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 고대 유적설산
* * *
우리는 태연하게서로를바라봤다. 나는 살짝 식은땀을 흘리며 천마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 세상에 고대몬스터를푼 건다름 아닌마왕 교단이다. 그렇기에 고대 몬스터 곁에 그들이있을 거라고예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설마 천마가 이 설산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네."
힐끔 시선을 아주아주 약간 돌려보면 저 멀리성창의일격에 휘말려 죽은 예티가 보인다.
"큿! 난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지 않았어. 그리고 네가 예티를죽이는 걸 막지도않았지."
"...에잉, 역시 눈치채네."
방금 성창 날려서 주변을 잔뜩 파괴하기도 했고 예티도 뒤져서 마음이 차분해졌다.
나는 천마와 눈을 마주치며 그녀의 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파고들었다. 그녀도 아마 내 힘을 자세히 느끼고 있겠지.
현재 천마는 강하다. 그냥강하다. 정도가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한계 넘어서 영혼의 격이한 단계더 상승했다.
이는 반신의 영역에 도달하기 위한 한 걸음. 진정한 반신의 영역까진 아직 100걸음이나 남았지만이 정도만해도 대단하다.
'나는 저 경지에 들어가는데 5개의 세계분 개고생을 해야 했는데...'
그녀의 엄청난 재능에 조금 부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반신의 경지는 재능이나 행운으로닿을 수있는 경지가 결코 아니다.
반신의 영역에들어가는 데 필요한것은 영혼의 업. 그것이 무의 업이든 지식의 업이든 영웅의 위업이든 상관없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확정시키는 영혼의 업이 쌓여야 비로소 반신이될 수 있다.
하지만 천마는 이를 모르겠지. 오히려 반신에될 수 있는경지에 다다랐기에 내 진정한 힘을느낄 수있을 거다.
실제로 천마는긴장한 듯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씨익웃었다.
"...허, 그 경지에 다다랐다면 지금 내가 머무는 영역이 어떤 영역인지도알 텐데? 어째 자신만만하다?"
"그야 당연하지. 그런 영역에 다다른 자와 싸우다 보면 나도 그 영역에 오를 실마리를 찾을지도 모르잖아?"
그녀의 몸에서마공의기운이 움직인다. 절제된 일반적인 무공과 달리 본인이 지닌 욕망과 악의를 다루는마공의기운은 여전히 기분 나빴다.
"나는 천마. 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마(?)다. 그러니 나는 지금보다 더강해질 수있다는 것에기쁨을느끼지!"
그녀의 몸에서마공의기운이 사납게 일렁이나 그 힘은 완벽하게 절제되어 있다. 거기에마공의기운에 마력이섞여 있다.
'마공과마력을 합친 거겠지."
마력은 무공에 쓰이는 내공보다컨트롤이쉽고 외부에방출하는 게가능하다.
저번에도 마력을 이용해 천마가 내공을 방출하긴 했으나지금처럼완벽하게 마력과 조화를이루어지지는않았다.
최근 아무런 활동도하지 않고틀어박혀 있더니 완전히 괴물 다됐네.
"이야기는 여기까지. 자아~ 용사! 너의 적이자 세계의 위협인 천마(?)가 여기에 있다. 어서 싸워보자!"
천마가 검을빼 들었다.꽤나좋은 검인지천마의기운을무리없이받아내는 검.
나도 손에 든성창을꽈악쥐며 천마를 노려봤다. 그리고 신성 강림을 최대로 발동했다.
쿠궁!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했던 대지가 이것으로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것을 신호 삼아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먼저 움직인 것은 나였다.
신성강림을최대로 발동한 나는 천마를향해성창을투창했다.
"크윽!"
카앙!
간신히창을튕겨낸 천마. 나는 다른 창을 들고 그녀에게 달려들어가차 없이그녀를 몰아붙였다.
날카로운 찌르기로 천마의 목을 노린다. 하지만 천마도 그 경지에 놀면서오른 게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반응을 보였다.
검에마공의기운을 두르고 창과 정면에서 부딪힌다. 힘의 배분과 무기 특성상 내가밀리는 게정상이지만 나는 힘을 조금 더 실어 천마를 검째로 날려버렸다.
"크읏...!"
천마는 몸을 추스르며 나를 노려봤다. 나는 그녀를마주 보고 웃으며좀 더 속도를 올렸다.
카강!카가각!
약해진 지반이 무너진다. 무너지는 땅을 피해 우리는 곳곳에서무기를 부딪쳤다.
마공의힘과용사의신성력이격돌하며 사방으로퍼져 나갔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움직이는 무기는 서로의 목숨을 노렸다.
"크으읏!"
상황은 분명했다. 처음에는 천마의 기세에 동격의 싸움이 되는가 싶었으나 처음부터 우위에있던 건나였다.
애초에 천마가 올랐던 경지는 내가 아주 먼 옛날. 아직 약했던 시절에 오른 경지다.
그런 시절에 오른 경지에 천마가 도달했다고 해서 내 상대가될 리가없었다.
"지루하네."
"크아아아! 지금 나와 싸우며 지루하다고 했느냐! 용사!"
"어, 지루해."
한쪽창으로검을 막고 다른 창으로 천마의 팔을 찌른다. 천마는 몸을 비트는 것으로 간신히 창에 꿰이는 것을 피하고 약간 베이는 선에서 끝났다.
우리들의 싸움은 금방 일방적인 것이 되었다. 내가 휘두르는 쌍창을 천마는 막기에 급급했고 그마저도 몸에 조금씩 상처가 생겼다.
아무리 빨리 움직이고 내 움직임을 예측한들 나는 그녀의 머리 위에 있었다.
그녀가 예측하는모든 것이전부 내 손바닥 안이다. 나는 그녀가 할 예측마저 예측하여 역으로 허점을 찔렀다.
"크아아아아아!!!"
콰아아!!
천마는 몸에서 강렬한 검은 기운을 발산하며 주변 공간을 침식하려 했다.
나는성창으로침식하려던 공간째로 검은 기운을 파괴하고 기운을 발산하느라 무방비해진천마의배를 걷어찼다.
"커억!"
"저번에도 말했지. 너의 경험으로는 내 경험을능가할 수없다고."
배가걷어차이고저 멀리 밀려난 천마의 몸을 강력한 번개가 내리친다.
땅에는 하얀마법진이생겨나 거대한 마력 포격이 천마의 몸을 휩쓸고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크으...!"
천미는 이 모든 공격을 받아내고 간신히 기절만 하지않은 채서 있었다.
뛰어난 재능으로 최대한 높은 경지에 올랐으나 무궁한 경험과 업을 쌓아 탄생한반신에게는도달하지 못했다.
"이정도 경지로도 부족한가. 터무니없군."
"지랄하지 마. 애초에 너도 느꼈잖아.네가날이길 수없다는 걸말이야."
천마는 바보가 아니다. 나와 처음 마주했을 때천마도 분명 알아차렸을 것이다. 나를이기는 게불가능하다는것을.
그럼에도 천마는 덤볐고 나에게 패배했다. 아직 힘도 팔팔하게남아있지만, 천마는이 이상의 싸움은 무의미하다 여겼는지 적의를 거두었다.
"야, 너 왜 무기 거두냐? 아직 싸움은안 끝났고난 네 목숨을가져갈 건데."
"나를 죽이겠다고?"
"그야 당연하지. 저번에는 개좆같은 사이비성녀 때문에놓쳤지만, 이번에는그년도 없겠다. 너도도망못 치겠지."
저번 황도에서의 싸움은 사이비 성녀가 천마를 데리고공간 이동해서놓쳤지만, 이번에는다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물론 천마를 죽일지 말지는 나도 모른다.
저쎄끈한얼굴에 잘 빠진몸매를가차 없이죽일 수있는 남자는 얼마 없기도 하고 무엇보다 욕심이 생겼다.
'현재 동반자 시스템에 등록된 사람은 4명.아리스, 루진,루리,유벨이지. 거기에 마왕이나그에 준하는사람이 끼어야국룰아니겠어.'
요새는 용사랑 마왕, 혹은그에 준하는존재가 연해하는 게국룰중 하나다.
나같은 경우에는 연애가 아니라 섹스로 내 대물을 이용해 함락시켜 노예로삼는 거지만.
하지만 이런 애 속마음을 모르는 천마는 식은땀을 흘리며 천천히 나에게서 멀어졌다.
"미안하지만 난 여기에서죽을 수없다. 나는 대등한 영역에 서서 너와 사투를벌일 거다. 그리고 힘겨운 싸움 끝에나온 게내 죽음이라면받아들일 거다."
"즉, 압도적인 힘의 차이로진 건인정할 수없다? 뭐그런 뜻이야?"
"그래, 그리고 한 마디만 하자면. 용사 너는 혼자가 아니지.언제나동료와 함께다. 그래서...나도 혼자가 아니다."
그 말과 함께 내 직감이 소리쳤다. 급히 직감이소리치는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거대한 손이 나타나 내 몸을 붙잡아 땅에처박았다.
쿠구구구궁!!!
강력한 힘에 땅이 무너지고 나는 커다란 손에쥐어져있었고 나는 간신히 고개를 틀어 천마를 보았다.
천마는 성녀와 저번에 본 마녀한 명과손을 잡고있었다. 이대로 도망치는 건가!
얼른 벗어나려 하지만 손의 힘이 무시무시하다. 방심하다당한 것도있지만, 순간적인악력이 워낙 세서 힘으로나갈 수없었다.
결국 나는 거대한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함께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보니분명온몸이 조각나 죽었을 예티가 붉은 눈을희번뜩뜨고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예티는 비정상적으로 손이 커졌으며 붉은 힘줄이 도드라져 있었다. 그리고 함께 느껴지는흑마법의기운.
아무래도 나랑 천마가싸울 때몰래흑마법으로이렇게 만든 모양이다.
"한 방 먹었군! 아니, 이걸로두 방인가!"
저번에는 성녀와 함께 튀었고 이번에는죽은 고대 몬스터를이용한자폭 공격이라니!
"정말이지.짜증 나네!!!"
파지지지지직!!!
몸에서 격렬하게 번개를 방출한다. 아무리 예티가흑마법으로강해졌어도 결국 한번죽었던 몸이다..
번개의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예티의 손은녹아내리기시작했고 나는그 틈에힘을 줘 예티의 손을박살 냈다.
예티는 커다란 입을 열어 포효를 내지르며 나머지 손으로 나를 붙잡으려 했으나 나는 거꾸로 예티의 손을 잡아 위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허공으로 솟아오르며 예티의 몸을 난타했다. 손과 발이 바삐 움직이며예티의커다란 몸을 두들긴다.
그리고 무너진 땅에서 빠져나왔을 땐예티를 저 구석에 던져버렸다. 천마 일행? 당연히 도망치고 없었다.
"이런 개좆같은!"
나는 욕을 하며 방방 날뛰었다.
"이건...! 이건.....나쁘지 않네."
응, 나쁘지 않다. 천마를 놓쳤다? 어차피적극잡으려 한것도 아니고 후반에는 대충 상대했다.
어치피 또도망칠 거라생각했거든. 설마예티의 시체를이용할 줄몰랐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아 무엇보다득템을했으니까."
나는예티의 시체를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만약 루비가있었다면기껏해야 시체나 건지고 중요한 적을 놓친 주제에 뭘웃느냐고했겠지.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기뻤다. 30m짜리 괴물? 이건 당연히 우월한 과학 기술로개조할각이 아닌가!
뚜둑!뚜두둑!
"마왕 교단 놈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으니 나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모를 것같은 일을 해주지!"
나는 실실 웃으며예티의 시체를인벤토리에 넣었다.그러고 보니피라미드 유적에도 고대몬스터가있을 텐데그건 어떻게되려나.
나는엘프 들과아이언 왕국에서 한창 공략 중일 유적을 생각하며 애들한테 돌아갔다.
우선 이좆같은곳에서 탈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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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피라미드 유적지. 그곳에서 고대 몬스터 스핑크스가 나타났다.
스핑크스는 자신에게 몰려오는 자들을 보며 퀴즈를 내기 위해 준비했고.
"나와의 계약에 따라 이곳에나타나 주소서!회염의정령왕이시여! 번개의정령왕이시여!"
그런 그에게 거대한 화염의 거인과 번개의 거인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스핑크스는 당황했지만 그러든 말든엘프 들은정령을 소환하여정령왕을보조하며 마법과 화살을 날렸다.
스핑크스는날개를 펼쳐민첩하게 움직이며 이를 피했지만 갈수록 공격은 날카로워졌다.
번개의정령왕의재빠른 번개 공격과 화염의정령왕의뜨거운 화염 공격.
스핑크스가 피라미드의 복잡한 구조를 잘알고 있고정령왕들이정령의 영토가 아닌 사막에소환돼그 힘이 크게 약해졌기에 어찌어찌도망칠 수있었다.
스핑크스는 피라미드 벽의 끝에 도달했다. 이대로 날아올라 피라미드에서 도망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대기하던 사냥꾼들이 있었고 그들은 작전에 따리 이곳에 몰린 스핑크스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제 1진!구속탄을쏴라!"
아이언 왕국의 기사단장이자 임시 총사령관인 메타오스의 명령에 튼튼한 강철 그물을 엮은 바리스타가 발사되었다.
사방에서 날아온 바리스타는 스핑크스의 몸에 박히거나 빗나갔어도 강철 그물을맞추어 적을 묶었다.
그 틈에제 2진이나섰다. 곧, 메타오스의 명령이 떨어지고두 번째구속탄이발사되었다.
순식간에 팔과 다리, 그리고 날개를 옭아매는 강철 사슬에 스핑크스는 땅에 추락했다.
스핑크스는 이에 몸을 비틀며 크게 포효했다.사막의 주인의 외침에피라미드에 있던 모든몬스터가몰려들었다.
이에 맞추어 엘프 대군이 합류, 몬스터 무리를 막아섰다.이 틈에메타오스는 기사들과 함께 검을 뽑아들었다.
"마지막제 3진. 기사들은 날 따르라!"
기사들은 메타오스를 따라 스핑크스를 향해 뛰어내렸고 그날 스핑크스는 저승길로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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