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1화 〉 31층에서 일어나는 일 (141/198)

〈 141화 〉 31층에서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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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원들과함께던전밖으로 나왔다. 31층의 이상 사태 이후로던전의 전 계층에서크고 작은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기에 시간과 체력을 생각하지 않고 뛰어서 밖으로 나왔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미 해가 지고 둥근 달이 떠있었다. 벌써 저녁이됐나.

"간부들은 전원 나와 함께모험자연합에 간다! 나머지는 이곳에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도록!"

리린 플라비스는던전을 올라오며 적지 않은모험자가 희생된 것을 보았기에 다급하게 소리치며 간부들과 함께 달려가 버렸다.

길드원들은우왕좌왕하다가루진의지시에 정신을 차리고던전입구를 막았다.

일렬로 늘어서서 입구를 막아서는 길드원들.루진은그 앞에 서서 경고의 의미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담긴 것인지대검을 박아놓고 멀찍이 떨어져 있던 우리에게 돌아왔다.

"후우. 통제가 잘되네. 여름이라모험자들의 수가 적어서 다행이야."

여름은 무더운날씨 탓에대부분의모험자들이 쉰다.던전에서얻을 수있는 돈이 넉넉하기에 어지간히 실력이 없어 하층만 돌았거나 돈을 아끼지 않고 탕진하지 않는 이상 여름과 겨울에던전은어느 곳보다한산하다.

"생각해 보면 망할 마족 새끼들은 그걸 노린걸 수도있겠네. 여름이라던전에 가는모험자가 적으니 몰래 일을 진행하기에 적합했겠지."

"끄응~ 근데던전도수색 같은 거하지 않았나? 저번에 마족한 명이들어왔을 때엄청꼼꼼하게 수색하고 경비했잖아."

"언니.던전은언제까지고수색할 수는없잖아. 당연히 어느 기간까지만 경계하고그다음에는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그런거야? 으음...그러면 앞으로도던전을관리하는 건어렵겠네?"

"어렵지. 아무리 황금 길드나나 같은실력자들이 있다고 해도 불가능해."

우선던전에주기적으로내려가 관리하는 번거로움을 그렇다 쳐도던전은 살아있는 생물이며 인간에게 악의를품고 있다.

여태까지는생명체인 건알았어도 별 활동을안 해서긴가민가했는데오늘의 사태로던전은 살아있는생명체로써 인간을 먹어치운다는사실을알 수있었다.

물론 뒷일을 생각해 알리진 않았지만...아마 레티시아도 이 사실을 알고 있겠지.

어쨋든 결론만 말하자면던전은 이쪽의 홈그라운드며 우리에게는 매우 불리하다. 관리하고자 한다면엄청난 인적 손실을 겪게될 테니불가능하다.

'그렇다고우리 같은고급인력을넣는 건형편상 힘들고...'

그렇다고 아예 아무런 일도안 하지는않을 거다. 주기적으로 원정을 가면서 확인도 하고 출입도 통제하겠지. 그것만으로도 마족을 견제하기엔충분할 거다.

"그동안 나는 수정을 연구하면 되겠어."

31층의 지하구역에서 찾아낸 수정. 분명 수정에 단서가있을 거다. 잘 안되면 그냥 수정에 추적 마법 걸어서 마족들 아지트라도 탈탈 털어버려야지.

우웅­ 우우웅­

"응?"

갑자기 내 몸에서붉은빛이난다. 아래를 빛의 근원지를 찾아보니 주머니에 넣어놓은 붉은 수정이 발광하며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건 또 왜 이래."

얼른 수정을 꺼내 손에 쥐었다. 그리고...

파직!

파지직!

세상이 깨져나갔다.

"이뭔씹."

근처에 있던유벨과아리스가이상 사태를 깨닫고 황급히 달려왔으나 그보다 세계가바뀌는 게더 빨랐다.

막을 틈도 없었다. 처음부터 당연히 존재했다는 듯이 공간 자체가 바뀌었다.

초고위 마법 중에서도엄청난 난이도와 마력을 요구하는 세계를덧씌우는대금주. 세계구축 마법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체 누가 나를 목적으로 이런 마법을쓴 거지? 그보다 이곳은 레티시아의 영역인데 아무리 세계구축 마법이라도 나를끌고 오는 게가능한가?

레티시아의 영역은 나조차도 뚫기 버거울 정도로 견고하다. 단순히 물리적으로다니는 건상관없지만, 텔레포트를비롯한 공간 계열의 마법은 레티시아의허가 없이는발동 자체를 못할 정도다.

그리고 이 영역은 나조차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못하면인식할 수없을 정도로 은밀하다.

그런데 이걸 뚫고 나를끌고 오다니. 설마 적은 레티시아 이상의 마법 실력을 지닌 건가? 아니면 레티시아 그년이 현 상황이 재미있어 보여서 허가했거나.

왠지 후자가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

"일단 이건 나중에 따지도록 하고 지금이나 생각하자!"

콰광!

마력 유동이 느껴지길래 옆으로 굴렀더니 공간이 폭발했다. 좌표폭발?쓸데없이마력이 많이 나가는고난도기술만 써대네.

"그나저나 이 마법은 수정에서시작됐어. 그렇다면..."

스탭을 밟으며고인물처럼폭발을 피한다. 도중에 춤도 춰볼까싶었지만, 딱히생각나는 춤이 없었다.

이 마법을 사용한 자의 목적은 내가들고 있는붉은 수정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내가해야 할 건정해져 있지. 나는 몸을 긴장시키며 창을 꺼냈다.

그리고 무엇이 날아오든대항할 수있게 방어 마법을건 뒤수정을 향해 창을찔러넣는 척했다.

콰광!!!

"멈춰! 멈추지않으면수정은 무사하지못할 거다! 네 목적이 이수정이라면당장 멈춰라!"

공간 자체가폭발하는 걸 가뿐히피했지만, 이번에는왼쪽 팔이 폭발에 휘말려 엉망이됐다. 치명상은 아니라 벌써 나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수정에 창을 겨누고방금과같은 공격이 날아오지 못하도록 경고했다.

"한 번만더깝치면이거 진짜 부순다. 그러니까 더럽게숨어서멀리서 마법 쏴대지 말고 튀어나와."

협박이라는 이름의 고급진 대화 기술이 통했는지 저 멀리 정체를 드러내는 4인.두 명은대놓고 나 마족이요! 광고하듯 검은자위를 드러내며 나를 노려봤다.

다른두 명을보자면한 명은이상한 대검은 든 마족이었고 다른한 명은범상치 않은마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모습을 숨기려는 건지 두툼한 로브를 걸치고 있는데 그 위로도 감쳐지지 않는폭유가솟아있었다.

"역시 용사인가. 레티시아 그년이안달 날만하군."

나와 그들 사이에 묘한 침묵이 감돌고 있으니 로브를 쓴 마법사가 선뜻 나섰다.

"너, 레티시아랑 아는 사이냐?"

"아는 사이? 물론이지! 그렇고말고! 나는 그녀와 같은 마녀이며 한때 친구였지. 레티시아는단 한 번도나를 이기지 못했어. 내 이름은모르간르페이! 최강의 마녀다!"

"모르간? 최강의 마녀?"

마녀라는 종족은어느 날갑자기뿔뿔이흩어졌기에 정보가 적었다. 그렇기에 자신을모르간이라 소개하는 마녀의 말은 신뢰가 가질 않았다.

무엇보다 나조차 긴장시킬 정도의 마녀인 레티시아가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고? 느껴지는 기운이 범상치 않긴 하지만 레티시아가 일방적으로 밀릴 수준이 아니다.

오히여 레티시아와동일한정도? 그렇기에 저 자신만만한 말이 믿기질 않았다. 내가 불신하든 말든모르간은 당당했다.

"마음 같아서는 레티시아가 눈독 들이는 네놈과 놀아주고 싶지만 내 일리 바빠서 말이야. 여기까지운송시켜줬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할수 있겠지? 마족들아."

"....네놈이 신경 쓸필요 없다. 붉은 수정은 금방회수할 테니까."

"그래? 그럼너희끼리잘해보든가."

그 말을 끝으로모르간은 사라졌다. 그리고 나머지 3인의 마족이 나에게 다가왔다.

"3명. 3명인가. 지금 나무시하니?"

겨우 마족3명이서날 상대하겠다니어이가 없네. 몸에서 마력과신성력을일으키며 나도 그들에게 다가갔다.

"야. 싸우기 전에 묻기나 하자. 니들몇 위냐?"

내가 거들먹거리며 묻자 정체를 드러내고 있던 마족들이 약속이라도한 듯동시에 외쳤다.

"나는 37위!"

"나는 54위다! 각오해라 용사여! 이곳에서 네놈의 목숨을 걷어가겠다!"

"꼴값떨고 있네. 너희는 본인의 분수를 모르는 친구구나."

[신성 강림]

온몸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가볍게발걸음을옮긴다. 37위고 54위고 간에 나의 눈에는 너무나도 느렸다.

써­걱!

시간을 오래끌 것도없이 단번에 목을 베어버렸다. 37위와 54위고 뭐고 간에 지금의 나한테는 상대도 되지 않는다.

"응? 이건 또 뭐야."

창의 피를 털어내며 나머지한 놈을족치려는데 마족의 시체에서 흘러나온 검은 무언가가 내 몸을 휘감는다. 보아하니 저주의 일종 같은데 이런 저주로는 반신의 힘을 다루는 나에게 영향을줄 수없...

"우읍!"

갑자기 몰려드는 구토감. 나는 황급히 몸을 피해 검은 기운을 털어냈다. 몸에 맞닿아 저것에 영향을 받은 순간 저게 무엇인지느낄 수있었다.

"이런 미친! 역병의 기수의 힘이 왜 여기에!"

묵시록의 3기사의 하나. 심판의 날 죄인을 벌하여 지옥으로 보낼신의 심판, 세계의 파멸을 상징하는권능이느껴졌다.

기겁하며 검은 기운을 떼어내니 정체를 감추고 있던 놈이 나를 보며 흡족하다는 듯이웃는 게보인다.

"나는 마족 서열 3위. 마왕님께 특별한 힘을부여받은종말의 기수 중 하나다. 역시 용사로군! 내가 받은 힘을 그렇게 빨리눈치채다니!"

"아니, 뭐. 묵시록의3기 수도의외로여러 세계에서튀어나오거든."

당장 내가괴물이었던 세계의한던전에서는 묵시록의3기수가보스몹이었지.

"아오, 아프네...역병의 기수의 능력이라니...이거 곤란하게됐어."

역병의 기수의 힘은그 자체가권능이다. 저 마족의 힘을 보면 완벽한3기수가아닌 그 힘의 조각으로 추정되나 나조차 조각의 힘을 막아낼 수단이 없다.

그걸 알기에 마족은 여유로웠다. 마족은 내가들고 있는수정을 빤히 바라보며 내가 수정을 깨트리지 못하게 경계했다.

"어쩔 수없지. 이렇게 되면 도망치는 수밖에."

"도망쳐? 안타깝지만 이곳에 도망칠 수단은 없!"

"있는데?"

예전에 레티시아한테 받은 아공간 출입권인 열쇠를 꺼냈다. 그리고 열쇠를 바닥에 내리꽂고 마력을 주입했다.

이 열쇠는이계로의통로를 만들어내는 문인 동시에 문에 대한 출입권한을 인정하는 증표. 이렇게 고립된 공간에서 억지로 사용하면 공간을부술 수있지.

내 주변 공간이 무너지며 깨져나간다.마족 놈이당황한 듯나에게 달려들지만 이미 늦었다.

"그러면 나중에 보자고."

이번에는 수정이란 계기가 있어 나를끌고 올 수있었을 테지만 다음번에는 어림도없을 거다.

그리 생각하며 나는 깨져나가는 공간 속에 몸을 맡겼다. 잘못하면 전신이 찢겨나갈 수도있다.

그건 재생력으로해결할 수있어서 망설인 따윈 없었다. 한참을 공포에몸부림치다가눈을떴을 때보인 건.

"어라? 어떻게 왔니?"

3개의 수정구로 나, 엘프, 수인을 관음하던 레티시아가 보였다.

"어, 음, 같이 볼래?"

".......콜!"

뭔지는 모르지만 재미있어 보이는구나. 그리고 자연스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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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이상 사태. 사람을 먹어치우며 생명력을 흡수하는던전과 괴상한몬스터가나타난 이 사건은 제국의던전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엘프들의 나라인 아발론의던전. 그곳에서도 누군가의 정보 제공으로 31층의 존재가 알려졌고 이에엘프 들은팀을 꾸려 31층으로 향했다.

기본적으로 길드를 꾸려 민간에서 경쟁하는 여타던전도시와 달리 아발론의던전도시는 철저하게 아발론의 여왕이자 왕족 펜드라건 가문의수장이기도 한하이엘프에게통제받는다.

이번 원정 또한 여왕인 그녀가 팀을 이끌고 있었다. 엘프 특유의 자연을 연상시키는녹빛의머리카락이 관리하지 않았음에도 찬란한 물기를머금은 채흔들린다.

온화하고고귀해 보여음욕조차품는 것이허락되지 않을듯한 외모에 세계수의 축복을 받아 만들어진 녹색의 옷은 여왕의 아름다운 외모에잘 어울렸다.

그녀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엘프 들은여왕의 모습에 무한한 경외와 신뢰, 존경을 보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녀의 이름은 아이샤 펜드라건. 엘프의 여왕이자하이엘프 왕족으로서이 세계에서유이하게마력과신성력을동시에 지니는 것이 허락된 존재.

그녀의 존재에엘프 들은사기가 올라갔고 발이 빠른 엘프답게 31층에 도착하는 것은 빨랐다. 그리고 그들이 31층에서 목격한 것은 지옥그 자체였다.

"이, 이 무슨!"

엘프는 기본적으로 장수하며 인간보다월등히 뛰어난생명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대신 종족의 수가 적지만 대신엘프 들은전원 뛰어난 마력과신성력의자질이 있으며정령과 계약하여 그 힘을다룰 수있다.

그들은 신의 축복을 받은 종족. 신의, 세상의 분신인 정령의 힘을 누구보다 잘 다루는 존재다. 그렇기에 더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으아아,그어어어어...."

그곳에는엘프 들과인간들이 있었다. 살아있는 채로 이상한 말을 하며 31층의몬스터들에게온몸이 찢겨나가고 있었다.

거대한 몸통에 붉은 안광을 흩날리며 발인지 뭔지모를 촉수로움직이는몬스터들은무감정하게이들을 죽여나갔다.

그리고 그런 이들의 곁에는 검은색으로 물든 정령들이 있었다. 그중한 명이엘프 여왕을 존재를 눈치챘다.

[어라? 이게누구 신가! 고귀하신 엘프의 여왕님이 아니신가!]

"...하페룬! 어쩐지 그동안 제 말에 응하지 않더니! 바람의 상급 정령으로서이런짓이나하고 있었던 겁니까!"

[캬하하하! 어리석고 오만한 계집애 같으니! 우리 정령들이 언제까지 자연과 신의 편에설 거라생각한 거냐! 우리는 자연의 속박에서 벗어나 정령이 아닌 새로운 종족이 되었다!더는네놈들은필요 없다이거다!]

하페룬의 말에 고귀한 아이샤의 이마에 주름이 생겼고 그녀의 몸에서 차가운 마력이 스멀스멀새어나왔다. 정령 중에 변절자가 나왔다.

그 말은 엘프나하이엘프 중에도 변절자가있을 수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아이샤 펜드라건은 그어느 때보다깊은 분노를 느꼈다.

"왕실 기사단! 지금부터 이곳에 있는 모든 부정을 정리하겠습니다.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있을지니. 절대 굴하지 마십시요!"

그녀의 말은 곧 축복이 되어엘프들에게깃들었다. 이곳은 엘프의 영역. 세계수의 축복이 닿으며 세계수가 관리하는 축복받은 대지.

그런곳에서저런 짓을벌인 자들을 용서할 엘프는 없으리라.

엘프의굳은의지에 부응하여, 그리고 변절자의 기운에 응하여 정령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아이샤 펜드라건은 국보노른의활과성검의검집을 꺼냈다.

[건방진계집 같으니!이곳은더는네놈들의 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거라!]

"위대한 성전을 이곳에!"

그리하여 아발론 왕국에서도 사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31층에서의 사투는 수인들의 나라에서도 일어났다.다른 곳과마찬가지로 인간과 수인의 생명력을 착취하는 모습에빡친수인들은 31층을 갈아엎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레티시아와 막 마녀의 공간으로 도주한유진은보게 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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