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리아는 이시우를 봤을 때, 전생의 기억을 자각했다.
그때의 자신은 자신의 것이 아닌, 감정에 휩싸였다.
그녀는 처음 알았다.
감정이라는 것이 자신을 이렇게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감정이 풍부할 수 있단 것을 깨달았다.
지금 당장 이시우에게 달려가서 자신의 체취를 묻히고 싶었다.
다른 거슬리는 여자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고 싶다.
아포리아는 온갖 충동에 휩싸였다.
그가 나를 어떻게 볼까.
조금 삐뚤어져서 그가 사랑하는 존재 전부를 죽인다면, 그가 나만을 바라볼 것이다.
애정이 아닌 증오로.
모든 긍정적인 감정이 자신만을 위한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 것이다.
그것은 꽤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도 안 된다. 자신은 전생에서 철저하게 실패했다.
‘내 전생이 아닐지라도.’
윤승하.
그가 가진 힘은 위험했다.
현재 마왕은 자신의 모든것을 포기했다.
그것으로 얻을 힘은 그야말로 규격 외.
모든 능력이 몇 단계나 상승해버린 그는 최강의 생명체라 일컬어지는 자신조차도 감히 내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 마왕조차도 전생에서 봤던 윤승하보다 강할 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마왕이 세계와 공명해서 세계의 힘을 이끌어 낸다면 윤승하가 가진 강함은 세계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아니, 고작 그 정도가 아니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시우는 자신의 힘으로 마왕을 쓰러트리려 하고 있었다.
윤승하, 그 빌어먹을 놈을 쓰지 않는 것이 의아해했지만.
상관은 없었다.
여차하면 몰래 이시우를 빼돌려, 차원을 뚫어서 다른 세계로 가면 될 것이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
다른 세계의 아담과 이브처럼, 자신의 힘으로 이시우에게 불사의 힘을 내리고, 영원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
점점. 감정이 자신을 잠식함을 느낀다.
전생에서의 감정이, 자신의 감정을 집어삼킨다.
아포리아는 감정이 자신을 먹어치우기 전에 생각했다.
이시우를 찾아야겠다고.
그의 목을 친다면 이 감정이 조금은 사그라질까.
아니면 박제도 나쁘지 않았다.
자신은 그런 취미는 없었다.
그것을 역겹고 고약한 취미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상대가 이시우라면 조금은 달랐다.
그리고 이시우를 보자, 그런 감정들이 사라졌다.
전생의 감정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모조리 집어 삼킨다.
사춘기의 소녀처럼 그를 보자마자 기분이 들뜬다.
내 것.
그를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의 온 몸을 내 색으로 물들이고 싶다. 그의 온 몸에 다른 이의 체취가 아닌 나의 체취가 묻어나오게 하고 싶었다.
“나는 네가 필요해.”
다만.
그 단어의 울림은 아포리아의 마음을 조금 바뀌었다.
이런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내가 필요한가?”
“물론이지. 다른 누구도 아닌, 아포리아. 네가 필요해.”
달콤하게.
마치 독과도 같이 그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서 한가지 약조를 맺었다.
자신의 기억속에 이시우와 맺어지지 못했던, 밤의 맺음을.
***
나는 아포리아를 바라봤다.
떨리는 눈가.
볼에 살짝 뜬 홍조.
아포리아의 표정이 익숙하지가 않다.
입이 찢어지게 웃으면서 선의 영웅들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마인들을 죽이는 것은 많이 봤지만.
그러면서 항상 주인공에게 죽는 그런 역할이었다.
‘그래서 더 든든해.’
그 이연아가 삼왕과 함께 덤벼서 목숨을 장담하지 못했던 상대다.
마왕조차도 무력이란 측면에서는 아포리아에게 못 미친다.
지금의 나는 아포리아같은 방어력이 없어서, 그런 식의 싸움은 못한다.
이연아와 삼왕이 합공하면 나는 이길 수 없다.
세계 최강의 생명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나는 아포리아를 침대에 밀어트렸다.
‘어.’
그 때 갑자기 용의 반려가 반응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아포리아의 취향이나 성격 같은 것들이 다 나와 있었다.
‘사디스트…….’
이런 유형은 처음인데.
더 정확하게는 처음은 아니다. 샤오메이도 그런 성향이었으니까.
당황하는 사이 아포리아가 나를 침대로 쓰러트렸다.
“나는 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공격하는 쪽이지.”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를 밀어트리고 천천히 옷을 벗겼다. 그리고는 어색한 손놀림으로 내 몸을 애무했다.
“딱딱하군.”
“그래?”
내 복근을 만지면서, 천천히 바지를 내렸다.
“……이게 성인 남자의 크기라고? 영상에서 봤던 것보다 더……”
아포리아는 당황해 하면서 천천히 내 자지를 손으로 쓸었다.
“다음은 이거다.”
아포리아가 내 몸 위에 올라탔다. 보지를 내 얼굴 위에 올려놓고 자지를 빠는 자세.
69자세였다.
아포리아의 보지가 훤히 보였다.
붉은빛의 털이 약간 나 있는, 핑크빛의 보지.
나는 혀를 이용해서 보지를 핥았다. 할짝. 그러자 아포리아의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후, 제, 제법이구나.”
아포리아가 내 자지를 입에 넣었다. 적룡답게 뜨거운 감촉이 자지를 감쌌다.
츄릅, 츄웁, 츕.
어색한 혀놀림이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사정감이 몰려왔다. 참자면 참을 수 있지만, 나는 굳이 참지 않았다.
사정하기 직전, 아포리아를 멈춰 세웠다.
“후, 벌써 갈 것 같은가? 입 안에 싸도…….”
아포리아의 뿔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아래에 내리고 잡아당겼다.
“우웁……!”
그리고 그대로 사정했다.
뷰르르릇! 뷰르르릇.
액체가 꿀렁거리며 아포리아 입 안에 들어갔다.
아포리아는 그대로 꿀꺽꿀꺽-하면서 정액을 삼켰다.
“잠깐! 너, 너무 격렬한 게 아닌가?”
“어?”
이게 격렬하다고? 생각해 봤는데 격렬하기는 했다.
그동안 여자들이 이런걸 다 받아줘서 별 생각 없이 했었다.
나는 아포리아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미안, 하메르는 그대로 받아줘서. 다음부턴 주의할게.”
“……다음에는 주의해라.”
“응? 다음에도 한다는 거야?”
“…….”
아포리아는 내 말을 무시하면서 내 위에 올라탔다.
“후후. 이 자지가 나를 범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아포리아가 사랑스럽다는 나를 봤다.
“조심하거라.”
“무얼?”
“내 육체는 최고다. 아마도 보지도 기분이 좋을 테지. 남자는 그런 쪽에 자존심이 강하다고 했다.”
……그러니까 내가 바로 쌀까 걱정하는 건가?
나는 순간 황당했다.
이런 기분이 꽤 오랜만이었다.
“그러니까 내 질 안에 싸더라도, 너무 낙심할 필요가 없다.”
“나, 경험 많은데.”
“후후, 걱정 말거라. 본녀는 간접적으로 경험이 많다. 일족의 장으로서, 용족들의 관계를 지켜봐야 했었지.”
내 말을 듣지 않고 아포리아가 멋대로 움직인다.
쑤욱.
아포리아의 보지가 내 자지를 넣었다. 무언가 뚫리는 소리가 들리며 아포리아가 몸을 떨었다.
“아아……이게 자지…….”
천천히.
아포리아가 몸을 내렸다. 그에 따라 자지가 뜨거운 점막에 휩싸였다.
‘오.’
“어떤, 가. 하아, 내 보지는?”
“질 안이 끈적끈적해.”
내가 직설적으로 말하자, 보지가 꾹-하고 조였다.
사정감이 몰려왔다. 그대로 사정하고 싶지만, 아까 전 아포리아가 했던 말이 걸렸다.
내가 바로 사정할거라 생각했겠지만, 넘어온 문턱이 다르다.
여러 여자들을 섭렵했고, 삼왕과 이연아마저 쓰러트린 나다.
‘고작 이런 데서 조루라 불릴 수 없지.’
나는 천수를 극대화했다.
내 위에서 슬금슬금 움직이려는 아포리아를 쳐다봤다.
“왜 그러지? 자신만만하게 말하고는 가만히 있는데.”
“잠, 깐, 하아, 네가 익숙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거만한 표정으로 아포리아가 말했다.
나는 자지를 찔러 넣었다. 거만한 표정이 풀어진다. 내 위에서 기승 위를 하던 아포리아는 내 의지에 따라 가슴을 흔들었다.
“아앙! 응읏……핫, 이건 대체……!”
혼란스러워 하는 아포리아. 그러나 나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아포리아를 안으면서 들어 올렸다.
“흐윽!”
“어때?”
“이, 이런건 하지 마라! 자, 자지에 마치 꼬챙이처럼 나를…하응!”
들어 올린 채로 하니 아포리아의 안쪽까지 자지 끝에 걸렸다.
나쁘지 않네.
나는 아포리아를 벽에 밀치고 그대로 자리를 끝까지 밀었다.
그리고 사정.
“……♡”
아포리아가 입만 뻐금거리며 절정했다.
그리고 오늘 난, 아포리아를 끝까지 밀어붙여서 서열 정리를 끝냈다.
***
아포리아를 포섭하는 건 그 뒤로 간단했다.
“……이번 만은, 그대를 위해 희생하지.”
나는 천천히 전력을 세었다.
삼왕은 안된다. 지금 임신 중이라 위험하다.
하지만 모든 이종족의 힘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협회의 인원들도 차출했다.
협회를 끌어들이는 것은 간단했다. 이연아가 적당히 협박하고 나랑 김은정이 적당히 당근을 쥐여줬다.
바티칸도 협력한다고 했다.
미국은 더 원이 모종의 이유로 실종되어서, 혼란스럽지만 지구를 지키는 일에 협력한다고 말했다.
‘뭐, 당연한가.’
마왕은 지금 모든 전력을 호주에 집중시키고 있다. 더 원에게 많은 힘을 할당한 만큼, 지금은 그 힘을 간절히 원하고 있겠지.
나는 바깥을 바라봤다.
바깥에는 김은정이 호주에 있는 마왕을 죽이고,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연설하고 있었다.
“으므.”
그리고 나는 요정왕의 집무실에서 그란데힐에게 열심히 성은을 내려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