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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나에게 최면어플을 사용한다-149화 (149/298)

〈 149화 〉 검은 산양

* * *

윤승하, 윤채린, 임나연, 김시연에 나.

임무를 위해 일본으로 파견된 멤버였다. 김은정은 나중에 오기로 하였다. 김은정 같은 최상위의 격을 지닌 영웅은 움직임에 크나큰 제약이 따른다.

나는 마지막으로 몸을 점검했다. 현재 내 몸속에 있는 뇌령은 두마리. 아쉽지만, 몸속에 뇌신은 만들지 못하였다. 나는 몸을 툭툭 털어내며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내 전용 부실이었다.

한 달 전, 그란데힐의 제안을 나는 결국 받아들였다.

내 조교 능력을 믿는 게 아니라, 내 천수가 주는 쾌감을 믿어서였다. 다만 완벽히 하기 위해서 우습지만, 조교 연습을 몇 번 하게 되었다. 그중 가장 큰 피해자가 바로 임나연과 윤승하였다. 그란데힐은 오히려 처음부터 즐기고 있었고.

부실로 들어가자, 부실의 전경이 보였다. 가지런히 정리된 침구와 테이블, 한쪽에 놓인 연금술을 위한 약 5평짜리 공간. 그리고 침대 위에서 몸을 잘게 떨고 있는 임나연이 있었다.

위잉.

“흐윽.”

기계음이 들리며 임나연이 신음을 내었다. 임나연의 모습은 꽤 심했다. 나는 지식 열람으로 임나연의 정보를 살폈다.

이름 : 임나연

근력 : 25

민첩 : 25

체력 : 20

마력 : 35

고유능력 : 대해의 마나

특성 : 천영의 꽃(S), 피학성애(A+), 검사의 마음가짐(B+), 통찰안(B+) 외 10종.

임나연은 다른 ‘네임드’라 불리는 이들과는 다르게 특성은 많지만, 그 랭크가 모두 낮다. 그 이유는 그녀 곁에 있는 최유나와 그녀를 어릴 때부터 트레이닝을 시킨 트레이너 덕분이다. 최유나는 기초를 철저히 익혀서 없는 특성을 만들어 준 탓이었다.

‘오히려 저게 좋지.’

높은 랭크보다 낮은 랭크의 특성이 좋다.

그러나 그 수치가 많아질수록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기 시작한다. 높은 랭크는 결국 그릇의 한계까지 채우느라 많은 특성을 얻지 못하지만, 낮은 랭크를 많이 키우면서 그릇을 키우면서 강해지면 정말 강해질 수 있으니까.

다만 이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오랜 기간이 걸린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없었던 방법이었고.

거기다가 전투에 강점이 있는 특성들이 많다. 천영의 꽃은 얼음 속성으로 주변의 공간을 지배하고 싸울 수 있게 하며, 피학성애로 공격을 맞을수록 전 능력치를 올린다. 검사의 마음가짐은 부동심을 주고.

위이잉­거리는 기계음이 들렸다.

그러자 임나연이 신음을 흘리며 몸을 헐떡거렸다.

“흐으윽!”

나는 임나연을 바라보았다. 눈은 안대로 가렸고, 몸은 귀갑 묶기로 묶어놓은 상태다. 가슴을 강조해서 손을 뒤로 묶은 형태. 천의 가면으로 임나연의 감정을 살폈다. 이전보다 분홍색의 감정이 더 강해졌다. 복종의 감정도 더 강해졌고.

‘나연아, 미안.’

임나연에게는 매우 미안했다. 그란데힐의 말에 따라 2시간째 방치 중이었기 때문이다. 침대 시트를 보니 굉장히 축축했다.

사실 임나연은 마음만 먹으면 구속을 풀 수 있다. 이미 임나연은 천영의 꽃을 개화하고, 제대로 다루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나는 발소리를 내며 인기척을 내었다. 임나연이 흠칫했다. 나는 가면을 썼다. 내 얼굴 위에 무언가가 덧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잘하고 있구나, 노예.”

나는 히죽­웃으면서 말했다.

“주, 주인님!”

임나연이 나를 간절한 목소리로 불렀다.

“흐윽, 박, 박아주세요, 주인님. 제발 나연이 보지에 주인님의 자지를 넣어 주세요…….”

임나연은 이제 흡사 애원하듯이 내 쪽을 보며 말했다. 2시간 가까이 방치되었으니, 상을 줄 만했다. 하지만 ‘나’는 고민하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흐음, 어떻게 할까.”

임나연의 근처에 가서 허벅지를 툭툭 두들겼다.

“흐아아아앙♥♥♥”

그러자 임나연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설마 간 건가?

뷰르릇!

임나연의 보지에서 오줌을 싸듯이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임나연의 보지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찔걱­.

“자, 잠깐! 바, 방금 바로 가서 민감한데에엣♥♥♥”

다른 여자들의 보지가 따뜻하다면 임나연의 보지는 차가웠다. 천영의 꽃의 영향이다. 하지만 느낌이 안 좋다는 게 아니었다. 임나연에게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게 있었다.

손가락을 감싸는 기분 좋은 차가움. 그것을 느끼며 손가락을 하나 더 넣었다. 찔걱­야한 소리를 동반하며 임나연이 허리를 구부리며 몸을 떨었다.

“흐아아아앙!”

바로 가버린 건가. 아직 천수는 쓰지도 않았는데. 임나연이 한 차례 더 보지에서 물을 뿜었나. 기분 좋은 차가움이 느껴졌다. 임나연이 획­하고 고개를 돌렸다. 불만의 감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굴욕과 애원하는 감정, 여러 가지가 뒤섞였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주, 주인님…어, 어서…….”

“암퇘지가 요즘은 말도 하나?”

‘내’가 말했다. 이건 좀 심하지 않나.

“꿀꿀, 꿀꿀꿀.”

……싶었는데 임나연이 엉덩이를 들고 살랑살랑 흔들었다. 보지가 뻐끔거리며 나를 유혹했다. 임나연이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빨리 넣어달라고 보채듯이 말이다.

나는 마음에 든다는 듯이 웃으며, 임나연 보지에 넣어둔 딜도를 뺐다. 뽕­하는 소리와 함께 딜도가 뽑혔다.

착­가볍게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치자 임나연이 몸을 떨었다. 보지에서 줄줄 물이 흘러나오는 걸 보니 애무도 할 필요 없겠다. 나는 지퍼를 내려 자지를 꺼냈다.

“암퇘지. 주인님이 주는 상이다.”

“꿀꿀♥”

찔걱.

자지를 임나연의 보지에 밀어 넣자 차가운 느낌의 질이 내 자지를 압박했다.

“꾸우울♥”

***

금요일 오후.

수업이 끝난 직후, 나는 일본에 가기 전에 협회에 들렀다. 그 이유는 김은정이 일본에 가기 전에 잠깐 보자고 해서였다.

“오, 오랜만이시네요!”

“네, 안녕하세요.”

갈색머리의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를 반갑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나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나는 지식 열람의 감정으로 남성을 살폈다.

‘역시나.’

특성에 「마기 잠식」이라는 특성이 보였다. 나는 머릿속으로 김은정에게 보낼 명단에 이름을 추가하고 인사하고는 위로 올라갔다.

안은 한산했다. 나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김은정 팀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똑똑­문을 노크하니,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문을 열자 검은색의 후드티에 다리에 달라붙는 바지, 하얀색의 야구모자를 쓴 김은정이 보였다. 붉은색의 눈동자와 푸른색의 눈동자가 나를 응시했다.

“꼬맹이, 오랜만이구나. 전에 봤을 때보다 더 맹랑해졌어. 조금 있으면 진짜 상격에 오르겠는데.”

김은정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김은정의 칭찬에 나는 감사합니다­답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거기 소파에 앉아있어. 뭐, 마시고 싶은 거라도 있어?”

김은정의 물음에 나는 앉으려다가 멈췄다. 그러고보니 김은정이 차를 좋아했지.

“차 좋아하시죠? 제가 탈게요. 제가 얼마 전에 그란데힐 한테 요정족 특별 다도법을 배웠거든요.”

“그래? 요정족의 차를 만드는 법은 굉장히 배우기 힘들고, 배울 기회도 없을 텐데……하긴, 시우, 넌 그 그란데힐과 친분도 있고, 기교가 특출났지.”

김은정의 허락을 받고 나는 테이블로 향했다. 저번 여름 방학 때 잠깐 이곳에서 일해서 대충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기억하고 있다.

나는 테이블을 쭉 바라봤다. 정갈하게 약초들이 배정되어 있었다. 여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약초 몇 개만 더하면 꽤 괜찮은 홍차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란데힐에게 이걸 배운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그냥 연금술에 써먹을 구석이 있을까 해서 약초학을 배웠는데, 우습게도 요리 실력과 다도 실력이 늘어났다.

나는 약초 30종류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찧으면서, 적정한 양의 마나를 분배한다. 요정족의 차는 이래서 귀찮다. 약초마다 일일이 마나를 적정량 넣으면서 섞는 작업이 꽤 귀찮은 편이다. 작업은 빠르게 끝났다. 5분 만에 30종류 약초를 찧어서 그것을 종이 팩에 넣고 주전자에 뜨거운 물과 약초 팩을 넣었다.

원래는 말려서 써야 하지만, 귀찮으니 지금 했다. 물에 종이 팩을 담그니 황홀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이건.”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김은정이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드셔보실래요?”

내 말에 김은정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의자에 앉았다. 나는 찻 주전자를 들고 다기를 꺼내려다가 김은정이 이미 다기를 세팅한 것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차를 따랐다. 쪼르르­연둣빛의 액체가 컵 위에 떨어지며 싱그러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나는 김은정의 컵에 차를 따르고, 내 컵에 차를 따른 다음 의자에 앉았다. 김은정이 컵을 들어 냄새를 음미했다.

그리고는 차의 내용물을 한 모금 홀짝이더니 눈을 부릅떴다. 뭐지. 분명 내용물이 있었는데 눈 깜빡일 순간 내용물이 사라졌다. 비유 같은 것이 아니라, 진짜 눈을 깜빡였는데 내용물이 싹 비어 있었다. 나는 당황하지 않고, 찻 주전자를 들었다.

쪼르륵­

차를 따랐다. 그러자 내용물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집중하니 볼 수 있었다. 빠르게 김은정의 입에 들어간 차 내용물을.

나는 나지막이 감탄했다. 과연. 최상격의 영웅이었다. 이제 상격을 바라보는 내가 겨우 움직임을 쫓을 수 있다니.

나는 차의 내용물을 바라보았다. 벌써 절반이나 사라졌다.

“김은정 님.”

내가 김은정의 이름을 부르자 김은정이 흠칫했다.

“이번에 일본에 갈 때 언제 올지 알 수 있겠습니까?”

“……일본행 말이군.”

김은정이 흠­하고 다리를 꼬았다.

솔직히 말해서 김은정은 정말 큰 전력이지만, 김은정은 운신이 힘들다.

어느 정도 몰래 움직일 수 있기는 하지만, 빌런이나 마인들을 눈에 보이는 족족 잡아 죽여버리는 김은정은 마인들 사이에서도 경계의 대상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항상 마인들의 감시받고 있다.

“꼬맹이, 나는 다음 주, 목요일 날 일본에 갈 거다. 아마 일본에 가더라도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길어도 나흘 정도겠지.”

“다음 주 목요일까지 어떤 현상인지 알아내면 되는 거죠?”

김은정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다만,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빠져라. 이상하게 이번 사건은 평범하게 끝날 것 같지가 않거든.”

그렇게 말하며 김은정이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나에게 던졌다.

“그러니까 꼬맹이, 이거 받아라.”

나는 반사적으로 그것을 잡았다. 검은색의 보석이 중앙에 박힌 펜던트였다. 오, 이걸 줘? 나는 눈에 이채를 띄우며 김은정이 준 펜던트를 바라보았다.

김은정이 나에게 준 물건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명한 물건이다. 일회용이지만, 김은정을 바로 부를 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가지 사용에 대한 제약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최상격이 지배하는 공간에서는 쓸 수 없다든가 하는 제약말이다.

“꼬맹이. 만약 네가 판단하기에 네 목숨이 위험하고, 탈출할 수단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거기에 마나를 불어넣어라. 그럼 내가 바로 갈 수 있을 테니까.”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 일본에서 보자, 꼬맹이.”

김은정이 손을 흔들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향하려고 했다.

“아 참, 꼬맹이.”

“네.”

김은정이 잠시 망설이다가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가는 길에 아까 만든 그 팩 하나만 더 만들어줄 수 있겠니?”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조용히 차를 만들기 위해 테이블로 향했다.

***

토요일 오전.

나는 센다이시에 워프 게이트 앞에 있다.

임무 주간에 그란데힐에게 미리 말해서 먼저 일본에 갈 수 있겠냐고 허락받고 왔기에 가능했다. 사실 누구나 허락받으면 갈 수 있지만, 미리 가게 되면 점수가 심각하게 까이기에 별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었다.

나태의 산양을 잡으러 가는 것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윤승하, 윤채린, 임나연, 김시연은 월요일 날 온다. 애초에 일행은 내가 먼저 토요일에 출발하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으니까.

나는 근방에 있는 택시를 잡고 산 쪽으로 향했다.

일본에서 삼신기를 모으고, 삼신기의 힘을 해방한다. 그리고 천외일문이라는 능력을 얻어, 온갖 버프를 받고 나태의 산양을 잡는다. 세세한 줄기를 따지면 꽤 복잡하지만, 큰 줄기는 대략 이렇다.

근처 도로에서 택시에서 카드로 계산하고 도로로 내렸다. 계획을 다시금 점검하며 산의 험지로 이동하였다.

“어머나.”

고혹적인 목소리. 핏빛에 눈동자가 반달을 그렸다.

일전에 만났던 소교주─혈마, 홍유화가 내 앞에 있었다. 두 구의 시체 같은 것을 발밑에 깔아둔 채로 말이다.

……좆됐다.

계획 시작부터 첫 단추가 크게 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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