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화 〉 창세신의 이야기, 즐거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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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쓰러졌다. 마왕의 부하이자 오랫동안이세계를괴롭혀온 마족들도 전원 검거되었다.
그들은 마왕이 내 손에 죽었기 때문인지 저항하지 않았고그 덕에죄인들은 쉽게 운송되었다.
그들 중 죄질이 큰 자는 지하감옥에수감될것이고 죄질이 비교적작은 자는사회에서살 수 있게개심시키겠지.
하여튼 이걸로 세상의 위기는 해결되었고이제 세계를 위협할 정도로위험한 건없다.
이세계는종족 간의차별이나 다툼도 없었고 유일한 재앙이라할 수 있는마왕도해결됐으니평화로운 세계가 될 것이다.
천마랑 성녀는 어디로튄 것인지보이지않았지만, 그녀들도바보가 아닌 이상 문제를 일으키진 않겞지.
그렇게 되찾은 평화. 제국과 전 대륙의 국가들은 이를 기념하여 축제를 열었다.
사람들은 전함 사건에 이어 마왕 교단하고의 전투를 대비하느라 다들 긴장하고 떨고 있었는데 이 소식에 활기차게 웃으며 거리로 나왔다.
축제 준비는 사림들이 힘을 합쳐금방 되었다. 이번만큼은병사들과기사들에게도 휴가가 지급되었고 그들도 축제 준비에 힘썼다.
해가 지고 달이떠올랐지만, 황도는줄줄이 늘어선 노점상들과 축제의 열기에 낮처럼 밝았다.
나는횡궁의발코니에서이를 구경하며 황제 몰래빼 온진귀한 100년산와인을땄다.
"역시 술은몰래빼 온걸 전경을 구경하며 마셔야지."
손에 든 컵에와인을따른다. 100년산에 황제가 가지고있던 거라그런지 향이 좋았다.
첫잔읒 원샷! 단숨에 잔에 든 내용물을 들이켰다. 술 특유의 알딸딸한 알코올과 와인 특유의 달고 쓴맛이 어우러져기분 좋다.
"후우~ 역시 좋은 술이야. 마시는 느낌부터가 다르네."
와인을병째로 꼴깍꼴깍 마시고 있으려니 내 뒤로 익숙한 마력의 마녀두명이다가왔다.
"여기에서 혼자 마시고 있었나?"
"우리랑 같이 마시지 않을래?"
레티시아는 여전히 오만한 표정이었고 풍만한 가슴을잘 살려주는금빛 드레스를 걸치고 있었다.
모르간도 이와 비슷한 디자인의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두 드레스의 공통점은 가슴골이 그대로드러나 있는등 노출이 꽤 심하다는 거다.
덕분에 그녀들의 풍만하고탱클 탱클 한몸매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레티시아는 내왼쪽 팔을붙잡고모르간은내오른팔을붙잡았다.
풍만한 가슴의 감촉이 드레스의 천 위로도 충분히 전해져 무척이나 꼴렸다.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내가 든와인을자신들의 잔에 따르며 내가 보던 전경을 함께 바라보았다.
"꽤 좋은 전경이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전경이지만 나쁘지 않아."
"근데 나는 아쉬워. 저기에 우리가 만든 걸작을똭! 놨으면 최고의 풍경이됐을 텐데."
모르간은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아니, 그보다 그커다란 걸 거기다가두면 시선 다 몰려서 사람들이즐길 수있겠냐.
'그래도 황도 중앙에 슈퍼 로봇을 둔다라...이건못 참는데!'
괜히 나까지 두근거리기시작했지만, 황제가사람들이 불안해할 일을허가할 리없기에 입맛만 다셨다.
이에 마녀들은 내 심정은 무섭도록 꿰뚫어 보고 피식 웃으며와인을원샷했다.
"그래서. 여기에는 왜온 거야?"
"딱히 이유가 있어야 만나는 사이는아니지 않아? 우리 사이인데."
"우리 사이가 뭔데마녀 년아."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받고 장난치는 사이? 애매한 사이?하여튼그녀들과 나는 하나로 정의되기 힘든 사이다.
이와중에모르간은뭐가 그리 창피한지 몸을 배배꼬았다.허벅지를착붙인 채꽈배기 마냥 비트는데 왜 저러지?
"헤, 헤헤헤. 사실 너한테 전할 기쁜 소식이 있거든."
"기쁜 소식? 너희가 나한테 전할?"
마녀가 나에게 전하는 소식이란 둘 중 하나다.좆되기직전이니 처리해야할 것.좆될만한일은 아니지만 귀찮으니 대신처리할 거.
특히 레티시아가 자주 그랬지. 레티시아도모르간처럼수줍음을 느끼는소녀처럼손가락을베베꼬고 있었기에 나도 모르게 그녀들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어딜 가려고하나."
"어딜 가려고. 우리 얘기는 끝까지 들어야지."
아참, 나 얘네한테양팔붙잡힌 상태였지. 도망치려면 충분히도망칠 수있겠지만마녀 특성상 뒷감당이 힘들다.
언제는그런 거신경 썼냐 싶지만 내 직감이 이 자리에선 가만히 있으라고 하기에 일단 가만히 그녀들의 말을 듣기로 했다.
내가도망치려 하지않나 마녀들은 볼을 붉히며 자신들의 배를 쓰다듬었다. 왜 저래. 설마 살이라도찐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안일한 생각은그다음한마디에 단숨이 깨져버렸다.
"나와 모르간.둘 다너의 정액 속 정자에 난자가 착상되었다."
"후후후, 임신이야. 마녀와 용사의 아이라니두근거리지않아?"
그쯤에서 나는 머리가 멈추었다. 임신? 누구 정자로? 내 정자로? 그,그럴 리가없는데!
"그,그럴 리가! 나는 언제나 피임을 했다고!"
나는 언제나 마력으로 정자를 죽인다. 그래서 마음껏 질내사정했던 건데임신이라니!
하지만 나의 마지막 희망조차 레티시아는 가뿐히 짓밟았다.그녀는살짝부풀어 오른배를 쓰다듬으며 입으로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네가잠들어있을 때정자를 빼내서 임신했다.모르간의경우...나한테 일을 시킨 대가로모르간에게협력해죽어야 할정자를몇 마리보존시켰지."
"덕분에 나도 확실하게 임신했어. 축하해 두 미녀 마녀의 남편이 된걸."
레티시아와모르간은나를 보며 밝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다른 때와달리 순수하게 기쁨이 들어있었다.
어라? 나쁘지 않을...아니지! 저런 마녀들은믿으면 안 돼! 내 씨앗으로임신한 건확실하니 최소한의 책임은 진다.
"하지만너희의남편이 될 생각은 없어!"
"후후후,이제 와서빠져나가기엔 늦었어."
"뭐, 지금은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지. 남편을 기다리는 것도 아내의 덕목 중 하나니까."
그녀들은 끝까지소름 끼치는소리를 하면서 가버렸다. 이제 진짜 자유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느긋하게 이 분위기를 즐기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진짜 내 여자들이 왔다.
"유진!거기서 뭐 하고있어!"
"엉?루진이냐.방금 보니까황제 폐하랑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바빠 보이던데?"
"당연히 바쁘지! 너하고 내 결혼식을 준비해야 하잖아!"
루진의 말에 나는 흠칫 놀라 순간적으로 손에서 힘이 빠져버렸다.
내가들고 있던와인은그대로 아래로떨어졌고산산조각이 났다. 그보다 겨, 결혼이라니!
나는설마 하는심정으로 루진, 정확히는 그녀의배 부분을보았고루진은내시선에얼굴을 붉히며 배를 쓰다듬었다.
"확인해보니 임신에 성공했어.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최대한 빨리 결혼하라고닦달하고계시지."
"크; 크흠! 이, 임신이라! 그러면 다른 애들도?"
"전원 임신했어. 네 정자가 워낙에 진하니까 착상률도 100%네."
루진은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팔을 껴안았다. 풍만한 가슴에 손이 짓눌려 기분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묘한 기분이다.
자식을 아예가져본 적없는 건아니다. 하지만 이렇게한 번에 사랑하는사이인 관계로 수많은 자식을보는 건내 인생사 통틀어 처음이다.
"아참. 결혼식은 나와 아이언 왕국의 공주인플로네의이름으로 동시에진행될 거야. 다른 애들도 같이 끼긴하겠지만, 주인공인나랑 그녀지."
"플로네도 메인에 들어가네?"
의외다. 나는루진만메인이거나루진이랑아리스가메인일 거라생각했는데.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생각했지만, 명색이일국의 공주고꽤나인기랑 인지도가 높아서 배려차원에서 결정된 일이야."
"그렇다면 알았어. 근데 아리스은 이에 대해서 뭐래? 섭섭해하진 않았어?"
아리스는 일단 내첫 여자다. 신경쓰이는 건어쩔 수없었다.
"아리스와도 충분히이야기를 나눴어. 결혼식에 메인은 아니지만그 후우리끼리축하해줄 거야. 그러니까 안심하라고 남편."
루진은나를 남편이라고 부르면서입술에쪽 키스했다. 부드럽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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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진은나를 황제에게 데려갔고 황제는 결혼식 준비에 관하여여러 가지질문을 던졌다.
이에 답하고 어느샌가 나를 둘러싼 내 여자들 품속에서 파티를 즐겼다. 즐거운 시간은 금방 간다고. 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
아직많은 사람이남아 축제를 즐겼지만 나와 그녀들은 방으로 돌아가 함께 침대에 누웠다.
"잘자 유징아~"
쪽.
아리스가내 입술에 입맞춤했다.
"나도! 잘자유진이오빠!"
쪼옥.
유벨도 이에 질세라 키스했다.루리는이에 내 얼굴을 붙잡고 다른 여자들과 달리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어 진한 키스를 했다.
이에 다른 애들이 치사하다고소리쳤지만, 그녀는뻔뻔하게 내 여자를 차지하며 드러누웠다.
플로네는 이 광경에혼란해하다가아무말도 없이조용히내 뺨에쪽 하고선황급히드러누웠다.
'...귀엽기는.'
나는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마왕도 족쳤고 마족도 해결했다. 악마는 아예 등장한껀떡지가없었으니 이제 주인공의여정도끝났으리라.
이번 세계는 정말EZ하게끝났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두 눈을 감았다. 곧, 환한 빛이 나를 감쌌다. 그 빛은 매우 익숙했다.
눈을감고 있지만밝은 빛이 보인다. 이대로 눈을 뜨면 시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빛을 아주잘 알고있다. 내 인생을좆창낸장본인이니까.
"창세신..."
"오랜만이야! 저번에 보고선몇 개의세계만이지?"
신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경박하고 들뜬 목소리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밝은 빛을 노려봤다.
"왜 날부른 거지? 설마 벌써 다음 세계로가리는 건아니겠지!"
불안하다.창세신이 멋대로 다음 이야기를진행할까미치도록 불안하다.
지금의 세계는 너무 약했다.최종 보스였을마왕마저 더욱 강해진 내 손에 허무하게 죽었고 그 과정에 감동도 즐거움도 없었다.
그리고창세신은 내가쉬는 걸 용납하지않는다. 이대로 다음 세계가 시작되는 건가!
"젠장!"
두렵고 피하고 싶으나 불가능하다. 동반자 시스템이 있더라도 지금의 세계에서 떠나고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동반자 시스템은어떤식으로이루어졌지? 임신한 그녀들이 안전할까?믿을 수없는 것들투성이다.
"...재미있어. 전에는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고마모돼서별 반응도 없었는데."
"....뭐?"
"역시.이세계에널 보내고 주인공으로서 느긋하게 인생을 보내게해준 게정답이었네."
창세신은 나의 앞에서 고했다. 차갑고도 즐겁다는 듯이.
"우리는 유희에 질리지 않아. 그렇기에 끊임없이 유희를 추구하지. 하지만 인간은 우리랑 달리 적응하고 마모되어 금방 닳아버리지."
"........"
"유희에도단계가있어! 처음개고생 하며구를 때는피폐물!그 후어느 정도강해지면 성장물! 그리고 너처럼 두자릿수의 세계를 경험하고 무의 업을쌓게 되면먼치킨물이되는 거지!"
".............."
"하지만 하도 구르면 인간은 그럴듯한 반응을 보여주지 않잖아. 그래서 이번에는 좀 쉬면서멘탈좀 잡으라고EZ한세계에보내준 거야. 어땠어? 네가 주인공이됐던기분은?"
"아아, 끝내줬지. 뭘 하든,걱정 없이저지를 수있는 위치였잖아."
이세계의 주인공이 나였기에 나는마음 놓고날뛰었다.창세신은 내 말에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그저빛뿐이지만창세신이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있을 거란확신이 들었다.
"그래서...이제 결론만 말해라. 나는 다음 세계로가는 건가?"
"아니. 이번 삶은 그 세계에서보내도되. 그리고 동행자 시스템. 그건 만능이 아니야.그 점주의하는 게좋을 거야."
창세신은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다. 내 시야도 다시어둡게 변했다. 그보다 당분간은 자유, 휴가인가.
적어도 이번 생에는창세신에게 휘둘릴걱정 없다고생각하니편안하게잠들 수있었다.
부디, 이 평화로운 일상이 오래가길. 오랜만, 아주 오랜만에 신인지하늘인지모를 누군가에게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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