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들이 나에게 최면어플을 사용한다-293화 (293/298)

선유라는 천천히 이시우를 바라봤다.

처음에는 그냥 취향이었다.

얼굴도 좋았고, 비율도 좋았고, 몸매도 좋다. 완전히 이상형이라서 이시우 앞에서 끼를 부렸다.

하지만 그것보다, 사람을 홀린다고 해야되나. 가만히 바라만봐도 서서히 자신이 홀려드는 매혹적인 그런 분위기에 선유라는 이시우에게 반했었다.

그러다가 눈이 맞아서 첫날밤을 치렀고.

그 때 일을 생각하면 가끔 얼굴이 화끈해졌지만, 그래도 선유라는 후회하지 않았다.

다른 남자들과 첫날밤을 가지는 것보다, 이시우라는 남자와 첫날밤을 가지는 것이 더 값지다고 생각하니까.

그의 발걸음이 뜸해질 때마다 선유라는 그 생각을 하며 버텼다.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남자랑 맺어지는 게 싫었다.

이시우라는 남자를 맛본 뒤로, 선유라는 다른 남자들에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너무 눈이 높아진 것 같은데.’

어쩌겠는가. 이미 반한 것을.

가끔씩 몸이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정하기는 했지만, 자신은 마도명가로 유명한 선가의 장녀다.

평범한 여성이라면 못 버텼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혹독하게 기품을 중시하는 가풍은 그런 것 쯤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드디어.

선유라는 이시우의 자지를 맛볼 기회가 닿았다.

“올라타봐.”

누운채로 거만하게 말하는 이시우.

다른 남자가 말했다면, 모멸감에 몸부림치거나 손바닥이 나갔을지 모르지만, 그가 말하니까 달랐다.

그가 원하니까 해주고 싶다.

묘한 감정을 느끼며, 선유라는 침을 삼켰다. 아까 다 삼키지 못한 정액의 잔해가 달짝지근하게 입을 맴돌았다.

이지아가 처음에 왜 아깝다고 했는지 알겠다. 이시우의 정액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어마어마했다.

맛있다.

그 감정과 동시에 정액은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가 몸이 뜨겁게 타올랐다.

생명의 마나.

그녀가 만든 정력제에 가장 필요한 힘이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이런 말을 하게 될 줄 몰랐지만, 자신의 몸을 발정시켰다. 뜨거운 감정이 뇌속을 내달렸다.

자신도 모르게.

천박한 포즈를 취했다. 선유라는 다리를 M자로 벌리며 그의 위에 올라탔다.

“유라, 벌써 맛이 갔네.”

“벌써?”

“아무래도 우리 시우 정액 먹어서 그런것 같은데…….”

“내 정액이 무슨 발정제야?”

“발정제 맞아. 봐봐, 유라 눈 벌써 풀렸어.”

“어…….”

이시우랑 이지아가 잡담하는 게 선유라는 마음에 안들었다. 생명의 마나가 선유라를 발정시켰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들리지가 않는다. 다만, 선유라는 마음에 안들었다. 지금은 나랑 하고 있는데, 이지아와 대화한다는 것이.

선유라는 처음 했던 생각을 잊었다. 천천히 해야된단 생각을.

선유라는 이시우의 자지에 올라 탔다. 오랜만이라 익숙하지가 않다. 자지에 보지 입구를 맞췄다.

그리고 그대로 내려앉았다.

“하아.”

들뜬 숨을 쉬었다.

두껍고, 단단하고, 길쭉한.

모든 남성들이 원하는 장점들을 모조리 합친듯한 것이 뱃속으로 꾸물거리며 들어왔다.

“음, 감질나는데.”

“시우야, 가슴 만질래? 아니면 마마 보지 빨래?”

선유라가 절정하는 시간에 이지아가 이시우 옆으로 다가와 교태를 부렸다.

드레스의 앞섬만 풀면서, 가슴을 이시우에게 내밀면서.

“음, 오늘은 보지.”

“그럼 내가 올라갈까?”

“응.”

자신도 가슴에 자신이 있지만, 저건 하나의 벽이었다. 크기도 크기지만, 모양이 예쁘게 잘 잡혀 있다. 진지하게 얼굴보다 가슴이 더 컸다.

얼굴이 작은 탓이다. 그런 주제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속 안에서 검은색의 불꽃 같은 것이 간질이는 것 같았다. 이시우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게 하고 싶다.

선유라는 그래서 단번에 이시우의 자지를 삼켰다.

단번에.

꼬챙이가 자신의 몸을 꿰뚫어 버린듯한 감각.

“흐으으으으으으으읏♡”

온몸이 쾌락이라는 감정이 덮친다. 뇌가 달짝지근한 것들로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선유라는 입을 벌린 채, 그대로 기절할뻔했다.

‘뭐, 였지.’

선유라가 정신을 차리기 전 이지아가 이시우의 머리 위에 올라탔다.

이시우는 이지아의 핑크빛 보지를 봤다. 마나의 영향인지, 관리를 잘해서인지 처음과 같은 색깔을 띠었다. 그렇게 열심히 박았는데도.

손가락을 쓰지 않고 혀로 날름 빨았다. 이지아가 움찔거리며 조용히 몸을 앞으로 움직였다.

이지아는 아까 전에 선유라의 입에서 이시우의 정액을 빼먹었었다.

‘어쩔 수 없지.’

이지아도 먹고 싶었지만, 선유라가 너무 불쌍했다. 어떻게 이시우 자지맛을 알고 1년 동안 독수공방을 한 거지?

그래서 조금 전 섹스에서 처음을 양보했었다.

맨날 수십 번씩 빠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처음의 정액은 이시우의 체내에서 쌓이기 때문에 그 맛은 각별하다.

속된말로 이지아의 눈이 살짝 돌아갔다. 안그래도 오랜만에-이시우 여자가 너무 많아 로테이션을 돌려서 삼 일 만에-하는 섹스인데.

다른 여자가 꼈다.

뭐, 사실 여기에 선유라가 안 끼었으면, 김하린이나 은수아가 끼었을 거다.

다른 애들은 모르지만, 이지아는 은수아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는 유독 이시우의 정액을 갈구하는 것도 이유지만.

아무튼 그래서 이지아는 선유라의 입을 덮쳤다. 입으로.

키스.

선유라의 입속을 혀로 헤집었다. 샅샅하게. 달짝지근한 맛이 났다. 이시우의 정액의 흔적.

선유라는 눈이 풀려있다가, 이지아의 키스에 정신을 차렸다.

“시우야, 유라 깼어.”

“음, 그러면 이제 해도 되나?”

선유라가 뭐라 하기 전에 이시우가 허리를 움직였다.

찌걱.

음란한 소리가 들리면서 선유라의 뇌에 쾌락이라는 감정이 새겨졌다.

“자, 자기, 잠깐.”

“말하는 거 보니 아직 멀쩡해 보이네. 시우야, 박아도 돼.”

이지아의 담담한 선언. 이시우는 잠깐 고민에 잠겼다가 하반신의 본능과 이지아의 말에 따랐다.

찌걱찌걱.

“흐읏, 잠깐, 이거, 이거, 뭐, 뭔가 이상해.”

선유라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더한 이시우의 성적 능력에 당황했다.

“그래, 우움, 쪽, 쫍, 그렇게 좀 더, 츄읍.”

이지아가 이시우에게 말하며 선유라의 가슴을 매만졌다.

이시우에게 개발 당한 여자라면 몇 번 만지는 것으로 가게 할 수 있었지만, 선유라는 그게 아니었다.

이지아는 열심히 선유라의 가슴을 애무하며 귀를 핥고, 키스를 하며, 성감대를 찾았다.

절대로 그녀는 혼자 이시우를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만 선유라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 여자들이 이시우를 어떻게 차지하는지에 대해서.

그러니까 이건 선배로서의 교훈같은 것이었다.

***

시간을 되돌려서 동거하기 직전.

어느새부턴가.

이연아가 이시우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져 있었다.

사실 처음부터 윤승하는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이연아는 이시우와 이야기할 때 표정이나 눈이 달라진다.

눈은 굉장히 사랑스럽다는 듯이 이시우를 바라보고, 표정은 항상 싱글거리며 웃고 있었으니까.

이연아와 이시우의 관계가 심상치 않았음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윤승하의 머릿속에서는 설마 그럴리가-라는 생각이 있었다.

“엄마.”

윤승하는 조용히 이연아를 내려다봤다.

이연아는 얌전히 윤승하 앞에서 앉아 있었다.

“내가 왜 엄마한테 화났는지 알아?”

“내가 우리 딸 남자친구를 따먹어서?”

“…….”

당당하게 말하는 이연아에 윤승하는 입을 벌렸다.

그녀의 실질적 보호자인 이연아는 엄격한 부모님이었지만, 이런 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시우 오빠는 너무 매력적인걸.”

“……시우 오빠?”

그 칭호에 윤승하는 순간 정신을 잃을 뻔했다.

누가 누구보고 오빠라는 거지? 우리 엄마가, 내 남자친구인 시우에게 오빠?

……아줌마가 주책이었다.

윤승하는 차갑게 이연아를 바라봤다. 이연아를 ‘연적’으로 대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윤승하와 윤채린을 키워준 장본인이었지만, 동시에 이연아는 그녀들의 부모라는 거리감보다 친구라는 거리감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이지아가 이시우와의 시간을 포기하고, 세력을 포섭하는 것은 그녀는 처음에 약자였기 때문이다.

윤승하는 그런 기억이 없다.

그녀가 타고난 재능은 그녀를 약자로 만든 적이 없었다.

윤채린과 싸우면 그녀는 허구한 날 졌지만, 그것은 당연한 소리. 마법사와 전사라는 직업에서 나오는 당연한 이야기였다.

윤채린이 아니라면 윤승하는 동격의 전사와도 싸워서 밀리지 않는다.

“그치만 엄마도 승하의 남친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말이야……이야기를 살짝 나누다 보니 그만.”

이연아는 곤란한 어투로 중얼거렸다.

윤승하는 반사적으로 말하려다가 멈췄다. 윤승하와 이시우의 첫날 밤도 정상이진 않았으니까.

“……엄마가 저런 성격일 줄 몰랐는데.”

정신, 윤승하가 중얼거리자 윤승하와 이연아의 고개가 획-돌아갔다.

그곳에는 윤승하가 있었다.

기존의 윤승하와는 다른 풍부한 미드. 그리고 조금은 큰 키. 여자처럼 길게 기른 머리카락.

윤승하와 달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기 있는 둘은 그녀를 윤승하라고 인식했다.

“안녕.”

정신, 윤승하는 태연하게 손을 흔들었다.

***

이시우가 사냥개로 키울 생각에 그녀의 복수를 도와주고, 히어로 아카데미에 머물게 했으며, 가끔씩 들렸던 펜리르의 힘을 이은 여자,

김시연은 생각했다.

“혹시 나 잊혀진거야?”

공허한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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