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륜기로 가버렷-6화 (6/401)

〈 6화 〉 땀은 노폐물을 배출해 피부를 맑게 해준다. (2)

"똑같애. 14초야."

"아 씨!! 한번 더!"

이상하다. 분명 몸이 바뀌었을 건데 기록이 줄지를 않네.

일곱 번을 뛰었다.

기록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14초 대.

일곱 번 전력질주는 아무리 환골탈태를 했어도 버겁구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마지막 한 번만 더. 최후의 기력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도합 800미터를 뛰고 허리를 짚은 자세로 고개를 들었다.

초시계 대신 핸드폰을 들고있던 남수는 도리도리 얼굴을 가로 젖는다.

"14.3."

"와 겁나 빡세네..."

피똥을 싸며 몸을 바꿔도 나아지는 게 없단 말인가.

훈련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가능성이 보여야 사람이 기운을 내든가 하지.

무공을 쓰고 싶어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 대체 어떻게 해야 속도가 늘어날 수 있는지 고민에 빠지는데. 옆에서 보고있던 태윤이와 정석이가 말했다.

"진짜? 니네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다면서."

"아니. 이 새끼 그때는 이렇게 잘 못 뛰었어."

"그래? 마하야. 태윤이가 그러는데, 너 원래 운동 못 했었다며?"

"마하 원래 잘 뛰던 거 아니었어?"

태윤이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 정석이와 남수는 고등학교에 올라와 만났다.

남수네 아버지가 조기축구회를 운영하고 계셔서 가끔 주말에 경기를 뛴 적이 있었다.

남수 말고는 다들 내 운동신경을 잘 모르고 있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전에 한 번 얘기 했잖아. 어릴 땐 반 대표로 계주 나간 적도 있다고."

"그거야 나 전학 오기 전이니까 몰랐지."

"아무튼, 진짜 뭘 해야 속도가 올라갈까..."

역시 근력 문젠가. 근데 무공에도 근육이 필요한가? 집에 가서 물어봐야겠구나.

형을 만나면 뭐부터 물어봐야 하는지 곰곰이 정리하고 있는데 정석이가 말했다.

"야. 근데, 너 하고 싶은 게 뭔데?"

"이제와서 뭐라는 거야. 올림픽 나가는 거잖아."

"아니. 종목이 뭐냐고 병신아. 말귀를 못 알아 들어."

"육상 100m."

"왜?"

"왜가 어딨어. 육상하면 당연히 100m지."

"마하야 봐 봐라. 너 지금 몇 번을 뛰어도 기록이 똑같다면 100m만 고집할 게 아니라 400이나 800으로 나가도 되는 거 아니냐?"

육상은 올림픽의 기원. 다양한 종목들이 있다.

크게는 세 종류로 달리기 던지기 뛰기로 구분하고. 달리기도 장거리 중거리 그리고 단거리로 나뉜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42.195km의 마라톤과 중거리 3000m, 1500m, 그리고 800m.

단거리 400m, 200m, 마지막 육상의 꽃이자 올림픽의 최대 이슈인 100m가 있다.

"남수야 지금 얘 몇 번 뛰었지?"

"일곱? 여덟 ?"

"800m 기록이 몇이냐? 시드니에서 누가 금메달 땄어?"

"몰라.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어."

"집에 가서 인터넷 뒤져 봐. 나오겠지."

"암튼, 난 이 새끼 이 속도로 중거리 뛰면 꽤 빠른 편에 속할 거 같은데?"

정석이는 속도는 몰라도 체력이 지가봐도 범상치가 않단다.

100뛰고 잠시 쉬고 또 뛰고를 반복했지만, 어쨌든 계속 똑같은 기록을 냈다는 게 보통은 아닐 거라지만.

"싫어. 100m 나갈거야."

"왜?"

"그러게 왜?"

"꼭 100m를 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

"..."

우물쭈물 거리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젤 인기가 좋다고 그러니까..."

와 세상에 이런 욕도 있구나.

"어디 진짜로 좀 모자른 거 아니냐? 금메달이 문제지 100m 참가가 뭐가 중요하다고."

"그러니까. 재능이 보이는 걸 해야지. 지 좋은 것만 할려고 하고있어."

"가뜩이나 늦게 시작 하는데 얘들 말 들어."

"아. 새끼들 진짜 존나 떠드네..."

그래도 100m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

그게 제일 인지도도 높고 좋다고 하니까.

그 정도는 되야 여자들도 나를 봐줄 거 아니냐고...

"하여간 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고. 틀린 말이 아니야."

"이 새끼 다른 종목은 존나 쉽게 할 수 있다는 듯이 말하네."

"마하야. 섹스도 섹스지만, 일단 뭐든 가능성이 보이는 걸 가. 그게 맞지."

"아 싫다고 새끼들아!!"

나라고 아무것도 안 보고 운동을 시작한 게 아니었다.

모든 종목은 다 그에 맞는 신체 단련법이 있다.

단거리와 장거리는 같은 육상이라도 신체가 다르다. 투포환 던지는 우락부락한 사람들도 일단은 육상선수니까.

하나를 정해야 한다.

이것 저것 건드리다간 나중엔 하고 싶어도 100m를 뛸 수 없을 거 아닌가.

그렇게 주장을 펼치지만, 친구들과의 논쟁이 언제나 그렇듯. 결론은 없고 서로 자기 잘났다고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똥고집을 부려. 어디서 이상한 것만 들어가지고."

"마하야. 야 이 씨발 올림픽 브라끈이라도 보고 싶으면 우리 말 들으라고."

"큭큭큭. 섹스 하려고 선수촌 가려는 놈한테 올림픽 브라끈 이지랄."

"노포 주제에 뭐래."

"그러니까. 목욕탕은 갈 수 있냐?"

"근데 진짜로 남수야. 나도 궁금한 거 있는데 노포면 딸은 어떻게 치는 거야?"

"아 진짜! 다 죽여버리기 전에 닥치라고!"

쓸데없는 이야기나 깔깔 거린 뒤, 다음 날 한 선생님을 찾아가 물어보기로 했다.

***

"형. 나 왔어."

"친구들 만났냐?"

"응."

집에 돌아와 형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근력이라. 나도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역시, 헬스장을 다녀야 할까?"

"근데, 마하야. 이런 건 있어."

"뭐?"

스포츠로서 육상 100m만 보고있는 나지만, 형은 무공이란 단지 어느 한 분야에 특출난 재능을 보이는 게 아니라고 했다.

"고수들은 경공술에서도 고수들이었어."

"경공술?"

"어. 내공을 사용해서 바람같이 빠르게 달려나가는 무공이지."

형은 하나에 특출난 무림인은 없었다고 말했다.

검을 잘 쓰는 사람이 활도 잘 쓰고 다리도 빠르고 몸도 단단했단다.

바위를 부수고 산을 넘어다니며 호수에 누워 낮잠을 자던 고향 사람들을 떠올리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왜? 아직도 너무 허무맹랑해?"

"아니. 그게 아니라..."

애들 말을 한번 들어볼까?

이거 몸만 단련되면 육상이 아니라 양궁이나 역도도 도전해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그 편이 100m 금메달 리스트가 되는 것 보다 더 인기 좋지 않겠어?

*  *  *

다음 날. 우리는 쪼르륵 한 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리고 지난 밤의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그래서? 800m를 뛰었다고?"

"아니요. 100씩 끊어서 가기는 했는데, 그래도 기록은 똑같았어요."

"야. 그게 무슨 800기록이야."

"아니 근데, 얘 계속 전력질주 했는데, 지치는 감 없이 14초였다니까요."

"잘 못 잰 거 아냐?"

선생님은 초등학교 운동장은 고등학교보다 작고 100m도 실제 100이 아닌 80이나 70정도 되는 곳들이 많단다.

"근데 진짜 똑같았는데..."

"뭐로 쟀는데?"

"남수 핸드폰이요."

폴더형 최신 칼라 핸드폰이라 우리는 그 기술력을 믿고 있었는데.

이 땅의 우수한 인재들이 최고의 전자기업에서 만들어 낸 제품을 한 선생님은 배꼽을 잡으며 웃어 넘기셨다.

"크하하! 카하하하! 얘들아. 누가 그런 걸로 기록을 재."

"그럼 뭐로 해야 하는데요?"

선생님이 눈물을 훔쳐가며 책상 서랍에서 초시계를 꺼내드셨다.

"최소 이거로는 해야지."

"근데, 그건 어디 살 데가 없어서..."

"네. 그리고 어둡잖아요."

"저희도 학원 끝나고 만나는 거라."

"와 너네 진짜 웃긴다... 하하하~"

모든 신체기준의 척도가 체력장인 줄 알고있는 우리에게, 선생님은 기록은 그렇게 간단하게 하는 게 아니라고 하셨다.

"바람도 영향을 미쳐."

"바람요? 그 바람? 공기에 떠도는?"

"음."

"왜요? 바람이 속도를 바꿔요?"

"많이 바뀌지. 초속 2km넘으면 정식 기록으로 인정도 안 돼."

바람까지 세세하게 따지는 육상에서, 옷은 물론이거니와 신발도 아무거나 신어서도 안 되고 바닥도 그냥 흙바닥에서 뛰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해 주신다.

"선생님. 근데, 그렇게 따지시면 얘는 대충 운동화 신고 뛰었는데요?"

"네. 그리고 거기 운동장 완전 흙바닥이였고."

"옷도 그냥 츄리닝 입고 있었어요."

"그래?"

친구들 이야기에 한상률이 나를 보며 물었다.

"스프린터 없어?"

"발바닥에 쇠 달린 거 말씀하시는거죠? 없어요."

"너 키 몇이냐?"

"어. 백 칠십..."

정석이를 돌아보니 체념하는 얼굴로 5라고 하라고 자기 정확하게는 175라고 고백했다.

친구의 가오를 생각해 1cm 줄여 말씀 드렸다.

"칠십 사 정도 되는 거 같애요."

"몸무게는?"

"그건 모르겠어요. 최근 살이 많이 빠져서."

"살이 빠졌어?"

"네."

"얘. 한달 전 비교하면 완전 반쪽 됐어요."

"흐음."

"왜요? 살도 영향 있어요?"

태윤이와 정석이는 남수의 질문에 한숨을 막 쉬면서 정색하고. 선생님은 나를 보며 설명을 이어가셨다.

"영향이 있지. 근력이 같이 빠지잖아."

근력이라고? 그럼 나는 환골탈태 전보다 오히려 힘이 빠져있다는 말인가?

생각지도 못 한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적어도 지금 나는 그때보다 적은 힘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뜻이 되니까.

선생님도 눈빛을 바꿔 허벅지를 만져보신다.

"힘 줘 봐. 더 꽉. 더 쎄게. 달리고 있다는 생각으로."

시키는 대로 전신에 힘을 바짝 쥐어드니, 선생님이 주물주물 꽤나 심사숙고 하시면서 허벅지 다음은 복근, 팔과 어깨. 여기저기를 한참 주물러 보셨다.

"어떻게 보면 재능이 있는 것도 같고..."

그렇게 선생님까지 호기심을 가지게 되시면서. 방과 후 학교 운동장에서 남수의 폴더 폰이 아닌, 초시계로 다시 한번 기록을 재어보게 되었다.

***

"마하야. 너 오늘 기록 잰다며?"

"어떻게 알았어?"

"아까 정석이가 그러던데."

"하... 이 새끼 진짜."

친구들을 통해 소문이 번지는 바람에 반 애들 몇 몇이 집에 안 가고 남아서 친구들과 같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하여튼 하나 같이들... 일 벌리는데 재주있어."

"마하 화이팅!"

그래도 응원은 기분 좋은 일이라,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끄덕끄덕 고개를 흔들어 줬다.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니, 선생님도 룰루랄라 초 시계를 빙글빙글 돌리며 노트를 한 권 들고 나오셨다.

"준비 됐어?"

"네."

"스트레칭은?"

"몸 풀고 있었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제대로 풀자."

혼자 하던 운동과 다르게, 선수 출신이 알려주는 기본 운동은 뭔가 달라도 조금 달랐다.

"오~ 그래도 꽤 유연하네?"

"그. 그래요...? 전 숨이 막히는데."

"오케이. 바로."

"후우우."

"이왕 몸 푸는 거 운동장도 두 바퀴만 뛸까?"

"네."

삑 삑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운동장을 달리고 있으니, 저 멀리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구마하. 저러고 있으니까 진짜 운동 하는 놈 같은데."

"좆같이 생겼지만 은근 승부욕 있어."

"성격을 얼굴이 아닌 근성에 몰빵한 건가?"

박남수 너 이 새끼 잘 걸렸다. 내가 너 내 뒷담 까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듣게 될 줄은.

음?

그러고보니 어떻게 쟤들 소리가 들리는 거지?

고개를 돌려 친구들을 보았다.

꽤나 먼 거리에 있는데, 애들도 시선이 느껴지자 멀리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다.

와 저 거리에서 애들이 하던 이야기가 들렸다고? 이것도 내공의 일환인가?

"오케이. 이제 몸 다 풀렸지?"

"네."

"좋아. 그럼. 100m부터 한번 재볼까?"

선생님은 우리 학교 운동장도 정확히 100m가 되질 않을 거라고 하셨다.

그러고보니, 확실히 초등학교 운동장보단 우리 학교가 더 멀게 느껴진다.

"차이나는 건 내가 감안하고 볼 테니까. 너는 그냥 전력으로 뛰면 돼."

"네."

"신발은 그거 신고 뛸 건가?"

"왜요?"

"맨발로 뛰어도 돼. 최고 기록 내고 싶을 거 아냐."

남들 다 집에 갈 때 혼자 심각한 얼굴로 맨발 질주를 하라고? 좀 쪽팔리는데.

그러나 지금 체면이 무슨 상관인가.

눈을 감았다.

은은하면서도 아련하게 어느 가로줄이 보인다.

그래. 이것이 바로 정석이가 말한 올림픽의 브라 끈인가.

저 희고 수줍은 가로줄을 결승선이라고 생각한다면.

"신발 여기 벗어도 되죠?"

"그래. 아 그리고. 출발 자세는 알고 있어?"

"출발 자세요?"

엉거주춤 상체를 바짝 당긴 모습을 보여드리니 선생님이 고개를 갸우뚱 하시면서 물으셨다.

"친구들이랑 할 때도 그러고 했어?"

"네."

"...얘들아! 한 명만 잠깐 이리로 와 봐."

선생님이 애들을 불러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건네 주셨다.

"체육실에 가서 스타팅 블록 좀 가져와. 선생님들 계시면 내가 불러서 왔다고 말씀 드리고."

친구들이 심부름을 다녀오는 동안 육상 기본에 관해 배웠다.

"클라우칭 스타트라고 경기장에서 하는 거 봤지?"

"네. 뭔지는 아는데, 정확하게는."

"따라 해 봐. 이렇게 팔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허리를 숙여. 그렇지. 다리에 힘 주고."

시키는대로 이것저것 자세도 갖춰보고, 연습삼아 박수 소리에 맞춰 출발도 해봤다.

"와 확실히 다르네요. 뭔가 팍 하고 나가는 거 같애요."

"당연하지. 여기서도 기록이 줄어드는 거야. 알겠어?"

"네."

"선생님! 이거 맞죠?"

"어. 수고했다. 여기다 놔."

그리고도 스타팅 블록을 쓰는 법. 달릴 때 팔을 흔드는 법 등 여러 가지를 짧게 배웠다.

"너 진짜 그냥 막 달리고 있었구나..."

"그러면 되는 줄 알고."

멀리서 보던 애들도 출발 선 근처로 와 앉았다.

금방 끝날 것 같던 연습과 교육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애들이 볼맨 소리를 내고 있다.

"선생님 언제 해요?"

"구마하 대충 해. 지금 그런다고 뭐가 바뀌냐고."

후우. 저런 놈들도 친구라고... 선생님을 돌아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니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래. 일단 한번 해보자."

선생님이 골 지점으로 가시면서 호루라기를 목에 거셨다.

"불면 출발해."

"네!"

애들도 조용히 잘 달리라고. 잘 해보라고 응원해주며 입을 닫는다.

머릿 속에서 Get set이란 출발 명령을 떠올리며 배운대로 자세를 갖췄다.

진짜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넘어질 듯한 상체를 두 팔이 눌러 막고 두 다리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다는 듯 허벅지와 종아리에 긴장이 올라왔다.

집중이다. 여기서도 기록이 1~2초 줄어든다고 하셨어.

숨을 죽이고 심호흡을 멈추자 세상도 멈추는 것 같다.

곧이어 정적이 찾아들고 작은 소음조차 귀에서 멍해지는 그때.

삐익! 하는 소리가 심장을 깨웠다.

***

스물 아홉의 체육교사 한상률은 바람같이 달려오는 구마하의 움직임에 맞춰 초시계의 붉은 버튼을 눌렀다.

숫자는 빠르게 올라간다.

1초 3초 7초 8초.

초시계에 맞춰 구마하의 거리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었다.

한때는 선수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교사의 일상을 거닐고 있던 한상률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뭐냐? 왜 우리 학교에 이런 녀석이 있는 거냐?

속단하긴 이르나, 그건 한상률 체육인생 다시보지 못한 재능이었다.

눈 앞의 골인 지점을 구마하가 지나침과 동시에 엄지손가락이 굳세게 초시계의 붉은 버튼을 눌렀다.

결과는 11.08

100m가 채 안 되는 학교 운동장 흙바닥에서 잰 기록이지만.

육상의 기본도 모르는 학생이 냈다고는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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