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들이 나에게 최면어플을 사용한다-183화 (183/298)

〈 183화 〉 상승(5)

* * *

“야, 아까 전의 그거 뭐였냐?”

윤채린이 툴툴거리며 물어봤다. 근처에 있는 학생들이 윤채린의 물음에 귀에 마나를 돋거나 슬쩍 마법을 쓰면서 내 쪽을 주목하고 있다.

불가해한 감각이나 하늘을 굽어보는 눈이 이럴 때는 또 불편하네.

“이번에 상격에 오르면서 얻은 거.”

화악─!

손을 펴자, 태양의 힘이 뭉쳐지면서 이내 조그마한 태양을 만들어 내었다.

아직 일월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직 ‘마녀’가 유명해지기 전의 일이다. 한 3~4년 후, 어떤 사건을 계기로 어마어마하게 유명해지니 마녀도 미리 처리해야지.

하지만 태양이라는 개념은 꽤 유명하다.

영국에 있는 어떤 기사는 이 힘을 개화하고, 태양의 기사라는 호칭을 받을 정도니까.

“……태양.”

윤채린이 눈을 찌푸리며 내 손에 있는 태양을 보았다.

태양이 가장 높게 떠 있는 12시 정각이면 태양의 기사는 모든 회복력과 마력, 등등이 높아진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는 영국의 런던의 삼분지 일을 날려버린 최상격­일찍이 김은정이 방학 때 잡았던 라미아와 동급­에 해당하는 미노타우로스를 홀로 붙잡은 전력이 있다.

죽어가면서도 태양의 마력으로 곧장 회복해서 미노타우르스를 붙잡아, 다른 최상격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번 그는 영국의 영웅이기도 하다.

그래서 빌런들이 그를 부르는 별명은 좀비의 기사다.

“완전 반칙 아니야?!”

윤채린이 경악하면서 말했다.

“아니, 개념 하나로 뭔, 약점이 다 막아져?”

윤채린의 말대로.

태양이 떠 있는 동안 내 약점은 다 가려진다.

약한 방어력은 체력 회복으로 커버가 가능하고, 특성으로 내 몸에 과부하 주는 것도 역시 커버가 된다.

거기다가 태양의 마나와 번개의 마나를 결합하면 공격력도 올라가며, 태양이 떠 있는 동안은 회복력이 상승하니 몸을 더 무리시켜도 무리가 없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유아독존까지 있고.

‘아마 상격 중에서도 가장 귀찮은 상대가 되지 않을까.’

객관적으로 봐도 나는 공격력이 말도 안 되게 강하다. 최상격에 비견되는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다가 속도가 빠르다. 약점인 방어는 태양의 마나로 회복하면 커버가 되고.

이 모든 걸 뚫고 내가 지쳐도, 나는 유아독존의 힘으로 원상복구를 할 수 있다. 밤이 되어도 상관없다. 그때도 달의 힘이 있으니.

‘내가 가장 강해지는 때는 따로 있지만.’

나는 이건 버그야!라고 외치는 윤채린을 무시하며 한종우를 살폈다. 검은색 생머리에 폭발적인 몸매가 인상적인 요정족 교수가 한종우를 살폈다.

“생각보다 양호하네요. 대련관 벽에 걸린 방벽이 강해서 그런가.”

요정족이 진찰하고는 치료마법을 걸었다. 딱­손가락을 튕기더니 염동마법이 붕대에 걸리며 한종우의 몸 대부분을 감쌌다.

“그래도 이거 자연치유로 하려면 1주일은 걸릴 거에요. 저 갑옷의 성능이 좋아서.”

그리고는 몸을 돌리며 총총 걸어가더니 나와 눈이 마주치자 요염한 눈으로 인사를 했다.

일단 대외적으로 내가 요정왕인걸 숨기는 상황이라 저런 것이겠지.

“뭐야. 너 또 다른 여자 꼬시는 거야?”

나와 요정족 교수가 눈을 마주친 상황을 오해하자 윤채린이 불만족스럽게 나를 노려봤다.

“아닌데.”

“아니긴 뭘 아니야.”

이건 좀 억울하다.

“안 되겠어. 오늘 각오해. 텅텅 비어서 더 안 나오겠다고 빌어도, 다 짜내줄 테니까.”

윤채린이 내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일전에 제발 한 번만 봐달라고 울부짖던 애가 나한테 이런다고?

“하.”

내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자, 윤채린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뭐래. 내 보지에 넣자마자 가버린 허접 자지가.”

나는 어이없는 눈으로 윤채린을 바라봤다.

누가 허접인지 결과가 가르쳐 줄 것이다.

***

“결혼식은 언제가 좋습니까?”

“겨, 결혼식?”

티타니아는 그란데힐의 말에 당황했다.

그란데힐은 그런 모습을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시우의 여자가 느는 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이건 사항이 좀 달랐다.

요정들은 요정왕이 있을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그것은 요정 여왕 역시 마찬가지다.

어째서 이시우가 요정왕이 되었나는 궁금하다.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요정왕이 생긴 것은, 요정족 전체의 경사나 다름이 없다.

“티타니아 님도 아시겠지만, 요정족에게 요정왕이 태어난 것은 단순히 전력 하나가 는 것 하고는 다릅니다.”

일족의 상징은 그것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요정족은 그것이 더 심했다.

타고난 마법으로 공허를 누비는 공허족이나 태어나자마자 막대한 마나와 권능을 부여받은 용족.

요정족은 그에 비해서 뭔가 부족하다.

인간과 비교하자면 인간보다 뛰어난 자연친화력과, 자연의 마나, 외모 등등이 있다. 하지만 위의 두 종족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티타니아라는 걸출한 존재가 있어 삼왕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손색이 있다.

“……그치만.”

요정족은.

요정족의 진정한 힘은 세계수와 요정왕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요정왕이 가진 정기를 바탕으로 요정족들은 강해진다. 순간적으로 강해진 요정족들은 어지간한 용족들하고 겨뤄볼 만 할 정도로.

괜히 그란데힐이 독촉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티타니아에게도 할 말이 있다.

“시우랑 내 나이 차이가 몇인데.”

“8세기죠.”

“…….”

“그래도 지금이라도 각이 보이는 게 어딥니까? 티타니아 님께서 반년 전 한 술주정이 떠오르시지 않습니까?”

“데힐!”

“’800년 동안 처녀라니. 이러다가 마왕을 봉인만 하다가 처녀로 죽는 게 아니야?’라면서 책상 위에서 우시던…….”

“데힐!”

티타니아는 강제로 마법으로 그란데힐의 입을 묶었다.

그리고는 차분하게 생각했다.

객관적으로 봐도 이시우는 1등 신랑감이다.

요정족이 봐도 감탄할 아름다운 외모에 삼왕들이 군침을 흘리는 재능 덩어리. 그리고 당당하게 삼왕 앞에서 자신이 취향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감. 아니, 이건 아니지.

티타니아도 이시우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높은 눈으로 봐도 이시우는 합격점을 맞을 테니까.

한 가지 걸리는 건 나이 차이.

‘얼마 전까지 나잇값 못한다고 무녀를 깠었는데.’

티타니아는 눈을 감으며 생각에 잠겼다.

“……빨리 손을 써야 합니다. 아시죠? 요정왕은…….”

“알아.”

요정족은 아름답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요정여왕과 요정왕은 차원이 다르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진 것이 없어, 이시우는 눈치채고 있지 못하지만, 여성 요정족들이 그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마치 아름다운 동물 같은 것을 보는 대상에서……한 번이라도 씨를 받고 싶은 눈으로.

“그럼 결혼식은 티타니아 님의 의견에 따라 조촐하게 열겠습니다. 삼왕과 그 휘하 측근이랑만 초대하고 마인들이 알지 못할 만큼 조용히…….”

“데힐!”

하지만 티타니아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란데힐을 막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말하지.’

티타니아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바깥으로 돌렸다.

***

윤채린은 힐끔 이시우를 바라봤다.

얼마 전에 있던 중간고사가 떠올랐다. 그때까지는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일본에 있던 검성을 떠올렸다.

검성하고는 결이 달랐다. 검성이 해볼 만 하다는 것은 검성이 천총운검이라는 국보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강했겠지만, 중격에 끝자락에 있는 윤채린이 해보면 승산을 볼 수 있을 만큼, 본인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그에 반해 이시우는.

‘짜릿한데.’

가까이서 보니 알겠다.

극단적으로 강한 힘이 이시우의 몸, 주변을 두르고 있었다. 천마지체에 까지 영향을 끼치는 강렬한 뇌기. 그것에 힘을 보태주는 태양의 마나.

이시우는 태양을 각성했다고 했지만, 보아하니 번개도 각성했다.

윤채린은 뿌듯해하면서도 귀찮음이 공존하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뿌듯함은 얘가 내 남자라는 것이고, 귀찮음은 기말고사가 되면 높은 확률로 이시우랑 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부실.”

윤채린이 팔짱을 끼며 물어보자 이시우가 말했다. 윤채린은 이시우의 팔에 슬쩍 가슴을 더 붙였다.

“히히. 그럼 오랜만에 하는 거야?”

윤채린은 침을 한번 삼키고는 이시우를 쳐다보았다.

“오늘은 허접 자지를 누나 입으로 쥐어짜 줄까?”

일부로 이시우를 도발한다.

그러면 이시우는 발끈하면서도 자신에게 집착한다.

윤채린은 남자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에 대해서 공부했다. 성교에 관한 무공. 그리고 성교에 대한 무공을 만든 이에게 남자의 자존심을 세우는 법이나 남자가 어떤 것을 하면 좋아하는지.

“근데 말이야.”

“응?”

“시우 부실은 꽤 떨어져 있지?”

“좀 멀지.”

윤채린의 눈이 반달을 그렸다. 이시우를 잡아챘다. 그리고 한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일 년 내내 비어있는 교실. 혹시나 싶어서 CCTV가 있나도 훑어봤지만, 그런 건 없었다.

“오늘은 여기서 하자. 나 못 참겠어.”

윤채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까부터 묘하게 이시우에게 눈을 뗄 수 없었다. 안 그래도 잘 생긴 얼굴이 보기만 해도 배 안쪽이 욱신거리면서 이시우를 원하게 된다.

‘얘가 상격에 들어서 그런가.’

윤채린은 잠시 생각했다.

이시우의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면, 윤채린은 임신할 것이다. 다만, 이시우가 꺼려해서 말을 하지 않을 뿐.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윤채린의 본능이 바로 이시우의 씨앗을 받고, 임신하라고 소리친다.

팬티가 축축하게 젖었다. 이시우랑 섹스를 할 생각을 하니까 몸이 멋대로 움직인다.

경지에 들고, 완전한 천마지체를 얻은 뒤로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이시우랑 섹스를 하면 기대는 되었지만, 이토록 젖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쪽.

이시우가 가볍게 이마에 키스했다.

“좀만 참아. 다른 사람이 볼지 모르는데.”

“닥쳐.”

윤채린은 이시우의 입술을 낚아챘다. 당황하는 이시우의 표정이 보였다. 윤채린은 바로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비어있다.

그리고 잡아먹듯이 이시우의 입술을 탐했다.

“쪼옥. 쪽. 하아.”

윤채린은 겉옷을 벗었다. 마나를 이용해서 손을 강화시킨다. 천마용조. 천마신공의 금나수를 운용한다. 손이 마나의 움직임을 따르며 이시우의 겉옷을 벗겼다.

황홀하리만치 완벽한 육체가 보였다. 윤채린은 동시에 자신의 와이셔츠도 벗었다.

“오늘따라 존나 섹시하네. 몰래 납치해서 잡아먹고 싶게.”

“…납치는 하지 마라.”

“내가 사실 널 위해서 다른 색공도 배웠거든.”

천마신공을 개조해서 만든 천마펠라치오. 윤채린은 그걸로 이시우를 달아오르게 하여서 제발 박게 해주세요. 라고 말하게 할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안 되겠다. 오늘은, 오늘만큼은 입에 들어갈 이시우의 씨가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마나를 끌어 올렸다. 보지쪽으로 집중하며 이시우를 바닥에 밀쳤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탔다.

원래대로라면 자지를 빨거나 애액을 만들어야 되겠지만, 지금은 그런것이 필요 없을 정도로 흥건하게 젖었다.

윤채린은 자신의 보지를 이시우의 자지에 조준하고.

“흐아아아앙♥”

그대로 내려앉았다.

꿀꺽.

그리고 그 장면을 티타니아는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

* *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