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7화 〉 이연아
* * *
‘음…….’
나는 특성란을 훑어 봤다. 낙윤의 혈통. 탑에서 얻은 특성이다.
이 특성을 얻자마자, 내 몸속의 한 줄기의 힘이 새겨진 것을 깨달았다.
한줄기의 힘은 불꽃처럼 맹렬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 힘을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화르륵!
그러자 불꽃이 손바닥 위에 솟았다. 맹렬하게 타오르는 적색의 불꽃.
‘……신염.’
지식열람이 머릿속으로 지식을 전달한다. 한 때, 대륙 하나를 불살라 없애려 했던, 염신의 힘.
‘당첨이군.’
가장 좋은 것이라면 뇌 속성이지만, 이 정도만 해도 어딘가.
당장 미의 신 같은 것이 걸려서, 매력 증가라던가, 이성을 매혹한다라는 능력이 있으면 골치 아프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려는 거야?”
윤채린이 팔을 쭉 뻗으며 물었다.
“응, 궁금한 게 있어서.”
“어디로? 설마 날 버리고 다른 여자한테 가려는 거야?”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응, 이연아한테 갈려고.”
“뭣!? 너 설마 이모마저 꼬시려는 거야? 승하가 너 모자 덮밥 먹으려는 짐승으로 알면 어쩌려고!”
윤채린이 당황하며 말했다.
“아니, 이미 짐승이기는 한데, 그것보다 연아 이모를 진짜 꼬시려고?”
나는 아무말도 못했다.
지금의 나는 꼬신 적이 없지만, 이연아가 나를 바라볼 때의 눈은 호감도가 다 채워지다 못해 그 이상의 무언가 수준이었는데.
태연한 척 가면을 쓰고는 말했다.
“이번에 올라갔었던, 탑 때문에.”
“흐음…….”
윤채린이 나를 수상하다는 눈으로 보더니, 이내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뭐, 어쩔 수 없네.”
그래도
윤채린이 조그맣게 말하고는 내 입에 입을 맞췄다.
“지금은 내꺼니까, 이모한테 가기 전에 물 좀 빼놔야겠어.”
히죽하고 웃으면서 말했다.
“뭐래, 삼류 보지가.”
“마! 내가 그때 져준 거라니까!”
윤채린이 박박 우겼다.
“하지만 시우, 네 말도 의미가 있네. 내가 져줬단 걸 너는 알지 못하니까.”
윤채린이 이불을 걷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리고는 다리를 M자로 벌리면서, 털 하나 없는 백보지를 손가락으로 활짝 폈다.
“그,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한 번 더?”
“허…….”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이번 걸로 확실하게 하면 되잖아!”
“……그래. 이번에는 울고불고 애원해도 안 봐줘.”
“……아니, 내가 진짜로 져줬다니까?”
안봐준다는 말에 윤채린이 잠깐 움찔하고는 다시 우기기 시작했다.
나는 핑크빛의 보지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천의 가면에서 진한 분홍빛의 감정이 느껴졌다.
찔걱먼저 손가락을 넣었다.
“흐윽……♡”
손가락을 꺼내자 주륵끈적한 액체가 손가락을 적셨다.
이대로 그냥 넣어도 문제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윤채린이 원하니까.
‘기절은 안 하겠지.’
이번에는 꽤 자신만만한 걸 보니, 뭔가 수단은 있겠지.
나는 혀로 클리스토리 부분을 핥기 시작했다.
츄릅
“흐윽♡”
윤채린의 몸이 부들거리며 떨렸다. 손으로 침대보를 꽉 움켜쥐면서.
“이거, 흑, 너, 너무 좋아…하읏!”
“벌써 가는 건 아니지?”
“이, 이딴걸로 이, 이, 처, 처마님을 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 흣, 하느거야?”
발음이 뭉개진 채 말해봤자, 설득력이 없는데.
혀로 클리를 두들기다가 문득 윤채린의 애널이 보였다. 뻐끔거리고 있어서 나는 그곳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으응?”
“자, 잠깐! 어, 어디에 손을 너, 넣는 거야! 거기 더럽다고!”
“채린이 몸에 더러운 데가 어디 있다고.”
“아, 그, 그렇기는 한데…하으으윽!”
몸을 뒤틀려고 하길래 천수를 발동해서 혀로 제압했다.
‘그래도 싫어하는 것 같으니.’
나중에 남다윤하고 껴서 해볼까.
“그럼 넣을게.”
“버, 벌써?”
윤채린이 당황한 어투로 물었다.
나는 의아해하다가 이내 윤채린의 몸이 굉장히 민감한 상태란 걸 깨달았다.
아마 이대로 넣는다면 윤채린은 상시로 절정하며 삼류 보지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흐아아아아아앙♡”
찔걱그래서 넣었다.
질 주름이 게걸스럽게, 맛있는 걸 먹듯이 내 자지를 조여왔다.
“좀 더 조여봐.”
“흐윽……!”
내 명령에 윤채린이 보지쪽을 조여왔다.
얘도 마조끼가 있어서 명령하거나 매도하면 흥분하면서 잘 따르는 편이었다.
풀린 눈과 입.
나는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서 크게 박았다. 윤채린이 몸을 자연스럽게 골반을 내리며, 내 움직임에 몸을 맞췄다.
“흐응…하아앙!”
과연.
자신만만할만 했다. 저번보다 훨씬 잘 버티고 있었다.
나는 윤채린의 가슴을 주물럭 거렸다. 탄력있는 촉감이 느껴졌다. 유두를 꼬집고, 입을 맞췄다.
“츄읍, 츕.”
그것을 몇 번 더 반복하자 윤채린의 보지쪽이 굉장히 흥건해졌다. 조수가 침대에 줄줄 흐르고 있었다.
“으흐으으…….”
“괜찮아.”
“흐하앙. 괘, 괜찮아 졌어.”
잠깐의 시간.
윤채린은 회복했는지, 침대 옆에 있는 물병을 쥐고는 그것을 꿀꺽꿀꺽 마셨다.
“하. 너도 마실래?”
“응.”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윤채린이 물병 하나를 내게 넘겼다.
“미안, 아직 가지 못했지?”
내가 물을 마시는 사이, 윤채린이 내 자지쪽으로 가서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쪼옵, 쪽…흐음.”
“아, 갈것 같아.”
내 말에 윤채린이 입을 더 크게 앙벌리고는 뿌리까지 삼켰다. 그리고 입술을 오므렸다.
그대로 입안에 싸라는 듯이.
그리고 나는 당연히 사정감을 참지 않았다.
“싼다.”
뷰르릇! 뷰르르르릇!
“움.”
사정하자 윤채린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는 이내 꿀꺽꿀꺽정액을 마셨다.
“엄청 진한데……탑에서 엄청 참았구나.”
“……응.”
멤버가 샤오메이나 아야네, 정수기였기 때문에 뺄 기회가 없었다.
윤채린이 기분 좋은 듯이 웃었다.
“기분이다. 이 천마님이 특별히 받아주마.”
그렇게 기승위로 올라탄 윤채린은.
“졔송, 졔송해요오오옷♡”
기절직전까지 갔다.
***
나는 이연아를 찾아갔다.
탑을 등반한 영향이 즉각적으로 이연아에게 미치는 것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이다.
‘만약 바뀌지 않는다면, 다음 회차로 넘어가는 건가…….”
내가 이곳에서 마신을 막지 못한다고 쳤을 때.
대적불가의 마신은 ‘세계’를 한번 부수고 영원을 꿈꾸는 자와 함께 세계를 수복한다.
생각에 잠기면서 걷자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정원이 달려있고, 현대학적인 2층짜리 건물이 있는 주택. 정원 중앙에는 분수대가 있고, 건물은 2층이 더 큰 기하학적인 구조였다.
내가 벨을 누르자, 문이 정원 문이 절로 열렸다.
그리고 문 앞. 이연아가 나를 맞이 했다.
“굉장히 빨리 오셨네요?”
이연아가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탑은 공략하려면 한참 남았을 텐데……. 설마 벌써 끝낸 건 아니죠? 힘이 많이 늘어난 게 아니라, 보내기 전, 그대로인데.”
이연아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등반자는 중간에 들어올 수 있었나? 뭐, 손님을 이대로 두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일단 들어오세요.”
이연아가 길쭉한 팔로 문을 활짝 열고는 나를 맞이했다.
“흥흥~근데 엄청 빨리 오셨네요. 설마 바로 오신 건……아니네요.”
아주 순간적으로, 샐쭉한 눈이 나에게 향했다.
냄세는 아닌데. 이곳에 오기 전에 잔향 같은 것은 다 지웠다. 먼지나 머리카락도 마찬가지다.
여러 여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익힌 마법이다. 내가 여자들에게 하렘을 선언하기는 했는데, 다른 여자 냄가 나면 싫어해서.
“어떻게 알았느냐는 눈치인데 제 능력이니까 비밀~.”
한 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근데 오빠.”
자연스럽게 내 팔짱을 끼며, 이연아가 말했다.
“그곳에서 벌써 날 유혹한 건 아니죠?”
“엄청 경계하던데.”
“하핫, 오빠가 이해해줘요. 그 때, 한창 남자들한테 시달리고, 채아 언니를 남자한테 뺏겨서 남자 혐오증이 좀 있어서.”
이연아가 조금 유쾌한 듯이 말했다.
“그런데 내 기억에 있는 시우 오빠는 여전히 고자인데, 이상하네요. 탑에 등반했을 때 상처를 잔뜩 입어서, 상처를 입은 맹수 같았는데. 설마 탑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이곳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건…….”
이연아가 거기까지 말하고는 멈칫했다.
“설마, 오빠 채아 언니를 노리는 건 아니죠?”
“아니, 내가 왜 장모님을 노려?”
“남자들은 그런 거 좋아하잖아요. 막, 모녀덮밥이라면서 딸하고 사귀고 있으면서, ‘내 정액으로 내 딸을 만들겠다’라고 대사치는 거에 로망이 있다던데.”
“나는 없어.”
이건 진짜 억울하다. 나는, 나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이라서 정말 잘 대해주려고 했던 것 뿐이다.
“아핫, 알고 있어요. 그냥 한 번 놀려본 거에요. 막 이래~.”
이연아가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근데 이쪽의 이연아에게 마구 대시해도 되요. 저는 정말 잘 넘어갈 자신 있거든요. 침대로 밀어치면 꺅하고 자빠트릴 수 있는데.”
반달로 휜 이연아의 눈.
“아니면 당하는 쪽이 취향? 저는 리드 당하는 게 좋은데, 리드하는것도 싫지 않아요. 시우 오빠가 좋은 거라.”
내 팔을 꽉잡고는 말했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오늘 저희 엄마가 낳은 아주 맛있는 거 먹고 갈래요? 아니, 먹고 가요. 나, 참으려고 했는데, 이제 진짜 더는 못 참겠어.”
이연아가 선언하듯이 말했다.
***
“쟤가 ‘그분’의 동생이야?”
“어, 그러니까 너도 잘 보여. 혹시 토벌 같은데 위험할 때, 그분이 도와줄지도 모르잖아. 한국은 학연, 지연, 혈연이라고.”
여기저기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에는 하나같이 동경과 부러움질투가 섞여 있었다.
이하나는 우쭐한 기분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우쭐한 기분은 내 오빠가 이렇게 잘났다라는 느낌이고, 책임감은 오빠 이름에 먹칠을 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
이시우가 들었으면, 그런 것보다 실리를 챙기는 게 더 낫다라고 말했겠지만.
‘어떻게 그런 짓을 해.’
이하나는 절대, 오빠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거다.
그러면서 핑크빛의 학창생활을 즐길 거다.
남자친구는 오빠 정도의 얼굴과 자립심, 그리고 비율이 모델급으로 좋고, 재능도 뛰어나서 여차하면 자기가 위험할 때, 멋있게 번개같은 것을 휘날리며 지켜줄 수 있는 남자여야 했다. 생활력도 좋고, 요리도 잘 해야 되고, 자기 가족도 아껴줄 수 있어야 하며, 무심한 표정으로 가끔 로맨틱한 말을 해주는 사람 정도면 합격선에 세워 줄 수 있다.
“여기 계셨군요.”
고풍스러운 목소리. 이하나는 고개를 돌렸다. 메이드 복을 입은 회색빛의 여인이 있었다.
기다란 귀에 회색의 눈동자와 머리색. 그란데힐이다. 오빠가 가장 아낀다는 측근.
“네, 안녕하세요.”
이하나에게 익숙하다. 오빠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오빠 여자친구들은 자신을 잘 대해 주려고 한다.
가령, 그녀에게 남자가 다가가려고 할 때.
“처, 첫눈에 바, 반했습니다.”
“야, 너, 지금 내 눈앞에서 누구한테 고백하냐. 우리 하나가 싫어하잖아!”
학생회장인 윤채린이 나선다든가.
“하나야, 여기 와플이 굉장히 맛있는데, 같이 먹으러 갈래?”
“노래방도 가자. 거기 기계 엄청 좋아.”
부모님의 직장 상사인 임나연하고, 마도명가의 후계자가 자신하고 놀려고 한다든가.
“아, 하나야. 이건, 그니까, 얘들이 네 욕을 하더라고. 그래서 교육을 조금…….”
한 때, 자신이 좋아했던 여성이 자신의 욕을 한 동기들의 이야기를 듣고 눈이 돌아가서 반쯤 죽인다든가.
그 덕분에 오빠의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과 무색하게, 이하나는 1학년들 사이에서 이미 언터쳐블로 불리고 있었다.
'최소한 오빠의 반의 반 정도로 되는 남자가 아니면……!'
다만, 이하나가 듣기에는 아직 조금 먼 미래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