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2화 〉 고대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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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식구가 하나 늘었다.플로네메탈리스는왕녀면서도스스로 내 메에드를 자처했고 내 손길로 가득했던 집을뜯어고쳤다.
니처럼 개조의 수준까지는 아니고 여태클린마법 하나만으로감당하던세탁물을단숨에 빨아 말리며 빨래방을 만들었다.
그외에도 방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한 다음 거실에 귀족들이쓸법한 디저트들이올라가 있는 접시를 들고왔다.
어느샌가 나는플로네메탈리스와의자에 앉아티타임을가지고 있었다.
후루룩~
그녀가타준 홍차를 입으로 넘겼다. 홍차 특유의 맛이혀을감쌌다.
그리고 옆에 있던 디저트 중 초콜릿 케이크를 꺼내 포크로 한입 먹었다.
"...맛있어."
맛있다. 내가 작정하고 만들었을 때의 수준은아니지만, 지금까지맛본이 세계의음식 중 가장 수준이 놀았다.
플로네메탈리스는당연하다는듯이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내 칭찬에 기쁘다는 듯이 마카롱을 먹으며 얼굴을 붉혔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요. 사실 이런 디저트들은 오랜만에 만드는 거라서 맛이 이상하지 않을까걱정했는데."
"정말 맛있어. 훌륭한 솜씨야. 솔직하게 말해서 왕녀가 내메이드를자처했을 때과연 일을 잘하려나 걱정했는데...괜한 걱정이었아."
"후후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많은 일을저에게맡겨주세요. 무슨 일이든 간에 부응해 보일게요."
플로네메탈리스는기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뭐든지 부응해보이겠다라. 어지간히자신 있나보다.
문득 내 밤 시중을 부탁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초면에, 그것도 자신이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여 이를 만회하러 온 사람한테 무례를 범하진 않는다.
그저 알겠다고 답하며 디저트와 홍차에 집중했다. 잠깐 아무런 말도 없이 순수하게 티를 즐겨준 후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플로네메탈리스. 너가메이드를자처한 다른 이유는 없나?"
"없습니다. 저는 그저 저희 왕국과 귀족들이 저지른 일을 책임질 뿐입니다."
그녀가 우리메이드로온 명분은 왕국과 귀족들이 나에게 저지른 무례를 갚겠다는 것이다.
이를 그대로믿을 수는없지만, 딱히거짓말을 하거나 무언가숨기는게있어보이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의 눈동자에선 나를 향한 무한한 신뢰와 경외, 그리로 존경심이 느껴졌다.
'보아하니 무례를 갚겠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고 진짜 이유는 그저 순수한 존경심과 경외심인가.'
그렇다면데리고있어도 나쁘지 않겠지. 그리 생각한 나는 그녀를받아들이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저녁 식사 시간이다가온다.플로네메탈리스는냉장고를 뒤지더니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전부 꺼냈다.
"으음...아무래도 용사님과 그일행분께서는영향 잡힌 식사가 아니라 그때그때생각나는 걸 드시는모양이네요."
그녀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치즈나 양배추를 바라봤다.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나나 애들은 딱히 영향을 중시하지 않는다.
내다 만드는 인공 영약을 밥처럼 먹는데 굳이 식사까지 영향을 생각할 필요는 없어서 대충 아무거나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플로네메탈리스는용납하지 않겠다는 듯이 식칼을들고재료를 썰기 시작했다.
"음식에서중요한것은센스와밸런스! 맛과 균형을둘 다챙겨야 하는 법이지요! 내일은 장을 봐서음식재료를사와야겠어요!"
그녀는 그리 말하며 화려하게 음식을완성해나갔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고기볶음과 치즈와 크래커를 통해 만든 간단한 과자 음식까지.
온갖 음식을 만든후먹기 좋게 나눠 식탁에 올려놓은플로네메탈리스은 뿌듯한 표정으로 탁자를 보다가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으로 나를바라봤다.
'칭찬해달라는 눈빛이네.'
강아지가 주인을 향해 손길과 애정을 바라는 듯한 표정이다.나는크래커와 치즈로 만든 과자를 한입 먹었다.
아삭한 과자 위에 치즈를 아주 제대로 곁들였다. 훌륭한 솜씨에 절로 박수가 튀어나왔다.
짝! 짝!
"훌륭해. 아주 잘했어!"
"감사합니다! 용사님의 입맛에 맞으시다니 정말 기쁘네요!"
그녀는 황홀하다는 표정으로두 손을펴 뺨에가져다 댔다. 내 칭찬을들은 게어지간히도기쁜지몸을 베베꼬아댄다.
그나저나 슬슬놀러나간애들이 돌아올 시간이됐는데. 시계를 보니 이제 5시 59분. 어제는 딱 6시에 돌아왔지.
의자에 앉아 기다리니 시계는 금방 6시를 가리켰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애들이 우르르 집으로 들어왔다.
"다녀왔다."
"나도 루진 언니랑 같이 다녀왔어~"
"유진아! 우리 돌아왔어~"
"아리스언니...먼저 좀 씻자."
피곤한 기색이 가득한 4인의 미녀들은 피와 먼지로 범벅이 된 몸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왔다.
루진과아리스는 아직 팔팔해 보이지만루리는마력을 얼마나써댄 것인지힘들어하는 게보인다.
유벨은 아예 탈진 직전까지 다다랐는지작디작은그녀의 몸이 불안하게 휘청거리고있었다.
"유벨. 일단 이거 마셔."
"아, 물이다. 고마워."
나는유벨에게 물을 따라주었고유벨은 단숨에 물을 들이켰다. 꿀꺽꿀꺽,
한번에 잔에가득 든물을 전부 마신유벨은이제야살겠다는 듯이 생기 넘치는 얼굴로 컵을 탁자에 올려놨다.
"배고프지. 이미 밥 차려져 있으니까 자리에 앉아."
"오, 밥이다! 이야~ 맛있겠네!"
"하아~ 루리. 제발 최소한의 체통 좀 지켜라!"
"헤헷! 맨날유진이품에 안겨서 앙앙거리는..!"
'사일런스!'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언니에게섹드립을날리려던루리의나쁜 입을 틀어막았다.
루리는당황한 듯입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다가 내가마법을걸었다는 것을눈치챘는지나를 바라보며 어떻게든 마법을 풀어보려고 애썼다.
하지만내가건마법이풀릴 리가있나.아리스랑유벨이자리에 앉기전까지 나는 그녀의 입에 건 마법을 풀어주지 않았다.
루리는 포기했는지 삐졌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고 나는 그제서야 마법을 풀어줬다.
"유벨. 씻기 전에 같이 밥부터 먹자."
"끄응~ 원래 격한 운동 후에는 물한잔하고씻고 나서먹는 게내 패턴인데."
예전이야 맛있긴 해도 볶음밥같이 간단한 요리만 했기에 딱히다 같이모여서 먹기만 하진 않았대.
대부분 각자 원하는 시간이 알아서먹을 걸 가져가서먹었다.
오늘은 식탁이 풍성하고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서그런지다들 모여서 앉았다.
그녀들안 맛있는 요리 냄새에 침을 꼴깍 삼키며 나를 바라봤다. 언제나 내 말을 시작으로 식사는 시작된다.
오늫도 열심히 놀다 왔으니 배가 공복으로 꼬르륵거리고있겠지.
당장 이 음식들일 먹고 싶다고 무언의 압박을 보내는 시선을 들을 당당하게 이겨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 전에새 식구를소개할 시간이다.
"다들 주목! 여기에 집중해봐!"
내 말에 다들툴툴거리면서도나를 바라봤다. 나는 식탁에 차려져 있는 진수성찬을 가리켰다.
"오늘 만든 이 음식은 내가만든 게아니야. 만든 사람은따로 있지."
내 말에 다들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하긴, 감자기 음식이 차려져 있는 곳에서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이 따로 있다고 하면 이상하게 여기겠지.
하지만 시선은 모였다. 내 말에 의아해하며 음식들을 돌아보는 그녀들 앞에 오늘메이드로서 찾아온 미녀를 앞으로 내세웠다.
"여기, 오늘부터 우리 집에서 일하게됐으며그 음식을 만든 장본인인플로네메탈리스야. 다들 사이좋게 지내도록!"
"플로네, 메탈리스!?"
"헤, 헤헤헤. 반가워요.루진님."
루진과플로네는 사로 구면인지루진은경악하며 그녀를 봤고플로네는 어색하게 웃었다.
"너, 너가왜 여기에! 너는 아이언 왕국의 왕녀일 텐데...! 서, 설마!"
"네. 그때 용사님께 저희 조국이 큰 무례를 끼쳤죠. 이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당분간 용사님을 보필하기로 했답니다. 정확히는 일주일 동안이요."
그녀는 그리 말하며메이드복차림으로 화사하게 인사했다.플로네에게는루진이나루리에게는좀처럼보이지 않는소녀다운감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저런 행동 하나하나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무척이나 꼴렸다.
"헤에~ 새여자인 줄알았는데. 아니구나...아니지,유진이랑 같이 산다면 금방 물들려나."
"저분 말씀 들어보면 그냥 용사님께 진 빚을 갚으려는 것 같은데?"
"후후후,아리스언니도차암~ 우리유진이성격 몰라? 잘생긴 미녀메이드라니참을 수있을 리가없잖아."
내 성격을 너무나도잘 아는루리는싱글벙글 웃으며 작게아리스와 잡담을 나누었다.
유벨의 경우 이 일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지 숟가락을 손가락으로 돌리며 시간을떼우고있었다.
그녀의 등장에제대로 된반응을보인 건루진 단한 명뿐. 다른 애들은 그러려니 하거나별생각이없어 보였다.
오히려 이런맛있는요리를 만들었다는 것에 호의를 표하기도 했다.
"어쨌든 새로 온플로네랑 잘 지내라고. 다들 알았지?"
내 말에 다들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이 정도면나쁘지 않겠어.'
플로네를받아들이긴했지만 다른 내 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고민됐는데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나는 마음 놓고 밥 먹으라 했다. 다들신 난다는듯이자신의몫인 음식을 먹어치웠다.
다만 음식이매우 맛있어서그런지 평소와 달리 식사 중 잡담은오가지않았다.
침묵의 부엌에서 혼자만 음식을 먹지않으며제자리에서서 나를바라보던플로네는 침묵이 어색한지 뻘쭘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다가못 참겠는지먼저 내 여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 보니다들들어오실 때꼴이 말이 아니셨는데 다들어디 갔다오셨던 건가요?"
"으음!어디 갔다왔냐라. 이 근처 다른 도시를 돌아다녔다."
"다른 도시요?"
플로네의 질문에 대표처럼 루진이 나서서 답해줬다. 그녀는 크래커를 입안에털어 넣으며친절하게플로네의 의문을 풀어줬다.
"마왕 교단. 그놈들의 생명력은 바퀴처럼 끈질기지. 아무리 없애도다시 살아나아지트를 만들고 숨어들어. 그래서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거야."
그녀들에게 이는 청소이자 게임이며즐길 거리다. 위험하지 않겠냐고 걱정하는 사람도있겠지만, 과연도시에루진을위협할 강대한 마족이숨어들 수있을까?
'설령 전처럼 무슨 수단을 써서숨어들었어도루진을건드리는 건최악이지.'
용사인 나와 황제의 분노를 동시에살 테니까. 어지간히도죽고 싶은 게아니라면 결코 못할 짓이다.
하여튼 본론으로 돌아와 그녀들은 마왕 교단의 아지트를 소탕하면서 논다.
"냠냠. 그렇지! 내일부터는유진이도 같이 가지 않겠어?"
"응? 갑자기?"
"어차피할 것도없잖아. 운동 삼아서해보는 거어때?"
루진은나에게 제안했다. 으음, 제안은 고맙지만.
"거절할게. 굳이게네들을찾아 족치고 싶진 않거든."
무엇보다 귀찮기도하고일주일 동안 함께하기로 한메이드가무척이나 꼴린다.
무슨 의미냐고? 나는플로네를 따먹을 생각이란 거다. 내생각을어느 정도꿰뚫어 본 루진이 피식 웃었다.
그녀는플로네랑 대화를 나누었다. 식사는 역대까지 중 가장 빠르게 끝났다.그 정도로그녀의 음식 솜씨는 뛰어났다.
"잘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제대로 된요리네."
플로네의 음식에 후한평가를 내리며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애들은 진작에 몸을 씻으러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는 이를 닦고 공방에 올라와 언제나그랬듯부족한 것. 인공 영약과 폭탄들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폭탄을 쓸 일도 거의 없었기에 추가로 만들 분량도 적었다.
금방 제조해 인벤토리에쑤셔 넣고마석을씹으며 공방에서 내려왔다.
다들 아직 씻고 있는지 한산했고한 명의인기척만이 느껴졌다.
'플로네인가? 청소도, 음식 준비도 다 했으니 이제쉬면될 텐데또뭐하고있는 거지?'
그녀의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가봤다.플로네는 운동장에서 내가 만든 봉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면서간간이마법도 섞어 쓰는데 상당한 실력이었다.
"흐읍!"
허공에 휘둘러 지는 굵은 봉과 봉에 휘감긴 불꽃의 마법이 조화롭게 뒤섞였다.
"저 정도면루진과비슷한 수준인데..."
지금플로네는 무시무시한 투기를 발하고 있었다.메이드복을 벗어서 그런지 옷에 가려져 있던루진처럼단련된 몸이 드러났다.
보기좋게 단련된 근육과식스팩이내 눈길을 사로잡는다.특히봉긋한 가슴에플로네가움직일 때마다격렬하게 흔들렸다.
푸릉~푸릉~ 커다란거유가흔들리는 모습을 어떤 남자가참을 수있을까.
나는 음심이차오르는 걸 꾹꾹눌러담으며 그녀를 놓고 위로 올라갔다. 아직은 건드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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