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화 〉프롤로그 (1/198)



〈 1화 〉프롤로그

내 평범했던 인생이 한 꿈에 의해 스릴 넘치는 절망으로 물들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 꿈에 나온 건 신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을 신이라 칭하는 존재였다. 그 존재는 나에게 한가지 게임을 제안했다. 게임 내용은 심플했다.

'차원을 넘나드는 능력을, 새 인생을 줄 테니 주인공의 숙명을 이뤄라.'

그때에는 이 소리를 듣고 중2병 꿈이라 판단해 비웃었다. 신이라 자칭한 녀석은 담담하게 날 바라보며 받아들일지 말지를 물었고, 나는 꿈에 별거 있겠냐는 심정에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였을 때 내 시야는 바뀌었다. 내 정신은 어딘가로 이동되었다. 그리하여 난 세계를 넘나들게 되었다.

첫 번째 세계는 거대한 탑을 올라야만 하는 세계였다. 그 세계에서 힘을 키우며 난 [주인공]을 보조해 탑을 클리어했다.

주인공은 괴물 같은 재능과 행운으로 폭풍 성장했으나 그딴 거 없는 나는 무리해가며 힘을 키우고 싸워야했다.

덕분에 나는 탑을 클리어 한 후 그동안 무리했던 후유증으로 죽었다.

그 후 신과 악신이 전쟁을 벌이는 세계에 환생했다. 주인공은 절대신의 힘을 품고 있었고, 난 주인공의 친구가 되어 악신으로부터 주인공을 지켜야 했다.

덕분에 신들한테 지원도 많이 받았으나 받은 권능을 감당하지 못해 죽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약하지만 권능 1, 2개 정도는 챙길 수 있었다는 거?

하여튼, 이것으로 진짜 끝이라 생각했으나 나는 죽지 않고 계속해서 세계를 넘나들었다.

빙의, 환생, 부활, 전이 등. 온갖 방식으로 세계를 이동하며 주인공를 도와야 했다.

여기에 내 의지 따위는 없었다. 주인공이라는 녀석들을 돕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결국 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주인공을 도와야 했다.

운명처럼 주인공과 엮이는 내 삶에 결국 나는 노선을 바꿨다. 주인공을 도와야 한다면 그 대가를 철저하게 받겠다고.

용사에게는 히로인이라는 존재가 있다.

주인공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인공이 불합리한 행운이나 재능을 지닌 것처럼 주인공 근처의 특별한 인연, 재능의 여자나 주인공에게 필요한 여자는 히로인으로서 주인공과 맺어진다.

나는 이런 히로인들을 꼬드겨 따먹었다. 어쩔 때는 순수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호감을 쌓기도 했고, 다른 때는 상황이나 특수한 아이템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처음에는 싫어하던 히로인도 있었고, 나쁘지 않아 하던 히로인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다들 나와의 섹스에 푹 빠졌다.

그리고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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