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시험 시작!
유벨은 모험자가 된 지 얼마 안 됐다. 전에는 시골에서 살던 소녀다. 마왕이니 뭐니 해봤자 들어본 적도 없겠지.
마왕교단은 그 정체와 정보가 극한까지 가려진 특수한 집단이다. 정확한 목적은 모르지만 나와 루진을 노리기도 했으니 아마 다른 귀족들의 목숨도 노렸을 수도 있다.
그리 생각하면 정보를 통제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마왕이라는 존재를 받들며 테러를 강행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현대인이 아닌 이 세계의 주민에게는 큰 영향을 줄 테니까.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마왕 교단에 대한 정보가 통제 되는 건 알겠는데 저 성기사는 이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의 대략적인 전투 능력은 A랭크.
그렇다면 A랭크가 될 예정인 에리스도 이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나? 에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마왕...교단인가요. 리린 플라비스 님께서 A랭크가 된 기념으로 들려주신 이야기가 그들에 관한 거였는데, 설마 진짜로 존재하는 거였을 줄이야."
"과연, 내 예상대로 황금 길드도 A랭크 인원들부터는 전부 마왕 교단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모양이군."
에리스 알렉, 그리고 나까지. 우리 세 명은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로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했다.
"일단 붉은 수정구는 정확히 어디에 있죠?"
"미안하네만 정확한 위치는 나도 모르네. 여기 이걸 보게나."
알렉이 탁자에 검은 나침반을 놓았다. 검은 나침반은 빙그르르 돌다가 20층을 향한 계단에서 멈추었다.
"이건 우리 교단의 신기 중 하나네 마왕의 흔적 쫓는 도구지, 문제는 대략적인 흔적만 추적할 수 있기에 흔적이 최소 1km 이내에 들어오면 제대로 탐지를 못 해."
"허어, 그러면 20층에 내려가면 직접 수색해야겠군요. 이거 일이 조금 힘들겠는데요."
조금이 아니라 많이 힘들겠지. 발파루스만 해도 꽤 힘을 써야 할 텐데 거기에 더해 수색까지 해야 한다니.
그나마 다행이건 우리 팀에 탱과 딜과 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다는 거다.
"알렉 씨,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회복용 신성 마법 쓸 줄 아시죠?"
"당연하지! 회복 계열의 신성 마법은 성직자의 기본 소양이네!"
"그것참 다행이네요. 일단 저도 회복 마법을 쓸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힘내도록 하죠. 알았죠, 에리스?"
"어? 아...아! 네, 내일 잘 부탁 드려요!"
우리의 대화에 멍한 표정을 짓던 에리스가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아무리 봐도 얘 한 명 만으로는 불안하단 말이지.
그렇다고 아리스와 유벨을 데리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른 데서의 인원 보충이 시급하다.
그리고 마침 적당한 인원이 이 근처에 있다. 끌고 갈 명분도 충분히 생겼고. 알렉도 나랑 비슷한 생각인지 우리는 눈을 마주치고 씨익 웃었다.
"이보게 에리넬! 이제 그만하고 나오게나! 자네가 엿들은 건 전부 알고 있으니!"
쿠웅-!
알렉이 메이스를 아래로 내리치며 말했다. 협박에 가까운 그 행동에 주방에서 에리넬이 천천히 기어나왔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그녀가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시치미를 뗐다. 어딜! 나는 그녀의 뒤로 돌아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강하게 힘을 주며 압박했다.
"읏? 뭐 하는 거야!"
내가 생각한 대로 그녀는 내 압박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그 대신 유연하게 몸을 돌려 내 손을 쳐냈다.
엘프라 그런지 유연성이 쩐다. 나중에 내 위에서 허리 돌리기 시키면 재밌을지도. 음습한 생각을 하며 알렉과 함께 합을 맞추었다.
우리 둘이 앞과 뒤에서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자 그녀가 진절머리난다는 듯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소리쳤다.
"아오, 대체 왜 그러는데!!!"
"연기 잘하는군, 네년이 우리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걸 모를 줄 알았나? 정보 사냥꾼이자 마녀의 하수인인 에리넬 다크로벨."
"응? 정보 사냥꾼? 마녀의 하수인이요?"
그녀가 강하다는 건 짐작하고 있었다. 움직임이나 느껴지는 마력만 하더라도 그랬고, 여기 던전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의 강함을 증명했다.
던정에 지어진 모험자들을 위한 시설. 좋지, 정말 좋은 시설이다. 문제는 이걸 만들고 나서 관리할 사람이 없었다는 거고 모험자 연합에서는 결국 일주일을 주기로 사람을 바꿔가며 이 시설을 운영한다.
그렇다면 깊은 던전 속의 시설을 관리하는데 아무나 보냈을까? 최소한 무언가 검증된 안전하고 강한 사람만 보냈을 것이다.
그래서 난 그녀가 실력자라 생각했고 이는 들어맞았다. 다만 그녀는 내 생각보다 더 유명인사였던 모양이다. 알렉이 그녀를 알고 있는 걸 보면.
"뭐야, 날 알고 있는 놈들이었어?"
"이 던전 도시에서 몇 년 동안 밥 벌어 먹고사는 자 중 자네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때로는 대박 정보를 사기도 하고 뜯기기도 한다는 정보 사냥꾼, 그리고 철저하게 마녀의 말만 따르는 마녀의 앞잡이 겸 하수인을."
"...그래서 성기사 나리는 감히 마녀와 함께 일하는 나를 죽이기라도 할 셈?"
"아니, 그런 짓을 할 리가 있나. 우리 창세신님의 성기사는 악을 행하지 않은 모든 생명체를 보듬을 의무가 있네. 그리고 이 도시의 마녀와 자네는 이익을 조금 추구 했을 뿐 악을 저지른 적은 없지."
"쯧, 이래서 고지식한 성기사는 기분 나쁘다니까."
그녀는 귀찮다는 듯이 아무 의자에나 걸터앉았다. 이 행동은 자신이 알렉이 말한 그 존재가 맞다는 것인 긍정. 이에 가장 놀란 건 역시나 에리스였다.
"에에!? 에리넬, 너 언제부터 마녀님의 부하였어!?"
"처음부터다. 애초에 너랑 처음 만난 것도 마녀님의 명령 수행을 위한 거였잖아."
마녀, 우리 황금 길드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수께끼의 인물. 정확한 정체는 모르지만, 황금 길드에서도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그리고 왠지 마녀가 언급될 때마다 내 감이 강렬하게 반응한다. 가 마녀한테 찾아가면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감이, 개인적으로 마녀에 관해 궁금한 것도 있고.
이건 나중에 묻기로 하고...우선 확실한 지원을 얻어내자. 나는 귀찮다는 듯이 하품을 쩍쩍 해대고 있는 에리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벅벅 긁어댔다.
역시 다크 엘프랄까, 굉장히 거리낌 없이 행동하네.
"아리넬, 너는 자기 입으로 자기가 정보 사냥꾼이자 마녀의 하수인임을 인정했지. 그러면 너의 정확한 힘은 어느 정도야?"
"당연히 A랭크! 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준S랭크다. 너희 길드의 간부진과 비슷한 수준이지."
"흐음? 준S랭크라고?"
"그래, 실적이랑 나에 관한 소문이 여엉~ 안 좋은데다 마녀님의 일을 처리하느라 승급 심사를 못 봤거든. 근데 준S랭크 맞을 거야. 항상 마녀님한테 구르고 훈련받아서 어지간한 A랭크보다 강하니까."
에리넬을 그리 말하며 증명이라도 하듯 천천히 마력을 일으켰다. 확실히 같은 A랭크인 에리스나 알렉을 아득히 뛰어넘는 마력량이다.
하지만 우리 길드의 간부들 수준이느냐고 묻는다면...글쎄? 절대 아니다. 그래도 그녀가 A랭크를 돌파한 건 사실 같으니 준S랭크라는게 맞는 말이리라.
"이것 참...애매하다고 해야 할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애매하게 대단하다. 그래도 우리 중에서 가장 강한 건 그녀다. 꼭 데려가야지.
"근데 너 은근히 쉽게 정보를 뱉어낸다?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녀를 지켜본다. 대개 정보를 다루는 녀석들은 자기 정보에 관해서는 병적으로 숨기려 드는데, 얘는 자신감 넘치게 모든 걸 불었다.
의심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의심받는 에리넬은 과장되게 웃으며 나를 가리켰다.
"마녀님의 명령이다. 내가 여기에 와있던 이유이기도 하지."
"마녀의 명령?"
"어, 거기 너 유진이라고 했었지?"
그녀가 나를 가리켰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그녀의 입꼬리가 승천하듯 솟아올랐다. 그리고 요염하게 입술을 핥으며 나를 묘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미녀가 저러는 만큼 꼴리기도 하지만 왠지 거슬린다. 나는 그녀와 정면에서 마주 보았다. 곧, 그녀가 시선을 떼고 입꼬리까지 끌어올리며 아름답게 웃었다.
"창세의 용사니 뭐니 하더니 진짜인가 보네?"
그녀는 예언 속 이야기를 꺼냈다. 성기사인 알렉을 의식한 건지 아주 작게 말해서 다른 사람들 귀에는 들리지 않았지만, 정면에서 마주 보고 있던 나는 입 모양으로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어쨌든 마녀님은 나보고 여기로 내려와 기다렸다가 너희와 합류같이 일 좀 하랬어."
그녀가 그리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니 나도 내일 너희를 도울 거야. 너희는 안심하고 내 뒤에만 붙어있어. 20계층 정도는 나한테 있어서 껌이니까."
그리 말하고는 위로 올라갔다. 아무래도 성능이 출중한 버스를 타게 된 것 같다.
"...우리도 해산할까?"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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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오늘 온종일 사냥하느라 쌓인 몸의 피로를 간단한 목욕으로 해결하고 친한 사람들끼리는 모여서 하하 호호 떠들었다.
당연하지만 이 와중에도 나는 떡칠 생각을 했다.
"그러면 오늘은 유벨의 방에 가서 가벼운 봉사를 시켜볼까."
요새는 닥치고 박기보다는 그녀에게 진득한 애무를 해주며 성감대를 개발, 동시에 그녀에게 내 물건을 봉사토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싫다고 질색을 하면서도 자신을 기분 좋게 해주는 물건을 암컷으로서 정성스럽게 만진다.
그러면서 암컷으로서 발정 난 모습을 감추려고 애쓰는 모습을 구경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
'이런 시설은 떡을 칠 수 없는 만큼 애무를 시키기에 딱 맞지.'
오늘은 애무로 시작해서 애무로 진득하게 이어가리라. 그리 다짐하며 방을 나서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가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누구지? 방문을 여니 익숙한 갈색 피부의 미녀가 잽싸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뭐해? 문 안 닫고?"
에리넬은 당연하다는 듯이 내 침대에 앉으며 말했다. 나는 우선 방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복도를 훑어봤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안심하고 방문을 닫았다. 에리넬을 바라보니 이제는 아예 침대에 벌러덩 누워있다.
갑자기 찾아와서는 남의 자리를 빼앗다니 어이가 없네.
"여기는 내 방 일 텐데, 왜 온 거야."
"마녀님이 시키신 게 하나 더 있거든."
그녀는 태연하게 말했지만, 말의 끝이 약간 떨렸다.
"그게 뭔데, 빨리 말해."
나는 그녀를 재촉했다. 하지만 그녀는 입을 열지 않았다.
갑자기 왜 이래? 나는 더욱더 그녀를 재촉했다. 그러자 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내 재촉에 못이기는 척 입을 열었다.
"네...액."
"뭐라고? 크게 말해."
"네, 정액! 마녀님께서 네 정액을 받아오라고 시키셨다고!"
"...하?"
이게 뭔 개소리지? 난데없이 내 정액을 받아오라고 했다니?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의 얼굴이 급속도로 붉어졌다. 엘프 특유의 기다란 귀가 사정없이 파닥거리며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알려주었다.
"아니, 난데없이 왜 정액을..."
"마녀가 지녀야 할 호기심이 발동하신 모양이야. 창세의 용사는 창세의 신과 관련된 인물, 그렇다면 그 혼과 육체는 특별할 테니 남자한테 가장 받기 쉬운 정액을 샘플로 사용해 조사하실 생각이야. 그리고 용사처럼 강대한 존재의 타액은 그 자체로 마법 촉매이자 재료가 된다고..."
그녀는 내가 뭐라 반박할 시간도 주지 않으려는 건지 설명을 다다다- 하고 이어갔다.
"아, 그건 이해했어."
마녀의 말대로 내 정액은 특수하다. 내 영혼과 창세신의 힘을 받은 탓에 자체적으로 상당한 격을 지닌 재료다.
근데 이걸 당당하게 받아오라고 시켰다니 역시 마법에 미친 마녀답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런 제안을 받은 에리넬을 불쌍하다고 해야 할지.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불쌍하다는 시선으로 보지 마!"
이런, 기분 나빴나 보네, 나는 얼른 시선을 치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에 앉았다.
이렇게 된 거 유벨한테 가는 건 취소다. 대신 에리넬이 내 성욕을 해결해 줄 것이다.
"내 정액을 받아오는 거면 일단 네가 짜주는 거냐?"
"끄응, 그냥 네가 자위해서 뽑아줄 수는..."
"싫은데."
앞에 먹음직스러운 초콜릿이 있는데 그냥 넘기라고? 어림도 없지. 정색하며 거절한다.
"아니, 그렇다고 이걸 다른 여자한테 부탁할 수도 없잖아. 네 옆의 있던 그 두 년은 음탕한 기운이 여기까지 느껴지더군. 아마 네 정액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겠지, 마녀님이 원한 건 무엇과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정액이다."
"그래도 내가 왜 자위를 해. 내 정액이 필요하면 네가 직접 뽑아보든가."
그녀는 내 말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내 ?의지가 잘 전달됐는지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옷을 벗었다. 사르륵, 옷이 벗겨지며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자극적인 모양의 레이스가 달린 브래지어는 매우 꼴렸다.
"삽입은 안 돼, 손과 가슴만 써서 뽑아낼 거야."
이게 최후의 마지노선이라 말하듯 그녀가 경계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던 브래지어를 벗겼다.
출렁~
이와함께 드러난 갈색 살덩이의 홍수, 그리고 나타난 갈색 계곡은 에리스나 유벨로는 절대로 만들어낼 수 없는 황홀경이다.
나는 홀린 듯 그녀의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