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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나에게 최면어플을 사용한다-298화 (298/298)

“이걸 입으십시오.”

“……어?”

김시연은 드물게 당황했다. 그란데힐이 자신에게 속옷을 건네줬기 때문이었다.

하얀색의 속옷.

그 위에 가리는 브래지어. 그런데 브래지어는 가운데가 갈라져서 유두가 훤히 보이는 구조였다.

“그리고 단장은 이걸 입으십시오.”

단장이라 불린 이는 푸른색의 란제리였다. 브래지어 아래에 반투명한 푸른색의 실크가 은은하게 야한 느낌을 주었다.

“이, 이건?”

“다들 아시겠지만, 요정왕님은 곧 결혼하십니다. 지금 때를 놓치면, 여러분은 영원히 요정왕님에게 은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 그렇다는 뜻은!”

단장이라 불린이가 매우 놀라면서 그란데힐을 바라봤다.

김시연도 침을 꿀꺽-삼키면서 그란데힐이 바라봤다.

그란데힐은,

기분이 나빴다. 심장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검은색의 불꽃이 자신의 몸을 태워버리는 느낌.

그러나 이게 맞다. 몇 번을 생각해봤다. 많은 생각을 하고, 또 했다. 그러나 이게 맞다.

이제 자신의 왕은, 여자를 더 받지 않을 것이다. 끽해야 샤오메이나 아야네,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 봉관의 무녀 정도.

고작 그 정도의 여자만 받을 거다. 그렇다면, 그 전에 최대한 자신의 편을 욱여넣어야 한다.

‘용족이랑 공허족도 움직임이 수상하고.’

어차피 늘어날 여자.

그렇다면 요정족이거나, 자신의 편이 되어줄 여자를 고르는 게 맞다.

멍청한 티타니아는 그런걸 따지지 않고 왕에게 사랑만을 구걸하지만,

그란데힐은 다르다. 자신의 왕은 여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요정왕은 젊다. 절륜하다. 어지간한 여자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예쁘고, 재능이 뛰어나고, 무언가에 특화된,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그의 사랑을 갈구한다면, 과연 그는 그대로일까?

영원을 속삭인 이들은, 영원이란 세월을 견딜지 몰랐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훗 날, 왕이 버렸다고 대성통곡하면서 땅을 두들기기보다는 왕이 어떤 걸 원하는지 알고, 연구하고, 그의 마음을 붙잡는 게 신하로서의 길이다.

그러니까,

이건 훗날을 위한 일이다. 그란데힐은 마음속을 태우는 불꽃을 느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확인해볼 것이 있습니다.”

그란데힐은 굉장히 무게를 잡으며 말했다.

김시연과 단장은 침을 삼키면서 그란데힐의 입을 주시했다.

“혹시 두 분 다 처녀십니까?”

“네, 그렇……네?”

“……네, 당연히 처녀입니다. 승마 같은 것으로도 제 처녀막을 깰 수 없었습니다.”

“단장은 자위 좀 적당히 하세요. 요즘 십삼월에서 단장이 자위하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항의가 잔뜩 들어옵니다.”

그 말은 한 뒤에 그란데힐은 덧붙였다.

“그래도 처녀라니 다행이군요. 요정왕께서는 처녀가 아니면 받지 않으시니까요.”

그란데힐의 말에 김시연과 단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이건 지독한 오해다. 이시우는 처녀의 유무는 그렇게 따지지 않는다.

처녀라면 자신의 색으로 물들일 수 있어서 더 좋아하기는 하다.

이채아의 존재는 알지만, 이시우의 여자들은 모두 처녀니 그녀도 처녀라고만 알뿐인 그란데힐은 그가 처녀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기본적인 것들이요?”

“예. 저희의 왕께서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왕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어떤 자세가 좋은지, 어떤 자세에서 봉사를 하는것이 왕을 가장 즐겁게 하는지에 대해서입니다.”

그 후로.

김시연과 단장은 1시간 동안 그란데힐에게 붙잡혔다.

이것마저도 자신의 왕이 귀찮을까 봐, 지식만을 주입한 수준.

김시연은 그란데힐에게서 어떠한 광기 같은 것을 느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랑과 꽤 떨어진, 그러나 그것에 가장 가까운 감정에 가깝다는 것을.

***

“……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런건가.”

사실 그들이 모여 있단 것은 알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서 내 감각권을 잠시 그 주위만 꺼뒀을 뿐이다.

“호, 혹시 시, 싫은거야?”

“그럴리가.”

싫을리는 없다.

김시연은 자존심이 꽤 떨어지고, 단장은 요정족의 미에서 거리가 꽤 있는 몸이라서 잘 모르지만, 그들은 객관적으로 보면, 어마어마한 미녀들이다.

그런 미녀들이 나를 사랑한다는데 싫은 사람은 없을 거다.

“근데 이렇게 해도 괜찮겠어? 처음인데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하는 건데.”

“저는 괜찮습니다.”

“나, 나도 괜찮아. 그리고 이 기회가 아니면…….”

김시연이 말을 삼켰다.

아마 나를 영영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나는 그들이 앉아있는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슬쩍 어깨를 감싸자 김시연과 단장이 움찔거렸다. 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내가 좋아하는 향기였다. 나는 손을 움직여 단장의 란제리 안으로 넣었다.

“흐으…….”

탄력감있다기 보다는 물컹물컹한 촉감. 솔직하게 말해서 처음부터 만지고 싶었다.

내 여자들 중에서 가장 큰 가슴 크기를 가진 것은 엘도르다. 그런 엘도르와 대등하거나…그 이상인 가슴.

과연 한 손으로는 다 만져지지 않을 촉감이었다. 영원히 주무르고 싶어지는 가슴이지만, 그래서는 김시연이 슬퍼하겠지.

“흣.”

김시연의 가슴을 주무르자 김시연이 들뜬 숨을 내쉬었다.

“어때?”

“이, 이상해.”

“그래? 좋아, 나빠?”

“좋아…….”

김시연이 수줍게 말했다.

누나인데 이상하리 만치 귀여워 보인다.

“그러면 우선, 제가 시범을 보이겠습니다.”

그란데힐은 그렇게 말한 다음, 내 자지를 입을 크게 벌려 넣었다.

손으로 기둥을 잡고 츄웁-야한 소리를 내면서 빨았다. 그리고 잠깐 입을 떼고, 내 불알을 핥기 시작했다.

“이렇게, 움, 모든 부분에서, 우움, 자극을 줘야 합, 읍, 니다. 그래야 왕님이, 으급, 좋아하시니까요.”

“그, 그렇군요.”

단장이 눈을 떨면서 그란데힐을 응시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 자지를.

“그, 그런 행위로 요정왕님의 정을 받을 수 있다니.”

“해보시겠습니까?”

“넵! 해보겠습니다.”

단장의 말에 그란데힐이 공간장악을 이용해서 아공간에서 콘돔 박스를 꺼냈다.

콘돔 박스? 나는 그란데힐의 선택에 의아했다. 물론, 처음에 나도 저걸 많이 사용했다. 아이를 낳으려면 그만한 환경이 준비되어야 아이를 훌륭하게 양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계속 여자들에게 질내사정을 하는 경우가 생겨서 성마법을 쓰면서 아예 안 쓰게 된 물건을 그란데힐이 가져왔다.

내 의문에 그란데힐은 설명하지 않고, 입에 콘돔을 넣은 다음 능숙하게 내 자지에 콘돔을 씌웠다.

“요정왕님의 정액은 말씀드렸다시피 천문학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에 농축된 생명의 마나는 요정족에 한해서 죽은자도 살린다는 엘릭서에 비견되고, 세계수를 성장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합니다. 요정족에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영약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렇게 콘돔을 씌워서, 정액을 보관해야 합니다.”

“…….”

처음에는 그렇게 하기는 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질내사정 하길 좋아하고, 여자들이 아이를 갖기 원하면서 그건 사라지지 않았나.

‘더군다나 정액을 먹는 일이 있어서.’

이지아와 은수아가 주 범인이었지만, 그란데힐도 만만치 않았다.

정액을 얼려서 빙수처럼 먹는다거나, 세계수의 성장을 위해서 보관해 두었던 정액을 몰래 슬쩍한다든가.

그리고 아마도,

여기 콘돔에 담긴 정액들은 모두 그란데힐의 차지가 되지 않을까.

황당해하는 나를 보며, 그란데힐이 내 옆으로 슬쩍 다가왔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물로 입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가글까지 한 다음 내 곁에 섰다.

‘…….’

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알겠다. 김시연이나 단장의 복장은 그저 ‘유혹’하는 용도고 그란데힐은 내 취향에 적합한 속옷을 입고 왔다.

흰색 브라에 보지는 훤히 내놓은 채, 가터벨트를 착용하고 그 아래에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이거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자지는 솔직했다.

“그럼 단장……보다는 우선 김시연 님이 해주십시오.”

“어, 어째서입니까?”

“가슴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 가슴으로 요정왕님에게 봉사하십시오.”

그란데힐의 말에 김시연이 우울한 표정을 지었고, 단장이 알쏭달쏭해했지만, 그란데힐의 말에 따랐다.

“단장, 기억하십시오. 저희 요정들의 미적 기준에는 단장의 몸은 굉장히 뚱뚱하지만, 인간의 미적 기준은 다릅니다. 왕님께서는 본디 인간이셨으니, 단장은 왕님의 미적 기준에 매우 적합하다는 소리지요.”

“그, 그런가요? 근데 윤승하 님은 저희 기준에서 아름다운데.”

“왕께서는 취향이 다양하십니다.”

“그렇군요.”

“…….”

이게 맞나 싶었다.

그러나 그란데힐이 그런거라면 그런거겠지. 나는 단장의 입에 입을 맞추고,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자지에서는 따뜻한 느낌이 났다. 김시연이 츄릅-하면서 자지를 빨고 있었다.

그란데힐이 내 뒤에서 가슴으로 등을 바쳐줬다. 그리고 내 귀를 핥으며 성감을 고조시켰다.

물컹물컹한 느낌.

오늘 승하랑 하고 와서 그런가.

뭔가 이렇게 가슴에 둘러싸이니 이게 행복인가 싶었다.

역시 내 취향은 큰 가슴인가. 다음엔 엘도르와 함께 해볼까.

“츄읍, 읍, 아, 이 정도면 될 것 같군요.”

그란데힐이 내 귀를 빨다가 김시연에게 말했다.

“음……그럼 처음은 우선…….”

그란데힐이 단장과 김시연을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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