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 삼자동맹
* * *
“……아니, 이게 무슨……어떻게 제 능력을 이용, 오오옥♡”
그란데힐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요정 여왕의 오른팔인 그란데힐이라도 천수의 최대 출력에는 버티지 못했다.
잘게 경련에 떠는 그란데힐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란데힐의 팬티를 젖혔다. 회색빛의 음모가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빛의 음모가 괜히 신기해서 만지작거렸다.
찌걱찌걱.
“그란데힐, 진짜 변태네. 가슴 조금 만졌다고 그렇게 신음하면서 가버리고. 보지도 이렇게 축축해졌어, 보여?”
“그, 그건 시, 시우 님의 손이 너무 음란, 흑!”
보지에서 손가락을 떼자 기다린 실이 쭉 이어졌다. 그것을 입에 넣으니 음란한 맛이 났다. 나는 그란데힐을 눕혔다. 개구리처럼 축 엎어진 자세. 보지랑 엉덩이 구멍이 훤히 드러났다.
보지에 손을 가져가려다가 멈칫했다. 나를 유혹하듯이 엉덩이 구멍이 뻐끔거렸다. 나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 주었다.
푸욱
“흐윽, 자, 잠깐! 어, 어디를 만지시는 겁니, 흐윽, 까! 거, 거기는, 하악, 더, 더러운 구멍입니, 흑, 닷!”
“더러운 구멍이라고 하기에는 관리도 되어 있고, 너무 느끼는 것 같은데.”
히죽거리며 말하자 그란데힐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손가락을 뺐다.
“자세 좀 바꿔봐. 나를 바라보는 자세로.”
“이, 이렇게 말입니까.”
그란데힐이 순순히 내 말에 따라줬다.
그란데힐이 몸을 뒤틀었다. 앞으로 가슴을 훤히 드러낸 상태에서 다리를 M자로 벌렸다.
“옳지. 착하네.”
웃으면서 말하자, 그란데힐이 얼굴을 붉히며 내 얼굴을 쳐다봤다. 나는 잘했다는 의미로 뽀뽀를 해주었다.
쪽.
그리고 손으로 다시 보지에 손을 넣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나는 튀어나온 유두를 빨았다.
“다리 벌리고 엉덩이 보여줘.”
“…….”
그란데힐이 순순하게 허벅지를 잡으며 들어 올리자 훤히 보지와 엉덩이 구멍이 보였다.
그녀의 보지를 핥았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야했다.
손가락을 길게 뻗어 항문에 넣었다.
찔걱음란한 소리가 들리며 그란데힐의 몸이 살짝 경련했다.
“흐윽.”
“너무 야한거 아니야? 엉덩이 구멍이 내 손가락을 빨아들이는데.”
“흐으읏! 아, 아닙니다. 시우 님이 흐그윽! 너, 너무 엉덩이에 집착하니까, 크읏!”
“그치만 이런 건 그란데힐 한테 밖에 못 하는 걸. 다른 애들이랑은 이런 거 안 했어.”
고개를 숙이며 그란데힐에게 속삭였다.
남다윤하고는 했지만, 남다윤은 애가 아니니까.
“저, 정말 저밖에 없습니까?”
“당연하지.”
그란데힐의 입술에 쪽하고 뽀뽀를 해줬다. 내 뽀뽀에 그란데힐의 표정이 조금 느슨해졌다.
“그럼 이제 넣어도 돼?”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솔직히 이제 와서지만……요정족에게 순결은 평생을 배우자에게 바치겠다는 의미가 있기에.
“……네.”
그란데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몸을 들어서 내 다리 위에 올렸다. 평소와 다르게 낮은 시야 덕분인지 앉은 그란데힐의 키가 내 시야보다 조금 위에 올라와 있었다.
“대신이라고 뭐하지만,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어떤 건데?”
“시우 님이 여자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
“다른 여성분들이랑 하는 것은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 저는 가끔 사랑해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저, 저랑 할 때 만큼은.”
그란데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른 여성들만큼 사랑해달라는 이야기겠지. 물론 그럴 생각이다. 나는 내 손에 들어온 여자는 놓칠 생각은──.
“저랑 할 때 만큼은 그, 여, 여장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
왜 이리 여장에 진심인 건데.
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자 그란데힐이 환히 웃었다.
“……다른 여자들을 사랑하는 만큼 사랑해드릴게요.”
“거짓말이지만 듣기는 좋네요.”
“정말이에요. 전 욕심쟁이라서 한번 가진 여자는 놓치기 싫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아공간에서 콘돔을 꺼냈다.
“그, 저는 괜찮습니다.”
“네?”
“인간과 요정족은 종족 태생부터가 달라서 임신하기 힘듭니다. 거, 거기다가 설사 아이를 갖는다고 해도 제, 제가 조용히 키, 키울 수 있습니다. 그, 그러니까.”
“…….”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그래도 피임은 필수지. 내가 콘돔 하나를 꺼내자 그란데힐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데힐의 아이도 보고 싶지만, 내가 자리를 잡게 되면 그때 하자, 응?”
“……네.”
콘돔을 씌운 자지를 조심스레 그란데힐의 보지에 조준했다. 처음이니까 아프지 않게 천천히.
“넣을게.”
“아아, 네, 으읏!”
“아파?”
“괘, 괜찮습니다. 아, 아프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보기엔 반응이 좀 이상했다.
내가 가만히 있자, 그란데힐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 새, 생각보다 기, 기분이 좋아서.”
“…….”
“처, 첫 경험은 아, 아프다고 들었는데 기분이 좋, 좋기만 해서 그랬습니다.”
“그래? 그럼 졸라봐. 그란데힐의 보지에 내 자지를 넣어달라고.”
“저, 저는 시, 시우님보다 누, 누나입니다.”
……생각해보니 첫 경험인데 이런 말은 좀 그랬다.
“알았어, 언니. 그럼 넣어 줄게.”
“흐으으윽♡”
조금 넣자, 그란데힐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몸을 부르르 떨었다.
“괘, 괜찮아요?”
“괘, 괘괘, 괜찮습, 니다. 그, 호, 혹시 제 칭호를 언니라고 부르시면서 해줄 수 있습니까?”
“……언니.”
언니라고 부르자 그란데힐이 몸을 부르르떨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네, 네. 데, 데힐 언니입니다.”
“그럼 움직여도 될까요?”
“네, 어, 언니의 보, 보보보, 보지 기, 깊숙한 곳에 넣어주십시오.”
“그럼 움직일게, 언니.”
찔꺽.
나는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자지의 절반쯤이 삼켜졌을 때, 멈추었다. 생각보다 그란데힐의 보지가 좁아서 압박감이 심해 사정이 몰렸기 때문이다.
“흑, 시, 시아의 자지…뜨겁고, 단단해서…흑, 기, 기분이 좋습니다.”
“…….”
아까 야한 말을 시킬 때, 자기가 누나라면서 싫다고 했는데, 칭호 하나 바꿨다고 이렇게 되다니.
어이가 없었다.
“흐윽, 이, 이 느낌 이, 이상합니다. 시, 시아의 자지가 제 몸에 가득 찬 느낌입니다.”
“그래서 싫어요?”
“아, 아니요! 해, 행복합니다.”
“가, 가슴은 안돼에엣♡ 유, 유두는 괴, 괴롭히지, 마십시오, 흑, 너, 너무 민감합니다, 학.”
“너무 빨리 가는 거 아니에요?”
“흐아앙, 더, 더 찔러 주십시오, 흑, 시, 시아의 자지 기, 기분이 좋습니다.”
한참을 그란데힐과 섹스에 열중했다.
‘9번인가.’
나는 그란데힐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 곳곳에 정액이 뿌려져 있었다. 얼굴부터 시작해서 허벅지까지.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잔뜩 토해내었다.
당연하게도 현자 타임 역시 따라왔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보였다. 185cm였던 키가 170cm로 줄었다. 머리는 포니테일, 아마 가슴 아랫부분만 가린다면 굉장히 이쁜 소녀가 탄생할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
갑자기 자괴감이 몰려왔다. 나는 머리의 끈을 풀었다. 빨리 유물을 써서 원래대로 돌아가야지.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였다.
“그란데힐?”
그란데힐이 내 발을 잡았다.
“그거 아십니까, 시우님? 요정족은 인간보다 대부분이 월등합니다. 동격이라도 요정족이 능력치 부분에서 월등합니다.”
“…….”
“조금 더 가능하시지요?”
“그, 좀 힘들 것 같은데.”
“가능하지요?”
“…….”
그 후, 그란데힐에게 엉망진창으로 따먹혔다.
***
…어둑한 복도였다.
주말에 일부 학교에 남아 부 활동을 하기에 주말의 복도는 으레 어두웠다.
김하린은 조용하게 복도를 걸었다. 손을 뒤로 돌리고는 조용히 깍지를 끼였다.
“무슨 일일까.”
오늘 점심에 느닷없이 연락이 왔었다.
임나연이 잠깐 보자고 한 문자였다.
상의할 것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임나연이 굳이 자신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은 아마도.
‘이시우에 관한 이야기겠지.’
그것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어떤 말을 할까. 아마 이지아에 대해서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몇 가지 물음을 추측하면서 걷다가 어느새 임나연이 오라고 한 장소에 도착하였다.
똑똑가볍게 문을 두드리니, 들어오라는 말이 들렸다. 김하린은 문을 열었다. 안에는 이미 이지아가 와 있었다.
이지아가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임나연이 싱글싱글 웃음을 짓고 있었다.
“하린이 빨리 왔네~.”
“어, 응. 마침 할 일이 없어서.”
임나연이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묘하게 꺼림직했다. 그래서 김하린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답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승하랑 시우 너무 가까운 것 같지 않아?”
“맞아, 맞아. 요즘 윤승하라는 애가 시우에게 껄떡대.”
김하린은 잠시 눈을 깜빡였다. 윤승하? 걔는 남자가 아닌가.
이시우만큼은 아니지만, 윤승하도 인기가 굉장했다.
압도적인 정령 친화력으로 십수 채의 정령을 사역하는 정령군주.
일각에서는 어쩌면 최연소 상격이 될지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떠들썩한 인물이다. 그리고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압도적인 비주얼까지. 윤승하는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윤승하는 남자 아니야?”
“윤승하는 남자지. 근데 이시우를 바라볼 때 눈빛 봤어? 엄청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거 봤어?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다니, 진짜 징그럽게.”
툭, 던지는 임나연의 말에 김하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을 뻔했다.
“유, 윤승하와 시우가? 나,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조용히 이지아가 중얼거렸다.
윤승하와 이시우 정도면 꽤 그림이,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만약 김하린이 이시우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 조합을 밀었을지도 모른다.
“지, 지아 너, 너는 시우를 남자한테 뺏기고 싶은 거야?”
“아, 아니. 그, 그런 건 아닌데……소, 솔직히 시우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그냥 상상만이라도…….”
“……이야기가 조금 샜는데.”
임나연이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들 시우에게 최면을 걸고 있지?”
“…….”
“응.”
이지아가 침묵하자 김하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지아가 놀란 눈으로 자신을 쳐다봤지만, 김하린은 알고 있었다. 임나연이 이미 이시우에게 최면을 걸고 있단 것을.
‘그리고 이지아도 어느 정도 짐작하는 것 같고.’
확신은 여름방학 때였다.
묘하게 이시우가 자주 사라졌었다. 그 대부분 시간마다 여자가 한 명씩 없었다.
보통 잘생긴 남자에게 여자가 많이 꼬인다지만, 김하린은 믿고 있다. 이시우의 성실함을.
이시우를 학기 초부터 지켜봤었다.
대부분 시간을 훈련을 하면서 보내는 것을 알고 있다.
자제심이 강하고 자신을 스스로 절제하며 여자를 멀리하는 이시우의 성격을 김하린은 알고 있다.
그런 이시우가 여자랑 항상 없어진다. 그렇다면 답은 거의 하나였다. 최면뿐이었다.
“나연이도 걸고 있었구나.”
“……응.”
이지아의 말에 임나연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무튼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
“뭔데?”
“우리끼리 힘을 합치지 않을래?”
“우리끼리 힘을 합쳐?”
“저번에 시우 병문안 갔을 때, 수아 얼굴 봤어? 시우가 아팠는데, 울고불고 난리 치던 거.”
“그때는 수아는 10분 안에 진정했는데, 나연이 네가 30분 동안 울고 있어서 더 난리가…….”
“아, 아무튼! 요즘 수아가 엄청나게 수상해. 시우 바라보던 표정이 심상치 않았어.”
“그건 그랬지…….”
임나연의 말에 이지아가 긍정했다.
김하린도 동의했다. 임나연에 이지아. 거기다가 자신도 끼어든 것에 머리가 아픈데 여기에 은수아까지 있다면, 그건 굉장히 골치 아플 것이다.
‘다른 여자들도 노리고 있고.’
중국에서 온 샤오메이, 저번에 같은 조였던 일본 대기업의 아가씨인 아야네. 천마, 윤채린도 시우를 보는 눈이 가끔 심상치 않았다.
거기다가 이시우가 있는 곳에 자주 모습을 보이는 검주인 남다윤도 수상했다.
‘검주님은 아니겠지. 둘이 나이가 얼마나 차이 나는데.’
눈에 보이는 것으로 이정도였다. 김하린의 눈이 없는 곳에서는 대체 얼마나 고백을 받고 있을까.
“다들 뜻은 다르지만, 시우를 좋아하는 마음은 똑같잖아. 그러니까 우리끼리 단합해서 외부의 여자들을 물리치자.”
“……나도 찬성이야. 시우 주변에 여자가 너무 많아. 시우가 성실하지만 그래도 몸으로 유혹하는 창녀 같은 애들이 있으면, 그때는 또 모르니까.”
이지아가 찬성했다. 그러자 두 명의 눈초리가 자신에게 향했다. 김하린은 그것을 느끼며 침을 삼키고는 말했다.
“우리는 견제 같은 건 안 하는 거야?”
내뱉자마자 후회했다. 견제. 임나연이 자신을 견제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굉장히 고달프지 않을까.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 게 차라리 천국일 정도로.
“견제? 내가? 왜 하린이를 견제해?”
임나연이 싱글거리면서 말했다.
작은 한마디였다. 그렇지만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눈치로 김하린은 깨달았다.
임나연은 자신을 처음부터 이시우와 이어질 여자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이시우에게 꼬리를 칠 때, 이지아가 은근슬쩍 이시우의 팔에 그 더럽게 크기만 한 지방 덩어리를 밀착했을 때, 싱글거리며 웃고 있었던 이유.
무엇을 해도 자신이 승자가 될 거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은수아가 이시우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갈 때 그토록 경계했었던 이유도 설명이 되었다. 히어로 아카데미에서 유일하게 임나연과 싸울 수 있는 ‘배경’을 갖추고 있었으니까.
잘못 생각했다.
임나연은 그냥 머리가 꽃밭인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제가 잘못된 것이었다. 임나연은 애초에 자신과 이지아가 이시우랑 놀아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실은 자신이라는 믿음.
남편이 첩과 놀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렇네.”
김하린은 활짝 웃었다.
시꺼먼 속을 억지로 숨기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