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 용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 * *
비행 마법을 두르고 지상으로 뛰어오르려고 하던 나는 어둠 속, 키메라의뒤편에있는 철문을 보고 굳어졌다.
"저기는...비밀 장소인가?"
키메라의뒤편에만든 문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비밀스러운 장소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키메라를 이용해서 문을 숨기지 않았을 거다. 그렇다면 키메라를 쫓기 전에 한번 들어가 보자.
몸에 건 비행 마법을 해체하고뒤쪽의철문을 잡았다. 마법적 처리를한 것인지문에는 보안 마법과 알람 마법이 적용되어 있었다.
이 문과 아무 관련도 없는 내가 문을 잡자 알람이울리려고하길래 마법을분석하여역으로 침식, 해체해 버렸다.
이때 걸린 시간이 대략 1초. 마법의 수준이 한참 낮아서이 정도는매우 간단했다.
"어디 보자. 이 방 뒤에는 뭐가 들어있나 보자고."
끼이익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칙칙한 어둠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한 발짝더 앞으로 내딛자 천장에 박혀있던 수정이 밝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금새 밝아진 비밀공간 속. 나는 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온갖 생명체가 푸른색의 액체에 잠겨 보관되고 있었다.
하나같이던전에서보았던몬스터들이다. 늑대 형태부터 시작해 오크나트롤같이인간의 형태인몬스터도있었고와이번같은용 형태의몬스터도있었다.
그리고 이 몬스터들한테는공통점이 있는데 하나같이 특정 부위가 이상해져 있다는 거였다.
늑대같은 경우에는 송곳니가 비정상적으로 길다 못해 아예 턱 위, 아래로칼처럼솟아 있었다.
인간형태의몬스터들은손이나다리 같은신체 부위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비대해져 있거나 팔 대신에 드릴이 달려있고 등에는 추진용 로켓비슷한 게장착되어 있었다.
"미친.저런 건또 어떻게만든 거야..."
그리고 용 형태의몬스터들은날개가 아주 커져 있었고 그 날개 아래에 거대한 대포가 장착되어 있었으며 발의 발톱은 아주 크고 굵었다.
하나같이 정상이 아닌몬스터들의모습. 여기까지만 본다면 그저몬스터를연구하여 더 강한몬스터를만드는 키메라 연구실로 추측했을 것이다.
나라도 키메라를제어할 수있는 수단이 있었다면우효~★ 하면서 데이터를 뽑아내고 세포를 추출해서이런 식으로연구했을 테니까.
하지만 그뒤편의모습은 선을 아주 강하게 넘었다.뒤편에는 무수히 많은 인간과이종족, 엘프나 드워프를 비롯해 온갖 수인들이 몬스터들 처럼 액체에잠긴 채특수한 통에서실험당하고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가지각색. 키메라의 세포에몬스터의세포를 이용한 것인지 인간의 몸에 날개가 달려있거나늑대처럼날카로운 발을 가지고 있는 등등 기괴하기짝이 없는모습이었다.
특히 몸의 세포에 이상이 생겼는지 얼굴이 뭉개져 있거나 녹아버린 것처럼흘러내린채 굳어있어서 더더욱 이상했다.
"이런씨발.존나눈갱이네."
이것은 인간이할 짓이아니다. 그리고씨발내가 당한 시각 테러어쩔거야! 덕분에 기분이 아주 나빠졌다.
누가 이딴개 짓거리를한지는 모르겠지만...나중에 걸리면존나패주겠어. 그리 다짐하며 이 공간에 미세하게 남아있던 잔존 마력을 회수하며 기록 마법으로 기록해 뒀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추적 마법으로쫓을 수있다. 나중에 범인을찾게 되면이들을 위해서라도 실컷 때리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며 손에 자그마한 불씨를 일으켰다.
바닥에는 화염을 증폭시켜 주는마법진과절대로 꺼지지 말라는 뜻으로 불굴의룬을새겼다.
"불타올라라...타올라서 이들에게 안식을 줘라."
작은 불씨를 그대로 바닥에 떨어트렸다. 바닥에 닿은 불씨는 증폭마법에 의하여거대한 불꽃으로 바뀌었고온도를 빠르게 높혀가며 이 공간을 먹어치웠다.
적절히 마법 거리를 조절했으니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겠지. 몸을 돌려 이소름 끼치는곳에서 나왔다.
뒤쪽에 관한 궁금증도 대충해결했겠다. 이제는 먼저 나가버린 키메라를잡는 데집중하자.
몸에 힘을 주고 마력을 둘러 지하에서 지상으로 박차고 나온다. 몸에 걸린 비행 마법이 마력을 빨아들이며 몸을 공중에 띄웠다.
"우와앗!"
"가, 갑자기 이게 뭐야!"
"다, 다들 피해!"
이미 키메라 같은 거대한 몸이 튀어나오며 엉망이 된 도로가 내가튀어나오며다훼손되었다.
주변의 일반인들은 엉망이 된 도로를 부수고 튀어나온 내 모습을 보며 기겁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휘말린 사람은 없나.'
지반에 커다란 지하실이 존재하는 와중에 키메라가 지하에서 튀어나왔고 나도 나오며 지하가 부서져 버렸다.
점점 고도를 높여 60m 정도까지떠오른 뒤아래를 바라보니 건물이 조금, 아니 바닥이 무너지는 바람에침몰하여큰 피해를봤지만, 사망자는없는 것같았다.
그보다 오랜만에 하는 비행에 몸이 흔들렸지만 금방 중심을 잡았다. 하늘을나는 것정도야 별거 아니다.
시선을 돌려 먼저 나온 키메라를 찾아보면 놈은 하늘 높이 대략 100m 부근에서 유유히 비행하고 있었다.
크르르르르.....
낮게 울리는 짐승의 목소리. 놈은 나를 바라보며 경계하며 거리를 유지했다. 녀석의 손에는 언제낚아챘건 지발버둥치는남자가 있었다.
"히이익! 사, 살려줘! 안돼. 죽기 싫어! 제발 놔줘 키메라! 내가 더, 더 좋은 먹이를 가져올 테니! 커억....!"
남자는 마왕교단 쪽사람이었는지 키메라를알아보고 발버둥치며제안했지만, 놈은한 치의 망설임도없이 남자의 머리를 뜯어먹었다.
그리고 게걸스럽게 몸통을 갈기갈기 찢어 맛있게 먹어치웠다.후두둑,몇 초도지나지 않아 남자는 뼈와 옷가지만 남아 바닥에 떨어졌다.
키메라는 남자한 명으로배를 채우고는 부족한지 혀로 입술을 핥았다. 이와 함께 내가박살 냈던뱀의 꼬리가 어느샌가다시 살아나혀를 내밀며 나를 째려봤다.
독액이 가득한 날카로운 독니를 번뜩이며 놈의 눈동자가 내 팔과 목을 노리며 슬금슬금 다가오려 했다.
"거참...거슬리는 놈일세.몸의 일부를파괴하는 걸로는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이건가. 그리고 먹이, 인간을 섭취하는 걸로박살 난신체 일부를회복할 수있고."
그렇다면몸 전부를파괴하면 되겠지. 나는 그리 생각하며 몸에서 번개를 일으켰다. 번개의 권능이 신의 영역에 다다른 내 영혼에 반응하며 더욱 강해졌다.
쿠르릉, 하늘이 어두워지고 거대한마법진이생겨난다. 내 몸에서발생한번개가 흩어져마법진으로모여들었다.
그리고마법진에충분한 번개가 모였을 찰나 키메라의 염소 대가리가마법진을번뜩이는 눈동자로 째려봤다.
쩍쩌적
마법빈이 어둠으로 물들며부서졌다. 설마마법진에간섭하여 파괴하다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저주란 말인가.
크아아아아아!!!
꼬리가 회복되고 내 마법도 쉽게 무력화시키자 키메라는 자신감을 되찾았는지 거칠게 포효를 내질렀다.
강력한사자후에귀가먹먹한 걸 넘어몸을 마비시키고 일시적이지만 마력의 흐름조차 멈춰버렸다.
"이런!"
비행 마법으로 공중에 떠있던 나는 마력의 유동이 멈추자 추락하기 시작했다. 키메라는 그런 나를 비웃으며 입을쩌억벌렸다.
키메라의 입에서 뜨거운 불꽃이 타올랐다. 막대한 열기를 머금고 금속마저 단숨에 녹여버릴 불꽃이 나를 향해 뿜어졌다.
'이거 맞으면큰일 난다! 진짜 뒤지거나 불구가될 거야!'
잠시 멈춰버린 마력 대신 잘쓰지 않는창세신의신성력을끌어올리며 방어의 신성 마법을 발동했다.
후우웅
투명한 보호막이 생성되어 내 몸을 지켜주었다. 키메라는 이에 입맛을 다시며 염소의 시선으로 나를바라봤지만, 나한테도먹히지 않던 저주가창세신의힘에먹힐 리가있나.
결국 놈은아무것도 못 하고다시 거리를 벌리려 했고 마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기에 나는 아슬아슬한 높이에서 다시 날아올랐다.
'녀석의사자후는마력조차 멈춘다. 물론 저런 포효를 무한정내보낼 수있다고는생각할 수없지만...이거 조금힘들겠는데.'
인벤토리에서 다연발 로켓포를 꺼내 양손에 들었다. 7의 구멍이 나란히 붙어있는 커다란 로켓포가 불을 뿜으며 7개, 7개. 총합 14개의 미사일을 뿜어냈다.
후우우웅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미사일 세례. 키메라는 나를 비웃듯 눈꼬리를 아래로 내리며 염소 대가리로 미사일을 응시했다.
끼긱! 끼기긱!
염소 대가리의 시선이 닿자마자 로켓은 급격히녹이 슬어그 자리에서 폭발했다.
"안 먹혔지만상관없어."
어차피 지금날린 건당할 거라생각하지 않고 날린 눈속임에 불과하니까.
미사일의 폭발에 키메라의 정신이 팔린 틈에 단거리 공간이동으로 키메라의 뒤쪽으로 이동한다.
뱀의 머리가 나를 눈치채고 황급히 고개를 돌렸려 독니로 물려고 했으나 그전에 손에서 만들어낸 마력의 칼날로 뱀 대가리를 반으로 갈라 죽였다.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나와 잘려나간 뱀의 머리에 키메라가기겁한 듯크게 울부짖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미리 신성력으로 보호막을 둘러뒀기에방금 같이마력의 움직임을 정지시키는 기술은 먹히지 않았다.
크아아아아!?
녀석은사자후가먹히지 않자 당황하더니 짐승에 걸맞게 울부짖으며 나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렀다. 단순한 움직임이다. 나는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 피해냈다.
그틈에 창의 중량을 최대한 무겁게 하고길이를 늘인다. 허공에서는 발을 딛고 설 장소가 없기에 무게를 실은 공격을 날리기 어렵다.
그러니 하늘을 날며 가장 효율적인 공격 방식이 무거운 걸로 후려치는 거다.이런 식으로말이다.
빠악!!!
크아아....!!!크아아아아아!!
"조용히 해새꺄!"
빠악!빠악!
기분 나쁘게 눈을부릅뜨고 있던염소 머리를 연신 두들긴다. 키메라는 몸을 돌려 나에게서 거리를벌렸지만, 공간이동으로뒤쫓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창의 중량을 최대로 올려 강하게 내리찍었다. 키메라는 창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몸이흐트러졌다.
'이제 날개를 잘라 떨어트리자!'
손에 마력의 칼날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하늘을날 수 있게해주던 피막에 쑹쑹쑹쑹! 구멍을 뚫어버렸다.
피막에 구멍이 난 상태에서 비행을유지할 수있을 리가없고. 키메라의거체가사납게 흔들리며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고대몬스터라강하긴 하지만 역시 내 상대는 아니다. 키메라 자체가 신화적 요소가 들어간 동시에 인공 생명체로서의 요소도 공존해서 고대 몬스터 중 가장 약골이기도 하지만.
콰앙!
어느새 바닥에 떨어진 키메라의거체를따라 나도 지상에 착륙했다. 바닥에 떨어져 발버둥치는 키메라.
놈은 힘겹게 일어나며 먹이를물색하듯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이 주변에 사람은한 명도없었다.
나와 키메라가 소란을 피우는 사이에 죄다 도망갔기 때문이다. 이를 뒤늦게 알아챈 키메라는 공포를 느끼는지거체를덜덜 떨며 나에게서 멀어지려 애썼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내가개조한성검, 아니지 이제는성창인가? 하여튼존나게 성스러운 오라를 내뿜는 무기를 꺼냈다.
성창은밖으로 나오자마자 인벤토리에짱박혀있던 원한을 갚겠다는 듯이 내 마력과신성력을게걸스럽게 뜯어갔다.
마치몇 달이나굶은 사람이 맛있는 요리를발견한 거같았고 방대한 에너지를 흡수한 창은 그 크기를 빛과 함께 부풀렸다.
총 2m는 되지않을까 하는거대해진 창의 모습에 카메라는 어느샌가 많이 나아진 날개를 펄떡이며 다시 공중에 날아올랐다.
"오호!너가직접 그렇게 하늘에 떠있어 주면 나야 좋지!"
덕분에 뒷일 생각해서 힘 조절할 이유가 없어졌어! 창에 담긴 강력한 힘을 해방하며 나는성창을키메라를 향해 던졌다.
점화된 로켓처럼성창은빠르게 날아가 키메라에게 쇄도했고 곧성검의 광선처럼 막대한 빛을 내뿜으며 키메라를꿰뚫는 걸 넘어서온몸을 조각내 버렸다.
그리고 환한신성력의빛이 도시를 가득 채웠다.
콰아아아아아
키메라는 아무런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그렇게 산화되었다. 키메라도 나름 네임드다. 물론 다른몬스터에비해약한 감이있다지만이번에는너무 쉽게 죽어버렸다.
"아마 마약 제작 때문에 그런 거겠지."
대량의 마약을 제조하는데 키메라는 아마 상당한 힘을 소모했을 것이다. 거기에 나와싸울 때는마음껏 먹이를 먹지도 못하니회복도 못 했겠고.
"뭐, 나야 간단히 끝냈으니 좋지."
혹시 모르고 내가박살 낸키메라의 시체를 마왕 교단이 또 유용하기 쓰려고 할지도 모르기에 키메라의 시체가 떨어진 곳에 가서 확실히죽은 것을확인했다.
혹시 몰라 추적 마법과 탐지 마법으로 꼼꼼하게 확인하며 번개로 시체를 태워버렸다.
키메라가 확실히 죽었다는 것에 확신이 들고 나서야 만족하며 약속 장소로 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기사들이 나를 포위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