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화 〉 함선VS용사(기체 탑승)
* * *
쿵! 쿠궁!
함선에서쉴 새 없이번개가 쏟아진다. 국왕은 몸을떨며바락바락 소리쳤다.
"쏴라! 쏘란 말이다! 얼른 내 눈앞에 있는 고철덩이를 파괴해 버리란 말이다!"
그의 외침에 마법사들은 바쁘게 무기를 사용했으나 유의미한 피해는 주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다.유진이만든 로봇,알파X는미스릴을비롯한온갖광물을 섞은 합금에일일이인챈트를새긴 뒤만든 거다.
내구도에있어서는함선을아득히 뛰어넘었고 함선이 지닌 공격수단으로는 생체기조차낼 수없다.
"하! 역시 용사 녀석이군! 함선에침입하지않더라니. 침입하는 대신저런 걸만들었나!"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 작전보다는 확실히 성공할 궁극의 무기를 제작했군요. 저희는 이쯤에서 빠지도록 하죠. 이 이상은 불똥이튈 테니까요."
천마와 성녀는 눈앞에서 굳건하게서 있는알파X의위용에 감탄하면서도 언제 공격이 시작될까 얼른 빠져나왔다.
한편유진은함선의공격으로 끄떡없는알파X의내구도에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가 만든 무기야! 훌륭한 내구도네.그러면이번에는 무기를 싸볼까."
"무기는 내가준비한 게있지. 유진 네 아이디어를 보고만든 거야."
모르간이기체를 조작하여 무기가보관된아공간 장치를 발동시켰다.
알파X 옆에 커다란 구멍이 열리고 그곳에 손을 집어넣어알파X는커다란 무기를꺼내 들었다.
"더블! 토마호크다!"
꺼낸건 거대한 토마호크. 양손에 이를 꽉 쥐고는함선에게다가간다.
"크윽! 다, 당장 피해라!"
거대한 도끼가 함선을 향해 떨어져 내린다. 국왕은 텔레포트 기능을 통하여 빠르게알파X에게서거리를 벌렸다.
"제기랄!마력포를준비해라! 미리차징된마력을 전부 쏟아부어라!"
우우우응!!!
국왕의 외침에 마법사들은마법진을구상하며마력포를발사했다.
함선의 기술력이 적용되어 어지간한 고위 마법조차 초월하는 파괴력의마력포는알파X조차우습게볼 수없었다.
"이번에는 내 차례다. 보호막 가동!이 정도는가볍게 막아보도록 하겠다!"
레티시아는 알파X에게 내장된 보호막을 활성화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기체 전신에둘러진푸른 보호막은 강력한마력포에도끄떡없었다.
국왕은 이에 발악하듯 온몸을 떨었으나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유진은마음에 든다는 듯이기분 좋게웃었다.
"하하하하! 이걸로 내가 만든알파X가마녀들의 유산보다 우위에있다는 게증명되었다!"
이번에는유진이기체를컨트롤한다. 지금까지는 가벼운 성능 테스트였기에 간만 보면서 대충 했으나유진은자신이 최강의파일럿이었던 경험을되살리며 함선을 향해 뛰었다.
"힘, 속도, 그리고 기계에 대한 압도적인 이해도와 활용 능력까지! 이걸로 나의알파X가! 슈퍼 로봇이 함선보다가치 있다는것이 증명되었다!"
"끄응. 그래도 우리가만든함선은 강해! 어디까지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서 저렇게 털리는 거라고!"
유진은모르간의외침 따윈 무시하고어떻게 든도망쳐보려는 함선에 토마호크를 던졌다.
거대한토미호크가함선에 빠르게 날아가고함선은이에어쩔 수없이 텔레포트를 포기하고 방어에마력을 집중했다.
카앙!
덕분에 토마호크는 막았으나 텔레포트 중간에 끊겼다.
콰아아!!!
등에 달린 추진기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오며 거대한거체에가속도를 실어주어 함선에 순식간에 다가갔다.
그리고 양손에 든 토마호크를 번쩍들어 올리고그대로 함선을 내리찍었다.
쿠우웅!
육중한 몸의 무게를 살린 강력한 공격.함선 일부분이잘려나갔다.
마력 방어막과 텔레포트 덕분에 치명상은 면했으나 성능이 제한되고 있는 함선으로는 거대한 슈퍼로봇을 이길 수단이전무했다.
하지만 국왕은 이를믿을 수없었다. 자신이 어떤 굴욕을 참아가며 이걸 얻었는데 어찌 이리 허망하게당할 수있단 말인가!
"폐, 폐하! 이 이상은 위험합니다!방금의일격을 막는데 0.2%의 에너지를 소모했습니다!"
"마력이충전 되는속도가 소모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이대로 가면 엔진이 꺼질 겁니다!"
"젠장! 쓸모없는 녀석들 같으니! 기껏 나의 대업을 위한 주춧돌로 삼아줬더니이런 것도해결 못 해!"
국왕은 자신이 희생시킨백성들에게분풀이를 하며 외쳤지만변하는 건없었다.
알파X는계속해서 공격했다.쿠웅,쿠웅. 육중한 몸을 움직이며 커다란 토마호크를 계속해서 휘둘렀다.
토마호크가 휘둘러질 때마다함선은 피하거나 막기에 급급했다.
"좋았어. 다음 무기도 시험해 보자. 다연장 미사일 포격 준비!"
"다연장 미사일 포격 준비!"
유진의말에 레티시아가록 온시스템을활성화했고곧,알파X의양팔, 허리 부분에서 터렛이 튀어나오며 총합 100발의 미사일이 준비되었다.
알파X는단순 근접전용 기체가 아니기에 당연히 미사일도 잔뜩구비되어있다.
그중 100발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미사일을 레티시아는 능숙하게 조작하여 상대인 함선을록 온했다.
"록 온완료! 발사 준비 끝!"
"오케이~ 화끈하게 놀아보자고!"
알파X가완성되고 움직이는 시점에서 이미 전투는 용사의 승리로 끝났다.지금 하는것은알파X의테스트에 불과하다.
"전탄발사!"
알파X의몸에서 다량의 로켓이 발사되었다. 터렛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하늘로 날아올랐다가목표물을향하여 돌진했다.
함선은 자줏빛 번개를 내뿜으며 반격했다.
콰앙!콰광! 쾅! 콰과광!
자줏빛번개에 맞은미사일은 그대로 하늘에서 폭발했다. 하지만 몇몇 미사일은 자줏빛 번개에 격추되지 않고 함선에 떨어졌다
콰아아아앙!!!
성대한 폭발. 함선은 보호막으로 어찌어찌막은듯했으나미사일은 아직 많이 남았다.
쾅,콰앙,콰광.쉴 새 없이울리는 폭음. 그때마다 함선은 조금씩 무너져 이제는 외벽 부분이 처참하게 찌그러졌다.
"내구도가한계에 다다랐네. 저 바보 녀석...기껏 우리의 유산을 얻어놓고저렇게밖에못다 누다니."
"애초에함섬이제 기능을 했어도 이건 못이겼을 거다. 우리가 전력을 다해지원한 것도있지만, 설계자체가규격 외야."
둘의 말에유진은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유진이만든알파X는X타입이라는전투용 기체였다.
머나먼 미래에 함선으로는 부족한 대공과 대지에서의 전투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제작된 비밀병기다.
그런 병기의 설계도를본 적 있는유진이었기에 이를 기반으로알파X를만든 것이다.
"그나저나 이제 전함에 비축된 마력이 바닥난 모양이군."
텔레포트는 커녕 보호막 유지도 간당간당한 처참한 함선의 모습에모르간은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성능이 부족해도 함선에는 함선만의 장점이 있지. 그걸 살리지 못한 저놈 잘못이 크구나."
애초에 마녀들이 만든 함선은 같은 함선이나그에 준하는병기하고싸우는 걸 목적으로만든 함선이아니다.
마녀들도 함선을만들 때함선의 애초 목표인 지상지원과 물자와 인력수송에맞쳐서 만들었다.
함선에 달린 무기는 여러 병력을무찌를 수는있으나 강력한 상대를 쓰러트리진 못한다.
그렇다면 함선의 장점은 기동력을 살려 병력을 옮기거나 후방에서 텔레포트 기능으로 마왕 교단과 함께 조금씩 영토를 갉아먹으며 접근했다면 까다로웠을 것이다.
마력을 엄청나게 먹는알파X의기동 시간은 간당간당하게 1시간 정도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왕은 자만심에 빠져 닥치고 수도까지 돌격했으니 두들겨맞는 거야당연했다.
텔리포트로 빠져나가려고 해도 원거리 텔레포트는 발동에 시간이 걸리기에이도 저도못하며 국왕은 발만 동동 굴렀다.
이와 반대로유진은여유만만하게 웃었다. 흡족한 결과물인알파X의테스트 결과에 만족했다.
"내가 원하는 성능 그대로 만들어졌네. 비록 인공지능을 만들기엔 데이터가 부족해서 마녀두 명을보좌관으로쓰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둘이랑 같이 가는데 그 인공지능이라는 걸쓰는 것보다낫지 않아?"
"인공적으로 만든 지능 따위한테 우리 최상급 마녀들이밀릴 것같나?"
모르간과 레티시아는유진의인공지능 타령에 자신들이인공지능보다우월하다 답했다.
언뜻 보기에는 왜탄 것인지모를 두 마녀지만 그녀들은 지금이 순간에도기체의 중요 프로그램을 제어하고 있다.
아무리유진이천재라고 해도 혼자서한 달 만에진보된미래인류의 모든 과학력이 집합된 기체를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한다.
그중 기체의 움직임과 무기를다루는 데 중요한프로그램을짜는 것은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고 어찌저찌해서 만들긴했지만, 본래의성능을 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마녀들은 본인들의 탁월한 지능을 발휘하여 기체의 프로그램을서포트하고있다. 연산과 다음의 행동을 예측, 계산한다.
유진은이 정도면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하여 끝을 내고자 한쪽 팔을들어 올렸다.
"보여주지.알파X가가진 최강의 무기를!"
마력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행동을 줄인 함선을 향해 나머지토마호크마저투척하고 허공에 생겨난 아공간에 왼팔을 집어넣었다.
곧, 왼팔이 벗겨지고 그곳에 무기가 달라붙는다.
기체의 몸통에 필적할 정도로 거대하나 앞으로 갈수록 뾰족해지는 나의로망무기 중 하나로 SF 세계에서 애용하던 무기.
"거대한 슈퍼~ 드릴이다!!!"
야공간에서 모습을드러낸 것은거대한 크기의 드릴이었다.
"뭐, 뭐냐 저건!"
국왕은유진의최강무기인 드릴의 위용에 놀라며 몸을 떨었다. 그리고 저것이 함선을 향한다고 생각하니 몸에 오한이 드는듯한 착각이 일었다.
"제, 젠장! 당장 피해! 피하란 말이다! 이 함선의 모든 기능을 써서 피하라고!!!"
죽는다. 이곳에 있다간 저 무기에 죽는다. 그 사실을 직감한 마법사들도 바쁘게 함선을 두들겼다.
하지만 원거리 텔레포트의 속도는 느리기 그지없었고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동안유진이꺼낸 드릴은 왼팔에서 회전하며 이미예열을끝냈다.남은 건적을뚫을 뿐.
"가즈아! 상대가 너무 시시해서뽕맛이나진 않지만 드릴 공격이다!"
위이이잉!!!
격렬하게돌아가는드릴을 앞세우며 돌격.함선에찔러넣는다.위이잉, 함선은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으나 거대한 드릴의 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콰아아
보호막을 부수고 함선에 드릴이 박힌다. 격렬하게 회전하는 드릴의 날에는 촘촘하게 작은 칼날이 박혀 있었고 이에 말 그대로 상대를 갈아버렸다.
함선이 무너져 내린다. 함선과 맞먹는 크기의 드릴에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나마 남은 파편이 바닥에 떨어졌고 푸른빛과 함께 사라졌다. 그렇게 망가지고도 텔레포트 기능이 활성화된 거다.
"역시 우리 마녀의 유산이야. 저렇게 망가졌으면서도 어떻게든 움직였네."
"이번에는인정한다. 드릴이 박혀서 말 그대로 가루가됐는데이걸 움직이네."
나는 이에 감탄하며 박수를짝짝 쳤다. 이걸로 함선은처리했지만, 아직가장 큰중요한 이벤트가남았다.
마왕.
함선을격퇴했으나, 아니. 격퇴했기에더더욱느낄 수있었다. 마왕은 이제 곧 부활한다.
이미 그가 부활할 재료는 전부 갖춰졌다. 함선을 격퇴하며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다.
"후우~모든 것은신이 정한 운명대로....인 법이지.'
"응? 유진. 이겼으면서 표정이 어둡구나.무슨 일이있나?"
"그렇다면 우리한테 말해봐. 최강의 마녀로서 뭐든 답해줄게!"
레티시아와모르간이다정하게 말을 걸었지만유진은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마왕 부활은 신의 유희로서막을 수없고 우리한테남은 건대비뿐이다.
"그러니한 시간이지나 기동정지 되기 전에 벌레들을 잔뜩 죽이자."
나는 그리 다짐하며 전선을 옮겼다. 우선 북방으로 간다.
한편 함선.
말 그대로 갈려 가루가 된 함선은 메인 엔진은 무사했었기에 가루가 되어 무너졌음에도 원거리 텔레포트 되었다.
이동한 곳은 러셀 왕국의 국경 부근. 그것으로 연료의 50%가 소모되어 기동이 정지되었다.
마력은 지금이 순간도전송되고 있지만 충전하는데몇 주는걸릴 것이다.
"크, 크으으윽!"
가루가 된 유적의 틈새에서운 좋게살아남은 국왕이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의 온몸은 비틀려 있었고 한쪽 팔은 아예 뼈가 피부 밖으로찢겨 나와있는 심각한 상태였다.
"젠, 장! 젠장!이럴 리가없어! 없다고! 내가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어떻게 잡은 힘인데! 젠장!!!!"
그는 망가진 함선을 보며 포효했다. 그런다고 망가진 함선이 돌아오진 않았으나 이내 그의 눈에상처 하나 없는엔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 그래! 엔진만 무사하다면 마왕 교단 녀석들을 통해 다시 함선을만들 수있을 거야! 이번에는 그 거대한 고철덩이를 이길 정도로강한 걸로!"
"아뇨.그럴 일은없습니다."
"뭣! 누, 누구냐!"
갑자기 들려온 차가운 목소리에 국왕은 오한이 드는 느낌을 받으며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는 성녀와 천마가 있었다. 국왕은 그녀들을 보고는 안심했다는 듯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럴때마다 큰 고통이 그의 몸을덮쳤지만국왕은 안도했다.
"성녀! 너의 힘이면 이정도 상처를고칠 수있겠지! 빨리 나을 구해! 그리고 천마 네년은 엔진을욺기! 커억!"
"닥쳐라. 그 한심한 입에 내 이름을올리지 마라쓰레기가."
천마는 마기만으로 국왕을 찍어눌렀다.
"안됐군요. 국왕. 설마 용사의 공격에 이렇게허무하게죽다니."
성녀는 그리 중얼거리며 웃었다.
"어쩔 수없죠! 대업을 위해 엔진은 저희가 수습해 드리는 수밖에!"
그제서야 국왕은 그녀들의 목적을 알아챘고 그게 그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