라서 껄끄롭나?"
한 감독님 말씀에 나보다 먼저 친구들이 "선생님 그거 어떻게 아세요?" 라며 물어보았다.
"합숙 때 들었거든. 우리 학교에 여자친구 있다고."
"그 형이 혜정이도 만나고, 딴 여자애랑 바람도 핀다고 마하 멘탈 깨진 거잖아요."
"내가 언제 새끼야!"
"아까 그랬잖아."
"맞어. 너 아까 그랬어."
"..."
"진짜? 니네 그런 얘기 언제 했냐?"
"꺼져. 빨갱이랑은 말하지 말랬어."
"난 공산당이 싫어. 존나 싫어."
"병신들. 운동회 끝난 게 언젠데."
감독님들이 우리 때문에 웃는지 아니면 이 모든 상황이 웃긴지는 모르겠다.
두 분이 배꼽을 잡고 뒤집어 지는 모습에 얼굴만 빨갛게 달아오른다.
"아이고 마하야. 이놈아. 하하하!!"
"저도 제가 모자라 보이는 건 아는데요... 그냥 좀 그랬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놈들이 있다는 현실이 버거워 시합도 포기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안 그럴려고요. 얘네가 좋은 이야기도 해줬고요..."
"친구 누구? 태윤이? 아니면 남수?"
"쟤요. 젤 미친 놈. 어쩐 일로 바른 소리를 하더라고요."
"하하. 아이고 배야. 마하야. 잘 들어 봐."
이주영 감독님은 기혼자셨다. 감독님이 살아오며 마주 본 세상이라며 말씀해 주신다.
"확실히 지금 니네들 나이 땐 잘생긴 놈들이 인기도 좋고 여자친구도 잘 사귀고 그런 편이지."
"네."
"근데, 금방 바뀐다. 여자애들이 보는 눈도 다 바뀌어."
남자는 살아가며 몇 개의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당장은 대입부터, 군대. 취직. 심지어 내가 아닌 부모님이나 가족 형제의 조건에 따라서도 이성의 관심을 끌거나 외면 받을 수 있다.
"여자들 심리는 원체 복잡해. 근데, 하나가 있어. 그것만 알면 연애는 쉬워."
"뭐요?"
"뭐냐?"
"너도 모르겠냐?"
"알면 얘기 좀 해주라. 나도 장가 좀 가자."
여자들한테 제일 인기 좋은 남자가 누군지 아는가?
태윤이는 외모, 정석이는 능력. 남수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주영 감독님은 셋 다 아니라며 고개를 가로저으셨다.
"지 앞가림 똑부러지게 하는 놈이야."
어차피 운동하는 놈들은 다 비슷비슷하다.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다.
하나같이들 우락부락하고 무식하고 섬세하지 못해 여자들 앞에만 가면 우물쭈물 모자란 놈들이 된다.
그럴수록 연애에 집중하는 게 아닌, 운동에 집중하다보면 알아서 인기도 오르고 여자들이 줄지어 찾아올 것이란다.
"너 설마 올림픽 가고 싶다는 것도 그런 이유였냐?"
"어... 저... 그건 그러니까..."
"하하! 근데 육상으로 인기 끌긴 어려울 걸? 지금이라도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럴 순 없다.
포기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