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들이 나에게 최면어플을 사용한다-184화 (184/298)

〈 184화 〉 상승(6)

* * *

티타니아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이시우와 윤채린을 응시했다.

윤채린이 이시우를 덮친다. 이시우를 밀어트리고 와이셔츠를 벗겼다.

‘어머.’

티타니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가리며, 손가락을 펴서 훔쳐보았다. 선명하게 찍힌 복근. 완벽한 육체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이시우의 자지도 보였다.

티타니아는 그것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이시우의 자지는……크고 우람했다.

마치 야설에서나 야한 만화에서 볼법한,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비현실적인 크기.

‘큰일인데.’

저건 좋으면서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시우는 다른 곳에서도 노리는 재능 덩어리다. 비록 삼왕이라는 관계로 맺어져 서로 믿음직한 동료이지만.

삼왕은 모두 여자다.

그리고 이시우는 남자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종족의 차이. 그것이 다른 삼왕들이 주저하게 될 테니까.

하지만 요정왕은 그게 불가능하다.

세계수의 힘을 받아들여서 생명의 마나를 가장 잘 받아들이는 육체가 되었다.

‘그 말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시우의 육체가 한층 더 진화했다.

이시우는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지만, 이시우의 육체는 이시우가 무엇을 상상하든 간에 그 이상이다.

이시우는 잘 생겼다.

보통 잘 생긴 게 아니라, 얼굴 하나로만 따져도 삼왕들이 탐낼 만큼.

분위기는 어떤가.

사람들을 홀리게 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세계수의 마나를 받아들인 육체는 화룡점정이다.

지금 이시우를 덮치는 윤채린처럼.

이시우의 육체에 깃든 생명력을 탐내게 된다. 여기서 이시우에게 호감이 있다면, 그의 아이를 낳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거고. 이시우는 여성체들에게 호감을 사기 아주 쉬운 위치에 있다.

즉, 여자들은 이시우의 육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한 번이라도 안겼으면­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성적인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티타니아는 콩닥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생각했다. 에니스의 일족인 공허족은 그래도 괜찮아. 그들은 이성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족은 위험하다. 그들은 인간을 애완동물로 바라보지만, 이시우는 아니다.

다른 종족보다 좀 더 본능에 충실한 용족들은 이시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발정기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티타니아는 두 눈을 굴렸다.

이시우의 재능이 조금만 더 별로였다면, 이시우는 요정족의 품속에서 환락을 즐기면서 살지도 몰랐다.

이시우는 너무 뛰어난 게 문제였다.

고작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그는 상격에 올랐다. 만약 여기서 2년이라는 시간이 추가된다면? 마왕이 부활하기 전까지 5년이라는 시간을 버틴다면?

어쩌면 그는 회귀자보다 높은 위치에 오를지도 몰랐다.

“흐아아아아아앙♥”

헐떡이는 윤채린의 목소리가 상념을 깨웠다. 윤채린이 다리로 이시우의 몸을 끌어안으며 정액을 깊게 받아들였다.

천박하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광경일지도 모르지만, 그 대상이 생명의 마나를 받아들인 이시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부럽다.

꿀꺽. 침을 삼키며 티타니아는 열락이 담긴 눈으로 이시우를 바라보았다.

***

요즘 들어 밤을 새우는 시간이 많아졌다. 급하게 무공을 추가하고 새로워진 내 육체에 적응하며, 동시에 중요한 요정족들과 만남을 갖고, 호감을 사는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멀쩡해.’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요정왕이란 이유가 가장 컸다. 세계수가 가진 생명의 마나를 받아들인 육체는 차원이 달랐다.

거기다가 일월의 효과로 태양이 떠 있는 시간에는 태양의 마나가 내 활력을 돋구고, 달이 떠 있는 시간에는 달의 마나가 나를 돕는다.

일 년 동안, 꼬박 밤새우면서 활동하는 건 무리겠지만, 그중 80%는 가능하지 않을까.

와작. 아이스크림을 깨물며 교실로 향했다. 교실로 향하는 길에 학생들이 보였는데, 학생들이 평소보다 기운이 없어 보였다.

‘슬슬 기말고사 기간인가.’

이번 기말고사는 서바이벌이다.

섬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그곳에서 시험을 본다.

일종의 섬 형태를 한 던전인데, 그곳에서 어떻게 버티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던전이라서 태양이나 달이 없어 내 일월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지만.

별로 상관없다.

던전이야 지식열람과 천수만 있어도 최소 5등 안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애들의 견제도 상격에 들어선 뒤로 별로 무섭지 않다.

한 번에 덤비는 게 아니면 잠깐 뒤로 물러나서 야금야금 덮치면 금방이니까.

‘일월을 던전에서 쓰고 싶은데.’

학생들은 문제가 아니다.

그 던전에는 한가지 히든 피스가 존재한다.

원래대로라면 던전에 들어가서 문지기가 내는 시험을 풀고 보상을 받지만.

‘문지기를 쓰러트리면 또 보상이 있지.’

플레이어 중, 누군가 치트키를 이용해서 문지기를 잡은 전력이 있다.

문지기를 잡으면 나오는 템은 무슨 용도인지는 모른다.

다만, 혁월이 그 아이템에 반응해서 김은정을 죽이지 않았다. 그것 하나로 그 아이템은 얻을 가치가 있다.

[컬렉터를 모방한 가면 Lv. 0(3%)]

컬렉터의 가면에 마나를 불어넣으며 가면을 만들고 있자니, 앞에서 송라희 교수가 보였다.

그 옆에는 은수아가 보였고. 나를 발견했는지, 은수아가 환한 미소를 지었고, 송라희는 나를 조금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파……시우!”

은수아가 거의 달려오다시피 나에게 왔다. 그러고는 송라희를 잠깐 보고 눈치를 살폈다.

원래 단둘이 있으면 바로 내 품에 안기고, 애교를 부리고 할 텐데.

“어제 엄청 멋있더라.”

히히­하고 웃으면서 슬쩍 내 눈치를 봤다. 아, 상격에 들어서 혹시 최면에 풀렸나 간 보려는 건가.

나는 태평한 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시우…학생. 혹시 시간 괜찮은가요?”

송라희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학생에서 망설이는 건, 내 성취가 학생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번에 말씀하신 것 때문이죠?”

“맞아요. 김하린 학생의 광익도 흥미롭지만, 이시우 학생의 광익도 궁금해서요.”

뇌광염익.

번개와 불꽃을 두른 날개에 대해서 송라희가 흥미를 들어냈다.

은수아가 옆에서 흥미로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라이트닝 블레이즈 윙. 이라고 중얼거리면서.

“멋진 이름이네요.”

은수아의 중얼거림에 송라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은수아가 눈을 빛냈다.

“시우야, 이번에 송라희 교수님이 시우가 도와주면 보상을 주겠다고 하셨거든.”

“네. 사실 다른 걸 준비했지만, 이번에 상격에 오르시면서 태양의 힘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마침 저한테 태양의 돌이라는 물건이 있거든요.”

송라희의 말에 나는 한가지 조합법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게 있었군.

태양의 돌은 문자 그대로 태양의 마나를 받아들인 마석이다. 이걸 달의 돌이라는 물건하고 합치면, 일월의 돌이 완성된다.

직접 태양이나 달의 힘을 받는 것만큼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비슷한 힘을 낼 수 있다. 만들기가 까다롭고 재료가 몹시 귀해 힘들지만.

‘달의 돌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조금 껄끄러운 위치에 있어서 그렇지.

트윈 스펠의 주인인 선유라. 그녀의 가문이 가지고 있다.

요정족의 창고에서도 뒤지면, 비슷한 물건이 나오겠지만, 요정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달의 힘을 받아서 강해지는 요정족들이 있고, 트윈 스펠도 레벨업을 해야 해서.

‘트윈 스펠은 굉장히 좋은 능력이니까.’

“그럼 지금 여기서……는 힘들겠네. 사람이 많으니까. 우선 자리부터 옮길까?”

“수업은 어쩌지요?”

은수아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내가 1교시 수업이니까, 조교한테 시키면 돼.”

“그래도 되는 건가요?”

“응. 슬슬 기말고사 기간이니 애들 자습 시간도 필요하고.”

송라희가 그렇게 말하며 나와 은수아를 보았다.

“그리고……너희는 따로 공부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건 그렇죠.”

송라희의 말에 은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

우리는 지금 송라희를 따라 연구실로 향했다.

연구실 안은 마공학 장비를 빼면 대부분 비어있었다.

“아무래도 이능을 실험하는 거니까, 중요한 물건들은 다 빼놨어.”

송라희가 그렇게 말하며 기대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광익을 모방한 가면을 썼다. 내 등 뒤에서 빛이 모여들며 날개의 형상을 만들었다.

화르륵!

파지직!

불꽃과 번개가 빛을 태우듯이 등 뒤에서 솟았다.

그 모습을 보며 은수아와 송라희가 눈을 반짝거렸다.

“역시 굉장히 특이해.”

“구조로 보면 하린이의 광익보다 짜인 구조가 미약한데…그걸 시우는 자신의 마력이 메꿨어요.”

“그래서 번개 속성을 강하게 띄게 되네요. 이렇게 되니까 출력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마나를 더 많이 잡아먹는 건 단점으로 작용하겠네요.”

“불꽃의 마나도 들어가 있는 게 특이해요. 불꽃과 번개의 마나를 빛이라는 요소로 묶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아요. 이렇게 되면 광익이 가진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약해지고, 공격성을 강하게 띠니까. 이 경우에는 오히려 출력이 너무 높아서, 마이너스가 더 높은, 희한한 경우고…. 거기다가 구조상 광익의 깃털을 생성도 안 되고요.”

“대신 시우가 이걸 휘두르는 걸 봤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수십 갈래로 쫙­하고 갈라지더니 검처럼 쓰던데요.”

“그래요? 꽤 특이하네요. 하지만 그건 이시우 학생의 기교 덕분일 것 같은데. 그래도 이걸 좀 변형시켜서 에고 소드와 융합하거나 하면 변형하는 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뇌광염익을 보더니 은수아와 송라희가 빠르게 토론했다.

“그건 안 돼요. 뇌광염익은 제 마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빠르게 증발해서요.”

구조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이건 김하린과 열심히 섹스하면 나아지는 거라 괜찮은 문제고.

“그래?”

“네. 아마 하린이광익도 비슷할걸요.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미안. 잠시만.”

갑자기 전화가 왔다. 송라희가 미안한 표정으로 나에게 양해를 구했다.

“미안해서 어쩌지. 진짜 급한 전화라서. 아, 이건 미리 줄 태양의 돌이야. 내가 전화 때문에 한 시간 뒤에 올 것 같은데, 그동안 자습이라도 할래?”

“그래도 될까요?”

“응. 내가 따로 말해두면 상관없어.”

그렇게 말하며 송라희가 전화를 들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조용히.

은수아가 나를 보며 침을 삼켰다. 할까 말까. 상격이니까 최면은 안 통하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중얼거리면서 내 눈치를 보았다.

나는 은수아를 보았다.

어제 갑자기 발정한 윤채린처럼 분홍빛이 부풀어 올랐다.

‘…….’

불가해한 감각이 말한다.

은수아의 팬티가 젖었다고.

분홍빛이 더 피어올랐다. 은수아가 나를 보는 표정이 몽롱했다. 숨이 조금 더 거칠어졌다. 마치 진짜 발정한 것처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일월의 부작용인가? 어쩌면 요정왕이 된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짝.

은수아가 손뼉을 쳤다. 그리고는 기대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금빛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칠색도 슬슬 올릴 때가 되었지. 나태의 산양을 일도양단할 때 지대한 공을 세운 칠색은 아무리 올려도 부족했다. 나는 조용히 상냥한 아버지의 가면을 썼다.

근처 의자에 앉고는 무릎을 툭툭 치면서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아야. 아빠랑 재밌는 놀이 할까?”

이 가면은 진짜 착용할때마다 새롭네.

* *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