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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화 〉 함선VS용사(기체 탑승) (189/198)

〈 189화 〉 함선VS용사(기체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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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쏟살같이지나갔다. 이상하게도 전함의 위협에 그 누구도 전함에침입하지않았다.

용사와마녀마저도말이다. 혹시 모를 침입을 대비해함선에머물던 성녀와 천마는 머쓱함을 느끼며메인룸에모였다.

그곳에서는 러셀 왕국의 국왕이 드디어 연료가 100% 차오른 함선을 지휘하고 있었다.

"빨리 엔진을 기동시켜라! 드디어 전쟁의 시작이다!"

국왕은정중앙사령관 자리에 앉아 함선에 대한 권리를 발동했다.수많은 사람에게서뽑아낸 방대한 마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력이 퍼지면 엔진에 닿는다. 사실 마녀들이 함선에 장착한 엔진은 무한한 마력을 만들어 낸다는드래곤하트에 온갖 마수들의 심장을합친 것이다.

마력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인 엔진은 그의배나 되는마력을 선체에 공급했고 함선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사람들에게 가해지던 축복 또한 더욱 강해졌다. 천마는 몸에서 흘러넘치는 축복의 기운을 느끼며 손을꽈악쥐었다.

"쩝, 용사가한 달이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다니. 이곳에서싸운다면이길 수있을 것같았는데. 아쉬워라."

아쉽다.단 한 번이라도용사에게서 승리하고 승리자로서 용사를 능욕하고 싶었는데.

여태 용사와여러 번싸웠으나 그때마다번번이패배했다. 용사랑싸울 것같으면 성녀가 위급상황 시자동으로도망갈 수있게 해주는 신성 마법을 걸기까지 한다

굴욕적인 일이었으나 거절하지는 못했다. 아직도 그때 본 찬란한 황금빛의참격이잊히지않았다.

"대단하군요. 역시 마녀의 유산, 훌륭한 위용입니다."

"성녀. 이 함선의 위대함은 이제부터시작이네.잘 보도록! 전원 텔레포트 준비! 위치는 이제는 폐위될 황제가 있는 황도로! 그곳에서국민에게진정한 황제의 힘을 보여주는 거다!"

국왕의 명령에 마법사들과 기사들은 명령대로 움직였다. 어색한 키보드와 버튼을 등을 눌러 불필요한 기능은 최소화하고 필요한 기능을 활성화한다.

우우웅­­­!!!

곧 거대한 마력의 폭풍이 코팅하듯 선체를 감쌌다. 그리고 시야가 급변했다.

분명 허허벌판 위에 떠있던 유적은 어느새 황도 바로 위에 있었다. 이것이 마녀들의 힘으로 재현된 함선의 기능 중 하나인 텔레포트.

원래는 다수의 우주 괴수를 상대하기 위해 무기를 대량으로집어넣느라공간이동 기능이 없었다.

마녀들도 공간이동, 텔레포트가 아닌 원래 기능인 아광속의 속도로 이동하는 아광속 이동 기능이 탑재하려고 했으나 마녀들의 기술로는 재현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신넣은 게텔레포트다. 텔레포트를 통해 순식간에 황도까지 침입한 국왕은 기쁘다는 듯이 웃었다.

"어떠냐! 적이 가진 최강의 무기가 바로너희의수도에 들어온 기분이! 이걸로 우리를막을 수있는 자는 그 누구도 없다!"

"하아~"

한편 성녀는 다짜고짜 황도로 쳐들어온 국왕의 행태에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애도 아니고...이제 막우리도움직이고 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상식적으로 수도로 쳐들어갈 생각이라면우리 편이황도까지침입할 수있도록돕는 게먼저 아닌가요?'

이를입 밖으로꺼낸들 이미 함선을 얻고한 달이지나면서 완전히 자만해진 그에게는 닿지 않겠지.

이를 알기에 성녀는 굳이 입을 열어 불화를 일으키지 않았다. 예전이라면그런 건신경도안 썼을천마도 성녀를 생각하여 도발하진 않았다.

"자아~보아라! 그리고 공포에 떨며 나에게 순종하거나! 이것이 신의 힘이다!!!"

이제는 신을 자칭하는 국왕. 그때 마법사 중한 명이그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보고했다.

"황제 폐하! 황도 내에서 생체 반응이 일절 느껴지지 않습니다!"

"....뭐라고? 생체 반응이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황도는제국민이살아가는 가장 큰 도시. 황궁이 있는 제국의 수도이며 자존심이다.

그런곳에 사람이 없다니.말도 안 되는소리다. 하지만 마법사의 말을 틀리지 않았다.

지상의 마력과 동조하여 생명반응을 탐지하는 탐지기에는 부근 10km 이내에 생명체가 없다고 고하고 있었다.

이에황당해하던국왕이었으나 이내 황제마저 없다는 사실 도리어 기분이 좋아졌다.

"하,하하하! 가짜황제 놈! 결국, 나의위용에 놀라도망친 건가!"

"그럴 겁니다! 역시 새로운 황제 폐하십니다! 폐하의 기백에 눌려 가짜가 도망치다니!"

"이제부터이 지역은 폐하의 것입니다! 그러니 폐하의 위용을 보이시고 다른 자들에게 폐하의 명령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시죠!"

"후하하하! 그래! 여기서 친히 황제의 힘을 보이도록 하지! 자아,보아라어리석은 신민들아!너희가지금까지섬겨온황제가 가짜임을 깨닫고 진정한 황제를 영접하거라!"

한껏 흥에 취한 국왕은 권한을 보유한 자만이기동할 수있는 무기들을 기동시켰다.

곧 국왕이 앉은 자리 정면의 화면에서 함선 바닥에서부터생성된 자줏빛마법진을보여주었다.

"이것은 절대자의 힘. 황제의 힘이니! 보아라 심판의 번개를!"

황제가 주먹을 쥐자 손에깃든권한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조금씩 발광하며 빛나던마법진은자줏빛 번개를 쏟아내며 지상을휩쓸었다.

콰르르르릉!콰쾅!

황제의 자존심인 황도가 번개에 휩쓸리며 사라져간다. 쑥대밭이 되어가는 황도에 성녀조차 묘한 쾌감을 느꼈다.

"아직이다! 이 무기는 함선에 배치된무기 중빙산의일각에 불과해! 아직 황제의 무기는차고 넘친다고!"

국왕은 권한을 사용해 자신이동원할 수있는 무기 중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냈다.

정면의 화면에서는 함선 바닥에 거대한 포대가 튀어나왔고 포대에는 엄청난 마력이 응축되었다.

"휩쓸어버려라!"

그의 말에 포대에서 막강한마력포가쏟아져 나왔다.

쿠우우우웅­­­­­­

마치 어린아이가 손으로 모래를 쓸듯 그 포격 한번에모든것이휩쓸려 사라졌다. 심지어 황제가 거처하는 황궁까지도 말이다.

"휘유~ 이건 대단하군. 말 그대로다수의 병력을죽이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무기야."

천마는수십 킬로나되던 땅이 평평한 평지가 되자 감탄을 터트렸다.

위에서 저 일격이 떨어지는 것을 본다면 무척이나 절망스러울 것이다.

"흐음...그나저나 거슬리는군요. 신민이 하나도 없는 황도에 황제와 그 일가친척들도하나 없다니."

"생각이 많구나. 성녀. 그들은 당연히 이 강력한 무기의 힘을 보고 겁을 먹어도망친 거다!"

"하아~ 그렇다고 하기엔 소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가 풀어놓은 자들은 하나같이 황도에서 대이동을 보지 못했어요. 그렇다면 그들은 대체 어디로간 거죠? 심지어 황제와 용사까지!"

"흥!신경 쓸 것없다! 그들이 간들 어디로 갈수 있겠어! 땅이라도 파서 숨은 거겠지. 안타깝게도 이 함선은 지하까지 탐지하지 못하니까."

원래하면 레이저 탐지와 초음파탐지 등으로지하까지탐지할수 있으나마법으로 재현한 레이더는 지상에 있는 생명체만찾아낼 수있다.

성녀는 여전히석연치 않았다. 비록 그와의 관계를 신경 쓰느라이제 와서조심스럽게 말하긴했지만, 황제가도망쳤다?

'그가그럴 리가없어....'

직접받아 본 적은없지만, 성녀는확신할 수있었다. 오랜세월 동안서로 지략을 발휘하며한 치의 물러섬도없이 싸워왔다.

성녀는 황제가 그냥 도망쳤다고는생각할 수없었다. 이는 천마도 마찬가지다.

"용사가 겁을 먹고 도망쳐? 한달 동안 이곳에 쳐들어오지 않았으니 오히려 이걸 함락시키기 위한 힘이나, 도구를 얻으러간 거겠지."

천마는 그리 단언하며 황도를 노려봤다. 그리고 그 둘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쿠구구궁!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는 황도. 장애물하나 없이평평해진 땅이 반으로쩌억갈라졌다.

누군가가벤 듯깔끔하게 갈라진 바닥 아래에는 깊은 지하가 있었고 그곳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쿵!

쿠궁! 쿵!

거대한 금속 손이 지하에서 튀어나와 땅을 붙잡았다. 그리고 거대한 금속의 몸을 지하에서끄집어냈다.

도합 크기 120m에 전신이 검은색과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인간 형태의 로봇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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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진아. 진짜갈 거야?"

아리스가 내 몸을꼬옥붙잡고 덜덜 떨며 물었다. 울먹거리는 얼굴로 내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그녀에게 나는 엄지를 척 내밀었다.

"걱정 마. 저놈들 청소하고 금방올 거니까."

아까부터시끄럽게 땅이 흔들리고 있다. 이건 함선이 쳐들어왔다는 뜻! 이제 출전해야할 때다.

하지만 내 확신에도아리스는나를 놓아주려하질 않았다.유벨도내 다리에 달라붙어 얼굴을 옆구리에 파묻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리고 오빠라는 기분좋을 때만부르는 호칭으로 나를 부르며엉겨붙었다.

"너, 너무 위험해 유진 오빠!이런 건,이런 건다른 사람들 시켜도 되잖아! 왜 가장중요한사람인 오빠가!"

"어쩔 수없어. 그도그럴 것이...저거 나 밖에조종 못 하거든."

"으읏!그런 건다른 사람들도할 수 있어! 그러니 마왕을 대비해 유진 오빠는 나랑, 언니랑 같이 있어줘!"

아무래도유벨은내 말을 오해한 건지 울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긴 저 로봇은 겉으로 보기엔 무척 위험해 보인다.

크기 120m에 인간 형태이긴 하나 팔, 다리 달린이족보행이란 거빼면 매우 거친 외형에 짐승처럼 보이기도 한다.

저런걸 탄다고 생각하면 위험해 보일만 하다. 하지만 나는 해야만 한다.

"이건 내가 할 일이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나만 할수 있어."

그도그럴 것이.

"내가설계할 때부터나만움직일 수있도록 설계해 뒀거든."

정확히 말하자면 내 피의 DNA에 반응하도록 해뒀다. 이걸로 내 핏줄만 저걸쓸 수 있도록해놓은 일종의 조치다.

내 말에 내가 희생하며 자진하여 저걸 탄다고 생각하던 아리스와 유벨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니까. 정말 너만이 저걸쓸 수 있다는거지? 애초에그렇게제작했고?"

내 말을 드디어 이해했는지유벨은벙찐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아리스도이건 차마예상 못 했는지놀란 듯눈을 크게 떴다.

"용사! 이쪽은준비 다 됐다! 얼른 타도독!"

"이쪽도 준비 완료했어! 언제든출발할 수있어!"

레티시아와모르간이준비를 끝냈다 외친다. 그녀들은 미리 기체의 가슴 왼쪽과 오른쪽에 탑승하고 있다. 내 자리는 정중앙이다.

"아무튼 나는 이만 가본다!너희는걱정 말고대기하고 있어!"

나는 그렇게 외치며 120m의 거대한 기체 정중앙 가슴에 마련된탑승석에들어갔다.

내 뒤에서아리스와유벨의촉촉한 시선이 느껴졌으나 애써 무시했다.

곧, 탑승석 문이 닫히고 편의 기능이 발동되어 나에게 맞추어 조종석이 바뀌었다.

[여기는 레티사아. 무기 시스템, 엔진, 에너지 보급이상 없다.]

[여기는 모르간 증폭 장치랑 기체의 외벽, 그리고 인챈트 마법들 점검했는데 이상 없었어.]

"좋아, 이제 출진한다!"

쿠구구궁!

땅이 흔들리며 양옆으로 갈라진다. 대지가 열리며태양빛이새어 들어왔고이에 저 멀리 침대에 누워있는수많은 사람이보였다.

그중에는 당연히루진과루리, 루비도 있었고모험자와기사들, 마법사들도 많았다.

그들이 쓰러진 이유는 전부 이기체 탓이다. 우리에게는 기체를 움직이기 위한 연료가 없었다.

에너지 증폭 장치로 최대 500%라는 기적의 에너지 뻥튀기가 가능하긴 했으나 그럼에도 연료로쓸만한 게없었다.

이를 뒤늦게 자각한 나는 기겁하며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 고민을 알아챈루진과루리가 나에게 제안했었다.

자신과국민을연료로 써달라고. 단순히 약간씩받는 게아닌 기절할 정도로 대량의 마력을 뽑아냈다.

보이지는않지만, 일반인들도엄청난 양의 마력을 뽑히면서도 용사인 내가 승리하리라 믿어줬다.

이는아리스와유벨도마찬가지. 마력을 빨리는 와중에도나에게인사하러왔다가 진실을 알고 달라붙었지.

[.....저기 있군우리 마녀들이 만든 결전병기가.]

[쯧, 빌어먹을국왕 같으니.유진을만나서 이득이긴 하지만감히우리의 것을 훔치다니! 각오 단단히 하라고!]

나는두 눈을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마녀두명의서포트하에 내 뇌파에 반응하여 기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대한 팔을 뻗어서 땅으로 올라온 기체. 곧 반으로 갈라졌던 땅은 다시 붙었고 나는 함선을 노려봤다.

과연 함선의 녀석들은 이 기체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공포? 절망? 아니면 별거 아니라는 자만심인가?

어느쪽이든 간에나는 패배할자신이 없었고 기체는 그런 내 자신감에 호응하여 함선을 향해 다가갔다.

그런 나를 향해 함선에서 자줏빛 번개가 내리쳤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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