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맞추며 허리를 움직였다.
이채아가 내 움직임에 몸을 맞췄다.
찔걱.
천천히.
허리를 흔들었다. 성 기능이 강화된 건 정말, 정말 좋은 일이지만, 몸이 약한 이들은 자칫하면 실신할 수 있기에, 정말 조심조심 해야 된다.
무엇보다 이채아는 윤승하와 윤채린의 장모이지 않은가?
옛날부터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라 했다.
얼떨결에 맺혀진 관계라고는 하나, 나는 내 여자에게 무신경하게 대해주지는 않을 거다.
“하응.”
나는 장모님의 작은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아쉽지만, 윤승하는 장모님의 유전자를 잔뜩 이어받은 것 같았다. 윤채린은 외가쪽일려나.
“가슴이 그렇게 좋아?”
“네, 그런데 채아씨 가슴이라서.”
“편하게 채아라고 불러도 돼. 신체적 나이는 내가 더 적으니까요.”
“……그럴까?”
편하게 장모님이라고 하고 싶지만, 질색할 것 같았다. 출처는 그란데힐이었다.
철컥.
이채아의 보지를 맛보고 있을 때, 아래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척으로 봐서는 이연아들인데 복장이 이상했다.
저번에 바니걸 복장을 하였을 때, 평소보다 힘내서 그런가. 복장이 그쪽 계통이었다.
“하아, 채아 언니. 그 잠깐을 참지 못하고 시작했어요?”
“아하하, 미안.”
“하긴 인정해요., 시우 오빠가 엄청 덮치고 싶게 생겼으니까.”
이연아의 복장은 특이했다. 코르셋인데 어깨와 하의를 감싸고, 보지를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팬티. 가슴은 유두 부분만 가린 하트 스티커 같은 것을 붙였다.
흔히 말하는 역 바니걸 복장이었다.
“흥흥, 벌써 우리 시우 오빠 눈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네. 봐요, 시우 오빠 이런 거 좋아한다니까? 빨리 작은 연아씨도 와바요.”
“시, 시, 실례 하, 합니다.”
작은 연아가 문을 열고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이연아가 눈을 부라리자, 작은 연아가 눈을 꼭감고 안쪽으로 들어왔다.
둘이 이연아라 그런지 복장을 깔 맞춤으로 만들었다.
이연아는 좀 더 키가 크고, 골반이 크고, 가슴이 큰 데다가 성숙해 보였고, 작은 연아는 이연아보다 모든 게 작지만, 앳되었다.
“음, 역시 빼는 게 좋았나.”
이연아가 작은 연아를 보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
“여자는 나이가 깡패랬는데, 시우 오빠는 그런거 안보죠? 저 마나를 익힌데다가 몸도 단련해서 더 자신 있는데.”
이연아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은근히 유혹했다.
“나는 작은 연아보다 연아가 더 취향이야.”
작게 말했다. 이연아는 그걸로 만족했는지, 눈웃음을 치며 내 볼에 쪽-뽀뽀를 했다.
“오늘 시우 오빠한테만 특별히 서비스해줄게요. 사촌에다가 연아 덮밥 맛있게 먹어주실 거죠?”
물론이었다.
***
‘꽤 오랜만이군.’
오랜만에 놀러가는 기분이라, 나도 꽤 들떠있었다. 반바지에 하와이 셔츠를 입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날이 좋았다.
일기예보에도 비가 오지 않을거라 해서 좀 불안했는데.
‘뭐, 비 오면 구름을 날리면 되는 거고.’
다른 차원의 이시우들을 흡수하면서.
내 힘은 문자 그대로 차원이 달라졌다. 뭘 못하는가 보다는, 뭘 할 수 있는가가 더 많아졌다.
히어로 아카데미로 향하니 내부에 지어진 작은 신사가 보였다.
사나에가 임시로 지은 신사.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히어로 아카데미에 교회도 있는데, 이거 괜찮은 건가? 엘도르가 ‘이교도 단죄!’라면서 부수지 않을까.
여신의 성격에는 그냥 넘어갈 것 같기도 하다. 워낙에 푼수 같은 성격이라.
“오셨습니까, 용사님.”
엘도르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응, 엘도르는 아침기도 때문에?”
“네, 새벽에 일어나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하는 기도는 색다르니까요.”
엘도르가 웃으며 말했다. 뒤에 릴리의 소녀가 보였다. 말쑥하면서도 어딘가 퀭한 모습. 이른 새벽부터 끌려나온 것 같다.
화장기 없어서 수수한데 꽤 예쁘다.
“엘리스를 눈독 들이시는 건가요?”
“아니야.”
접점이 있기는 한데, 굳이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엘도르가 가슴도 훨씬 더 크고.
나는 엘도르의 허리를 팔로 감싸며 말했다.
“나 눈 되게 높아. 그리고 가슴도 좋아하고. 우리 엘도르같이 엄청 큰 가슴을 말이야.”
릴리는 슬랜더 타입이라 내 취향과 거리가 멀었다. 전생에는 슬랜더가 취향인 줄 알았는데, 여기는 허리도 잘록하고 가슴이 큰 타입이 많아서 취향이 바뀌었다.
아니, 애초에 현실과 타협을 했던 거였다.
“으음, 요, 용사님?”
엘도르가 들뜬 숨을 내쉬었다. 홍조가 빨갛다. 그 이유는 내가 엘도르의 가슴을 주물럭거리고 있어서였다.
한 손으로도 다 감싸지지 않는 가슴이 물컹한 감촉을 주었다. 심신에 안정을 준다.
“맞다, 엘도르. 근데 이런데에 신사가 있는 건 안 불편해?”
“처음에는, 흐읏, 조, 조금 불편하긴 했습니다마는, 하아, 저, 저희는 모, 모두 이시우 님의 구멍 자매이기에, 읏, 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기로, 흐읏, 했습니다.”
……생각치도 못한 대답이 나왔다.
그런가.
엘도르는 이미 사나에와 내가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그런건가.
-엘도르. 지금이 기회입니다. 사나에가 이교도인줄 몰랐다고 하고 사당을 부수는 선택을 하십시오.
하늘에서 갑작스레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 탑을 클리어하고, 방 안에 나와 관련된 브로마이드나 인형 등을 만들었던 여신의 목소리였다.
-여신님. 지금 시우 님이 보고 계십니다.
-그런건 괜찮습니다. 아니, 제 신도가 어떻게 저 말고 다른 분한테 님을 붙일 수가 있죠?
-……여신님이 먼저 시우님이라고…….
‘…….’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신과 엘도르의 대화가 들렸다.
뭐, 이상하지는 않다. 여신은 좀 많이 푼수기가 있고, 스토커라고 생각하면 이해는 가니까.
‘아니, 그게 더 이상한데?’
여신의 이미지.
이대로 괜찮은건가?
-그치만 사나에 님은 이시우 님과 아마 관계를 맺은 것 같습니다.
-서, 설마요! 저, 저는 그런 과거는 본 적이 없는데?
-하지만 사나에 님을 보십시오. 이시우 님이 지나가는 길을 자기가 청소하겠다고 지극정성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나태의 산양을 토벌했을 때, 직접 이곳으로 이사를 올 정도로 지극정성입니다.
-……그러고 보니 남자들은 자기한테 순종적인 여자를 좋아한다고 했었죠.
-네, 이시우 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나에 님 정도면 마음이 없지 않을 겁니다.
-……역시 저의 제일가는 검. 혹시 구멍 동서일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그녀를 밀어내지 않을까-고민했던 제가 바보스럽군요.
-…….
-설마 아니죠?
-여신님. 통신이 불안합니다. 갑자기 이상한 방해전파 같은 것이……
-자, 잠깐만 기다려……!
통신은 그것으로 끝났다.
바티칸 신교의 어두운 면을 본 것 같았다. 신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 밑에 있는 신도들은…….
‘기부 좀 해야겠다.’
그란데힐에게 말해서 어느정도 기부를 해야겠다. 여신은 과연 여신다웠다. 고작 대화 몇 마디 들었다고 기부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다니.
“그런데 히어로 아카데미에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오늘은 주말인데?”
“그야 엘도르 보러왔지. 겸사겸사 다른 곳에 용무도 있고.”
엘도르가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그럼 저는 예배 이후에 강의가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아니면, 혹시 용사님도 같이 들으시겠습니까?”
“……미안, 나 먼저 가볼게.”
엘도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다른 곳으로 보냈다.
예배는 좀 그랬다. 전생에 문상이란 미끼에 걸려들었지만, 이번 생에 저런 푼수같은 여신에게 예배를 드리기엔 좀 그렇다.
‘차라리 승하나 채린이한테 하지.’
둘은 여신마저도 어쩔 수 없는 신이라고 했으니, 이편이 맞다.
엘도르와 노닥거린 덕분일까. 굉장히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멀리서 그란데힐과 김시연이 준비하고 오는게 보였다. 선유라는 아쉽지만, 가문의 일 때문에 바빠서 못 온다고 했다.
이번에 만든 정력제에 상아탑주가 개입해서 가문의 사활을 걸지 않으면 좀 위험하다고 해서.
‘영감님이 참 주책이야.’
다만 영감님이 슬픈 표정을 지었던 것이 기억났다. 자신도 지금까지 몰랐었는데, 자신이 남자기는 했다고.
그래서 일행은 김시연과 그란데힐.
어제 전화로 그것을 이야기하니, 그란데힐이 천의 가면 없이도 들떠했었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요정왕님은 오늘따라 별로다.”
“너, 미쳤어?”
“내 마음의 별.”
“…….”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서인가. 요정들이 이상한 헛소리를 하고 있다.
그 사이에 그란데힐이랑 김시연이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좀 더 빨리 왔어야 했는데.”
“미, 미안해. 오, 오래 기다렸어?”
그란데힐이 송구하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김시연도 미안하다는 듯이 사과했고.
“괜찮아. 내가 그냥 일찍 온 건데.”
지금도 약속했던 시간이 되기 30분 전이다.
어제 스케줄은 이연아와 작은 연아, 이채아 였는데, 이연아가 너무 쉽게 쓰러져서 그냥 빨리 왔다.
‘작은 연아가 오히려 더 버티던데.’
성과 관련된 스킬을 익혔다더니, 분명 기분은 훨씬 좋았는데 더 빨리 가버렸다.
조만간 여신에게 가서 바꾸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루가 돼버렸다.
“그럼 출발할까?”
“네, 워프 게이트 쪽에 미리 연락해두었습니다.”
우리는 느긋하게 출발할 준비를 했다.
“……죄송합니다. 아직 단장이 도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괜찮아. 느긋하게 가지.”
그러기를 잠시. 멀리서 부우웅-! 거리며 검은색 세단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곳으로 향했다. 그것은 우리 일행 10m 앞에서 절묘하게 멈추고, 문에서 익숙한 요정이 튀어나왔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늦었습니다. 이 죄, 팔 한쪽을 바쳐서라도……!”
“……괜찮아.”
십삼월.
요정족 최고 정예인 십삼월의 단장이 자기 팔 한쪽을 희생하려는 것을 막았다.
애초에 늦은 게 아니었다. 내가 다만 너무 빨리 왔을 뿐.
‘일부로 지각을 해야 되나.’
내가 요정족의 왕이기는 한데, 얘네가 보이는 충성심은 가끔 무서울 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