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6화 〉 조?교(2)
* * *
윤채린은 떨리는 눈으로 이시우를 바라봤다.
얼떨결에 이렇게 되었지만,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잘 된 것 같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이시우의 빌어먹을 포커페이스가 조금이지만 깨졌다.
윤채린은 이시우가 거절할 것을 안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시우는 이 고백으로 자신을 조금이나마 신경을 쓰게 될 테니까.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그때는 고백했다가 차인 경험이 너무, 너무 강렬하였기 때문이다.
머리가 띵했고, 손발이 덜덜 떨리는 게 무엇인지 그날 깨달았다.
그래서 홧김에, 너무 화나버려서,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해 버렸다. 분명, 처음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이게 다 이시우 때문이었다. 이시우랑 같이 있으면 정신이 이상해진다.
사람을 홀린다고 해야 되나.
그런 아우라가 있었다.
‘그러니까.’
다시 첫 단추를 꿰맨다.
어차피 지금 이시우에게 여자친구는 없다. 이시우도 남자다. 성욕이 있다. 그것도 꽤 놀랄 정도로.
그렇다면 일단 섹프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자신에게 넘어오게 하면 된다.
윤채린은 자신이 있었다.
이시우가 자신에게 빠지게 할 자신이. 솔직하게 말해서, 나만큼 헌신적이고, 예쁘고, 몸매 좋고, 색공까지 익혀서 남자를 헤롱헤롱 만들게 하는 여자가 또 어딨는가? 능력도 빼어나지.
다만, 문제가 있다면.
‘살벌하게 떨리네.’
어쩌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내가 이시우를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것.
그게 문제였다.
***
나는 윤채린을 바라봤다.
떨리는 동공.
하얀 피부 탓일까. 불그스름하게 물든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윤채린하고 사귈 수 없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지금 윤채린하고 사귀게 된다면, 모든 관계가 망가진다.
윤채린이 자기랑 사귀고 있는데 다른 애들과 관계를 맺는 것도 이상하고.
혹은, 다른 애들이 윤채린을 적대해서 윤채린이 곤란한 일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마신에 관한 문제도 있고.
윤채린에 대해 알아갈수록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말하지 마.”
그러나 윤채린이 한발 빠르게 말했다.
“거절할 거면 말하지 말고 키스해줘.”
윤채린이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나는 윤채린의 허리를 잡아서 그대로 돌렸다.
태양을 닮은 금발이 흐트러졌다. 홍옥 같은 눈동자가 나를 응시했다.
쪽.
조용히 고개를 내려 입을 맞추었다.
“……한 번 더.”
쪽.
“더 해줘.”
쪽.
“하.”
윤채린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내 허리에 손을 올리고는 다시 나를 덮치는 자세로 바꾸었다.
“야, 이시우.”
“왜.”
“그냥. 기분 좋아서 불러봤어.”
그리고는 조용히 내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기를 10분.
윤채린은 조용히 내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이게 맞나?
10분 동안 키스도 안 했다. 그냥 계속해서 뽀뽀만 했다.
내가 어이없는 눈으로 윤채린을 보자 윤채린이 눈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얘가 이런 걸 좋아하기는 했다. 처음에 날 강제로 한 것이 충격적일 뿐이지, 로맨틱하다고 해야되나.
만날때마다 꽃을 사오면 호감도가 커지고, 이벤트 자체를 좋아한다.
비싼 선물보다는 작은 성의가 있는 것을 더 선호하며, 작은 것에도 감동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10분간 이어진 키스 정도는 나를 좋아하는 만큼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나는 다시 윤채린의 허리를 잡고 윤채린 위에 올라탔다.
“해도 되냐?”
“……응.”
드물게도 윤채린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퍽 사랑스러웠다.
이러면 안 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가 안될까.
천상의 마. 강제로 천마에 걸맞게 특성을 변화시키는 능력에 대한 걱정은 없다. 천수의 활용법에 따라 천상의 마를 모방한 가면은 오히려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채린아.”
“……왜.”
내가 이름을 부르자 윤채린이 부끄럽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생각보다 욕심이 강한 놈이었나 봐.”
“…….”
어차피 이 세상은 일부다처제를 권유하는 세상이다.
그동안 내가 너무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을까.
게임 속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평행 세계 속 세계라거나. 어느 순간부터. 아니, 이지아랑 대화하면서 이 세계가 내가 살 세상이라고 인식한 순간부터 나는 조심스러웠는지도 몰랐다.
“내가 네 남자가 되기에는 좀 그렇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행복했다.
마신이라는 미지의 적이 있다. 마인이라는 위협도 있고, 거악이라는 존재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건강하게 지내시는 부모님이 있다.
틱틱대도 나름 내 걱정을 해주는 동생도 멀쩡하게 있다.
친구관계가 소홀해진 건 슬프지만, 나를 좋아해 주는 여자들도 많다. 부정적인 것들 보다는 긍정적인 것들이 더 컸다.
“내가 욕심이 많아서, 여자가 좀 많이 생길 것 같거든. 내 능력과도 관련이 있고.”
“…….”
윤채린이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응시했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 유아독존으로 오른 정신력을 믿고 나를 몰아붙였던 걸까.
마음이 꽤 후련해지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중간에 너를 버린다거나, 너에게 소홀하지 않을게. 모두 똑같이 사랑해주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다른 여자에게 시간을 쏟아 부은 만큼, 그만큼의 시간을 너에게 쏟아 부을게.”
말을 내뱉고는 눈을 감았다.
윤채린의 반응이 무섭지만, 유아독존의 정신력이 나를 지탱해주었다.
나는 눈을 뜨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널 나한테 줘.”
내 어리숙한 고백을.
“……응.”
윤채린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
쪽.
이번에는 이마에 키스했다. 그러자 윤채린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좋아?”
“……그런 거 일일이 묻지 마. 그냥 조용히 해.”
윤채린의 말에 나는 웃으며 뽀뽀를 했다. 이번에는 입에다가. 쪽.
그러자 윤채린이 팔을 내 목에 걸치고는 어색한 혀 놀림으로 내 입에 혀를 넣었다.
“하.”
입을 떼자 윤채린이 들뜬 숨을 내쉬었다.
나는 윤채린이 입고 있는 나시티 안에 손을 넣었다.
물컹하다기보다는 탄력 있는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흐응.”
가슴을 만지자 윤채린이 신음을 흘렸다. 그러고보니 윤채린은 꽤 민감했었지. 삼류인 김하린 정도는 아니지만, 바로 그 위 단계쯤은 되었다.
나는 나시티를 들췄다.
그러자 검은색의 브래지어 안에 있는 새하얀 가슴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왜 그리 뚫어지게 쳐다봐.”
“예뻐서.”
“하, 이시우 진짜.”
“싫어?”
“아니, 존나 좋아서.”
윤채린의 허락에 나는 유두를 입 안에 넣었다. 혀로 유두를 굴리자 윤채린이 흐윽하고 신음을 흘렸다.
“으응♥ 좀 더…….”
“만져 줄까?”
“응, 만져줘.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줘.”
“사랑해.”
귓가에 속삭이자 윤채린이 몸을 움찔거렸다.
설마 사랑한다고 했다고 가버린 건가.
나는 오른쪽 손을 아래로 내려서 지퍼를 내렸다. 지익지퍼가 내려가면서 검은색의 팬티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축축하게 젖은.
“우리 채린이 벌써 젖었네.”
“……응. 젖었어. 진짜 흠뻑 젖었어. 너 때문에.”
나는 피식 웃고는 바지 지퍼를 내렸다.
윤채린은 체력이 좋지만, 그래도 민감해서 조심스레 다뤄야 했다.
팬티를 내리고 내 자지를 꺼냈다.
윤채린이 내 자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펠라 해 줄까?”
“괜찮아?”
“응, 시우 네 거니까. 그리고 오늘 고백도 해줬으니까.”
윤채린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내 허리를 구부려 내 자지를 입에 넣었다. 따뜻한 혀의 감촉이 가장 먼저 느껴졌다.
“츄읍, 츕. 기부 죠아?”
“응, 좋네. 처음 할 때보다 익숙해졌어.”
“츕, 다여하지, 츄읍.”
내가 칭찬하자 루비같은 눈동자가 반달을 그렸다.
“혹시 연습 같은 거 했어?”
“아내써. 이모믄 여습가튼거 피료 업거드.”
윤채린이 머리카락을 슬쩍 뒤로 넘기며 내 자지를 입에 넣은 채 혀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색공의 힘인가.
“츕, 츄읍. 가거가트며마래”
“슬슬 싸도 돼?”
“어, 싸도대.”
윤채린이 그렇게 말하며 내 자지를 더 강하게 삼켰다. 혀로 계속해서 자극을 주면서 목구멍으로 같이 자극을 주었다. 마치 내 정액을 한번에 삼키겠다는 듯이.
“쌀게, 채린아.”
꿀렁꿀렁.
참던 것을 해방하자 윤채린이 그대로 꿀꺽꿀꺽하며 내 정액을 삼켰다.
“파하.”
그리고는 손으로 입가를 한번 쓸고는 침대 옆에 놓인 서랍 위에 물병을 입에 넣었다.
꿀꺽꿀꺽.
“왜 목말랐어?”
“아니. 너 정액 먹으면 키스 절대 안 하려고 하잖아. 난 키스하고 싶거든.”
윤채린의 말에 나는 손가락으로 작게 마법을 그렸다. 염동과 물 생성 마법을 조합한 청결 마법.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향긋한 꽃냄새가 나는 향수 마법까지.
레몬과 유자, 그리고 목련의 향기를 섞어 조합한 내 오리지널이다. 이제는 얼굴도 흐릿한 전생의 여자친구가 쓰던 향수지만, 워낙 냄새가 좋아 기억하고 있었다.
“하, 본격적이다, 이시우?”
“냄새 어때?”
“……괜찮네.”
“내 취향이야. 좋지?”
“이 냄새를 풍기는 애들이 니 여자라는 거지?”
조금 적대적인 눈으로 윤채린이 나를 바라봤다.
“네가 처음이야.”
“진짜 이번만 봐준다.”
윤채린이 내 위에 올라탔다.
다리를 M자로 벌리며, 내 자지 위에 보지를 조준했다. 그런 주제에 부끄러운 듯 손으로 얼굴을 반쯤 가렸다.
“가리지 마. 얼굴 보고 싶어.”
내 말에 윤채린이 손을 내렸다.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린 채.
“이제 넣는다.”
“잠깐 콘돔은?”
“그런 거 필요 없어!”
윤채린이 그렇게 말하며 그대로 내려앉았다. 윤채린의 보지가 내 자지를 삼켰다. 꾸물꾸물 거리면서도 따뜻한 질 주름이 내 자지를 빈틈없이 감쌌다.
근데 느낌이 이상했다.
짜릿짜릿한 느낌도 같이 있었다.
“야, 야! 잠깐만!”
“내가 말했지. 천마신공으로 색공까지 배웠다고!”
윤채린이 히죽하고는 웃었다.
"설마 내가 그 사이에 이것도 마스터하지 못할 것 같았어? 이시우, 오늘 넌 뒤졌다. 천국 볼 준비나 해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