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 변화(2)
* * *
어둑한 그림자가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조금 차가워진 공기를 느끼며, 하루 정해진 루틴대로 움직이고 조용히 기숙사로 들어왔다.
‘요즘 들어 정체된 느낌이네.’
이유는 뻔했다. 능력치가 슬슬 한계에 도달해 잘 안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보통 새로운 특성이나 특성을 진화시키거나, 영약을 먹어서 한계점을 돌파한다.
다만, 이것이 무조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특성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한계가 일찍 온다. 그렇기에 캐릭터를 육성할 때 최대한 스텟을 올리고 특성으로 점칠 한다.
그것이 올바른 육성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 경우는 달랐지.’
스텟이 너무 처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S등급에 이르는 특성이 무려 3개나 차지했기 때문이다.
천의 가면, 지식 열람, 천수.
위의 세 개 모두 나름 요령껏 이용하고 있지만, 이따금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만약 저 세 개가 전투형 특성이라면 이라는 생각이 말이다.
‘의미는 없지만.’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걸었다. 아마도 내 스텟의 최대 성장치는 40대. 남다윤의 능력치만도 못하다. Ex 등급의 특성이라도 얻는다면 또 모를까, 없는 이상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Ex 등급은 고작 2개 밖에 없고.’
나는 숙소에 지문 인식기에 지문을 대었다. 삐비빅지문을 인식한 문이 철컥 소리를 내며 절로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좀 빨리 왔네.”
윤승하가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왔다. 끈으로 묶은 은빛의 머리카락과 코끝을 스치는 샴푸 향을 보니 방금 막 씻고 온 모양이었다.
예전에 기숙사가 무너진 사건이 벌어진 다음, 룸메이트 생활하게 되었다. 그리고 방학 전에 완공했지만, 완공 이후에도 룸메이트를 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꽤 많아져서 룸메이트 제도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나는 아직도 윤승하랑 같은 방을 쓰고 있다.
‘좋냐, 싫냐를 따지자면 좋지만.’
윤승하가 비록 내 취향이 아니지만, 그녀는 취향을 바꿀 정도로 이쁘다. 괜히 여자들이 윤승하를 보면 꺅꺅거리고, 남자들이 이따금 윤승하랑 가까이 있으면 얼굴을 붉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렇지만. 성욕이 너무 강한 게 단점이었다.
지금까지 남자로 억눌렸었던 덕분인가. 그녀는 유독 다른 여자들과 비교해도 성욕이 강했다. 그리고 나에 대한 집착도 유달리 강했고.
‘그건 아닌가.’
문득 이지아하고 김하린의 기 싸움이 떠올랐다. 이지아가 김하린보고 창녀라 하고……음. 이런 건 기억에서 지워야지.
“오늘은 피곤해?”
“아니, 오늘은 꽤 괜찮네.”
윤승하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피곤하냐고 묻는다면 윤승하가 기승위로 해주고 내 자지를 가지고 핥아주며 장난을 치지만, 조금 불만족스러워했다. 체력이 남을 때 만족시켜줘야지.
“그래?”
윤승하의 눈이 휘었다. 그녀가 머리를 풀었다. 어느새 목을 살짝 덮을 정도로 길어진 머리카락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숨기느라 급급했지만, 요즘에는 나를 신경 써서인지 머리를 기르고 있다. 기른다고 해봐야 목덜미를 덮는 정도지만.
나는 시선을 내렸다. 열심히 만진 덕분인지 나시티 위로 살짝 부푼 가슴이 보였다. 아래에 돌핀 팬츠와 하얀색의 다리 역시.
“흥흥, 우리 시우 많이 쌓였구나. 누나가 풀어 줄게.”
윤승하가 기분 좋게 웃으며 발꿈치를 살짝 들며 내 입술에 쪽하고 입을 맞추었다.
이런 것을 보면 윤채린과 자매가 맞나 보다.
“하앗, 츕…츄웁, 오늘따라 격, 흐응, 렬하네.”
“그래서, 츄웁, 싫어?”
“아니, 짱 좋아.”
윤승하가 웃으며 내 바지에 손을 뻗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지퍼를 내리고 바지를 벗겼다.
“우리 귀염둥이♡ 잘 있었어?”
“오늘 아침에도 봤잖아.”
“그건 그거고♡”
윤승하가 헤헤 웃으며 무릎을 꿇으며 내 자지를 핥기 시작했다.
“하암♡”
윤승하가 내 것을 맛있다는 듯이 열심히 핥았다. 혀로 촘촘하게 내 자지를 감쌌다. 윤승하의 얼굴이 작고 내 자지가 커서 절반도 채 감싸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다.
“기분져아?”
“응, 좋아. 좀 더.”
내 말에 윤승하가 눈이 반달을 그리며 열심히 핥았다. 따뜻한 혀의 감촉이 자지를 만끽하고 있을 때, 윤승하가 입을 뗐다. 그리고.
“후움♡”
손으로 자지를 흔들면서 이번에는 불알에 후, 하고 바람을 불었다.
불알을 입 안에 넣고 혀를 굴리며, 아주 약하게 깨물고, 다시 핥고. 그것을 몇 번 반복하니 사정감이 올 것 같았다.
“승하야, 나.”
“쌀 것 같아? 그럼 내 입에 넣어줘.”
윤승하가 입을 다시 내 자지로 옮겼다. 혀로 굴리며 내 자지를 압박하자 혀의 따뜻한 촉감을 느끼며 그대로 사정감을 해방했다.
뷰르르르릇!
윤승하가 눈을 감으며 내 정액을 꿀꺽거리며 삼켰다. 그리고 귀두 사이를 쪽쪽 빨며 자지를 청소한 다음 입을 아하고 벌렸다. 살짝 남은 정액이 혀에 남아 있었다.
“정액은 비리다고 들었는데, 시우 정액은 이상할 정도로 맛있네. 그리고 오늘은 진해서 목에 살짝 들러붙었어.”
그리고 한 번 더 꿀꺽 삼키고는 윤승하가 음란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 장면에 자지에 다시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윤승하를 침대로 이끌었다.
“꺄.악.”
고저 없이 조용히 비명을 지르며 침대 위에 누웠다. 나도 침대 위에 올라서 윤승하를 뒤에서 껴안은 다음에 나시티를 올려서 가슴을 만졌다. 브라는 없었다. 윤승하는 내가 오면 항상 박아대서인지 숙소에서는 보통 브라를 차지 않았다.
“하앙. 난 자세로, 흑, 시우가 가슴이랑 보지 만지는 거, 흐윽, 진짜 좋더라.”
“변태 같네.”
“응, 학, 승하는 시우 전용 변태에요, 흑. 마음대로 해도, 하악, 좋아.”
윤승하의 말에 나는 그녀를 더욱 껴안았다. 굳게 솟은 자지가 빨리 박으라고 애원했지만 참았다. 윤승하도 내 자지에 봉사해줬으니까, 나도 좀 더 그녀에게 봉사하자는 생각으로.
“흐응, 시우는 가슴을 진, 흐윽, 짜 좋아하네.”
“승하, 네 가슴이라서 좋아하는 거야. 열심히 만져서 키워야지.”
“학, 지아의 가슴처럼, 흑?”
이지아는 솔직히 무리가 아닐까. 천수로 얼마 전에 재봤는데 E컵을 슬슬 넘어가려고 하던데. 원래는 D컵이었는데 말이다.
천수에는 가슴 성장 기능이라도 있는 걸까.
“나는 승하 가슴이 좋아.”
말을 얼버무리며 가슴을 만지는 왼쪽 손을 윤승하의 보지 위로 옮겼다. 움찔하고 반응하다가 이내 내 손에 몸을 맡겼다.
“하악…시우 손, 흑, 매번 느끼는 거지만, 흑, 정말 너무, 하아앙, 기분 좋아. 흑.”
윤승하가 몸을 달싹거리며 말했다. 보지를 공략한 지 아직 30초밖에 안 됐는데 보지가 풀어져 완전히 흐물흐물해졌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보지에서 손을 떼고 윤승하의 몸을 들어 반대로 돌렸다.
윤승하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더니 몸을 눕히고 다리를 M자로 벌리고는 두 손으로 보지를 벌렸다.
“빨리, 시우의 맛있는 자지 핥고 손으로 애무 당해서 축축해진 승하 보지 혼내주세요.”
수십 번은 한 것 같은데 처음처럼 깨끗한 핑크빛의 보지가 뻐끔거리며 물을 질질 흘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말 듣고는 못 참지.
나는 자지로 윤승하의 보지를 비비며 입구를 찾았다.
쑤욱!
“흐하아아아아앙♡”
문제는 너무 젖어서 내 자지가 미끄러지듯이 그대로 쑥 들어간 게 문제였다. 자궁의 입구까지 한 번에 들어가서인지 윤승하가 몸을 비틀며 가버리는 게 느껴졌다.
“흐앙, 시우 자지 좋아, 허리 흔들어 줘!”
그러나. 나보다 높은 수치의 체력을 가진 데다가 정신력 보정을 가진 윤승하는 김하린처럼 기절하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촉하며 몸을 움직이며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허리를 조금씩 흔들자, 그에 맞춰서 가슴이 조금 흔들렸다. 윤승하가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조금은 감격스러웠다.
“가, 가버렷♡ 정액, 시우 전용 보지에 정액 넣어주세요!”
뷰르르르릇!
사정감을 해방하며 윤승하의 보지에 깊숙이 정액을 쌌다.
‘역시 피임약을 먹는 게 정답이었어.’
과거의 내가 한 행동을 칭찬하며 조용히 수축하고 풀어지는 보지의 감촉을 느꼈다.
***
“왜 자꾸 저한테만 이러시는 겁니까.”
회색빛의 눈동자에 억울함이 담겼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억울한 건 난데.
이제 슬슬 대꾸하기도 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되지. 그란데힐의 눈에 잘못 들면 학교생활이 매우 피곤해진다.
요정 여왕이 귀찮아하며 업무를 미루고 드라마를 보거나 웹 소설이나 만화 등을 볼 때, 그녀를 대신해서 업무를 처리해 주는 것이 그란데힐이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아카데미의 이인자인 교감보다 더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 그란데힐이라고 말할 정도다.
“나무도 열 번 찍어가면 넘어가는데 슬슬 속아주는 척을 해주시는 건 어떻습니까.”
“저 요즘 힘든데.”
“시우님이 아이 만들기에 힘쓰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란데힐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다급하게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주변에 사람은 없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공간 왜곡으로 여기서 한 대화나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까요.”
“…….”
“아니면 원하시는 물건이라도 있으십니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요정족의 물건 중에 좋은 것은 많습니다. 땅의 요정 중 하나인 드워프의 무기라던가. 페어리가 만든 자연 무구나, 엘프와 정령족이 합작한 정령 무기도 얻게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무기야 가지면 좋다. 이종족들이 나라와 융화하면서 여러 가지 물품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사람들은 땅의 요정 중 하나인 드워프가 만든 명품 무기를 선호한다.
그리고 아티팩트는 용족이 만든 물건을 선호하며 공허족이 만든 중국산 스켈레톤은 선진국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그란데힐이 말하는 물건들은 모두 10억을 최소로 잡는 물건들이라 문제다. 정령 무구는 용족이 만든 마법보다는 못하지만, 애초에 용족이 만든 아티팩트가 너무 사기인 거다.
정령 무구라 불리는 것들은 방어구는 족히 100억이 훌쩍 넘어간다.
……솔직하게 말해서. 눈 딱 감고 여장 한번 하는 거로 정말 터무니없는 대가다. 거절하기엔 너무 큰 대가들이다.
눈 딱 감고 여장을 한 사진 몇 번 찍으면……!
“아, 안 돼요. 아무튼 안 됩니다.”
“사, 사진 한 번도 안되는 겁니까?”
그란데힐이 축 늘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내일 세상이 멸망할 거다. 라는 절대적인 예언을 들은 사람처럼 진한 절망이 깃들어 있다.
“…….”
도대체 왜 내 여장에 이렇게까지 진심인 거지. 천의 가면에 효과인가. 아니면 그냥 그란데힐이 변태인가.
게임 속 원작에서 눈물을 흘리며 윤채린과 키스하는 그란데힐의 삽화가 떠올랐다.
그냥 둘 다인 것 같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한 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솔직히 여장 한 번에 그란데힐의 호감을 사고 드워프제 무구도 얻고, 정령 무구도 얻으니까.
“찾았다! 세계의 일그러짐!”
어디선가 은수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쯧.”
혀를 차는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그란데힐을 보니 어느새 무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느껴지는 감정은 아쉬움과 분노. 그리고 조금만 더 했으면 넘어왔을 터라는 구체적인 감정이.
“…….”
“오늘은 실패했지만, 다음번에는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
어딘가의 악당처럼 다음을 예고하고 그란데힐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말도 안 돼. 아무리 ……자라지만 벌써 공간 관련 능력을 얻었다고?”
은수아가 망연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아니야.
* * *